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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립 시인, ‘산문시 150년-그 등장과 한국적 수용 및 전개 과정’

산문시는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 문학사에서 어떻게 변모해 왔는가. 정휘립 시인이 <산문시(散文詩) 150년-그 등장과 한국적 수용 및 전개 과정>(아트매니저)이란 연구서를 새로 펴냈다. 10년 동안 저자는 산문시의 출현과 발전 과정에 천착하고 관련된 자료를 수집했다. 이를 통해 내놓은 연구서가 분량만 600쪽이 넘을 정도로 방대하다. 조선시대인 184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러 1990년대까지 150년 동안 유구한 역사를 지닌 산문시의 특징을 저자만의 시각으로 짚어나갔다. 특히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 속에 산문시가 보여 온 태동과 그 특징을 담아낸 자료들을 모아서 수록한 점이 눈에 띈다. 산문시를 알기 위해선 역사적인 흐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한국 문학사에서 일제강점기 시절과 해방 이후의 6·25 전쟁, 군사정권 시기로 거슬러올라가 초기 산문시의 형태부터 기원, 발전 양상을 추적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산문시의 변화와 함께 어떻게 산문시가 진화하고 작품상에 표현됐는지 분석해놓았다. 과거만이 아니라 향후 산문시의 미래에 관한 모색과 전망 제시도 시선을 끈다. 저자는 “한국 문학사에서 산문시에 관한 연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며 “문학 연구자와 젊은 시인들에게 산문시 창작의 올바른 이정표를 제시하기 위해 연구서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 출신인 저자는 전북대 대학원(영어영문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시조) 당선 후 시조집 <뒤틀린 굴렁쇠 되어>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과 문학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0.11 17:05

최재선 시인, 시집 '단 하나만으로' 출간

최재선 시인이 7번째 시집 <단 하나만으로>(인간과문학사)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는 사람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며 표제 시 ‘단 하나만으로’ 등 총 100편이 실렸다. 다른 어떤 벼슬보다 시의 감옥에 갇혀 사는 게 좋다고 말하는 시인. 시인은 “시가 밥이 되진 않지만 시를 쓰면 입맛이 돈다”며 “시를 쓰는 동안 생각은 젊어지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평수도 더 넓어진다”고 고백한다. 그런 그에게 시라는 문학 장르는 살아야 할 이유가 되고 삶에 있어서 순간순간마다 긴 호흡의 원천이 된다고 털어 놓는다. 꾸준히 작품 활동에 몰두한 시인은 <문안하라> 등 6권의 시집과 <경전> 등 5권의 수필집을 낸 바 있다. 아울러 시조집 <몸시(詩)>도 출간했으며 연암박지원 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현재 한일장신대 교양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권대근 문학박사(대신대 대학원 교수)는 시인의 시집에 대해 “시를 읽을 때 한 번, 다시 읽으면서 평을 쓰는 동안 또 한 번, 두 번이나 감동이 밀려오는 걸 경험했다”며 “사물이 이미지가 되고 이미지가 움직이더니 색을 입고 마침내 우리가 기다리던 모습으로 걸어 나오며 말을 거는 풍경이 걸작인 이유다”고 평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0.11 17:05

전주문화재단, 고(故) 김학 수필가 세미나 연다

전주문화재단은 고(故) 김학 수필가를 재조명하는 작고 작가 세미나를 15일 오후 2시 전주 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개최한다. 전주 백인의 자화상 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세미나는 전주독서대전과 연계 진행된다. 추모문집 ‘김학수필문학론’을 펴내기도 한 장세진 평론가가 ‘김학의 수필인생과 문학세계’를 주제로 발제에 나서며 백봉기 전북수필문학회장, 윤철 전 전북수필문학회장, 정석곤 은빛수필문학회장이 토론에 참여한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고인의 문학 활동과 수필 세계, 인간적인 면모를 탐구하고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또한 고니밴드가 고인의 수필에서 영감을 받아 작사 작곡한 곡을 선보인다. 고인은 1980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전북펜클럽 회장을 역임했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수필집 14권, 수필선집 3권, 수필평론집 2권을 남겼으며 전북대 평생교육원, 신아문예대학 등지에서 수필 지도교수로 여러 수필가를 배출했다. 고인의 예술과 삶을 채록, 기록한 내용을 담은 ‘2023 전주예술사’는 12월 발간될 예정이다. 전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올해 작고 작가 세미나에서 수필 문학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온 김학 수필가를 조명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수필 문학의 거목인 고인을 재조명하는 작고 작가 세미나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0.11 17:0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영주 작가-하미경'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

