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닷새간 닭·오리 등 8만6700여 마리 피해 신고 / 부안 위도 양식장 바지락 150톤 폐사 … 농가 시름
"25년 동안 양계장을 운영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대형 환풍기와 분무기를 쉬지 않고 돌렸는데도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정읍시 이평면 창동리에서 양계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전승만씨는 지난 2일 기록적인 찜통더위로 기르던 닭 9000여 마리를 한꺼번에 잃었다.
전씨는 "정전이나 무더위로 간혹 닭이 폐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죽어나간 경우는 없었다"면서 "당장 대규모로 폐사한 닭을 처리하는 일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그나마 출하시기를 맞아 일부를 출하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피해는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에 닭과 오리 등 가축 폐사 피해가 속출하면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각 시·군을 통해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 피해를 접수한 결과 지난 1일부터 닷새 동안 신고된 피해규모만 8만6700여 마리(35농가)에 달했다. 시·군에 신고하지 않은 농가를 포함할 경우 폐사한 가축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가축은 사육환경의 특성상 닭과 오리에 집중됐다. 닭은 26농가에서 7만7270마리, 오리는 5농가에서 9400마리가 폐사했다. 또 돼지도 4농가에서 33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정읍에서 닭과 오리 4만4270마리가 폐사해 피해 규모가 가장 컸으며, 남원(1만2100마리)과 전주(8717마리)·익산(5515마리)·완주(5001마리)에서도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어패류 피해도 발생했다. 도에 따르면 지난 1일 부안군 위도면 대리의 바지락 양식장 20ha에서 150톤의 바지락이 고온으로 폐사했다.
이처럼 가축 및 어패류 피해가 이어지자 정부와 각 자치단체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태풍·호우 위주로 운영하던 재해대책상황실을 확대해 축산팀과 양식팀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농식품부는 폭염피해가 발생한 축산농가 가운데 가축재해보험 폭염특약에 가입한 농가는 보험에서 피해보장을 실시하고, 미가입 농가에 대해서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조사를 거쳐 입식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가축 사육시설의 특성상 닭과 오리 사육농가에서 폭염 피해가 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충분한 환풍과 급수, 복사열 최소화 등 피해예방 조치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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