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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열흘간의 대장정 마무리

'독립·예술영화의 향연'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10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폐막식을 갖고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꼽히는 소이현·인교진 배우가 사회를 맡은 폐막식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을 비롯한 배우, 감독, 방문객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의 성과보고로 시작된 폐막식은 수상작 소개, 폐막 선언, 10일간의 기록 영상 시청, 팬텀 일루전의 영화 OST 메들리 공연, 폐막작 카직 라드완스키 감독의 <맷과 마라> 상영 순으로 진행됐다. 올해 영화제는 43개국에서 초청된 232편의 작품이 총 6개 극장 22개 관에서 590회에 걸쳐 상영됐고 이 가운데 381회차가 매진됐다. 영화제를 찾은 관객은 6만 6800명(9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날 기준 6만5900명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1일 열흘간의 영화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으로 시작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며 “10일 동안 영화 축제를 찾아준 방문객들과 친절함으로 맞이해주신 전주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영화제는 동시대 독립·실험영화를 소개한다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역과 연계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독립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다"며 "지난해보다 풍성해진 게스트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축제로서의 영화제가 더 강조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우범기 조직위원장(전주시장)은 폐막선언을 통해 “열흘간의 대장정을 펼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어느덧 마무리할 시간을 맞이했다”며 “올해는 영화제의 정체성 확립과 대중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글로벌 영화 도시 전주의 축제는 계속될 것이며 더 큰 기대와 희망을 안고 막을 내린다”고 밝혔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5.10 21:36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31. 불량한 자전거 여행

△글제목: 불량한 자전거 여행 △글쓴이: 박재희(정읍산외초 5년) <불량한 자전거 여행>이라는 책을 읽고 학교에서 프로젝트 학습을 시켜줘서 6월 14일 수요일에 자전거를 타러 평화의 전당을 가서 자전거를 대여했다. 오랜만에 타는 거라 설레기도 하고 넘어지면 어쩌지 하고 걱정도 됐다. 자전거를 대여하고 헬멧 쓰고 연습 삼아 다 같이 달려보니 아까 걱정됐던 마음이 없어지고 설렘으로 가득 찼다. 연습을 다 하고 본격적으로 정해진 코스로 달리기 시작했다. 내리막길에서 오르막길로 바뀔 때마다 나의 기분은 상쾌했다가 고통스러워지기도 했다. 달리는 길에 초록빛 나무로 둘러싸인 예쁜 길이 조금씩 부는 시원한 바람과 어우러져 좋았다. 자전거 여행을 끝내고 점심을 먹으러 신나는 발걸음으로 버스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리고 남은 길은 걸어갔다. 아까의 시원한 바람은 안 보이고 뜨거운 햇빛만 남아 있어서 힘들고 더웠지만, 시원한 식당과 맛있는 밥을 생각만 해도 식당으로 가는 발걸음은 한 층 더 가벼워졌다. 그렇게 식당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았다. 컵에 시원한 물을 따라 한 모금 마시니 뼛속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물 한 컵 다 마시고 기다리니 음식이 나왔다. 비빔밥인데 중간중간 못 먹는 건 있었지만 그것도 매콤하면서 달콤한 양념에 묻어 상관없었다. 싹싹 긁어먹고 그 옆에 있는 빙수 가게로 갔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빙수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처음 먹어보는 메뉴여서 맛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음식이 나오고 한 입 먹어보니 달콤하고 시원해서 너무 맛있었다. 먹다 보니 머리가 띵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먹었다. 국물까지 다 먹고 가게에서 나와 버스로 걸어갔다. 빙수의 힘은 길게 지속되지 않았다. 가는 길에 다리를 건너는데 오리와 거북이를 보았다. 한참 동안 거기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겨우 다리에서 떠나서 버스로 향했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05.10 13:30

'우리는 늘 선을 넘지'…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10일 폐막

‘우리는 늘 선을 넘지’라는 슬로건으로 열흘간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10일 축제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할 폐막작은 캐나다 카직 라드완스키 감독의 로맨스 영화 <맷과 마라>다. 영화 <맷과 마라>는 현실적이고 독특한 두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다. 문학계 종사자인 맷과 마라는 오랜만에 재회하지만, 이들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이 만남은 일어날 수도 있었지만, 결코 일어나지 않았던 기억을 상기시키고 사랑으로 변하지 않은 우정을 통해 관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영화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카직 라드완스키 감독은 등장인물에 대한 생생한 관찰과 통찰력을 개성으로 삼는다. 특히 카페나 길을 걸으면서 수시로 대화를 나누는 인물들을 포착하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관계의 경계에 대한 명징한 답을 내리지 않는 영화적 화법이 흥미를 유발한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상영에 앞서 이날 오후 6시30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폐막식 행사가 개최된다. 폐막식 사회는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꼽히는 소이현·인교진 배우가 맡는다. 폐막식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수상작 소개와 폐막 선언 , 10일 간의 기록 영상 시청, 팬텀 일루전 폐막 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폐막작 <맷과 마라> 상영을 끝으로 열흘간의 영화 축제가 막을 내린다. 한편,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43개국 232편(국내 102편, 해외 130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지난 7일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경쟁부문 대상에 잉그리드 포크로펙 감독의 <메이저 톤으로>, 한국 경쟁부문 대상에 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을 각각 선정했으며 총 16편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05.09 17:43

