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주문 폭주.. 제약업체 수요충족 못할 수도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대유행으로 백신 확보가 절실해진 각국이 이기적인 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가 신종플루의 위협에서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백신이다른 국가에 팔리기 전에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16일 내다봤다.
특히 백신 생산국들은 백신이 다른 국가에 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약업체가타국가와 맺은 계약을 파기시키는 일도 불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과거 대유행 발생 시 백신 생산국은 자국 수요량이 채워지기 전까지 제약업체들의 백신 수출을 금지한 전례가 있다.
백신 비생산국이나 해외 의존율이 높은 국가들은 이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약업체들과 백신 공급 계약을 미리 맺었다.
하지만 데이비드 피들러 인디애나대 법대 교수는 세계적인 보건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이런 계약은 무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들러 교수는 대부분의 계약서에 긴급상황 등 특별한 상황 발생 시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는 구절이 포함돼 있으며, 제약업체와 국가 간의 사적인 계약은 국제법의 구속을 받지 않기 때문에 피해를 본 국가를 구제해 줄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백신을 자급자족하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며 전 세계 인플루엔자 백신의 70%는 유럽에서 생산되고 있다.
따라서 올 겨울 북반구에 본격적인 인플루엔자 유행 시즌이 찾아오면 각국은 신종플루 백신을 수입하기 위해 아우성을 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영국은 8월부터 국민에게 백신접종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고 6천만회 분량의 백신을 주문했으며, 프랑스는 여러 제약업체들과 총 9천400만회 분량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다른 많은 국가들도 유사한 전략 및 대책을 세워 놓고 있다.
이렇게 주문이 폭주하자 제약업체들은 백신 수요량을 충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미국 소재 백스터 인터내셔널의 로버트 파킨슨 주니어 최고경영자(CEO)는 현재5개국과 8천만회 분량의 백신 계약을 맺는 등 주문량이 너무 많아 새로 수주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16일 밝혔다.
스위스의 노바티스도 몇 건의 신종플루 백신 계약이 체결된 상태지만 여전히 35개국 이상의 정부와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신종플루는 다른 인플루엔자들에 비해 백신 생산을 위한 바이러스 배양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가을에 백신 부족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백스터, 프랑스사노피-아벤티스 등 제약업체들이 경고했다.
한편,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안전성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백신을 널리 유포하는 것은 각국 정부의 도박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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