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송천동 롯데슈퍼 '기습 개점'…"상생 약속 무시" 규탄
최근 전주시 송천동에 SSM(기업형 슈퍼마켓)인 롯데슈퍼가 기습적으로 개점, 새해 벽두부터 골목 상권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기습 개점을 막을 수 있는 유관기관의 실질적 행정력이 부재, 민생경제를 살리겠다는 자치단체의 구호가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주시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는 지난 8일 롯데슈퍼의 개점과 관련 성명을 통해 "지역상인의 반발로 잠시 주춤했던 SSM이 최근 기습적이고 비도덕적으로 개점하고 있다"면서 "동네 슈퍼를 인수해 이름을 바꾸거나 위장 간판을 달고 야간에 공사를 마친 뒤 '날치기 개점' 등의 행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롯데슈퍼의 기습 개점은 대규모 유통업체와 중소유통업의 상생의지를 저버린 행위다"며 "개점을 취소하라"고 규탄했다.
그동안 잇따른 사업조정 신청으로 개점이 취소·보류되는 등 대기업의 SSM 진출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적극적으로 SSM의 확대를 내비쳤던 이마트는 사실상 SSM 확대를 접은 상태다. 지난 6일까지 중소기업청이 접수한 SSM 관련 사업조정 건수 82건 중 51건을 차지한 홈플러스는 수도권에서 가맹점 형태의 SSM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송천동의 롯데슈퍼는 지난해 말 기존 동네 마트의 폐업과 롯데마트의 개업 신고를 동시에 진행, 지역 상권이 개점을 미리 파악할 겨를도 없이 기습적으로 개점, 지역 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약 660㎡ 규모인 롯데슈퍼 송천점은 지난 6일부터 개점을 기념하는 할인 행사를 펼치며 인근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으며, 매장은 인근에서 몰려든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존 동네 마트에 납품하던 지역의 한 유통업체는 지난 8일 낮 12시부터 한 시간 가량 롯데슈퍼 개점에 항의하는 차량 선전전을 펼쳤다.
치약·샴푸 등을 납품하던 S유통의 김모 부장은 "지난해 말 수금을 위해 방문했던 기존 마트에서 사전 통지도 없이 이번달 초까지 물건을 빼라고 했다"면서 "SSM 개점은 지역 유통업체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차량 선전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중소상인살리기 전북네트워크 관계자는 "롯데슈퍼가 영업신고는 지난해 말에 했지만 지난 5일에서야 기존 납품 업체의 물건을 모두 철수한 만큼 실제 영업개시일 이전인 5일자로 중소기업청에 부랴부랴 사업조정을 신청했다"면서 "현실적으로 영업개시를 감지할 수 있는 장치가 절실하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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