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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먹거리 지켜라] ⑥중식당 위생상태

"손님이 모르면 그만, 불량 짬뽕배달이요"…조리과정 볼 수 있게 주방 공개해야

지난 10일 오후 3시께 찾은 전주 중노송동의 한 중식당. 점심시간이 지나서인지 한 식탁에서만 손님이 식사를 하고 있을 뿐 식당은 비교적 한산했다.

 

잠시 후 종업원 2명이 주방에서 잔반통을 들고 나와 식당 앞에 있는 음식물쓰레기통에 남은 음식을 비우고 다시 주방으로 되가져갔다. 또 배달된 음식의 빈 그릇을 수거하고 돌아 온 종업원은 입구 쪽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운 뒤 주방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식당 안에 손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악취가 나는 잔반통을 아무렇지 않은 듯 들고 다녔다. 수거해 온 빈 그릇은 남겨진 음식 찌꺼기와 담배꽁초가 뒤엉켜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전주시내의 다른 한 중식당. 밖에서 잘 들여다 보이지 않는 주방에는 냉방이 되지 않은 탓인지 주방장의 얼굴과 몸은 땀에 젖었고 땀을 닦는 수건도 얼룩이 군데군데 묻은 채 조리대 옆에 놓여져 있었다. 식재료 용기 대부분도 냉장고 보다는 때가 낀 주방의 타일에 덮게가 열린 상태로 흩어져 있었고 먼지가 얹힌 환풍기도 최근에 청소한 모습이 아니었다.

 

이렇듯 그동안 중식당의 위생불량을 지적하는 보도가 끊이지 않았지만 자체적인 개선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중식당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가중되면서 '중식당=위생 사각지대'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기온과 습도가 상승하는 여름철의 중식당 위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그래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최모씨(33. 전주시 거주)는 "전에는 중국요리를 즐겨 먹었지만 비위생적이라는 말을 주위에서 너무 많이 들어 지금은 외면하는 편이다"며 "모든 중식당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부 비위생적인 식당들로 인해 전체의 이미지가 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한 시민도 "손님들은 주방 안이 보이지 않아 어떤 상태로 음식이 조리되고 식자재가 보관되는지도 알 수 없다"며 "업주와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차라리 모든 음식점이 조리 과정을 손님들이 밖에서 볼 수 있도록 개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중식당의 비위생은 지난 2월 4일 KBS <소비자 고발> '지금 중국집 주방에서는 무슨 일이?' 편이 방영 된 이후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당시 보도에는 시커먼 기름으로 춘장을 볶고 주방에 바퀴벌레가 지나다니며, 심지어 조리사들이 담배를 입에 물고 음식을 만드는 등의 충격적인 장면이 방송됐다.

 

그 후 식약청과 시·군·구 합동으로 전국 1만7000여개 중식당 및 배달음식점을 점검한 결과 도내 중식당 및 배달업소 42곳이 위생 취급기준을 위반했거나 건강진단 없이 영업을 해오다 적발됐다. 지역별로는 군산이 28곳으로 가장 많은 업소가 적발됐으며 익산 7곳, 남원 3곳, 김제 2곳, 전주 2곳 이었다.

 

이와 관련 익산시 위생과 관계자는 "적발 된 업소에 대해서 과태료를 부과 했으며 사후 점검 결과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위생 수준 향상을 위한 수시 지도 단속과 함께 업주들을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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