[전주국제영화제] "풍성한 감동"…영화제 현장에서 마주했던 특별한 순간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열흘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10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폐막식을 개최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현장에서 마주한 특별했던 순간들을 소개한다. △ 차이밍량 감독 “행자연작 11번째 촬영지 전주” 깜짝 발표 지난 3일 전주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차이밍량-행자연작>기자간담회에서 차이밍량 감독은 내년 제작 예정인 행자 연작 11번째 작품의 촬영지를 전주로 예정하고 있다고 깜짝 발표했다. 차이밍량의 '행자연작'은 중국의 고전 '서유기'에서 영감을 받아 타이베이·홍콩·쿠칭·파리·워싱턴 D.C. 등 세계 여러 도시를 배경으로 한 10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감독은 “전주에서 11번째 행자 시리즈를 촬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굉장히 신기한 기분이다. 촬영을 앞두고 전주 지역을 둘러볼 것”이라며 “행자연작을 통해 삼장법사가 전 세계를 알아가듯이 관객들도 전주를 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픈런 필수…전주국제영화제 굿즈·픽사돔·100 Films 100 Posters 인기 전주국제영화제 굿즈샵을 선두로 픽사돔과 100필름 100포스터 전시장까지 다양한 부대행사가 영화 팬들의 발길을 끌었다. 굿즈 인기 품목인 영화제 배지와 J로고 배지, 핀버튼 등을 구하기 위해 굿즈샵 대기줄은 끝 모르게 이어졌다. 전주국제영화제 굿즈 판매량은 9일 기준 △영화제 배지 1600개 △핀버튼 1400개 △J로고 배지 750개 등으로 집계됐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전주시가 협업해 조성된 픽사돔 역시 영화제 필수 코스였다. 매년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내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특별한 전시 100필름100 포스터도 유일무이한 창작물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 새로운 표현방식과 경계없는 상상력…올해의 수상작 16편 발표 지난 7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우범기 조직위원장(전주시장)은 “새로운 표현방식과 경계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들 덕분에 전주국제영화제가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었다”며 “영화인들이 더욱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교두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영화제를 찾은 국내외 영화인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경쟁부문 대상에 잉그리드 포크로펙 감독의 <메이저 톤으로>, 한국 경쟁부문 대상에 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을 각각 선정했으며 한국단편경쟁과 넷팩상 등 총 15개 부문에서 16편의 작품이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05.09 17:43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리뷰] 불안정한 청춘의 현실 '쓰레기장의 개'

젊은이들의 삶과 모험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 청춘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국제경쟁’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장 밥티스트 뒤랑 감독의 <쓰레기장의 개>가 바로 그 주인공. 올해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받은 <쓰레기장의 개>는 프랑스 출생 장 밥티스트 뒤랑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끈다. 장 밥티스트 뒤랑 감독은 이번 영화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감독은 ”<쓰레기장의 개>는 제가 성장한 곳과 제가 이해한 ‘우정’ 그리고 서로 사랑하고 함께 성장하며 겪는 어려움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라며 “실제 영화 속에는 분명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요소들도 존재하지만, 이 영화는 자전적 영화가 아닌 제가 잘 알고 있는 분야를 배경으로 한 허구의 이야기임을 밝힌다”며 영화를 설명했다. 영화는 프랑스 작은 시골마을에 살고있는 주인공 ‘미랄레스’의 절친인 다미엔에게 여자 친구가 생기고, 둘의 친구 관계에 변화를 그려간다. 두 인물은 15년 지기라는 설정을 지니고 있지만, 영화가 전개될수록 작품에서 읽히는 두 친구의 관계는 수평이 아닌 수직관계로 보인다. 아침부터 밤까지 같이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는 그들이지만, 다미엔을 대하는 미랄레스의 태도는 어딘가 모르게 강압적이다. 심지어 미랄레스는 다미엔을 ‘도그(개)’라고 부르며 그의 생각과 식사 습관 등에 간섭하며, 필요 이상으로 친구를 통제하지만 정작 그의 절친은 불쾌한 기분을 내비치지 않는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이 서로의 현재가 전부인 세상을 살아가던 그들의 관계에 다미엔의 ‘여자 친구’가 등장하며, 균열이 발생하고 그 과정 속 또 다른 삶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한다. 90여 분 동안 진행되는 영화는 모두가 동경하는 ‘반짝반짝’하고 ‘맑은’ 젊음이 아닌 ‘수많은 이해관계로 얽히고설킨 불투명’한 젊음을 조명하며, 불안정한 청춘의 현실을 그리고 있다. 감독은 아시아 대륙에 처음으로 공개될 수 있었던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는 “첫 번째 장편 영화 데뷔작을 전주에서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사실 이번 영화가 아시아 대륙에서 상영되는 것이 처음으로, 이 모든 것이 저에게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더욱 영광스럽게 여겨진다. 평소 흥미롭게 생각했던 인간관계·젊음·감각 등을 표현한 이 영화를 통해 많은 분이 감동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5.09 17:42

