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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민예총 박정훈 이사장 선출…경쟁 후보 감사로 선출 변화 시동

극심한 내홍을 겪어온 (사)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이 진통 끝에 제12대 이사장으로 박정훈 후보를 선출했다. 선거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과 고성이 오가는 파행이 빚어졌으나 경쟁했던 후보를 감사로 선출하며 새 집행부 구성을 마쳤다. 전북민예총은 24일 전주 솔담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이사장 선거를 진행했다. 이날 선거는 현장에서 후보등록을 마친 뒤 곧바로 투표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투표에는 정회원 가운데 43명이 참여했으며, 개표 결과 박정훈 후보가 29표를 획득해 14표에 그친 김갑련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신임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2월 1일부터 2년이다. 총회는 이사장 선출과 함께 상대 후보였던 김갑련 후보를 감사로 선출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회원들은 박윤호 현 이사와 함께 김갑련 후보를 감사로 선출했다. 이사장직을 두고 치열하게 경합했던 인물에게 집행부 감시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선거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조직 내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새 집행부는 꾸려졌으나 선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사무처(집행부)는 회의장 입구에 “본 총회는 내부회원 대상 비공개회의로 진행되며 언론 취재 및 녹음·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폐쇄적인 운영 방침 속에 투표권과 참관 자격을 두고 사무처와 일부 지회 간의 충돌도 발생했다. 갈등의 핵심은 회원 자격에 대한 유권해석이었다. 전주민예총과 익산민예총 소속 임원들이 당연직 이사 자격을 근거로 회의장 진입을 시도하자 사무처에서 이를 막아서며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한민욱 사무처장은 “전주민예총과 익산민예총은 전북민예총과 별개의 법인”이라며 “당연직 이사라 하더라도 회비를 납부한 정회원에게만 참관과 투표 권한이 있다”고 진입 불허 사유를 밝혔다. 이에 전주민예총과 익산민예총 관계자들은 “당연직 이사임에도 회비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관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진행 방식”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 고성과 막말이 오갔으며 회의장은 한때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전북일보는 박정훈 신임 이사장의 향후 운영계획 등을 듣기 위해 사무처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다음달 출범을 앞둔 박정훈 체제는 총회 과정에서 불거진 회원 자격 논란과 조직 내 갈등 해소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1.25 16:58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출품 공모 마감…한국영화 1785편 접수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한국영화와 국제경쟁 부문의 출품 공모를 마무리했다. 올해 한국영화 출품작은 총 1785편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19일 마감한 한국영화 출품공모 결과 한국경쟁 153편, 한국단편경쟁 1498편, 지역공모 52편, 비경쟁 부문(장편) 82편 등 총 1785편이 접수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접수된 1835편보다 50편(약 2.7%) 감소한 수치다. 영화제 측은 한국 영화산업의 전반적인 침체와 원활한 심사를 위해 마감 일정을 예년보다 열흘가량 앞당긴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출품작 경향을 보면 실험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극영화가 1220편(81.44%)으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실험영화(105편, 7.01%)가 다큐멘터리(77편, 5.14%)와 애니메이션(74편, 4.94%)을 제치고 뒤를 이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어 창작 방식의 변화를 보여줬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산업 위기 지표와 마감 일정 변경으로 출품작 수가 크게 줄 것을 우려했으나 감소 폭은 50편에 그쳤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독립영화인들의 창작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평했다. 함께 진행된 국제경쟁 부문에는 70개국에서 421편이 접수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44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 36편, 일본 28편, 캐나다 22편, 독일 19편 순이었다. 올해는 북미 국가의 출품이 확대됐다. 장르별로는 극영화(59.6%)와 다큐멘터리(34.2%) 비중이 전년 대비 각각 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경쟁과 한국단편경쟁 본선 진출작은 오는 3월 발표된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전주시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은 기자

  • 영화·연극
  • 박은
  • 2026.01.25 10:12

[안성덕 시인의 ‘풍경’] 시든 꽃

된서리가 시린 날이었습니다. 대한(大寒)이 톡톡히 이름값 하던 날이었습니다. 도청 청사 앞에 줄지어 서 있는 근조 화환을 본 아홉 살 손녀가 물었지요. “할아버지, 그런데 웬 꽃이 이렇게나 많아요?” “글쎄다, 도지사가 새로 뽑히셨나? 도의회 의장이 바뀌셨나? 나도 모르겠구나.” 말도 안 되는 소리 얼버무렸습니다.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것은 언젠가 그들 뒤를 따라가야 할 숙명을 안고 세상에 온 남은 이들의 자기 위안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이유는 여럿이겠지만, 그중 먼저는 망자의 사후를 지키며 애도하는 것일 겁니다. 하긴, 케냐 마사이마라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죽은 어미 곁을 지키는, 어미의 죽음을 애도하는 코끼리가 뉴스 된 적도 있었네요. 새끼들은 죽은 어미에게 자기 몸을 갖다 대기도 했으며, 어두워져 사자와 하이에나 떼가 몰려와도 밤새 자리를 뜨지 않았습니다. 조화는 시들었습니다. 애끓는 하소연의 현수막도 너덜거렸습니다. 땡볕과 된서리에 데였으며 삭풍에 소리 내어 울고 있었습니다. 반년도 넘었다네요. 삭발하고, 상여를 메어도 책임 있는 자 그 누구도 모르쇠랍니다. 돈벌레 유골 장사 사기꾼들에게 당했건만, 책무인 관리 감독 못 한 도지사도 시장도 선거철에만 악수하잔다고, 코빼기도 안 보인다고 눈물짓던 유족의 눈에 핏발이 서렸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1,800여 망자들의 피눈물인 듯 노을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영문 모를 손녀의 손을 꼬옥 움켜쥐었지요.

