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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식품산업 수도 만들자] ⑧보성 녹차산업(하)

녹차와 연계한 관광산업으로 지역경제 활로 연다

보성군이 260억원을 들여 건립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차박물관. (desk@jjan.kr)

보성녹차는 현재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차밭에 농약사용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후 수요가 급감하면서다. 재배농가들은 찻잎이 코팅 처리된 것 처럼 미끄러워 다른 옆채류와 달리 농약 잔류량이 많지 않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또 농약도 찻잎에 직접 뿌리지 않았다고 항변하지만,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고 있다.

 

'농약사태' 이후 수요가 급감하면서 생엽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올 생엽 ㎏당 가격은 예년을 반절도 안되는 800원 정도로, 벼농사 보다 수익성이 못하다는 게 농가의 이야기다. 식품산업의 경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녹차탕 군에서 직접 경영

 

친환경재배 녹차의 위기는 다른 면에서 기회다. 녹차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해소하고 녹차를 매개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의 다각적인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녹차 관련 다양한 체험행사. (desk@jjan.kr)

 

보성군과 농가들이 뜻을 모아 친환경 재배에 눈을 돌렸다. 수확이 가능한 차 재배면적(940㏊)중 올 76.7%(721㏊)의 차밭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보성군은 녹차와 연계된 관광산업에 특히 기대를 걸고 있다. 군은 율포해수녹차탕을 만들어 직접 경영하며 재정수입으로 연결시키고 있었다. 해수욕장내 위치한 녹차탕은 지하 120m에서 바닷물을 끌어올린 암반해수와 다원에서 생산된 차잎을 우려낸 녹수를 이용, 건강목욕을 즐길 수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올망졸망한 바닷가 풍광을 조망할 수 있는 점도 매력이다. 동시에 400여명의 수용이 가능한 이곳에 연간 40만명이 찾아 20억의 수익을 올린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 녹차탕을 이용하기 위해 서울에서 매주 이곳을 찾는 할머니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자랑했다.

 

▲차문화축제 매년 100만 관광객 찾아

 

군은 보성녹차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차문화 축제인 다향제를 매년 열고 있다. 차 수확시기인 5월 초 여는 이 축제는 올해로 34회째 이어졌다. 한국의 명차 선정대회, 차만들기 경연, 차잎따기 경연대회, 다향백일장, 차음식 전시 및 체험, 전국 초중고 학생차예절대회, 외국인 초청 팸투어, 생활다례?규방다례 시연, 차예복 전시 등으로 4일간 열린다. 축제기간 100만명을 불러 모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이 보성녹차산업에 힘을 보탠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판소리 발전을 기치로 걸고 98년부터 열어온 서편제 보성소리축제가 그 하나다. 전국판소리경연대회, 전국고수경연대회, 전국귀명창대회당 등으로 진행되는 국악축제지만 녹차가 빠질 수 없다. 축제 참가자들이 차 밭 관광에 나서 녹차식품의 팬이 된다.

 

지난 7월 문을 연 이고장 출신의 서재필박사 기념관도 보성의 또다른 볼거리. 4만5700㎡의 서재필기념공원에는 기념관과 독립문, 사당, 조각공원, 동상, 야외공연장 등이 들어서 있으며 서재필 박사의 유물 700여점이 전시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차박물관 건립

 

대한민국 차 수도를 표방한 보성군은 세계에서 제일 큰 차박물관을 건립중이다. 봉산리 일원 20여만㎡에 260억원을 들여 만들고 있는 차박물관에는 보성뿐 아니라 국내와 세계 각국의 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물과 식물원을 조성하고, 먹고 자고 체험할 수 있도록 식당, 차밭(4만㎡), 펜션(24개동), 판매장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다원별 녹차체험장 운영과 녹색체험마을로 지정된 웅치면 삼수마을의 체험프로그램, 찻잔 등 생활자기를 만드는 도예원 등도 보성녹차를 살찌우는 주요 관광자원으로 꼽힌다.

 

▲생산성 향상 품질고급화 과제

 

보성녹차가 관광산업으로서 가능성을 활짝 열었지만, 식품으로서 산업화에는 여전히 불투명한 점이 많아 보였다. 기본적으로 국내 녹차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고, 일본이나 중국과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국민 1인당 녹차 소비량만 보더라도 일본 500g에 훨씬 못미치는 80g에 불과하고, 차 생산량에서도 중국의 10%도 못미친다. 차 재배기술이 많이 향상되긴 했지만, 단위 면적당 생산량 역시 일본에 많이 떨어진다.

 

농촌의 고령화에 따라 일손부족 해결과 생산성 증대를 위한 기계화도 숙제다. 차 밭 대부분이 산지를 개발한 탓에 급경사로 되어 있어 기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농가의 안정적인 차 재배를 위한 유통문제와 고품질 차생산도 문제다. 수입 원료로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대기업과 달리, 보성지역 제다 업체의 경우 대부분 직접 다원을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재배한 차를 중심으로 차를 만드는 정도의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전남농업기술원에 녹차연구소가 만들어져 몇몇 차나무 품종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초보단계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재배되는 품종은 재래종에 일본 아부기다종이 중심이 되고 있다.

 

송봉석 보성녹차사업추진단장은 "녹차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가 급선무인 만큼 친환경생산을 통한 녹차의 고급화와 표준화가 규격화가 필요하며, 개발된 녹차 관련 제품의 브랜드화와 관광상품화에도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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