하미경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를 펼쳤다.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 꽃집에 가야겠어 내일 봄비가 내리면 밖에 핀 목련은 떨어질 테니까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 거실에 화분을 놓고 수건으로 잎을 닦아줄 거야 물도 넘치지 않게 주고 창문을 열어 환기도 시켜줄 거야 나는 얼굴도 멋지고 성격도 부드러운 아이 이 말을 꼭 전해주라고 주문을 걸 거야 봉오리가 살짝 벌어질 때 나는 화분을 들고 너를 만나러 가겠어 주문 건 말들이 너에게만 쏟아지도록 볼이 발그레한 소녀가 수선화 봉오리를 돌보는 모습,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주문을 걸었을 모습이 생기 있게 표현되어 있다. 봉오리 자체가 꿈이고, 희망이다. 화분을 건네주기 전에 할 말을 차곡차곡 넣어 놓는다. 수줍은 소녀와 수선화 봉오리의 절묘한 조화에 매료된다. 봉오리가 살짝 벌어질 때 그동안 걸었던 주문이 튀어나올까 봐 소녀는 너를 만나러 가겠다고 말한다. 하미경 시인은 부지런하다. 늘 동시생각에 빠져 앞은 보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언니, 들어봐잉! 목련 꽃잎은 떨어졌응게 수선화 봉오리를 사는 거야. 잉, 워뗘?” “좋다.” “좋아? 그럼 봉오리에다가 주문을 거는 거여. 나의 좋은 모습을 어필하는 주문 말여. 워뗘?” 하미경 시인의 ‘들어봐잉’이란 말을 할 때는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간 쓴 동시를 마치 모노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읽어준다.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할 때가 많다. ‘동시가 저렇게도 좋을까?’ 설레는 그녀를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읊조리게 된다. 다람쥐는 밤이나 잣을 구해와 겨울 식량으로 먹는다며 땅에 묻고는 어디다 묻었는지 잊는단다. 그곳에서 싹이 돋아날 때면 그제야 밝혀지듯 기억하지 못한다. 하미경 시인은 절대 그런 법이 없다. “이건 별로지? 그럼 넘어가고잉?” 하지만 그녀는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김장독에 김치를 저장하듯 시시때때로 독을 열어 김치를 맛보듯 동시의 깊이를 키운다. 어느 날이 되면 잘 익은 김치 한 쪽 떼주듯 내게 말한다. “들어봐잉?” 동시인으로서 그곳에 흠뻑 미치는 것조차 하미경 시인에게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빤닥빤닥한 그녀의 이마와 상기된 볼은 늘 동시를 꿈꾼다. 지금도 다음 동시집을 채울 동시를 쓰고 있을 것이다. 하미경 시인의 첫 동시집의 「공」이란 동시다. 굴러가야 공이지 누군가 뻥! 걷어차야 공이지 그냥 우두커니 있으면 동그라미지 하미경 시인은 그냥 우두커니 멈춰 있는 동그라미이길 거부한다. 굴러가고 뻥 차 하늘 높이 떠오른 공이길 바란다. 공만큼이나 부지런하다. 이번 시집에는 「손」이란 동시다. 땀이 나면 손수건이 되고 밥을 먹을 때면 손가락 젓가락 집는 도구가 되고 잘 가라고 흔들면 안녕이라는 말이 되지 네가 손을 잡을 때만 손이 되는 거야 찌르릉 내 짝꿍. 찌르릉, 내 짝꿍. 찌르릉 내, 짝꿍. 찌릉내 나는 아이를 내 짝꿍이라는 게 정겹다. 계속 나는 찌릉내는 교실에서 자전거를 타며 맴돌 듯 ‘찌릉찌릉찌르르르릉’ 거린다. 하미경의 동심은 찌르릉 살아있다. 김영주 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부문 ‘마키코 언니’로 등단. 동양일보 동화부문에서 ‘가족사진’으로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레오와 레오 신부>장편동화, <가족이 되다>청소년소설, 수필오디오북 <구멍난 영주씨의 알바보고서>를 출간했다. 현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글 놀이 중이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0.11 17:04

