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있는 전립선 제거가 근본적 치료
70세의 촌로가 드문드문 남은 치아를 보이면서 "오줌 좀 싸게 해주쇼"라며 급하게 진료실을 들어왔다. 10여 년 전부터 소변줄기가 가늘어졌고, 중간 중간 소변이 끊어져 용을 썼지만 소변보기가 수월치 않고 너무 힘을 쓰다 보니 며칠 전부터 치질까지 생겼단다.
"어제 저녁 부터 갑자기 오줌싸기가 지랄 같더니…. 아, 글씨, 새벽에는 전혀 나오질 않는 거여. 오줌은 마렵지. 나오진 않지. 배는 터질라고 하고 밤새 화장실만 다니다 겨우 소변 한 두 방울 본 게 전부여."
"진작 치료를 받으시지 그랬습니까?"라고 했더니, 노인정에서 만난 많은 동료 노인들이 대부분이 같은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하기 때문에 병이 아니고 늙으면 자연히 나타나는 증상인 줄 알았다고 했다. 간단한 검사를 진행하고 영감님의 아랫배를 보니 5~6개월 된 임산부처럼 빵빵하게 불러 있었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소변이 나오질 않아서 방광이 과팽창된 상태이다. 이 영감님은 요도를 통한 내시경수술로 치료를 받고 좋아져서 퇴원을 하셨다.
전립선은 방광입구의 바로 하방에 위치하여 전립선부요도를 둘러싸는 밤알 크기만한 기관이다. 남성에게만 있고, 그 기능은 주로 정액의 일부를 만들어 내며,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여 신체의 리듬을 조절한다. 나이가 들어 40대 후반이 되면서 전립선이 커지게 되고 전립선이 둘러싸고 있는 요도를 압박하여 소변을 보기가 어려워지는 질환을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대개 50세 이상부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50세의 정상성인 남자에서 50~60%가 전립선비대증을 가지고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하는 환자의 비율이 증가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증상들은 소변을 보기가 어렵다든가, 자주 보는 것, 화장실에 가도 쉽게 소변을 보지 못하는 것, 소변보는 도중 소변줄기가 끊기는 것, 소변줄기가 가늘어 지는 것, 야간에 잠자는 동안 소변을 자주 보아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것,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고 항시 잔뇨감이 남아 있는 것 등이다. 때로는 소변이 급해 지퍼를 내리기도 전에 옷을 적시는 일이 많아 모르는 곳을 가면 일단 화장실 먼저 찾게 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증상들은 장거리 여행을 어렵게 하고, 야간에 잦은 소변은 깊은 숙면을 취할 수 없어 하루 종일 자울자울한 상태로 만들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비대증의 근본적인 치료는 커져있는 전립선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내시경 등을 이용하여 복부에 칼을 대지 않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게 되고 큰 경우는 복부를 열어서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러면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비대된 전립선을 그대로 두면 배뇨증상 등 모든 증상이 나빠지게 되고, 방광이 소변을 내보내기 위해 과잉으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방광의 기능이 나빠지게 되어 염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신장이 나빠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설령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약물을 복용해 배뇨를 원활하게 해 주어야 방광과 신장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최근 들어 진단과 치료방법이 매우 발전하여 완치에 가까운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또 전립선암의 발생이 증가추세에 있기 때문에 전립선비대증으로 고생을 하는 환자는 비뇨기과 전문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박종관(전북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교수)
▲박종관 교수는
전북의대 졸업
전북대 의학석사·의학박사
미국 미네소타 메이요크리닉 연수
대한 남성과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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