전주국제영화제, 제16회 전주프로젝트 수상작 공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지난 7일 전주중부비전센터 5층 비전홀에서 ‘제16회 전주프로젝트 시상식’을 열고 10개 부문 수상작을 공개했다. 제16회 전주프로젝트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공모를 통해 접수된 총 187편의 프로젝트 중 21편을 선정해 진행했다. 수상작 선정 결과 ‘전주랩’ 부문의 2차 기획개발비’에는 마민지 감독의 <가족의 증명>(가제) 등 4편의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음향마스터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JICA상’은 최이다 감독의<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와 김면의 감독의 <회생>이 수상했다. 이어 촬영 스튜디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JJFC상’은 김용천 감독의 <물고기춤>에게 돌아갔다. 디지털 색보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전주영화제작소상’은 정세음 감독의 <헤아비>가 받았다. 이어 K-DOC CLASS 부문의 ‘SJM문화재단 러프컷 부스터’에는 박희진 감독의 <방방과 플라나리아>가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전주프로젝트 부문 중 해외영화제 출품용 영어 자막 제작을 지원하는 ‘푸르모디티상’은 고봉수 감독의 <주거, 침입자들>과 이일하 감독의 <호루몽>이 이름을 올렸으며, 색보정 작업을 할인받을 수 있는 ‘DVcat상’은 유재욱 감독의 <산양들>이 수상했다. 국내 작품의 해외 배급을 지원하는 ‘워크인프로그레스’ 부문에는 성승택 감독의 <어머니의 가계부>가 워크인프로그레스 배급지원에 선정돼 배급지원금 500만 원을 받게 됐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에디션’으로는 마르타 포피보다 감독의 〈Body in Plural〉과 이일하 감독의 <호루몽>이 선정돼 최대 1억 원을 투자받아 내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로 소개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5.09 17:42

