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혈액 적정 보유량 절반 수준 보도 접하고 동참 결심
23일 제35보병사단(사단장 전동운) 전투근무지원실엔 30여 명의 장병들이 손에 헌혈기록카드를 들고 한 줄로 길게 서 있다. 헌병대·공병대·포병대 등 저마다 소속 부대가 다르고, 이등병부터 별 2개(소장)까지 계급도 '하늘과 땅' 차이지만, 이날 모인 이유는 하나 '생명 나눔'인 헌혈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최근 신종 플루 여파로 도내 혈액 보유량이 적정 보유량(7일분)의 절반 수준(3.6일분)까지 떨어졌다는 소식(본보 23일자 6면 보도)에 군 장병들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피가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지난 8월 입대해 군기가 바짝 든 531 포병대대 양승철 이병(21)의 목소리가 또랑또랑하다. 같이 온 선임병 박재성 상병(22)은 "군대 오기 전에는 특별히 헌혈할 기회가 없었지만, 군대에서는 헌혈버스가 올 때마다 헌혈을 하고 있다"며 "밖에서 신종 플루 때문에 혈액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별 망설임 없이 나왔다"고 말했다.
자타공인 '헌혈 왕' 통신대대 공대식 대위(28)도 이날 장병 14명을 이끌고 나왔다. 그가 그동안 헌혈한 횟수는 무려 102회. 공 대위는 이날 헌혈을 하지 않았다. 이미 지난달 말 개인적으로 전북대 헌혈의 집에서 전혈 헌혈을 했기 때문이다. 전혈 헌혈은 최소 두 달이 지나야 다시 헌혈할 수 있다.
이날 장병들과 함께 혈액 나눔 봉사에 참여한 전동운 사단장(55)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1년에 두 차례 정기적으로 하는 단체 헌혈이 끝나서 이번에 한 번 더 (전북혈액원에)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전북혈액원 송준열 운영과장(50)은 "12월 도내 모든 고등학교와 대학이 겨울방학에 들어가면 내년 2월까지가 혈액 수급의 최대 고비"라며 "혈액 한 방울이 절실할 때 군에서 솔선수범해 주니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24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사랑의 헌혈 운동'에는 35사단 장병 2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며,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장병 4600여 명(혈액 180만cc)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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