  • 문화일반
  • 기고
  • 2026.01.24 08:12

이미진 극단 ‘작은 소리와동작’ 대표, 제27대 전북연극협회장 당선

이미진 극단 ‘작은 소리와동작’ 대표가 제27대 ㈔한국연극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장으로 당선됐다. ㈔한국연극협회 전북특별자치도지회는 22일 오후 4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제27대 지회장 선거를 진행한 결과, 단독 후보로 출마한 이미진 후보가 찬반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 차기 지회장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선거에는 전체 회원 80명이 참석했으며, 이 가운데 77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72표, 반대 5표로 이미진 후보의 당선이 결정됐다. 이번 선거는 지난 12일 입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 단독 후보 체제로 치러졌으며, 협회 정관에 따라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 방식으로 진행됐다. 협회는 이번 선거를 통해 차기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하고, 향후 전북 연극계 운영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미진 당선인은 1987년 극단 토지 입단을 계기로 연극계에 발을 들인 이후 연출과 배우로 활동해 왔다. 1995년 극단 ‘작은 소리와동작’을 창단해 현재까지 100여 편의 작품에 참여했으며, 지역 연극 현장을 중심으로 꾸준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익산연극협회 지부장과 전북연극협회 부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과 전북연극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지역 축제와 문화사업 현장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익산 서동축제 사무국장과 총괄팀장, 세계문화유산축전 익산 주제공연 총감독 등을 맡아 대형 문화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담당했으며, 문화재단 심사위원과 각종 문화정책 관련 위원으로 참여하며 창작과 행정을 넘나드는 이력을 쌓아왔다. 이 회장은 향후 4년 임기 동안 △협회 화합 △위축된 전북연극제 활성화 및 위상 회복 △배우 중심의 재교육 워크숍 정례화 △무대제작소 및 무대보관소 설립 단계적 추진 △국제교류와 외부 네트워크 확대 △50+ 연극인을 위한 현실적인 복지 체계 마련 등 6대 공약을 내세웠다. 그는 “전북연극협회가 단순히 존재하는 조직이 아닌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회장 임기는 다음 달부터 4년간이다. 전현아 기자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6.01.22 18:36

전북 문인들의 뜨거운 축하… 제37회 전북문학상 시상식 성료

전북문인협회(회장 백봉기)가 2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제37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백봉기 회장을 비롯해 소재호 심사위원장, 김영 시인, 안도 수필가,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이사장 등 지역 문인 50여명이 참석해 수상자들의 성취를 축하하고 전북문단의 발전을 기원했다. 전북문학상은 도내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치며 전북문인협회 발전에 공헌한 회원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문단 활동 공적과 등단 연도, 작품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선정한다. 제37회 수상자는 윤철 수필가, 송하진 시인, 이용미 수필가, 이승훈 시인 등 4명에게 돌아갔다. 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심사위원 일동은 후보자들의 작품성과 문학 활동, 그리고 기여도에 중점을 두고 공정하게 심사했다”며 “작품성은 정량평가가 어려운 영역인 만큼 문단활동 참여도와 기여도를 우선적으로 살폈다”며 선정기준을 설명했다. 이어 “송하진 시인은 전북문학관의 토대를 만들어 전북문단의 지평을 넓혔다. 4권의 시집을 발간한 중견시인으로 문학적이고 예술적인 성취는 어느 문인 못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북문학상 수상자들을 향한 문단 원로들의 따뜻한 격려도 이어졌다. 안도 수필가는 축사를 통해 “상을 탈 때는 좋지만, 이후에는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더욱 문학활동에 정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정 전북애향본부 이사장 또한 전북 문단의 무한한 발전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22 17:46