대하소설 <문신> 완간한 윤흥길 작가를 만나다

완주군 소양면 원대흥마을. 종남산 자락에 자리 잡은 마을 주변에는 송광사와 위봉사가 있다. 가까운 곳에 BTS 화보 촬영지인 아원고택과 오성 한옥마을 등이 있어 최근에는 관광객들에게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 마을에 한국문단의 대작가인 윤흥길 선생이 살고 있다. 정년퇴직 후 고향 근처로 귀향처를 물색하다가 만난 곳이다. 11년 전이다. `완장` `장마` `아홉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 `소라단 가는 길` 등 주옥 같은 작품으로 한국문단을 빛낸 그가 지난 3월 대하소설 <문신>을 펴냈다. 작품이 태어난 그의 서재에서 작가를 만났다. 난산 끝에 옥동자를 낳은 엄마처럼 편안한 모습이었다. - 고향이 정읍인데, 어떻게 완주군에 둥지를 틀게 됐습니까. “정읍이 출생지이지만, 내가 성장한 익산을 처음 생각했어요. 13대조부터 400년간 뿌리를 둔 곳이 익산 삼기면이고, 그곳에 선영도 있습니다. 배산과 미륵산 근처를 둘러봤으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다가 이곳을 만나게 됐어요. 전주가 가깝고, 집사람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 교회가 바로 옆에 있는 곳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동네 분들과도 잘 어울리며 아주 만족하게 여깁니다.” - 이번 완간한 <문신>도 그렇지만, 선생님 작품 대부분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독재시절을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제 작품의 출발점은 6∙25전쟁입니다. 사회적 자아가 눈뜬 시기인 초등학교 2학년 때 겪은 충격은 엄청났어요. 학급 물 당번으로 우물로 가다가 본 폭격기가 북으로 가는 걸 보고 좋아서 손을 흔들었는데, 이 폭격기가 다시 돌아와 이리역에 융단 폭격을 한 거예요. 인민군이 차지한 수원역을 잘못 알고 오폭을 한 것이죠. 난생처음 시체를 본 충격적인 경험도 그때 했어요. 이리역 오폭과 같이 한국전쟁 자체가 세계 역사의 오폭이었습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하는 과정에서 지금도 분단 현실을 극복하지 못한 한반도가 목표가 된 것 아닙니까. 씻겨지지 않은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어른이 돼서 문학으로 풀게 된 것이죠.” - 선생님에게 영향을 준 대표적 작가와 작품을 꼽는다면. “한 두 작품과 작가를 말하기 어렵지만, 외국 작가로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있습니다. `내 시간이 다 되어간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은 데 네거리에 나가서 5분씩만 달라고 시간을 구걸하고 싶다. 그 시간으로 작품을 쓰고 싶다`고 죽기 전 자서전에 남긴 글을 요즘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작가로는 최고 존경하고 많은 영향을 준 분이 박경리 선생님입니다. 무명시절 썼던 `황혼의 집`이 <현대문학>에 실렸을 때 이를 높이 평가하고 현대문학상 작품으로 추천했는데, 당시 다른 심사위원들이 무명의 작가에 상을 줄 수 없다고 우겨 결국 상을 받지 못했으며, 박 선생님은 그때부터 문학상 심사를 하지 않았답니다. 이 작품을 책으로 묶은 후 서울 정릉에 살던 그를 찾아봤더니 6~7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려줬어요. 이후 자주 찾아뵈면서 정신 자세부터 생활 습관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 작품마다 토속어와 사투리가 많아 `언어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는데요. “고교 시절부터 한글대사전을 옆에 두고 낱말 공부를 했어요. 아무 페이지나 열어 틈나는 대로 외웠습니다. 전라도 사투리로 생각하는 단어 중 사실은 90% 이상이 표준말입니다. 고어에서 살아남은 단어를 사투리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독특한 맛을 뜻하는 고어 `게미`가 얼마나 좋은 말입니까. 얼마 전 국문학자 출신도 <문신> 1권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있다고 전화 왔어요. 어느 가톨릭신부는 국어대사전 놓고 국어공부를 한다고 해요.” - 중∙고교 교과서에 선생님 작품이 많이 실리고, 수능 문제에도 자주 출제될 만큼 문학적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중∙고교 국어 교과서뿐 아니라 문법 작문 논술 한문 등 38종 교과서에 작품이 실렸습니다. 과거 대학생들이 독자였는데, 지금은 중∙고생들이 이름을 기억해주고 있어요. 감사한 일이죠.” - 문학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문인들을 기리기 위해 작가 이름을 딴 문학관이 전국에 많이 있고, 지역의 문화관광 자산으로 활용되는데요. “제 작품 중 익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아 국토교통부에서 만경강변에 `춘포문학마당`을 조성했어요. 서울에서 오래 살아 문학관을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완주 귀향 후 자치단체장 중에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 10일 <문신> 5권 완간 출판기념회가 예정됐는데, 선생님 성격에 마뜩잖았을 것 같은데요. “작가로 데뷔한 지 56년간 40종 47권의 책을 냈으나 지금까지 출간기념회를 한 적이 없어요. 이번도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후배들이 찾아와 <문신>이 얼마나 중요하고, 문단에서 주목하는 작품인지 아느냐며 장소까지 예약했다고 해서 억지 춘향이로 응하게 됐어요.” - <문신> 출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가난한 소설가가 처자식 먹여 살리려고 큰맘 먹고 시작한 작품입니다. 1989년 문예지에 ‘밟아도 아리랑’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하기 시작한 후 문예지 폐간으로 중단됐고, 다른 문예지에 이름을 바꿔 연재했지만 전철을 밟았어요. 나와 안 맞는 작품이 아닌가 절망도 했죠. 대학교수가 된 후 시간이 없어 정년 퇴임을 기다렸습니다. 칩거하고 오로지 이 작품에만 매달렸는데, 3권 낼 무렵에 건강이 나빠졌어요. 5권을 마무리하면서는 불면증에 공황장애까지 겪으며 소설 쓰다가 끝내지도 못하고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단어 하나를 생각하다가 밤새 몇 줄 쓰기로 끝낸 적도 많았어요.” - 작품 주무대로 `산서면`이 나오는데, 혹시 장수 산서를 배경으로 한 것인지요. “한국 소설가들에게 소설 속 가상공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문학에 대한 이해 부족한 상태에서 소설과 현실을 많이 혼동해요. 특정 성씨, 직업, 장소를 비하하는 내용이 있으면 들고 일어납니다. 창작에 대한 간섭이 심한 편이죠. 마피아가 그런 면에서 오히려 관대한 것 같습니다. `완장` 에 등장하는 저수지가 백산면에 있는데 명칭은 다르게 붙였어요. `산서`도 전국에 여러 곳 있는데, 실제 모델은 구례군 산동입니다. 작은 마을인데, 맘에 들었어요. 5만분의 1 지도를 놓고 산이름 마을이름을 짜깁기 했습니다.” - <문신> 작품을 통해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요. “민족 정체성을 이루는 귀소본능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예부터 `부병자자(赴兵刺字`) 풍습이 있었는데, 몸에 바늘로 글자를 새겨 전쟁터에서 죽더라도 시신을 식별하기 위한 것이었죠. 문신으로 아내의 피묻은 치마를 묻어 만든 치마무덤이 모티브가 됐어요.” - 향후 집필 계획이 있다면. “완주로 와서 여러 가지로 지역에 고마움과 함께 빚을 진 느낌입니다. 그 보답으로 완주에 뭔가를 남겨야지 않을까 생각하던 중 위봉산성을 주목했어요. 동학농민혁명 당시 태조 어진을 봉안한 곳이죠. 도대체 지금의 한국의 현실을 만든 것이 무엇인지 역사소설로 쓸 계획입니다. 현재 구상은 거의 끝났으며, 자료를 보완하는 중입니다. 나로서는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흥길 작가는 1942년 정읍에서 태어나 전주사범과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한 윤흥길 작가는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회색면류관의 계절’로 등단했다. 초∙중등 교사와 대학교수(한서대학교)를 지냈다. 박경리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대산문학상, 21세기문학상, 현대문학상, 한국창작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등 굵직한 수상 경력이 한국문단에서 그의 빛나는 발자취를 말해준다. 그의 서재는 대작가에 어울리지 않게 소박했다. 이사를 하면서 소장했던 책들을 거의 버리면서 단출해졌단다. 그런데도 서재 한쪽의 외국어로 된 책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 영국, 스페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한 그의 저서였다. “내 작품에 토속어와 사투리, 판소리 조가 많아 번역으로 그 맛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어요.” 그는 번역자가 오역해서 당혹스러운 적도 많았단다. 한때 전주와 완주지역 도서관 등에서 문학강연도 했으나 건강과 집필 등의 이유로 오랫동안 칩거를 했다. 예술원 회원으로서 품위 유지 의무가 있어 제한도 따랐다. 대신 마을 이웃들과 친하게 지낸다. 텃밭을 만들어 틈틈이 채소를 짓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24.05.09 17:05

