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에 혈세 157억 투입, 문학관 본질인 콘텐츠 구축 뒷전 8억 전시 업체 기획력 20년 전 수준, 전문가 질타 쏟아져 문학계 “철학 없는 행정력 낭비"…초기 직영체제 전환 등 대책 필요
전북특별자치도가 157억원을 투입해 전주시 덕진동 일원에 건립 중인 전북문학예술인회관(구 전북문학관) 개관에 빨간불이 켜졌다. 핵심 전시콘텐츠와 작가 선정 기준이 부재하고, 8억원대 용역업체의 전문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관의 본질인 텍스트 구축은 외면한 채 건물 준공이라는 실적 맞추기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15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하반기 개관을 앞둔 전북문학관은 콘텐츠 기획부터 업체 전문성 부족과 작가 선정 논란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내부 전시 공정률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는 점이다. 앞서 전북도는 전시 콘텐츠 후보 작가를 14명으로 압축하고 텍스트 위주의 전시를 구상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작가별 텍스트 구축과 필수 영상물 등 실질적인 기획은 미비한 상태다. 대규모 예산이 배정됐음에도 당장 착수해야 할 필수 작업들이 첫발조차 제대로 떼지 못한 셈이다.
실질적인 기획이 미비한 상황에서 8억원 규모의 전시물 제작 용역을 맡은 업체의 전문성 논란까지 겹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애인기업 우선구매 제도로 계약을 따낸 해당 업체의 전시 구성안은 20년 전 용역보고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최근 열린 내부 회의에서 현장 전문가들로부터 기획력이 낙후됐다는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초 공언했던 것과 달리 개관 일정 소화가 불투명하다는 우려에 대해 도 관계자는 “건물 준공은 6월이지만 전시 부문 준공 시점은 8월”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7월 안에는 실질적인 콘텐츠 구성을 완성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시 작가 선정 과정의 투명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압축된 14명의 명단에는 도덕성 문제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일었던 특정 작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객관적인 평가 지표나 명확한 기준 없이 개관을 코앞에 두고 명단이 오르내리면서 공공문학관의 전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은 1차 후보군일 뿐, 향후 회의를 통해 도덕성 결격사유가 확인되면 즉각 배제하겠다”며 “이번 주 회의에서 다시 작가 선정에 대해 논의할 계획으로 명단은 언제든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도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하고 문학계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하드웨어 완성에만 치중해 정작 문학관의 본질인 작품과 작가 정신의 보존이라는 소프트웨어 구축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문학계 관계자는 “전문성을 잃은 업체의 부실한 기획안을 쥐고 무리하게 개관 일정만 쫓고 있는 상황”이라며 “철저한 콘텐츠 점검을 통해 객관적인 작품 위주의 전시 개편과 초기 직영체제 전환 등 시설 관리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