설립 20주년 맞은 전주문화재단, ‘통합 문화플랫폼’으로 대전환 선언

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최락기)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을 아우르는 ‘통합문화플랫폼’으로의 대전환을 선포했다. 지난 21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재단은 지난 20년의 성과를 기록하고 미래 20년을 설계하기 위한 6대 핵심전략을 공개했다. 재단은 올해 △미래기술 기반 문화 확장 △전주한지의 글로벌 자산화 △문화예술 선순환 생태계 구축 △전통문화의 일상화·세계화 △전주형 K-컬처 글로벌 확산 △문화공간 운영전략 고도화를 핵심전략으로 추진한다. 먼저 오는 3월에는 세계적 거장 마르크 샤갈의 원화 350점을 공개하는 특별기획전을 팔복예술공장에서 개최하며, 판소리와 AI를 결합한 실감콘텐츠, K-장단 기반의 ‘장단바이브’ 등 융복합 예술사업도 병행한다. 글로벌 행보도 구체화했다. 프랑스 파리 ‘JEC World’ 참여와 국외 한식당 메뉴판 배포 등을 통해 한지의 외연을 세계무대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예술인의 성장을 돕는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청년작가들의 전국 단위 교류를 지원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예술교육 브랜드 고도화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복과 한식, 전통놀이를 K-콘텐츠의 핵심자원으로 재해석하고, 유럽 예술교육기관과의 국제협력을 통해 전주의 문화경쟁력을 강화한다. 공간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주요시설 중 △한국전통문화전당 △팔복예술공장 △한벽문화관 △전주천년한지관 △전주공예품전시관 등 5개 거점을 핵심공간으로 지정해 기능을 전문화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한국전통문화전당을 전통문화 아카이빙 컨트롤타워로, 팔복예술공장을 미래 문화 제작 거점으로 육성한다. 한벽문화관은 시민 문화 향유와 체험, 전주천년한지관은 한지 정체성 상징공간,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유통·소비 플랫폼으로 역할을 명확히 분담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비대해진 사업 규모에 따른 실행력이다. 관리 시설이 늘고 사업 영역이 확장되면서 재단의 역량 분산은 불가피해졌다. 예산과 인력의 효율적 배분 없이는 발표한 비전과 전략들이 실효성 없는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방대한 사업계획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정교한 ‘선택과 집중’이 향후 정책 성공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최락기 대표이사는 “2026년은 지난 20년을 돌아보며 문화예술이 전주 미래 경쟁력이 되는 다음 20년을 설계하는 출발점”이라며,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를 잇는 전략적 문화정책을 통해 시민의 일상이 문화로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1.22 17:15

붓질 겹쳐 우려낸 ‘색의 깊은 맛’...유휴열 화백의 ‘중첩미학’

한 가지 재료만으로는 깊은 맛을 낼 수 없다. 밥과 나물, 각종 양념이 입안에서 어우러지고 씹힐 때 비로소 맛이 완성된다. 22일 전시장에서 만난 화가 유휴열의 캔버스도 마찬가지다. 물감으로 표면을 덮는 것이 아니라 수없는 붓질이 더해져 바닥에서부터 색을 우러나오게 한다. 그는 이것을 중첩의 미학이라고 부른다. 2025년을 마무리하며 준비한 전시 ‘유휴열의 生·놀이-線과 色(선과 색)’이 유휴열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매년 12월 한 해의 작업을 결산하며 작업실을 개방하는 오픈하우스 형식의 이번 전시는 한국적 미의식의 원형인 선과 깊이 있는 색을 탐구한 평면회화 2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 작품들은 작가의 인생관과 예술관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칠순을 넘긴 그는 자신의 작업 방향을 ‘단순화’로 정의했다.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기사의 핵심을 담는 첫 문장처럼 불필요한 장식은 걷어내고 그림의 본질만 남기겠다는 의도다. 단순함 속에서 작가가 찾아낸 한국의 정체성은 바로 ‘선(線)’이다. 대륙의 기질로 덩어리를 중시하는 중국이나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일본과 다르게 숱한 외세 침략 속에서도 끊어질 듯 이어져온 한국의 끈질긴 생명력을 선으로 형상화했다. 실제 전시장 벽면에 걸린 작품들은 다랑논을 연상시키는 유기적인 선들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자유롭게 흩어진 것 같지만 끈끈하게 연결되어 화면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특히 선만으로는 시각적으로 약해 보일 수 있어 캔버스 자체를 두껍게 제작해 부피감을 주거나 그림을 옆면까지 확장하는 등 입체적인 시도를 더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난해한 현대미술을 대하는 관람객들에게 유휴열 작가는 “그냥 즐기라”는 명쾌한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가사를 모르는 팝송도 리듬을 타며 즐길 수 있듯이 미술도 작가의 의도를 분석하기보다는 시각적인 리듬과 색의 어울림을 느끼면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갤러리 전시와 다르게 작가가 상주하며 창작의 현장을 공유한다는 점도 이번 전시의 묘미다. 관람객은 작가의 안내를 받아 수장고를 둘러보거나 색이 중첩되어 완성되는 생생한 제작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된다.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1.22 17:14