이세재 시인, 두 번째 시집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펴내

들꽃 향기처럼 맑고 순수한 느낌의 시편들을 통해 메마르고 척박한 삶의 단면들을 어루만진다. 이세재(70) 시인이 등단 30년을 맞아 새로운 시집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홍영사)를 펴냈다. 지난 2006년 첫 시집 <뻐꾸기를 사랑한 나무>를 내고 17년 만에 문단을 노크했다. 이번에 두 번째 시집을 낸 시인은 평생을 국어 교사로 지내다 은퇴한 후 현재 남원시 금지면에 위치한 섬진강변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자연과 벗하며 만물을 가꾸는 일상에서 유유자적하는 그의 시집엔 정갈하면서도 기품 있는 삶의 자세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누가 말했던가/ 아침놀은 희망의 서광이고/ 저녁놀은 소멸의 쓸쓸함이라고/ 희망과 절망이란 말이 허망한 말인 걸/ 시작과 끝이 서로 꼬리를 무는 걸/ 강변에서 보고 듣고 살았더니/ 아침노을 저녁노을이 다/ 축복이었다네”(시 ‘아침노을 저녁노을’ 전문) 꽃 같던 날도 있었고 꽃잎마다 짓밟힌 때도 있었다고 고백하는 시인. 그의 시들을 읽다보면 마치 들꽃 향기를 맡을 때처럼 잊고 지내던 순수함이 느껴진다. 자연에 순응하며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유랑하는 시인은 성찰과 사색하는 삶의 관조를 시들 속에 담아놨다. 천생 시인인 그는 “이 시들이 꽃바늘에 찔려 피어난 삶의 향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실 오수 출신인 그는 199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족보’로 등단한 뒤 같은 해 월간 시문학에서 우수작품상으로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전주교대와 전주대를 졸업하고 우석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전북여고와 우석고에서 국어와 문학을 가르쳤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10.04 17:27

글쓰기 두려운 초심자를 위한 지침서⋯백명숙 작가 ’책 쓰기를 위한 글쓰기‘ 발간

책을 쓰고 싶지만, 글쓰기가 두려운 이들에게 용기를 심어주는 지침서. 열정 하나로 책 쓰기 코칭을 시작한 백명숙 작가가 <책 쓰기를 위한 글쓰기>(더로드)를 펴냈다.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돼 40여 편의 글쓰기 꿀팁 등 백 작가 본인이 책을 쓰며 반복했던 퇴고의 과정, 독서 모임에서 읽은 책 리뷰 작성 등 여러 글쓰기 활동 속에서 터득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 백 작가는 “일반인의 책 쓰기가 더는 특별한 일이 아닌 지금, ‘책 쓰기 책’ 또한 넘쳐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책은 첫 책을 쓰려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나아가 책을 끝까지 쓸 수 있도록 길을 잡아주는 실질적인 안내서를 만들고 싶었다”며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실제 책에는‘1장 글쓰기가 뭐라고:책 쓰기의 필요조건이다’로 글쓰기에 대해 누구나 한 번쯤 가지는 일반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2장 책을 쓰고 싶은 당신:두려움부터 없애자’에서는 글쓰기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책을 쓰겠다는 용기를 북돋아 주며 독자의 동기를 부여해 준다. 이어 ‘3장 책 쓰기를 위한 글쓰기:이 정도는 알고 쓰자’에서는 책을 쓰기 전 알아야 할 최소한의 준비 과정 등 워밍업 단계를, ‘4장 준비된 당신: 이제 책을 써보자’로 책의 본문은 물론 제목 짓기부터 목차를 세우는 법 등 책 쓰기의 실제를 소개한다. 마지막은 ‘5장 책을 쓰는 당신: 글의 격을 높여줄 글쓰기 팁’으로 무시하기 쉬운 띄어쓰기, 문장의 구성, 자료 인용과 출처 표기 등 초심자를 위한 글쓰기 꿀팁이 수록돼 있다. 백 작가는 “누구나 처음에는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다”며 “하지만 글쓰기는 자전거를 처음 타는 것과 비슷해 처음에는 두렵지만, 자꾸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써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글쓰기가 두려운 초심자가 이 책을 통해 글쓰기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책을 쓰고 저자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을 만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 작가는 전직 대학도서관 사서로 평생 책과 동고동락했으며, 올해 <제2회 동화마중>으로 등단했다. 그의 저서로는 <책과 잘 노는 법>, <게으른 뇌를 깨워줄 책 읽기>, <우리들의 청소 감독> 등이 있다. 현재 백 작가는 ‘시너지책쓰기코칭센터’ 글쓰기 코치, 익산시립도서관 북큐레이터 강사, 청아작은도서관 관장으로 활동하며 책과의 연결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0.04 17:27

