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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사 후보 ‘문화산업화’ 공약 한목소리…구체성은 ‘빈약’

이원택 ‘복지·산업조화’ vs 양정무 ‘현장밀착’ 차별화 vs 김관영 ‘인프라 확장’ 
홍석빈 우석대 교수 “재정 최하위 전북, 선거용 랜드마크와 선심성 지원 경계해야”

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후보들이 문화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비전과 구체성 면에서는 여전히 빈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국민의힘 양정무, 무소속 김관영 세 후보 모두 ‘문화자원의 산업화’를 내세우지만 이를 실현할 실행전략 없이 정책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문화예술을 보편적 복지와 산업생태계의 조화로 풀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동학역사문화권 조성(가칭)’을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초예술종합지원센터 조성을 통한 예술인 통합지원으로 예술생태계를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K-Story 콤플렉스 조성과 복합 돔구장을 통한 체류형 관광플랫폼 구축 역시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동학역사문화권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나 기업중심의 프로구단 유치 등은 정부의 예산 협조와 민간 자본 수혈이 필수적인 구조라는 점이다. 정부의 입법 협조와 대외 정치 환경 변화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여서 지자체 차원의 공약 실현 가능성에 한계가 따른다는 분석이다.

양 후보는 현장 밀착형 실무 지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북예술인 창작기본지원금 도입, 전북예술패스 운영, 청년예술인 월세·작업실 지원 등은 예술 현장의 갈증을 즉각 해소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주요 관광지 수익을 문화예술기금으로 환원하거나 산업단지 입주기업과 예술단체 매칭을 통한 기업 메세나 확대로 재원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은 다른 후보와 차별화된다. 다만, 전북의 관광 수요가 정체되거나 기업 참여가 저조할 경우 기금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어 이를 보완할 정교한 재정적 안정 장치와 예산 운영의 투명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인프라 거점화에 집중한다. 국립 모두예술콤플렉스 건립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전북관 설립, 국립판소리산업 복합단지 조성, K-컬처‧AI융합 영화영상 실증지원센터 조성까지 전북의 문화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도지사 임기 중 노출된 전주세계소리축제 파행과 전북도립국악원 내부 갈등 등 문화행정의 난맥상은 대규모 인프라 공약의 신뢰성을 흐리는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특히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시설일수록 건립보다 사후 운영이 핵심인 만큼, 구체적인 운영 매뉴얼과 재원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자체의 재정적 부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후보들의 공약 경쟁에 대해 홍석빈 우석대 교수는 “단순히 큰 시설을 짓거나 단기적으로 지원금을 더 쥐어주는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문화생태계를 만들기가 어렵다”고 직언했다. 전북의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데다, 현장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치적 목적의 대형사업과 일회성 지원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홍 교수는 “전북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선거용 랜드마크나 현금지급이 아니라, 작더라도 내실 있게 작동하는 지속가능한 문화예술 시스템”이라며 “이번 선거의 성패는 예술인을 단순한 시혜대상이 아닌, 지역문화경제의 당당한 부가가치 생산자로 대우하는 구조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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