억겁의 인과가 빚은 찰나의 경이…사진가 유백영 개인전 ‘생명’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절벽의 돌 틈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무수히 밟히는 시골 길바닥의 질경이와 차가운 꽃샘추위를 뚫고 고개를 내민 홍매화까지, 억겁의 세월 속에 켜켜이 쌓인 인과(因果)는 사진가 유백영의 렌즈 끝에서 비로소 ‘생명’이라는 이름으로 피어난다. 40여 년간 찰나의 기록에 매진해온 유백영 사진작가가 오는 27일부터 전주 서학동 사진미술관에서 개인전 ‘생명’을 연다. 이번 전시는 1981년 사진가로 입문한 이래 자연과 인간, 그리고 치열한 예술의 현장을 기록해온 작가가 윤회하는 모든 생명의 가치에 던지는 묵직한 질문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작가 개인의 커다란 시련을 극복하고 피워낸 결과물이라 더욱 뜻 깊다. 몇 년 전 ‘생명’을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던 중 당한 큰 사고로 몸과 마음을 회복하기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무산될 뻔한 위기를 딛고 다시 일어선 작가는 고요한 바위틈의 소나무나 질경이 같은 기존의 소재를 넘어 거친 숨을 내뱉으며 무리지어 달리는 말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이번 신작에 담아냈다. 이향미 전주부채문화관 관장은 발문을 통해 “작가가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와 준비한 ‘생명’은 고요함 속에 거친 풍랑이 있고, 거친 숨소리 속에 담담함이 공존한다”며 “그의 작품은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결코 멈추지 않는 강한 생명력의 연대를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유 작가는 지난 20여년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무대 위 인생을 기록해온 공연 사진의 대가로 꼽힌다. 그는 화려한 무대뿐만 아니라 사라져가는 무형유산 어르신들의 얼굴과 오래된 기차역, 법원 청사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역사를 재해석하는 기록자의 사명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그의 투철한 기록 정신은 독보적인 이력으로도 증명된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속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무대·공연 사진 최다 촬영’으로 전북문화기네스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 뉴욕 유엔본부 특별전 출품 및 내셔널 지오그래픽 수상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대한민국 법원의 날 수상, 전주시 예술상, 전북예총 하림예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립전주박물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2월 8일까지. 박은 기자

  • 전시·공연
  • 박은
  • 2026.01.22 09:4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경옥 동화작가-이라야‘파이트’

인간은 태어남과 동시에 누군가와의 관계라는 굴레에 갇힌다. 그중에서도 부모의 사랑은 사람이 성장하는데, 필수 조건이자 심리적 요새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라야’ 작가의 청소년 소설 <파이트> 속 주인공 하람이에게 부모라는 존재는 안식처가 아닌, 결코 정복할 수 없는 거대한 절벽과 같다. 열일곱 살 하람은 오빠가 왜 죽었는지, 엄마가 왜 자신을 외면하는지 모른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선교사인 아빠는 늘 다른 사람들을 챙기느라 바쁘고, 엄마는 딸의 존재 자체를 지운 듯 살아간다. 캄보디아의 낯선 땅에서 하람은 철저히 혼자였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한 가지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그 상처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작가 이라야는 그 답을 격투기에서 찾는다. 하람이에게 격투기는 단순한 꿈이 아니다. 정서적으로 무너질 것 같은 순간마다 하람이를 붙들어주는 언어이자,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유일한 방식이다. 링 위에서 주먹을 맞고도 쓰러지지 않는 것, 흔들리면서도 스텝을 멈추지 않는 것. 이 행위들이 하람이의 삶 자체와 겹쳐진다. 격투기 장면들이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절박한 내면의 리듬으로 읽히는 건 그 때문이다. 맞아도 버틴다는 것, 그것이 하람이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하람이는 어머니로부터 철저히 거부당한 아이였다. 사랑받아야 할 권리를 박탈당한 채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을 택한 하람이의 발걸음은, 마치 끝없이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부조리한 형벌과 같다. 우리는 흔히 결핍의 치유가 그 결핍의 근원(가족)으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작가는 하람이의 여정을 통해 이 고정관념을 보기 좋게 깨뜨린다. 무책임한 부모에게서 얻지 못한 사랑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땅을 밟는 순간부터 마주친 이름 모를 타자들의 ‘작은 선의’다. 한국의 계절을 의식하지 못하고 캄보디아에서 입고 왔던 얇은 옷을 입고 겨울의 차가운 기온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이때 낯선 이들이 다가와 옷을 건네는 소소하지만 낯선 다정함, 그 찰나의 눈빛, 그리고 예기치 못한 손길들. 하람이는 가족이라는 좁은 울타리 밖에서 비로소 자신이 세상에 존재해도 괜찮은 사람임을 확인받는다. 여기서 우리는 인간 존재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시지프스의 굴레’라는 부조리한 현실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 끝없는 형벌의 과정을 견디게 하는 힘은 반드시 특별하고 거창한 관계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라는 혈연 공동체가 주지 못한 온기를, 생면부지의 타자가 내민 떨리는 손길이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예상치 않은 위안을 준다. 이처럼 사랑은 우리가 알 수 없는 형태로 흐르고 있으며, 그 통로는 때로 가장 뜻밖의 장소에서 열린다. 결국 하람이의 ‘파이트(Fight)’가 단순히 링 위에서의 치열한 싸움만이 아니라 자신을 거부한 세계에 맞서, 타인의 선의를 동력 삼아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려는 생존의 몸짓이다. 만약 지금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지 못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하고 싶다. 나를 구원할 사랑이 꼭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서 와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대신 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타자의 눈빛과 손길을 느껴보라고. 누군가는 나를 향해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고, 나 또한 누군가에게는 시지프스의 바위를 함께 받쳐줄 소중한 타자가 될 수 있다라는 것을. 이경옥 동화작가는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번 째 짝>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9년 우수출판제작지원사업과 지난해 한국예술위원회 ‘문학나눔’에 선정됐으며, 2024년 안데르센상 창작동화부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의 저서로는 <달려라, 달구!>,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 <진짜 가족 맞아요>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6.01.21 19:05

전북일보문우회, 책으로 건네는 21인의 위로 ‘당신을 위한 작은 위로’