감상주의 이병우 시인, '풀꽃을 사랑했네' 펴내

“맑고 맑은 하늘가/ 구름 한 점 두둥실/ 흘러가는 길 따라 감도는/솔솔 가을향기/ 그리움에 스며드는/ 설레는 마음/ 임께서 그리던/ 고향이 아니던가/ 아, 설레는 가슴/ 잠자리 너울춤에/ 나부끼는 코스모스/ 고개 숙인 해바라기/ 가을맞이 가자하네” (시‘가을맞이 가자하네’) 자연의 멋과 순간의 미(美)를 추억하는 시인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병우 시인이 <풀꽃을 사랑했네>(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돼 75편의 시와 함께 ‘강진 주작산 진달래’, ‘전남 화순 능주 영벽정’, ‘진안 마이산 해바라기’, ‘무주 향적봉 철쭉’, ‘제주도 민속 마을 유채꽃’ 등 시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이 수록돼있다. 소재호 시인은 평론을 통해“이병우 시인의 시에는 시적 체계, 행과 연의 구성, 주제를 담는 방식 등 구조적으로 완벽을 갖추었다”며 “서정시인 이 시인의 시 속에 담긴 정서는 애조나 지나친 감정을 많이 따지지 않고 특히 퇴폐적인 모습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인은 2012년 한국그린문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그는 2021년 대한민국예술축전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장상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고향의 봉실산>, <풀꽃을 사랑했네>가 있다. 현재 전북시인협회 이사를 비롯해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10.04 17:27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작가, 서권 '시골무사 이성계'