2024 전주대사습청 학술포럼 16일 개최

전주대사습청은 오는 16일 오후 2시 한국전통문화전당 교육실에서 ‘2024 전주대사습청 학술포럼’을 개최한다. 전주대사습청과 무용역사기록학회가 주최하고 전주시와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후원하는 이번 학술포럼은 ‘전주대사습놀이의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이날 발제는 서정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강사와 이종숙 무용역사기록학회 부회장 등이 맡아 전주대사습놀이의 학술적 연구 가치와 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 전통예술의 활성화 방안 마련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이어 토론에는 임수정 경상국립대 교수와 염계화 서경대 교수, 박범태 국가무형유산 동해안별신굿 전승교육사, 김호연 문화연구소 케이코원 연구위원, 김용호 정읍시립국악원 단장, 이혜경 전북특별자치도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 이관웅 중앙대 음악학 박사, 이채현 호원대 강사 등 8명이 참여한다. 유영수 전주대사습청 관장은 “전주대사습놀이 무형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학술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며 “전주대사습청 학술포럼을 알리기 위해 매년 전주대사습놀이 기간에 개최할 것이다”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전현아
  • 2024.05.09 16:47

주변화된 여성들에 주목…교동미술관 '유연한 공간, 연대의 힘'

섬유방직 공장에서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 교동미술관의 역사를 탐구하고, 예술을 통한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획전시가 마련됐다. 교동미술관이 오는 19일까지 본관 1·2 전시실에서 ‘유연한 공간: 연대의 힘’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품 관람에서 그치지 않는다. 예술을 통한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미술관의 동시대성과 의의를 고찰하는 연구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지원으로 <2024 박물관‧미술관 주간>의 공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교동미술관은 전시에 앞서 ‘전시 사전연구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산업시설에서 미술관으로 문화재생된 공간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고, 과거 500명의 여공들의 노동과 현재 여성 예술가들의 노동에 이르기까지 여성 노동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가 이뤄졌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열리는 전시는 교동미술관의 과거와 현재를 상징하고 연결하는 ‘재봉틀’이 전시장 곳곳에 배치되어 반세기의 시공간을 매개한다. 그리고 오늘날 여전히 주변화된 타자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여성들을 주목하고, 다채로운 그들의 서사를 ‘미술-영화-공연’의 예술로 표현한다. ‘유연한 공간: 연대의 힘’ 전시에는 여성의 삶과 치유의 회복 등을 설치작품 형태로 보여주는 고보연 작가와 지난해 <퀸의 뜨개질>작품으로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조한나 감독, 관혼상제를 한지로 표현하는 김영란 작가 등 3명이 참여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4.05.09 16:11

[전주국제영화제 인터뷰] "행운을 의미하는 '럭키'로 소수자들 바라는 이상향 표현하고 싶어"

혐오라는 외딴섬에 떨어진 소수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스토리텔러, 강유가람 감독(45·서울)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감독의 영화 <럭키, 아파트>가 초청됐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지난 3일 전주 객사 인근 카페에서 마주했다. “주로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을 해오던 제가 처음으로 도전해 본 장편 극 영화가 운이 좋게도, 지난해 전주시네마프로젝트로 선정돼 많은 관람객분들의 관심 속에서 최초로 선보여질 수 있어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이날 감독은 인터뷰 시작에 앞서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영화 <럭키, 아파트>는 안정된 주거 환경을 꿈꾸던 9년 차 레즈비언 커플 선우와 희서가 영혼까지 끌어모아 장만한 작은 아파트에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 ‘악취’가 찾아오며 시작된다. ‘악취’의 근원은 선우와 희서의 아래층인 1310호에 살고 있던 화분 할머니의 죽음이었다. 날이 갈수록 지독해지는 1310호의 악취는 서서히 소리 없이 선우를 괴롭힌다. 빠른 문제해결을 위해 두 손을 걷어붙인 선우였지만, 1310호 할머니의 유품 등을 통해 자신을 겹쳐 보게 된 선우는 할머니의 장례와 유품 정리에 관심을 가졌지만, 대부분의 아파트 주민들은 이를 오지랖이라 하며, 아파트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명목으로 선우와 희서를 몰아붙이며 혐오의 시선을 전한다. 이처럼 두 주인공에게 ‘언’럭키한 상황이 계속되는 이번 영화의 제목에 대해 의문을 가진 기자의 질문에 감독은 ‘주인공이 바라는 이상향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는 ”주인공들은 사실 럭키함을 바라고 1410호에 입주했을 것이고, 심지어 1310호 할머니도 행복하길 바라며 그 집을 샀을 거라 생각된다“며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대비시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반적으로 아파트란 공간은 안정을 바라고 들어가는 곳으로 그 공간에서 나의 정체성을 감추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남들과 다른 정체성이 노출된 이후에도 안전한 공간인지에 대한 문제의식도 조금 표현된 것 같다”라며 “행운을 의미하는 ‘럭키’를 통해, 아파트란 공간이 이들에게 행운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이 영화로 드러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강유가람 감독은 작품 속 사건의 촉매제를 ‘냄새’로 선정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그와 동시에 성차별, 고독사 등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와 혐오로 영화를 채웠다. 감독은 “영화에서 나온 1310호의 악취는 실제 제 지인의 일화를 녹여낸 것”이라며 “지인의 경험담을 듣고 이것을 활용한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영화의 모티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저 스스로도 후각이 예민하기도 하고, 냄새라는 감각이 제일 쉽게 상대에게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감각이라 생각해 작품 속 전개 도구로 ‘냄새’에 집중해 이야기를 풀어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까지 총 7편의 작품을 제작하며, 10여 년 동안 사회적 약자와 여성을 조명하고 있는 그는 이 모든 흐름을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전개’라고 말한다. 끝으로 “처음 영화를 제작할 때부터 남다른 사명감이나, 대단한 포부는 없었다. 대학 시절부터 여성주의 페미니즘을 접하며, 당연히 여성이기에 느껴왔던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하다 보니, 작품들에 자연스럽게 녹여진 것 같다”며 “앞으로도 제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기회에 감사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5.08 17:45

