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이트에서 미혼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이들의 평균 결혼 희망 연령은 평균 31.9세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경제적 기반을 쌓은 후 결혼하기 위해서'를 이유로 꼽았다.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들도 있었는데, 이것이 경제적인 부담감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한 결혼정보 업체에서 조사한 우리나라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은 1억 7542만 원으로, 지난 2000년의 8278만 원의 2배나 됐다. 아직도 집이나 혼수 등에 지나치게 큰 비용을 지출하고, 이런 추세가 부메랑이 되어 결혼 자체에 대한 부담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몇 년간 각자 공들여 모은 목돈을 좀 더 잘 활용한다면, 새로운 인생의 든든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결혼자금을 좀 더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지출을 줄여야 한다. 결혼을 앞두고 '일생에 단 한 번뿐이니까.'라는 생각으로 무리해서 지출하기에 십상이다.
다음으로는 빚을 줄여야 한다. 특히 집과 혼수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대출 규모를 줄여 이자비용이나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두 사람이 생활하는 데는 작은 평수도 충분하고, 시작부터 무리해서 집을 살 필요는 없다. 따라서 주택 규모를 줄이고 전세 제도 등을 이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이사나 육아를 거치면 자연스레 흠집이 나게 마련이므로, 가전이나 가구 구매시에는 꼭 필요한 것만, 그리고 지나치게 비싸지 않은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결혼 이후의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자녀출산이나 주택마련, 노후생활 등의 시기와 규모를 계획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일수록 서로가 터놓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각자의 수입과 지출 현황을 정리하고, 출산 이전까지 최대한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목적별, 시기별로 통장을 분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자녀 학자금이나 노후자금처럼 장기적인 목적에서 접근해야 하는 부분은 주식형 펀드 등의 투자상품을 통해 기대수익을 좀 더 높이는 것도 합리적인 방법일 것이다.
몇 년 전 우체국에서 정준호를 내세운 광고를 방영한 적이 있다. 결혼 전 멋진 옷차림에 우아하고 화려한 생활을 즐기던 연인이 일상에 찌든 부부로 바뀐다. 그다음 화면에 나오는 문구를 기억하는가? 다소 코믹한 설정이 담기긴 했지만 마냥 웃고 넘길 TV 속 이야기는 아니다. 잊지 말자. 낭만은 짧고 생활은 길다.
/ 강정란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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