매년 추석을 앞둔 이맘때면 '밥상머리 민심'을 잡으려는 정치인들의 기사를 자주 접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올해는 감감하다. 주변의 정치적 관심이 단식을 끝낸 야당 대표의 행보에 쏠려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야당 대표가 스무날 넘는 단식 끝에 국회에서 얻은 게 고작 체포 동의안 가결이라면 어째서 단식을 했는가. 곡기를 끊는 대신, 야당 일부 의원이나 여당과 정부가 원하는, 그들의 이해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고개를 끄덕이다 적은 이득이라도 취하면 그만일 것을. 누군가는 열패감에 쌓여 그렇게 감정을 쏟아내었고 누군가는 지지 정당 대표의 단식이 ‘척하는’ 액션이 아니라 통과의례로 한번은 넘어야 할 산이었다며 좌절된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나는, 아흔을 바라보는 늙으신 아버지의 서운한 말 한마디에 불현듯 가부장적이었던 과거 집안 분위기를 소환한다. 더불어 마음 쓸 일이 늘어난다. 이렇듯, 사람 사는 일이 여러모로 어수선한 가운데 서평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름부터 서평할 만한 책을 찾아 읽었으나 모두 마뜩잖았다. 어떤 책은 독자의 이해 부족으로, 어떤 책은 저자의 기술 부족으로, 어떤 책은 시의에 맞지 않아서, 어떤 책은 너무 가볍거나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여전히 추천 책을 찾지 못해 초조했던 9월의 초입이었다. 최명희 문학관에서 <‘남민’의 시대>라는 주제로 열린 80~90년대 전북 민족 문학의 운동성에 대한 특강을 들었다. 그곳에서 서권(본명)이라는 소설가를 알게 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시인(서소로)으로도 활동한 그는 고등학교 교사였으며 오래전에 작고하였고 역사 장편소설인 <시골무사 이성계>는 지인들의 노력으로 출판된 것이었다. 책날개와 발문(신귀백/영화평론가)을 통해 저자의 왕성한 창작활동과 또 다른 이력을 만날 수 있었는데 무엇보다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고개가 숙여지는 대목이었다. 본문은 ‘성계’로 지칭되는 이성계가 남원 일원에서 아지발도를 수장으로 한 왜구를 토벌하는 내용이다. 황산대첩으로 알려진 전투를 단 하루의 서사로 하여 그 안에 중앙군과 사병인 가별치(초)의 차별, 신돈을 통해 드러낸 공민왕의 개혁의지, 박순이와 미즈류를 통해 희화되어버린 사랑까지 멋들어지게 심어 놓았다. 소설 안에 성계의 역성혁명에 대한 당위는 없었다. 주입하는 사상이 없으니 읽는 동안 자유로웠다. 고려 말 부패한 정권과 원의 횡포로 인한 삶의 신파도 없었다. 작품 후반 어디선가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으나 아슬아슬 넘어갔다. 감정의 최고조에서도 <38쪽. 그 피 묻은 가죽 위에 볕살이 또렷이 빛났다.>와 같은 정도의 먹먹함을 유지했다. 그것이 오히려 아름다웠다. 오늬(화살 머리를 활시위에 기도록 에어 낸 부분), 줌통(활의 한가운데 손으로 쥐는 부분), 전통(왕에게 바치는 보고문인 전문을 넣던 통), 경번갑(미늘을 사이사이 쇠고리를 얽어서 만든 갑옷), 관솔불 같은 단어들은 생소하여 사전을 찾아야 했다. 한편으로, 고증으로 엿볼 수 있었던 작가의 장인 정신에 대해서는 읽는 내내 숙연하기도 했다. <시골무사 이성계>는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는 귀한 책이지만 문장을 다루는 솜씨가 그에 미치지 못하여 부족한 마음을 웹서핑으로 달랜다. 운 좋게 검색된 기사의 일부로 두서없는 책 추천을 마치련다. '고려군과 왜군의 군대 진영, 전법에 대한 묘사와 무기 사용법, 전투가 막바지에 치달을 무렵 수 백개의 말이 떠오르는 풍등 장면 등은 압권. 무사들의 세세한 전투 장면은 웬만한 내공이 아니면 묘사 불가능한 지점이고, 전쟁신을 읽을 때 화살을 쥐는 들숨과 당겼던 살을 푸는 날숨은 전쟁이 끝나는 순간까지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할 만큼 박진감이 넘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2012년 3월 20일자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이화정 -' 오은숙 작가는 202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공저로 <1집 스마트소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2021 신예작가>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10.04 17:26

교도관 출신이 본 <지리산 둘레길>은

30여 년 갇혔던 교도소를 벗어나 지리산에 말을 걸었다. 그것도 건성이 아닌 속 깊은 마음으로다. 대전교정청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은퇴한 김천수 씨가 <지리산 둘레길>을 펴냈다. (밥북). `길에서 길을 찾다` 부제를 단 이 책은 저자가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느낀 소회들을 진솔하게 풀어낸 여행서이자 에세이다. 저자는 평직원 일 때 시간이 문제였고, 관리자 때는 자리가 문제여서 마음뿐이었던 지리산 둘레길을 은퇴 후 비로소 들어설 수 있게 됐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남원을 시작으로 경남 하동과 산청, 하동, 전남 구례를 거쳐 다시 남원으로 이어지는 전 구간 21개 코스 287km를 22일에 걸쳐 순례한 기록이다. 코스별 자세한 안내와 특이 사항을 소개하고, 둘레길 주변 마을에서 만난 농산촌의 풍경과 주민들의 살아가는 속살까지 담고 있다. `피바위에 서면 전설과 신화도 역사적 사실이 된다`(운봉∼인월 구간), `지리산 둘레길의 첫 싹이 움튼 곳`(인월∼금계 구간), `도마마을 다랑이논과 지리산 마지막 비경 칠선계곡`(도마마을∼벽송사), `현대사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길`(동강∼수철), `경호강과 연인 되어 함께 걷고 흐르는 길`(수철∼성심원), `섬진강과 인사를 나누다`(삼화실∼대축), `사하촌에 부처님은 아니 계시고`(가탄∼송정), `명당은 터가 아닌 배려와 상생의 정신에 있는 것`(난동∼오미), `산수유 같은 단심의 사랑을 꿈꾸거든` (산동∼주천). 순회 일자 별로 일목요연하게 이렇게 정리된 책은 지리산 둘레길이 단순 여행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현재의 삶을 현장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보여준다. "세상은 우리에게 더 높이 오르고 더 많이 가지도록 유혹하며 더 빨리 달릴 것을 강요한다. 그렇게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나는 지금 내 걸음으로 내 길을 가고 있는가, 남을 따라 허겁지겁 쏠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리산 둘레길에 들어선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향한 성찰과 순례의 여정에 몸을 싣는 일로 본 저자는 이 책이 누군가가 둘레길로 들어서게 하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저자는 익산 원광고와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대전·대구·광주교도소장과 서울구치소장을 역임했다. 교도관 시절 경험담을 에세이집 <담장 안의 풍경>으로 풀어내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23.10.04 16:17