불완전하고 냉혹한 현실 속에서도 우리의 삶을 비추는 작은 빛들이 있기에 사람은 다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런 빛이 돼 독자에게 삶의 위로와 희망을 건네고자 한 책이 출간됐다. 전북일보문우회의 서평 에세이집 <당신을 위한 작은 위로>(걷는사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학인 21명이 58권의 책을 매개로 삶의 상처와 회복, 위로와 희망의 순간을 기록한 서평 에세이 모음집이다. 작가들은 각자의 삶에서 마주한 문장과 서사를 통해 외로움과 불안, 좌절의 시간을 되짚으며, 그 과정에서 건져 올린 감정과 사유를 독자와 나눈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과 점점 각박해지는 현실 속에서 무심히 지나쳐 버리기 쉬운 마음의 결을 다시 불러내며, 책이 지닌 위로의 힘을 조용하지만 단단한 언어로 전한다. 참여 작가는 경종호·기명숙·김정경·김헌수·박태건·안성덕·이영종·장창영 시인, 김근혜·김종필·이경옥·장은영 동화작가, 김영주·이진숙 수필가, 문신 문학평론가, 오은숙·정숙인·최아현·황보윤·황지호 소설가, 최기우 극작가 등으로, 모두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문인들이다. 이들은 시와 소설, 동화와 수필, 평론과 희곡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언어를 지니고 있지만,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에 남길 수 있는 흔적에 대해 진솔하게 응답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결을 이룬다. 이번 서평 에세이집은 화려한 해답이나 거창한 메시지를 담고 있진 않다. 하지만 삶의 곁에 조용히 앉아 가만히 손을 잡아 주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외로움과 상처, 불안과 좌절의 순간에서 만난 문장들은 감사와 회복의 언어로 이어지고, 마침내 다시 일어설 힘으로 피어난다. 책 속에는 눈물과 용기, 그리고 세상을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스며 있으며, 위로와 공감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들의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단단한 울림을 지니고 있다. 개인의 체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독자의 삶과 포개어지며,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질 때 삶의 풍경 또한 달라질 수 있음을 가만히 일러준다. 이는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다시 세계와 연결되고자 하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문학적 여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북일보 지면을 통해 다년간 독자들과 꾸준히 호흡해 온 신춘문예 출신 문인들의 글을 한데 모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오랜 시간 글을 통해 삶을 나눠 온 작가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만난 책과 그 책이 건넨 위로의 순간을 고유한 시선과 다채로운 감성으로 풀어낸다. 때로는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쉼을, 때로는 다시 걸어갈 용기를 건네준 문장과 기억들이 모여 하나의 에세이로 완성됐다. 전북일보문우회는 2007년 결성된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학인들의 모임으로, 작가 인터뷰와 서평, 기획 연재 등을 통해 문학의 저변을 넓히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저자들은 “서평집을 펴내기까지 작가들이 느꼈던 기쁨과 슬픔, 희망과 배려의 순간들이 독자들의 삶에도 잔잔한 울림으로 스며들기를 바란다”며 “이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지친 일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건네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21 17:30

굳이 해석하지 않아서 좋은, 박태건 시집 ‘고려인 만두’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삶의 파편을 오로지 시로 이야기해온 박태건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고려인 만두>(걷는 사람)가 출간됐다. 다정하고 다감한 삶의 이면에서 발견한 격정을 시로 형상화한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모악) 이후 5년 만에 펴낸 이번 시집은 걸쭉한 입담으로 고향 마을의 자연과 사람살이의 애틋한 정경을 그려내면서 토속적인 서정과 서사가 어우러진 이야기시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30여 년의 시력(詩歷)이 증명하듯 깊은 통찰력과 삶의 애환이 담긴 다정다감한 시편들이 잔잔한 울림으로 여울지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밤새 눈은 내려 어머니 눈썹도 하얗게 내린 아침에 검은 보자기 안에서 충혈된 눈으로 밤을 꼬박 세웠을 다라이 속의 물고기들 갯배는 꾸덕꾸덕 말린 생선 같이 오래 앓은 속앓이를 바다 너머로 보내곤 했는데 그때마다 바다는 물고기처럼 파닥거렸는데/ 다라이는 어머니를 태우고 미끄러지네//흘러가세요 어머니,/흘러가세요”(‘어머니의 빨간 다라이’ 부분) 박태건 시인의 시는 쉽게 읽힌다. 따로 해석할 필요 없이 세밀하고 감성적인 필치로 삶의 풍경을 그려내고, 익살과 해학을 곁들여 살갑고 능청스럽게 펼쳐놓은 사람의 이야기를 가만히 감상하면 된다. 특히 시인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생명의 흐름을 포착함으로써 현실의 모습과 의미를 한층 선명하고 두텁게 만든다. 눈으로도 읽지만 마음으로 읽는 59편의 따뜻한 시편들은 별다른 수사나 감정을 내세우지 않아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윤석정 시인은 발문을 통해 “박태건 시인의 시는 마치 이야기를 읽어주는 전기수처럼 우리의 감각을 흔들어 대면서 보는 맛, 듣는 맛, 먹는 맛을 선사한다”라며 “그의 시적 공간은 현실에 뿌리를 둔 채 시 이미지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익산에서 태어나 전주에서 자랐고 군산에서 살고 있는 박태건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과 시와반시 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 인문서 <익산 문화예술의 정신> 등이 있다.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21 17:30

