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 느끼도록 환경변화 신중…실수 이해하고 지지하는 자세를
◆ 질문) 저희 아버님께서는 70대 중반이신데 3년 전부터 치매로 진단받고 약을 드시고 계십니다.
최근에는 처음 약을 드실 때 보다 더 화를 잘 내시기도 하고, 의기소침 하시다 억지를 부리십니다. 또 고집이 세고 본인 주장이 많아서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모시고 사는 입장에서 최대한 존중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대해 드려야 할까요?
◆ 답) 치매는 시간·장소·사람 등을 인식하는 지남력, 기억을 등록하고 저장하고 회상하는 과정, 주의 집중을 하고 계산하는 능력, 듣고 말하고 표현 하거나 시·공간의 구성에 대한 인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억의 저하와 엉뚱한 행동만이 주된 치료 대상으로 생각하지만, 살아가시는 동안에는 삶의 질에 있어서는 정서적 문제를 다루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흔히 치매노인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치매노인에게도 자존심이나 수치심은 남아 있으며 지적인 능력은 쇠퇴하여도 감정은 그대로 있습니다. 가족이나 보호자들은 치매노인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일상생활을 하는지 알아서 치매노인의 세계에 동화하여 함께 사는 것을 생각해야겠습니다.
먼저 치매노인의 마음에는 무엇인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위 사람들이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고 야단을 치면 자신감을 잃고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질문한 것에 대해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안들리는 척하며 정당화시키려 하기도 합니다. 판단력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실수하기 쉽고 심리적으로 혼란스럽기 때문에 쉽게 화를 내거나 잘 울게되고, 과거 가장으로서 혹은 주부로서 권위적인 존재였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거부하거나 고집을 부립니다.
치매노인은 자신이 아끼거나 즐겨쓰던 물건, 장소,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안정감을 느끼도록 환경을 배려해야 합니다.
치매노인을 대할 때는 자신의 상태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주의깊게 관찰하여 질병이 진행되는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이사 하거나 시설 입소 등으로 방안의 가구 등이 바뀔 때 매우 불안해하고 우울증을 보일수 있어서 환경변화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를 수 있고 반응도 느리므로 재촉하지 말고 노인의 수준에 맞춰 드리고,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 들리는 쪽에 앉아서 얘기해 주시고, 기억력·판단력이 흐려져서 많은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전달하는 내용은 간단 명료 할수록 좋습니다. 대화할 때는 말로만 하지 말고 동작을 많이 사용하여 손을 잡거나 등을 쓰다듬는 등의 신체적 접촉과 미소를 함께 사용하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설득하거나 따지며 바꾸려고 하지 말고, 인내하며 다정하게 지지하고 마음과 행동을 수용해 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치매노인의 상태에 따라 하루 일과를 정해놓고 지키도록 가족 모두가 챙겨 주시고, 할 수 있으면 자신이 하도록 도와주면 자존심도 높여주고 가족의 부담도 줄여 줄 수 있습니다.
어른으로 존중하고 환자의 상태를 면전에서 얘기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노인의 실수를 증상으로 수용하고 말다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 가족들은 노인이 옛날 일을 자주 회상하도록 도와드려서 안정감을 갖게 하고 자신을 알도록 지지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김동인 (전주 김동인신경정신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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