[전주국제영화제] '비바람도 끄떡없다'…전주국제영화제 골목상영 '뜨거운 열기'

지난 7일 저녁, 전주옥 순교지(한국전통문화전당) 광장에 의자들이 놓였다. 광장 벽면에는 200인치 커다란 스크린도 설치됐다. 광장에 의자를 놓아 객석을 만들었고, 객석 뒤 테이블 위에는 관객들을 위해 물과 핫팩 등이 마련됐다. 한 데 모여 앉은 관객은 20명 남짓. 저녁 8시에 3편의 단편영화 상영이 시작됐다. 영화 <Computer> <EX Machina> <빽도>였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골목상영작들이다. 단편 영화 <컴퓨터>(감독 김은성)는 집과 가게 회사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컴퓨터를 소재로 만든 영화다. 이상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추구하는 감독의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전주에서 촬영했다. 이어 상영된 <엑스 마키나>(감독 박종우)는 가족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한 인물의 선택을 통해 ‘과연 우리가 가족일 수 있을까’에 대해 질문한다. 마지막 상영작 <빽도>(감독 차경민)는 설날 큰집에 어른들이 모이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취준생과 삼수생 남매, 서울대생 사촌이 윷놀이를 하면서 느끼는 가족 내 소외감을 극적으로 담고 있다. 관객들은 3편의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와!”하며 감탄사를 내뱉거나, 화들짝 놀라는 등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에 몰입하며 영화를 관람했다. 하루 종일 내린 빗줄기로 밤공기가 차가웠지만 거리의 관객들은 온전히 영화에 집중했다. 단편영화 <컴퓨터>상영 시작 10분쯤 뒤 빗줄기가 거세지고, 세찬 바람이 불었지만 이를 신경쓰는 관객들은 없었다. 80분 동안 세 편의 단편 영화가 상영됐고, 마지막 단편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상영 후 영화 <엑스마키나>와 <빽도>에 출연한 진성찬 배우와 이동은 배우가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객석 앞에 섰다. 진성찬 배우는 "쌀쌀한 날씨에도 찾아줘서 고맙다"며 나지막하게 인사를 건넸다. "연기생활을 그만하려고 했었다"는 진성찬 배우의 고백에 관객들은 "정말 좋은 영화에 좋은 연기"라며 칭찬사례가 쏟아지기도 했다. 진성찬·이도은 배우는 관객들과 배우로서의 고민부터 전주에 대한 감상까지 편안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날 8시에 시작한 골목상영은 밤 10시가 넘어서 마무리됐다. 공기는 쌀쌀했지만, 골목상영이 열린 전주옥 순교지는 훈훈한 열기로 가득했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05.08 17:45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21개국 96편 상영⋯개막작 '한국이 싫어서: 라이브'

무주산골영화제가 8일 개막작을 비롯한 티켓 예매 일정을 공개했다. 올해 개막작 영화는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 라이브>이며 총 21개국 96편이 상영된다. 무주산골영화제만을 위해 제작된 <한국이 싫어서: 라이브>는 장 감독의 최신작 <한국이 싫어서>와 라이브 공연이 결합한 융복합영화공연이다. 장강면 작가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한국이 싫어서>는 20대 후반의 ‘계나(고아성)’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선정 이후 처음 공개된다. 티켓 예매는 오는 14일 실내 상영과 토크 프로그램 예매를 시작으로, 16일부터는 개막식과 무주등나무운동장 1일 입장권 및 패키지 예매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작년에 이어 ‘넥스트 엑터 고민시’ 특별 전시와 ‘키즈스테이지’, ‘덕유산국립공원 야외상영’은 무료로 진행된다. 또 오는 16일에는 자연특별시 ‘무주방문의 해’를 맞이해 기획된 KTX - 교통 패키지’와 ’무주덕유산리조트 - 숙박 패키지’ 등의 패키지 상품이 처음으로 선보이며 보다 수월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교통과 숙박을 예약해 무주산골영화제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는 다음 달 5일부터 9일까지 총 5일간 무주군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5.08 17:4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은영 동화작가-곽재식'한국 괴물 백과'