여론 데이터로 본 한국인의 오늘⋯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발간

데이터로 한국 사회의 속내를 읽어내는 책이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8년간 축적해 온 정기 여론조사 결과를 집대성한 <여론 속의 여론(2025~2026)>(윤성사)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생활과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한국인의 일상과 시대정신을 꾸준히 추적해 온 조사 기록을 한 권으로 엮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책은 2018년 시작된 정기조사로, 매월 두 차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돼 현재까지 180회 이상의 조사 결과를 축적했다. 수십만 개의 응답 데이터는 단순한 통계치를 넘어,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와 한국인의 감정 지형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기록이다. 이번 단행본은 ‘지금 한국 사람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종합적 응답이기도 하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Part 1 ‘일상 속 한국 사회’에서는 인공지능 확산 이후의 인식 변화, 결혼·가족·양육관의 전환, 수면과 건강, 대도시인의 정서, 종교 갈등 인식 등 한국인의 삶과 감정을 세밀하게 짚는다. 20년 이상 현장에서 조사와 분석을 수행해 온 한국리서치 연구진의 경험이 녹아 있다. Part 2 ‘갈등과 정치: 한국 사회의 구조적 이해’에서는 이념·세대·젠더 갈등, 대통령과 국회에 대한 신뢰, 외교 인식 변화 등을 다룬다. 외부 연구진과의 협업을 통해 여론을 갈등의 지표가 아닌 통합의 가능성으로 해석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김경용 한국리서치 연구소장은 “이 책은 조사자와 연구자만의 산물이 아니라, 매월 성실히 응답에 참여해 주신 100만 명에 이르는 한국리서치 응답자 패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각자의 시간과 생각을 기꺼이 나누어 주신 응답이 모여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공적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의 사회적 의미를 믿고 날카로운 비평과 제언을 보내 준 학계·언론계·조사업계 동료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국리서치는 앞으로도 여론조사가 ‘여론을 드러내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와 민심을 이해하는 언어’로 기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단행본이 한국 사회와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다양성과 통합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현아 기자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6.01.21 17:30

전주세계소리축제, 최철 신임 조직위원장 선임…“내실 다져 재도약”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이하 소리축제)는 21일 열린 조직위원 총회를 통해 최철 21세기병원 대표원장을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임은 지난 3년간 축제를 이끌어온 이왕준 전 조직위원장이 지난해 10월 임기 종료 의사를 밝힘에 따라, 후임자 검토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됐다. 최철 신임 조직위원장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 신경외과 임상교수를 역임한 의학박사다. 현재 21세기병원 대표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대한신경외과학회와 국제근골격레이저수술학회 정회원 등 의료현장과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최 위원장은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고문과 전북특별자치도 문화관광재단 이사를 지내며 지역 문화예술계 및 예술인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소리축제 측은 최 위원장이 병원 운영을 통해 쌓은 전문적인 리더십과 지역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축제를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최철 신임 조직위원장은 “소리축제는 전통을 기반으로 세계성과 동시대성을 함께 품은 전북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라며 “그간 축제가 쌓아온 성과를 존중하면서 조직운영의 안정과 축제의 내실을 다져 다음 도약을 준비하겠다”라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또한 “예술가와 관객, 지역사회가 함께 신뢰할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리축제는 오는 2026년 개최 25주년을 앞두고 예술적 성과와 공공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신임 위원장 선임을 계기로 축제의 정체성을 공고이 하고 국내외 예술교류 확대와 안정적 운영 기반 구축을 통해 지역과 세계를 잇는 전북 대표축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어갈 계획이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1.21 16:13

‘새만금 산증인’ 김철규 시인, 문예지 <새만금문학> 창간

1978년 전북일보 기자 시절 새만금 간척사업의 필요성을 최초 보도했던 김철규 시인(전 전라북도의회 의장)이 새만금의 인문학적 가치를 조명하는 종합문예지를 창간한다. 산업과 경제 논리로 시작된 새만금을 48년 만에 문화예술의 관점에서 재정의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새만금문화예술협회(이사장 김철규)는 전국무대를 지향하는 종합문예지 <새만금문학> 창간호를 1월 중 정식 발간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문예지는 2025년 9월 김철규 새만금문학 발행인을 중심으로 군산과 익산 문인 10여명이 모여 ‘새만금문학회’를 결성한 것이 시초가 됐다. 새만금문학 김철규 발행인은 전북일보 기자와 전라북도의회 의장 등을 역임한 지역의 산증인이다. 그는 기자 재직 시절 식량안보와 국토확장을 위해 새만금사업의 당위성을 최초 보도했었다. 문예지 <새만금문학>은 지역적 한계를 탈피해 전국 단위의 필진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문효치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남곤 시인,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등 한국 문단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다. 특히 전국 각지의 필진 230여명의 작품을 수록해 650페이지에 달하는 압도적인 분량으로 제작됐다. 또한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과 김철규 새만금문학 발행인 간의 특별대담 ‘새만금문학과 새만금이야기’를 수록해 정책과 예술의 접점을 모색했다. 새만금문화예술협회는 창간호를 비롯해 1년에 2차례씩 문예지를 발행하고, 이를 영문 번역본으로도 제작해 세계 120개국 네트워크에 배포할 계획이다. 또한 협회 사단법인화를 추진하고 시극(詩劇) 등 공연예술로도 확장시킬 방침이다. 향후 ‘새만금문학상’도 제정해 우수 작가를 발굴하는 등 새만금을 종합예술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철규 발행인은 “새만금은 한반도의 국가적 사업임에도 그동안 경제성 위주로만 평가되어 왔다”며 “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새만금이 지닌 문화‧예술적 저력을 세계에 알리는 인문학적 황무지 개척에 생을 바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장르의 형식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목소리를 존중하며 지역성과 보편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작품을 꾸준히 세상에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박은 기자

