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점에 목돈과 연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게 유리할까? 예를 들어 목돈 10억원을 한꺼번에 받을 지 혹은 매월 200만원씩 사망할 때까지 받을 지 골라야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나중에 받는 것보다 당장의 목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노후에 목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일 수 있다. 자칫 상속이나 증여 등의 문제로 가족 사이에 분란을 일어날 수 있다. 생전 안 해본 사업을 하려다가 한꺼번에 날려 버릴 수도 있다. 만일 치매와 같은 병에 걸리면 통장에 얼마가 있는 지 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연금상품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거 서구의 여러 국가들은 국민연금 만으로 국민의 노후소득을 어느 정도 보장하려고 시도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영국 노동당은 사회보장제도의 완벽한 실시를 주장하며 "요람에서 무덤까지(From the cradle to the grave) 국가가 책임진다"는 꿈 같은 슬로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슬로건은 점차 빛을 바랠 수 밖에 없었다. 사회보장 제도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일부 국민들의 풍조와 늘어나는 수명 등으로 정부의 지출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더 이상 사회보장 제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결국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보완한 3층 보장체계가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은퇴 이후 필요한 노후자금은 자신의 최종소득이나 근로기간 소득의 70% 정도가 돼야 한다.
아직까지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국민연금을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아주 기초적인 의식주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만을 지급할 뿐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막연한 기대에서 벗어나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 이외에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으로 2중, 3중의 체계를 갖추는 것이 지혜로운 노후 준비의 시작이다.
노후 준비를 위한 연금상품에 투자할 때 가장 주의할 점은 원금보장보다 인플레이션 이상의 수익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이는 노후준비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이 수익률 변동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한 한 주식편입비율이 높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 민주영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투자지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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