역사 동화를 즐겨 써온 내가 언젠가 꼭 써보고 싶은 것은 환타지 동화이다. 지금껏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놀라운 이야기를, 흡입력 넘치는 구성으로 엮어, 어린 독자들이 손에서 놓지 못하는 작품을 쓰는 게 내 오랜 꿈이다. 하지만 언제나 내 상상력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고, 구상했던 이야기는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곤 했다. 갈 곳을 몰라 방황하던 그때 선물처럼 다가온 책이 바로 <한국 괴물 백과>이다. 이 책에는 곽재식 작가가 16년간 채집한 한국의 괴물 320종이 수록되어 있다. 18세기 이전 기록에서 찾아낸 것으로, 원전을 밝히고 있어 자료를 찾느라 고생했을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우리나라에 이렇게나 다양한 괴물이 있다는 게 놀라웠고, 신기하고 괴상한 괴물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 선조들의 혜안이 감탄스러웠다. 작가는 괴물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괴물이 등장한 배경을 추측해보고 괴물을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는지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괴물 ‘강철’은 커다란 소, 말이나 용을 닮았는데 늪 속에 산다. 뜨거운 기운이 있어 늪이 달아오르는데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바닷물조차 끓어오른다. 하늘을 나는 능력이 있어 빠르게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사람을 헤치기도 하고, 논과 밭을 헤집고 다녀 가뭄이 들게 한다. 실제로 산 능선에 앉아있는 ‘강철’을 꽹과리와 징을 쳐서 쫓아내는 풍속이 있었고, 1957년에는 강철을 보았다는 내용이 신문에 보도된 적도 있었다. 작가는 농사일을 괴롭히는 사람이나 상황을 상징하는 강철이라는 말이 널리 퍼졌거나, 전쟁의 무기나 쇠붙이를 상징하는 강철이라는 말에서 괴물의 이미지가 만들어졌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 만약 괴물 ‘강철’을 소재로 이야기를 만든다면 번개나 우박을 마음대로 날리는 무시무시한 존재이지만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괴물로 설정하면 어떨까 싶다. 환경오염이 심각한 요즘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재해를 떠올리면서 말이다. ‘괴물은 백성의 말을 먹고 자란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괴물이 등장한 시대적 배경을 떠올리며 괴물을 이해하는 것도 흥미로운 방법이다. 『한국 괴물 백과』에 등장하는 괴물 속에는 그들과 함께 울고 웃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 시대 사람들이 꿈꾸었던 세상과 삶을 엿볼 수 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조상들의 삶의 방식이나 세계관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우리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이 책이 소중한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이 책 속의 괴물과 함께, 어울려 놀고, 씨름하다가, 어르고 달래며, 소망하는 멋진 작품을 완성하고 싶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과 이다 생명문화 출판 콘텐츠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공동수상),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5.08 17:44

[전주국제영화제] 곧 '폐막'⋯영화제 남은 일정은?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대장정이 오는 10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이번 영화제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남은 기간 주목할 만한 영화제 프로그램을 모아봤다. 8일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관객들의 눈길을 가장 많이 끌었던 프로그램은 '골목상영'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 밀착형 이벤트로 지난 3일부터 진행돼 전주 영화의거리 및 주요 시내 골목에서 다양한 영화 상영을 진행했다. 올해 상영작은 지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및 한국 독립영화들로 구성됐다. 9일 오후 8시 영화의거리에서 'COMPUTER', 'EX MACHINA', '빽도' 등 세 작품, 옛 전북도지사 관사에서 '자우림, 더 원더랜드' 상영을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다음으로 '전주씨네투어'는 폐막일인 10일까지 총 4차례 열린다. 9일 오전 11시 '전주씨네투어X마중 전시'는 워커비 전주에서, 10일 '전주씨네투어X산책'은 오후 8시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진행된다. 이중 '전주씨네투어X마중' 전시는 배우들과 전주를 배경으로 촬영한 '데이즈드' 화보 전시가 포함돼 폐막 이후 13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어 '전주씨네투어X산책'은 폐막 후인 6월 8일까지 계속되며 가족 단위 관객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준비됐다. 영화제 기간 동안 진행된 '100 Films 100 Posters' 전시 역시 큰 주목을 받은 가운데 영화제 폐막과 함께 관람이 종료된다. 이 전시회는 이번 영화제 상영작 100편에 대해 10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가 본인만의 해석을 담은 영화 포스터 100장을 오는 10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9일과 1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틀간 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서준혁
  • 2024.05.08 17:06