  • 문학·출판
  • 박은
  • 2026.01.20 18:57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지역은 준비됐나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운영돼 온 ‘문화가 있는 날’이 오는 4월부터 매주 수요일로 확대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은 문화 향유의 일상화를 목표로 제도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주 4.5일제 확산이라는 사회적 변화 속에서 문화 인프라와 예산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문화진흥원은 최근 문체부 업무보고를 통해 ‘문화가 있는 날’ 제도 확대 시행 계획을 보고했다. 정광열 지역문화진흥원장은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영화 관람객 수가 다른 평일보다 29.6% 많고, 약 1510만 명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 달에 한 번으로는 문화의 일상화에 한계가 있어 매주 수요일로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확대 시행을 정부가 추진 중인 주 4.5일제와 근무시간 유연화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하는 흐름으로 해석한다. 공공기관과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일이나 금요일 오후 근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늘면서, 평일 낮 시간대 문화 향유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둔 판단이 정책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가 있는 날’ 역시 주말이나 퇴근 이후에 집중됐던 문화 소비를 평일 일상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다. 문체부는 제도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용섭 문체부 지역문화정책관은 “2월 중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4월부터 문화가 있는 날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진흥위원회도 관객 회복 방안으로 구독형 영화 패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지역 문화 현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도내에서도 문화가 있는 날이 운영되고 있으나, 제한된 예산과 낮은 공연 단가로 인해 프로그램의 질과 다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로 인해 문화 향유층이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임진아 전북문화관광재단 경영기획본부장은 “제도 확대는 향후 관련 사업비를 마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주 4.5일제 확산과 맞물려 평일 오후 문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에서 매주 수요일을 채울 콘텐츠와 운영 주체를 발굴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제도 안착까지는 1~2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 문화공간 현장에서는 운영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홍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문화사업부장은 “전당이 자체 제작 공연으로 문화가 있는 날 우수 사례로 선정된 경험은 있지만, 매주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고민이 크다”며 “공연 준비에 이틀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대관 일정과 공연장 관리 부담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설공연이나 요일 고정 프로그램이 많은 지역 구조상, 단계적인 운영과 현실적인 지원 방식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현아 기자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6.01.20 17:57

유응교 전북대 명예교수, 제22대 전라시조문학회장 취임

전북 시조문학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라시조문학회’는 20일 전북사회복지회관 강당에서 제22대 유응교 신임 회장(전북대 명예교수)의 취임식을 개최하고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이날 행사는 이석규 한국시조협회 명예이사장을 비롯해 우범기 전주시장, 국주영은 전북도의원,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 백봉기 전북문인협회 회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소재호 시인, 류희옥 시인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해 신임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유응교 신임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시조는 우리 민족의 혼과 숨결이 깃든 고귀한 전통문화예술”이라며 “600년 넘게 면면히 이어져온 이 아름다운 정신적 유산을 계승하고 시대에 맞게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임기 2년 동안 전라시조문학회가 질적·양적으로 보다 성장할 수 있도륵 3대 공약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시조의 저변 확대를 위한 회원 배가운동 전개 △회원 간 유대감 형성을 위한 소통과 화합 강화 △지역 문화행사 참여 및 사회봉사활동 앞장 등이다. 유응교 신임회장은 공학박사이자 전북대 학생처장을 역임한 명예교수다. 1996년 <문학21>로 등단했으며 이후 꾸준한 창작활동으로 문단에서 신망이 두터운 중견 문인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저서로는 <전북의 꿈과 이상>, <애들아! 웃고 살자>, <까만콩 삼형제> 등 다수를 펴냈다. 박은 기자

