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장동인근 여수~성남 송유관서 2억 원어치 빼돌려
추성수기자 chss78@
전주에서도 처음으로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고 이를 판매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주 덕진경찰서는 14일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친 강모씨(48) 등 3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김모씨(45)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로부터 훔친 기름을 사들여 판매한 주유소 업주 정모씨(46) 등 2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달 29일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전주시 장동 주변을 지나는 대한송유관공사의 여수-성남간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등유 5000리터를 빼내는 등 지난 달 20일부터 10일 동안 모두 5차례에 걸쳐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총 10만5000리터, 시가 2억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훔친 기름을 충북 진천 정씨의 주유소 등에 시중가격보다 10%가량 싸게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사회에서 알게 된 이들은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기로 공모하고 총책과 절도책, 기술책, 운반책 등 각자 역할을 분담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적한 도로변에 매설돼 있는 송유관을 물색하던 이들은 지난달 1월께 전주시 장동을 범행 장소로 정한 뒤 같은 달 18일 오후 9시부터 19일 오전 4시 사이 지하 1.5~2m 깊이로 매설된 송유관에 구멍을 뚫고 고압호스를 연결, 밸브를 이용해 기름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송유관공사 상황실에서 일정했던 유압이 갑자기 떨어지면 기름이 새고 있는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는 점을 알고 유압측정기를 설치해 유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기름을 빼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들은 장동의 한 농로에 16톤 유조차가 주차된 것을 수상히 여긴 행인의 신고로 붙잡히게 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자 이들은 유조차를 두고 달아났으며, 경찰은 유조차 운전자 등을 추적해 공범들을 붙잡았다. 경찰은 달아난 기술책 복모씨(57)와 절도책 강모씨(38)를 지명수배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드릴과 용접기 등으로 송유관을 뚫어 밸브를 설치하고 고압호스를 연결해 기름을 대량으로 훔쳤다"면서 "사전에 역할을 분담한 뒤 단속을 피하하기 위해 대포폰을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기름을 조금씩 빼내는 수법으로 감시망을 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송유관공사 호남지사 전주지소의 한 관계자는 "범인들이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밸브를 1/2만 열고 압력을 체크하면서 기름을 빼냈다"며 "송유관 주변에 기름 유출이 없어 빨리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송유관 압력의 미세한 변화까지 잡아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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