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칫솔질 등 구강위생 철저히
최근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의 여섯 번째 합병증으로 치주병을 언급했다. 잇몸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당뇨병에 잘 걸리며, 당뇨병이 있는 경우 치주병이 악화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과거에 치주질환은 전신질환과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치주학에 대한 많은 연구를 통해, 치주질환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신질환 및 전신조건과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치주질환의 심도가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치주질환 상태가 사망률을 예상하는데 의미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시행된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최초의 치주상태가 흡연, 알콜사용, 콜레스테롤 수치, 혈압, 심질환의 가족력, 교육수준, 체질량 등 다른 변인들과 무관하게 중요한 인자가 되었다. 환자의 치주상태를 진단했을 때 처음에 21%의 골소실이 있었다면 추적기간 중 사망위험이 다른 대상에 비하여 70%가 높았다는 것이다. 즉, 치주건강도가 나쁜 환자는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다른 위험요인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실험을 통해 증명됐다.
치주질환은 관상동맥성 심장질환 및 동맥경화증과도 관련이 있다. 치주염 병원균과 관련된 내독소(LPS)는 잇몸 속의 혈관으로 침투하여 온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심장병이나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 구체적으로 동맥혈관벽으로의 염증세포침윤, 동맥평활근 증식, 혈관 내 응고 등을 야기한다. 또한 혈관의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단핵구/대식세포가 혈관벽으로 들어가 혈액 속에 함유되어 있는 면역 단백의 하나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생산하고 염증반응을 증가시키며 경화병소를 확장시킨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치주질환은 당뇨병과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당뇨병과 치주질환 간 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역학연구 결과, 당뇨병은 치주질환의 위험도와 심도를 증가시킨다고 확실히 알려졌다. 또한 심한 치주염이 혈당 대사조절을 유의하게 악화시키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당조절이 불량하고 치료 전에 치주조직 파괴가 심한 환자의 치주치료를 한 결과 혈당조절에도 유리한 효과를 가진다고 보고되고 있기도 하다.
치주질환은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 있어 더욱 치명적이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몸 안의 호르몬 변화로 치주병이 발병할 확률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치주병은 임신상태의 환자에서 조산, 저체중아에 대한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 치주병원균에 의한 질 내 집락화는 양수막의 조기파열, 조산,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저체중아 출산의 알려진 원인인자를 조정한 후에도 치아의 60% 이상에서 치주염이 존재하는 여성은 저체중아 출산 위험도가 7.5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치주염은 흡연이나 알코올 섭취에 비하여 저체중아, 조산에 더 강하게 관련되어 있다.
끝으로 치주질환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폐농양과 같은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병인론에 있어서 치주질환과 유사하다. 두 질환 모두 만성적 자극에 의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숙주 염증반응으로, 치주질환의 경우 치주질환균, COPD의 경우 흡연이 자극인자이다. 그 결과 호중구가 유입되고 산화 및 가수분해효소가 유리되어 직접적 조직 파괴가 초래된다.
전신질환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치주병은 올바른 칫솔질과 같은 철저한 구강위생관리와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김형섭(전북대병원 치주과 교수)
▲ 김형섭 교수는
서울대 치과대학 졸업
서울대 대학원 치의학 석사·박사 취득
전북대병원 치과진료처장·치과대학장 역임
현 대한치주과학회 정회원
현 대한치과이식(임플란트)학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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