부안 유천리 요지서 고려청자 가마터 공방지 발굴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 고려청자 재료인 흙을 가공하기 위한 공방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유천리 요지 시굴조사에서 고려청자 가마와 공방지로 추정되는 생산시설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월부터 유천리 요지 2·3구역 사이(유천리 토성 내)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가마 4기, 공방지 1개소, 폐기된 자기, 벽체편, 요도구 등이 묻힌 구덩이 등 고려청자 생산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가마 시설이 확인됐다. 가마에서 약 6~7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공방지에서는 원형 도기 항아리 2점과 직사각형 수혈이 확인됐다. 그 내부와 주변으로는 회백색 점토가 분포하는데, 이에 대해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연구실에서 과학적 분석을 실시한 결과, 도자기의 바탕흙인 태토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12세기 중반 ~ 13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접, 접시, 잔 등 일반 기종에서부터 향로, 주자(注子), 참외모양 병, 등 특수한 기종까지 다양하게 출토됐다. 특히, 고려의 왕 명종의 묘인 지릉(1202년)과 희종의 묘인 석릉(1270년)에서의 출토품과 유사한 접시 편이 확인되었으며, 용문 향로 초벌 편 등 왕실 혹은 귀족계층이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급 청자도 출토됐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조사를 통해, 향후 고려청자의 재료와 생산 체계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유천리 요지를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동시에 이 일대에 대한 물리탐사, 고지형 분석, 연대 측정 등 과학적 융·복합 연구를 실시하여 조사 결과를 더욱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문화재·학술
  • 이용수
  • 2024.05.08 09:48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대상에 '메이저 톤으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부문 대상에 잉그리드 포크로펙 감독의 <메이저 톤으로>가, 한국경쟁 부문 대상에는 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이 선정됐다. 7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는 국제경쟁,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을 비롯해 특별 부문 등 총 15개 부문 수상작이 공개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우범기 조직위원장,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심사위원, 감독 배우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시상식에서는 두 개의 ‘J’로 이뤄진 전주국제영화제의 새로운 심볼을 입체적으로 재해석해 제작된 새로운 트로피가 수여돼 수상자들에게 더욱 깊은 의미를 전했다. 수상작 선정 결과 국제경쟁부문 대상은 잉그리드 포크로펙 감독의 <메이저 톤으로>가, 작품상은 팜응옥란 감독의 <쿨리는 울지 않는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장 밥티스트 뒤랑 감독의 <쓰레기장의 개>가 받았다. 한국경쟁부문 대상은 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이, 배우상은 <힘을 낼 시간>의 최성은 배우와 <은빛살구>의 나애진 배우가 수상했다. 이어 배급지원상은 박정미 감독의 <담요를 입은 사람>, CGV상은 정해일 감독의 <언니 유정>, 왓챠상은 남궁선 감독의 <힘을 낼 시간>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단편경쟁부문 대상은 공선정 감독의 <작별>, 감독상은 임지선 감독의 <헨젤: 두 개의 교복치마>, 심사위원 특별상은 박세영 감독의 <땅거미>가 거머쥐었다. 아시아 영화진흥기구(NETPAC)에서 시상하는 넷팩상은 아델 타브리즈 감독의 <펀치 드렁크>가, J비전상에는 오재욱 감독의 <너에게 닿기를>이 이름을 올렸다. 국제경쟁 심사위원들은 “영화가 무엇인지, 어떤 작품을 제작할 것인지에 대한 강한 비전과 선을 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신을 따르는 작품이 눈에 띄었다”며 “동시에 새로운 영화의 파노라마를 보여주는 작품의 다양성을 높이 평가했다”고 심사 총평을 전했다. 한국경쟁 심사위원들은 심사 총평을 통해 “올해 한국경쟁부문 선정작들은 한국의 독립영화가 여러 방면에서 성장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특히 카메라 앞, 그리고 카메라 뒤 모든 곳에서 여성의 존재감이 두드러진 작품들이 눈에 띄었고, 영화 제작에 있어 여성의 주체성이 돋보이는 모습에 큰 영감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식은 오는 10일 오후 7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5.07 18:05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리뷰] "참사 그날 이후 '너' 없이 살아가는 법 배우는 과정"

“세월이 약인가요?” “아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약이 어딨어요. 안고 사는 게 약이죠.” 영화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속 세월호 참사 유가족 ‘예은이 아빠’ 유경근 씨와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고 배은심 여사의 대화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코리안시네마: 세월호 참사 10주기 특별전’ 중 일환으로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이 상영됐다.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유경근 씨와 1999년 씨랜드 참사로 두 딸을 잃은 고석 씨, 대구 지하철 참사로 딸을 잃은 황명애 씨,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 고 배은심 여사가 등장해 저마다의 ‘참사 이후의 삶’을 들려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1999년 6월 30일 수요일, 2003년 2월 18일 화요일, 2014년 4월 16일 수요일, 그날 이후 가족을 떠나보낸 사람들 서로가 서로에게 묻고 답하며 ‘너’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다.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그들은 남들과 다르지 않게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일을 나가며 일상을 살아낸다. 하지만 그들의 눈과 마음엔 무언가 빠져있듯 공허함이 담겨있다. 한순간의 재난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은 자식을 먼저 보낸 아픔뿐만 아닌, 구조 과정 속 정부의 무능했던 대응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진상규명 등으로 사고 이후에 입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 일어난 시기와 공간, 원인까지도 모두 다른 재난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이지만, 영화에 담긴 유가족들의 모습은 비슷했다. 재난 이후 진상규명을 위해 힘써왔던 과정부터 유가족들이 받은 사회적 시선과 혐오의 말들까지 이들의 시간은 소름 끼치게 닮아있다. 유가족들은 안산 화랑유원지에 단원고 학생 추모 공원을 조성하려 하자 ‘세월호 납골당’이라는 혐오를 받았고, 대구 지하철 참사 유가족은 추모 행사 준비 중 ‘장사 안된다’라는 주변 상인들이 쏟아내는 쓴소리를 감내했다. 또 대부분의 사망자가 유치원생이었던 씨랜드 참사의 추모비 설립 역시 주민들의 날카로운 반대의견이 뒤따랐다. 실제 이들에게 모두 ‘잊지 않겠다’라고 말했지만, 길어지는 유가족들의 투쟁에 돌아오는 말은 “보상금 받고 그만 끝내라”, “그런다고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오냐?”, “더 많은 보상금을 바라고 이러는 것이냐?” 등 냉정하고 잔인했다. 100여 분가량 상영된 영화는 자극적인 이야기도, 유명한 배우의 출연도 없었다. 하지만 영화가 전개될수록 극장 안은 관객들의 훌쩍임과 눈물로 채워졌다. 우리 모두에게 무뎌지고, 잊혀져 가는 그날들을 담아낸 <세월: 라이프 고즈 온> 속 그들의 연대를 기억하고 싶다.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4.05.0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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