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건수 해마다 증가 / 낮시간에도 많이 발생 / 외출땐 밝은옷 입어야
김제에 사는 김모씨(80)는 지난 1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평소처럼 오토바이를 몰았다. 그러나 안전모를 쓰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집 근처에 다 왔을 즈음 빙판으로 변한 도로 위에서 오토바이와 함께 넘어졌다.
당시 사고로 김씨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은 "빙판 위를 달리던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났다"며 "안전모만 쓰고 있었어도 목숨까지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전주시내 한 도로에서는 승용차가 길을 건너던 80대 노인을 치었다. 이 사고로 80대 노인은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날 사고는 우회전 하던 차량이 무단으로 길을 건너던 노인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노인교통사고로 해마다 전북에서만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신체적 반응 속도가 일반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노인들을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운전자들의 배려와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노인교통사고 감소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에서는 모두 1818건의 노인교통사고가 발생해 144명이 목숨을 잃었고, 1964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문제는 이 같은 노인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08년에는 모두 1154건의 노인교통사고로 133명이 숨지고, 1690명이 부상을 입었다. 2009년에는 1685건(139명 사망), 2010년 1720건(151명 사망), 2011년 1801건(135명 사망) 등이다.
올해도 3월 27일 현재 전년 같은 기간(328건) 보다 10건이 늘어난 338건의 노인교통사고로 23명이 목숨을 잃고 361명이 병원신세를 졌다.
이처럼 노인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노인들의 교통안전의식 부족과 갈수록 복잡해지는 교통 환경에 비해 노인들을 사고로부터 예방하기 위한 시설은 미흡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노인들에 대한 운전자들의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올해 발생한 338건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낮 12시부터 오후 8시 사이에 사고가 빈발했다. 특히 낮 12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전체 발생건수의 33.4%(113건)나 됐다. 시야 확보가 양호한 낮 시간 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그 만큼 안전의식이 결여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인교통사고 유형으로는 차량 대 차량이 205건(60.6%)으로 가장 많았고, 차량 대 사람 108건(31.9%), 스스로 운전을 하다 발생하는 단독사고도 25건(7.3%)이나 됐다.
사망자별 유형은 전체 사망자 23명 중 9명이 차량 대 사람과의 사고로, 8명은 차량 대 차량 사고, 6명은 단독사고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 반응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노인이 차량을 운전하다 발생한 사고에서의 사망률이 25건에 6명으로 가장 높았다.
경찰 관계자는 "노인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시설보강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 같은 노력에도 노인들이 교통안전의식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를 줄일 수 없다. 무단횡단 등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고, 외출 때는 밝은 옷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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