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수 호수면에 담긴 오색 가을빛 장관
전주를 출발, 17번 국도를 따라 임실 성수면을 빠져나와 장수방향으로 주변의 나무들이 오색빛깔로 변해가는 한적한 시골길을 1시간 남짓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장남저수지. 마치산 중턱에 있는 이 저수지는 장수와 남원의 앞글자 한자씩을 따와 장남저수지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이름에도 담겨 있지만 마치산에서 흘러와 담수된 장남저수지의 1급수 물은 장수군 산서면과 남원시 보절면 일원의 옥토를 촉촉하게 적시고 있다. 장남저수지는 여름이면 저수지로 흘러들어오는 마치산의 시원한 계곡물이 많은 행락객들의 사랑을 받고, 겨울이면 저수지에 비친 오색빛깔의 단풍의 아름다움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는 곳이다.
▲1000여 ha 옥토에 생명수 공급
장수군 번암면 국포리에 있는 장남저수지는 지난 1976년 공사에 착공, 8년여의 공사 끝에 준공됐다. 장수군 산서면과 남원시 보절면 일원의 상습 한해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으로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농업기반 조성으로 농촌경제 발전을 위해 만들어 졌다.
농어촌공사 무진장지사가 관리하는 61개 저수지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장남저수지의 총 저수량은 612만 4000톤이다. 장남저수지에 담수된 물은 장수군 산서면 일원과 남원시 보절면 일원의 옥토 936ha에 생명수를 공급하고 있다. 저수지 준공 이후 농민들은 식량 증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는 곧 소득 증대로도 이어졌다.
장남저수지의 특이한 점은 일반적으로 모든 저수지의 취수탑이 제방 쪽에 있는 것과 달리 제방 반대쪽에 취수탑이 건설돼 있다는 점이다. 마치산으로 가로막혀 있는 산서면의 옥토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무진장지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취수탑에서 퍼 올린 물은 마치산을 가로질러 뚫어진 2.5km의 도수터널을 이용해 산서면의 옥토를 적셔주고 있다. 장남저수지는 코어형 필댐이다. 제방 가운데 물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점토를 넣고, 외부에는 흙과 돌을 쌓아올린 형식이다. 저수지 제당의 길이는 286m이며, 높이는 44m에 이른다.
당초 장남저수지에는 붕어·향어 등을 양식하는 가두리 양식장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후 이 양식장은 모두 폐쇄됐다. 장남저수지의 수질을 오염시킨다는 것이 주요인이었다.
농어촌공사 무진장지사 관계자는 "가두리 양식장이 폐쇄된 이후 주변의 오염원이 사라지면서 저수지는 1급수의 수질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장남저수지에는 붕어·향어 등의 어류가 많이 서식한다. 그러나 수질 보전을 위해 낚시는 금지돼 있다.
▲ 둑높이기 사업으로 저수지 두개의 효과
농어촌공사는 장남저수지의 둑 높이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공사의 발주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오는 2012년까지 공사를 마무리 한다는 방침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장남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에는 모두 195억 86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공사가 마무리 되면 장남저수지는 현재 44m의 제방 높이가 6.5m 더 높아진다. 저수량도 현재의 612만 4000톤에서 817만 톤으로 크게 늘어난다. 저수량이 늘어나게 되면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수혜면적도 늘어나게 된다.
농어촌공사 무진장지사 관계자는 "장남저수지 둑높이기 사업은 수자원을 확보하고, 재해예방은 물론 갈수기 하천유지유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다"면서 "둑높이기 사업이 마무리 되면 장남저수지에서 더 많은 양의 물을 공급할 수 있게 돼 농민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농사에 종사할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주변에 가볼만 한 곳
장남저수지 주변에는 유서 깊은 문화재들이 많이 있다. 저수지에서 10km 남짓 떨어진 산서면 오산리에 있는 권희문 가옥은 조선시대 고가(古家)로, 도민속자료 제22호다. 권희문 가옥은 일반적으로 옛 가옥의 중심이 사랑채인데 반해 안채가 중심이며, 상류층가옥이 근대화돼가는 과정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 의미가 있다.
또 인근에는 도 문화재자료 제35호로 지정된 압계서원이 있다. 고려의 명신 육려(陸麗)·임옥산(林玉山)·박이항(朴以恒) 등 3인의 신위를 모시기 위해 1789년(정조 13)에 세운 서원이다. 해마다 3월17일 향사를 지내고 있으며, 산서면의 향약소(鄕約所)로도 사용됐다.
이와 함께 장수읍 식천리에 있는 합미성도 가볼만 한 곳이다. 지방기념물 제75호인 합미성은 해발 800m의 산능선 정상에 자리하고 있는 약 1000년 전 후백제 시대의 산성이다. 합미성이란 이름은 후백제 때 성에 주둔한 군사들이 먹을 식량을 모았다 해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현재는 북서쪽과 남쪽의 일부 성벽만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고, 대부분의 성벽은 무너져 내린 상태다. 합미성에 가면 당시 군사들이 이용하던 물을 땅속으로 보내던 수로관 시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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