부안 조재형 법무사 <말을 잃고 말을 얻다> 산문집 펴내

조재형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 ‘말을 잃고 말을 얻다’가 ‘오늘을 사는 어제의 당신에게’라는 부제를 달고 도서출판 소울앤북에서 발간돼 지역사회에 화제다. 이 책은 시인이자 법무사로서 20년간 민·형사 분쟁의 한복판에서 당사자끼리 거리를 좁혀가는 방법을 발견하고 실행해온 지난날을 문학적 감성으로 모아 엮었다. 법의 이야기 사이사이에는 추억의 제국에서 벌어졌던 자전적인 서사는 물론 각양각색의 인물을 통해 저자만이 획득한 특별한 세계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문득문득 생각나는 가족, 친구, 이웃과의 이별을 통해 죽음의 세계를 통찰할 수 있으며 시골 법무사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슬픔과 행복의 정체도 오롯하게 엿볼 수 있다. 60편의 에세이 중 제1부는 저자의 개인적 서사를 나누어 수록, 제2부는 시인으로서 잡지에 발표한 글을 수록하였으며, 제3부와 4부는 수사관과 법무사로서 경험한 사건들의 편람 등을 드라마틱하게 엮어놓았다. 한평생 법과 문학의 거리를 좁히는 일에 천착해온 조재형 시인의 서늘한 사유와 온유한 마음을 거친 풍파를 헤쳐 나가는 우리네 장삼이사들도 어제가 오늘인 듯 함께 느껴보았으면 한다. 한편, 조재형 시인은 한국시문학문인회에서 수여하는 제15회 푸른시학상을 수상했고, 저서로 시집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린다’, 산문집으로 ‘집은 텅 비었고 주인은 말이 없다’(2021년 문학나눔 선정도서)등이 있다. 현재 부안에서 법무사로 20년째 법률상담과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홍석현
  • 2023.10.04 16:13

제6회 청암문학상 시상식 열려

제6회 청암문학상(이사장 김철규) 시상식이 23일 전북보훈회관 강당에서 열렸다. 청암문학상은 청암 김철규 이사장이 지난 2018년에 제정한 뒤 해마다 1명씩 선정해 상패와 창작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영상 축사와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김남곤 청암문학상 운영위원회 수석 고문, 박종은 전 고창예총 회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표순복 시인은 조미애 운영위원장과 김철규 이사장으로부터 상패와 창작지원금 200만 원을 받았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자연과 함께하면서 자연 속에 시의 소재를 찾아 성찰하고 삶의 의미를 고민했던 작품을 시로 담았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수상의 영광을 받게 돼 기쁘다”며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좋은 작품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청암문학상이 앞으로 전북을 넘어 전국 규모의 문학상으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과 함께 김 이사장의 6번째 시집 ‘그늘꽃’ 출판기념회도 열렸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고은혜 열린시낭송회장의 시낭송으로 문을 열어 소재호 회장의 작품 평설, 김동봉 전 군산경찰서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9.25 18:05

