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물가상승의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휘발유, 도시가스 등 에너지 관련 요금도 덩달아 올랐다. 전기요금도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국제 곡물시세 상승으로 밀가루와 설탕 등 식재료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금값이 고공행진하면서 1g 짜리 돌반지가 등장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작년 하반기에 시행한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10가구 중 9가구가 물가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얘기가 농담이 아니게 된 요즘, 우리나라는 물가상승으로 아우성이다.
물가상승이 장기화되면 이를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인플레이션은 구매력을 갉아먹는 대표적인 주범으로 꼽힌다. 10년 전 자장면 가격과 지금의 자장면 가격이 다른 것처럼, 같은 양의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갑을 열 때마다 우리 머리를 지끈거리게 하는 '두통 유발자' 인플레이션, 이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오르는 가격을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소비자보다, 가격책정을 통해 물가상승의 영향을 조절하는 판매자, 즉, 기업과 함께하는 것이다. 기업은 물가 상승으로 비용이 증가하면 일정 부분을 가격에 반영해 소비자에게 부담시킨다. 신제품 출시, 용량 증가, 특정 성분 추가 등을 내세우며 가격을 올리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인기 제품은 가격을 올리되 비인기 제품은 가격을 내려 인상 폭이 높아 보이지 않도록 조절하기도 한다. 이처럼 기업은 물가상승분을 상쇄할 만한 다양한 자구책이 있다.
기업의 다양한 경영활동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그 몫은 결국 기업의 주인인 주주에게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물론, 금이나 원자재 등 실물자산 가격이 오르거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상대적으로 주식시장의 투자 매력도는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 덕분에, 역사적으로도 주식의 장기수익률은 채권이나 실물자산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었다. 우리가 주식과 함께 해야 하는 이유다.
얼마 전 세계 가전시장 점유율 1위인 월풀이 제품 가격 인상을 밝혔다. 이에 대해 월풀의 최고경영자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서도 이익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인플레이션을 대하는 기업의 태도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 강정란 에셋플러스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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