  • 문화일반
  • 박은
  • 2026.01.20 17:57

문화예술 중심에서 관광·마이스까지 기능 확장까지…전북문화관광재단 출범 10년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이 출범 10주년을 맞아 지난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10년의 비전을 선포했다. 2016년 설립 초기 문화예술 진흥에 집중했던 재단은 지난 10년간 관광·마이스(MICE), 예술인복지 등으로 역할을 확장하며 지역의 핵심 정책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일 재단에 따르면 재단의 지난 10년은 조직과 역할의 비약적인 확장 과정이었다. 2016년 180억 원 규모였던 예산은 2025년 450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으며, 조직은 초기 1처 5팀 체계에서 1처 3본부 1센터 7팀으로 개편됐다. 인력 역시 15명에서 65명으로 늘어나 정책 실행력과 전문성을 보강했다. 이러한 운영 효율화의 결과로 재단은 최근 2년 연속 전북자치도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최고등급인 가등급을 획득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지난 10년간 약 4800건의 사업을 통해 13만6000명의 예술인을 지원했다. 특히 문화 향유 구조를 단순 관람에서 참여 중심으로 전환하며 누적 향유인원 662만명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예술인복지증진센터와 복합문화공간 ‘하얀 양옥 집’ 운영은 예술인 복지와 공간의 사회적 가치를 확장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관광 분야에서도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재단은 지난 10년간 약 372만명의 관광객을 직접 유치했으며, 전북관광기업지원센터를 통해 490개의 관광기업을 발굴하고 5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특히 워케이션 등 체류형 프로그램은 지원금 대비 2배 이상의 소비 효과를 거두며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재단은 다가올 10년의 핵심 방향으로 △현장 중심의 조직과 정책 △사람 중심의 문화예술 △머무는 관광 등을 제시해 실천할 방침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일회성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3년 단위의 중장기 창작 지원 구조를 표준화하고 관광 및 마이스 분야에서는 글로벌 마케팅 기능을 강화해 체류형 관광구조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경윤 대표이사는 “지난 10년이 전북 문화관광의 기반을 구축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현장에서 체감되는 성과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구조를 완성하는 시기”라며 “문화예술과 관광이 연결되는 통합 플랫폼으로서 도민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재단 출범 10주년을 기념하는 ‘함께하는 10년, 특별한 미래’ 십년인사회는 오는 29일 라한 호텔에서 열린다. 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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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6.01.20 14:29

제12대 전주시연극협회장에 정성구 씨 선출

전주시연극협회 제12대 회장에 정성구 씨가 연임됐다. 전주시연극협회는 지난 16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제27차 정기총회 및 제12대 임원개선을 열고, 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임원개선은 제11대 회장을 지낸 정성구 회장의 단독 출마로 진행됐으며, 정기총회 이후 찬반 투표 방식의 선거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했다. 전주시연극협회 회원 총원 약 160명 가운데 97%의 지지를 얻은 정 회장은 제12대 전주시연극협회장으로 재선출됐다. 정 회장은 지난 4년간 전주시연극협회의 연간 사업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며 협회의 외연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협회원을 위해 존재하는 협회의 기능과 목적을 더욱 강화하고, 보다 나은 창작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인 연극인 지원 정책과 사업을 다각도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연극협회는 전주문화재단과 협력해 시민 대상 연극축제인 ‘전주 단막극 축제’와 청소년 연극교육 프로그램 ‘전주 꿈의 극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생활 연극 페스티벌’, ‘조선왕조실록 포쇄 의례 재현’ 등 시민 참여형 사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전현아 기자

  • 영화·연극
  • 전현아
  • 2026.01.19 19:29

“공연 비수기에도 멈추지 않는다”…교육으로 숨 쉬는 우진문화공간

공연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겨울철, 문화공간의 불이 꺼지기 쉬운 시기에도 우진문화공간은 교육 현장에서 문화의 숨을 이어가고 있다. 발레와 판소리 등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공간을 활성화하며, 시민을 문화의 주체로 키우는 ‘교육 기반 문화 자생력’ 모델을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우진문화공간 예술아카데미-신중년발레’ 수업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3년 전 전북문화관광재단 지역 특성화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약 5개월간 시범 운영된 것이 시작이다. 당시에는 강사료 역시 지원금으로 충당돼 수강생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지원 사업 종료 이후에도 수업을 지속해 달라는 기존 수강생들의 요청이 이어지며, 우진문화공간은 월 8만 원의 수강료를 통해 강사비를 충당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유지하기로 했다. 수강료 인상에 따른 참여율 저하 우려도 있었지만, 수강생들은 자발적으로 수업을 선택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높은 만족도로 재참여한 수강생들이 늘어난 데다, 올해 처음 프로그램을 맡은 이시현 무용가의 유연하고 친근한 커리큘럼이 더해지며 반응이 더욱 뜨겁다. 지난 18일 오전 진행된 수업 현장에는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 20여 명이 교육장을 가득 채웠다. 몸이 굳어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참여자부터 능숙하게 움직이는 숙련자까지 실력은 달랐지만, 발레에 대한 열정만큼은 모두 같았다.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들은 프로그램을 한 단어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입을 모아 ‘행복’이라고 답했다. 최고령 수강생인 장선옥(75) 씨는 “매주 일요일이 기다려질 만큼 수업 시간이 소중하다”며 “자세가 교정되고 손주들에게 ‘할머니가 발레한다’고 자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소은미(69) 씨 역시 “몸의 균형이 잡히고 사람들과 어울리며 웃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고 전했다. 우진문화공간의 교육 실험은 발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판소리 기초 교육 역시 ‘유파별 해설이 있는 판소리’ 공연에서 출발해 귀명창 발굴 프로젝트로 확장된 프로그램으로, 월 5만 원의 수강료에도 매번 모집이 조기 마감될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밖에도 분기별 미술기행 등 다양한 예술교육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영준 우진문화공간 관장은 “교육은 문화 향유의 문턱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며 “교육을 통해 형성된 참여자들이 공연과 전시로 이어지며 지역 문화의 자생력을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시민들이 예술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수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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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6.01.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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