제36회 전북수필문학상 이종희, 정성려, 이희석 수필가 선정

전북수필문학회(회장 백봉기)는 작품 활동으로 귀감이 되는 수필가에게 수여하는 ‘제36회 전북수필문학상’에 이종희, 정성려, 이희석 수필가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수상자로 선정된 이종희(76) 수필가는 김제 출신으로 2011년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수필집 <하얀 90분> 등 4권을 발간했고 은빛수필문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전북수필문학회 회원으로 전북문인협회 운영위원장, 전주문인협회 수석부회장 등을 맡고 있으며 대한문학 작가상, 올해의 수필인상, 완산벌문학상, 은빛수필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정성려(64) 수필가는 완주 출신으로 2018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가을 여자> 등 수필집 3권을 발간했다. 행촌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행촌수필문학상과 완산벌문학상, 올해의 수필인상을 수상했다. 이희석(74) 수필가는 정읍 출신으로 2013년 대한문학로 등단했다. 수필집 <그리운 것은 그리운 대로> 등 2권을 발간했으며 전북문협 향토작가상과 신아문예작가상, 정읍예술인대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정읍수필문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수상자 선정은 소재호 시인과 김경희 수필가, 김정길 수필가가 심사를 맡았고 시상식은 10월 19일 오후 2시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열리는 제5회 전라북도수필가대회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9.24 16:26

이마리 작가, 소설 '한국전쟁과 소녀의 눈물' 펴내

누구에게나 고통스러운 시절의 아픔에도 우정과 사랑이 있기에 견딜 수 있다. 이마리 작가가 소설 <한국전쟁과 소녀의 눈물>(행복한 나무)를 새로 펴냈다. 6·25전쟁을 배경으로 6월의 햇살 같은 소녀의 사랑과 우정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등장인물인 14살 소녀 여후남은 흥남이 고향이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집안은 풍비박산이 되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맨발로 끌려간 채 행방도 알 수 없게 된다. 전쟁통에 할머니는 고향에 남기로 하고 젖먹이 남동생을 업은 엄마와 후남이만 결국 피난길에 오른다. 흥남에서 출발한 피난선에는 후남이 혼자만 간신히 타게 되면서 엄마와 남동생과도 생이별의 아픔을 겪게 된다. 후남은 배에서 만난 덕신과 친구가 되고 처음으로 가슴 설레게 만드는 소년 김대봉을 만나는데. 이 책은 전쟁의 상흔 속에 피어난 소녀의 가슴 절절한 사랑과 우정에서 이념을 뛰어 넘은 숭고한 휴머니즘을 다루고 있다. 호주에서 한글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장편소설 <코나의 여름>, <구다이 코돌이> 등을 펴냈고 <버니입 호주 원정대>는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우리문학상 대상, 목포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부산가톨릭문예작품공모전에 당선된 바 있다. 2015년 아르코 국제교류단 문학인에 선정되는 등 작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9.20 17:51

김익두 교수, 8번째 시집 ‘민하마을의 사계 : 봄‘ 발간

김익두 시인이 시집 <민하 마을의 사계:봄>(문예원)을 발간했다. 김 시인의 8번째 시집인 이번 작품은 작가의 제2의 고향인 정읍의 두메산골 마을 산외면 정량리 민하 마을에서 보낸 1년의 세월이 담겼다. 특히 시집은 지난 1년 동안 김 시인 본인이 경험한 사계절 삶의 기록 중, 봄의 기록에 해당하는 시집으로 총 168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김 시인은 “산촌 생활 중 봄을 관찰하니 모든 생물이 함께 더불어 살아 있다는 것만큼 이 세상에서 소중한 것이 없다고 느꼈다”며 “시집 속 작품들을 통해 물생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 있는 이상적인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사성 시인은 표사를 통해 “김 시인의 시에는 평안함, 설렘, 그리움, 아득함, 부끄러움, 안타까움, 놀라움 등이 깊숙이 박혀 있어, 어디를 읽어도 눈이 감기고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전했다. 복효근 시인은 시집에 대해 “시집 속 표현된 삶이 온통 생명의 푸른 기운으로 가득해 모든 게 예쁘고, 설레고, 그립고, 아파서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며 “이러한 삶 속에서 세상 사람과 물생들이 함께 더불어 노래하고 춤추며 꿈같이 살아보길 빌어보게 된다”고 평했다. 한편 김 시인은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정읍에서 자랐다. 이후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전북대 인문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전주 신흥고 교사, 전북대 국문과 교수 등을 거쳐, 현재 사단법인 민족문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3.09.20 17:51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작가, 이나가키 히데히로 '풀들의 전략'

