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영업정지…알고도 재탕삼탕…발뺌하면 그만…사진 등 증거확보 단속 어려워
8일 정오께 찾은 전주시 전동의 한 음식점. 한 끼에 5000원인 백반(白飯)이지만 탕 한 그릇과 10가지 남짓의 푸짐한 반찬도 함께 나왔다. 이어 옆 테이블을 정리한 뒤 반찬 그릇들을 들고 주방으로 간 종업원은 그릇을 든 채 몇 번의 노련한 손놀림(?)을 보이더니 반찬을 새로 담은 것처럼 살포시 내놓았다.
지난 3일부터 남은 음식을 재사용 하면 법적 처분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관리·감독 관계자들은 매일 지도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도내 적발 업소는 한 곳도 없다. 업소들이 주의하고 있다는 측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단속의 어려움을 이유로 단속반들이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높다. 잔반 재사용 현장을 목격하거나 증거 사진을 확보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업주들이 재사용하지 않았다고 발뺌하면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씨(49·전주시 서서학동)는 "동료들과 점심 시간이면 늘 근처에서 외식을 하는데 아직도 많은 업주들이 거리낌 없이 반찬을 재사용하는 것 같아 놀랍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고 했다. 박모씨(24·전주시 중화산동)도 "법이 시행되고 있는 줄을 모르는 업주들도 많은 것 같다"며 "알고도 재탕을 하고 있다면 더 문제라고 보는데 단속이든 뭐든 더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의 '남은 음식 재사용 안하기 운동'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음식의 고장 전주에서도 남은 반찬 재탕 우려의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기본으로 열가지 이상의 반찬이 제공되는 데다, 손님들이 남기고가는 반찬의 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음식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잔반을 다시 내놓지 않는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거나 전단을 돌리며 다양한 방법으로 잔반 재사용하지 않는 '위생 업소'임을 홍보하며 살 길을 찾아 나섰다.
도 보건 위생과 관계자는 "계속 반복되는 문제점이지만 인력과 시간 상의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고 우선 음식점 주방마다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감독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한편 남은 음식을 재사용할 경우 세균으로 인한 식중독 등의 질병우려가 높아 시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음식점을 통한 식중독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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