옥수수 농사를 지었던 적이 있다. 처음 농사를 짓다 보니 뭐부터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더니 여러 작물 중에 옥수수를 심어보라는 답이 돌아왔다. 씨앗을 구해 땅을 파고 옥수수를 심었다. 잔뜩 기대하고 가보니 풀만 무성했다. 분명히 옥수수가 있어야 하는데 어디를 둘러봐도 옥수수는 보이지 않았다. 사진을 찍어서 아는 이에게 물어봤더니 올해 농사는 포기하라고 했다. 지금까지 싹이 나지 않았다면 앞으로도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속은 쓰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혹시나 하고 다시 가보았다. 무성한 풀 사이로 100여 개 싹이 난 옥수수가 거기 있었다. 간혹 풀을 베기는 했으나 풀이 자라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팔 것도 아니고 신경 쓰지 말고 제초제도 쓰지 말고 건달농사나 지으라는 조언이 따라왔다. 그래도 초가을 무렵, 제법 먹을 만큼 옥수수를 수확했다. 자연의 생명력이 신기하기도 하고 놀라웠다. 작년의 실패를 거울삼아 올해는 모종을 사다가 직접 심었다. 풀이 나기 전에 인터넷을 검색해서 식초를 기반으로 한 제초제까지 만들어 뿌렸다. 당연히 수확에 대한 기대감은 더 커졌다. 올해는 유난히 덥고 비가 많이 왔다. 몇 번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그때마다 일이 생겼다. 결국 중간에 한두 번 간 걸로 만족해야 했다. 나중에 가보니 옥수수는 흔적도 없고 풀만 무성했다.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풀이 자라 있었다. 폭염과 장마 때문이었겠지만 다 자란 풀이 무서울 정도였다. 깨끗이 마음을 비우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모종을 심고 풀을 베며 보냈던 시간이 허공에 날아간 느낌이었다. 그때 이 책이 생각났다. 이 책은 일본인 저자 이나가키 히데히로가 주변 식물에 대해 관찰을 바탕으로 쓴 잡초 이야기이다. 당연히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이 그의 주된 관심대상이다. 이 책에는 평소 우리가 흔히 보는 다양한 식물 이야기가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일부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고 전문적인 부분은 이해가 안 가기도 한다. 특히, 관심 있게 읽었던 부분은 우리가 흔히 꽃무릇이라고 부르는 석산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맘때쯤 한창 산이나 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식물이다. 이 식물이 구황작용을 한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우리에게 친근한 쑥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제비꽃, 광대수염, 질경이, 타래난초, 메꽃, 계요등, 고마리 등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마다 많은 분량이 아니라서 쉽게 읽힌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다면 그동안 무심히 보았던 잡초가 이렇게 다양한가에 놀라고, 그 식물에 얽힌 이야기를 접하면서 다시 한 번 감탄하지 않을까 싶다. 올해 폭염과 장마 앞에 풀의 강인한 생명력에 완패한 나로서는 풀들의 전략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책이었다. 누군가 이 책을 접하면서 잡초의 생명력과 그 매력에 빠지면 좋겠다. 내년 농사를 기대해 본다. 장창영 작가는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 와 문학이론서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3.09.20 17:50

전북시인협회, 전국 새만금 청소년 시문학상 공모

전북시인협회(회장 이형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개최를 기념해 ‘2023 전국 새만금 청소년 시(詩)문학상 공모전’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문학을 통해 새만금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자‘새만금에서 꿈을 찾다’로 정했다. 작품은 ‘새만금이 꿈꾸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우정·호연지기’, ‘아름다운 자연환경·생태계’, ‘나의 미래·녹색의 꿈’ 등을 소재로 쓰면 된다. 총상금은 1000만 원 규모이다. 대상 1명(창작장려금 100만원), 최우수상 3명(초·중·고 각 1명씩 창작장려금 각 50만원), 우수상 15명(초·중·고 각 5명씩 창작장려금 각 20만원), 장려상 45명(초·중·고 각 15명씩 창작장려금 각 10만원)을 선정한다. 수상작은 전국 새만금 청소년 시문학상 시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응모작은 전북시인협회 홈페이지(http://www.jbpoem.kr)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담당자 이메일(yysoa@naver.com) 또는 우편으로 25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이형구 회장은 “시문학상 공모전을 통해 청소년들의 문학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켜 새로운 감정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생태·환경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소통 능력 함양으로 국제 교류를 활성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김영호
  • 2023.09.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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