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사업 지방으로 이양 후 10년째 제자리걸음 / 미취학 1만원·초 1만5000원·중 3만원·고 4만원 / 한국아동복지협 "중앙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올 겨울도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한 채 양육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원아들의 호주머니가 가벼워 사고 싶은 물건, 먹고 싶은 과자 등을 제대로 사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005년 양육시설 원아들에 대한 용돈 지원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된 이후, 어려운 재정형편을 이유로 예산 반영에 소극적인 지방정부와 이를 방관하는 중앙정부의 무책임으로 길게는 10년간 이들에게 지원되는 용돈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17일 전북도 여성청소년과에 따르면 올해 도내 아동양육시설에서 원아에게 지급하는 1인당 용돈은 매달 미취학아동 1만원, 초등학생 1만5000원, 중학생 3만원, 고등학생 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은 지난 2005년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용돈 인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으며,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경우 지난해 각각 1만원씩 올랐지만 물가상승 등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전북소비생활센터가 도내 중·고교생 1254명의 월 평균 용돈을 조사한 ‘청소년 소비생활 실태조사’에 따르면 3만원~5만원 미만의 용돈을 받는 학생이 29.1%(365명), 5만원~10만원 미만 27.9%(350명), 3만원 미만 26.6%(333명), 10만원~20만원 미만 10.6%(133명), 30만원 이상 3.4%(43명), 20만원~30만원 미만 2.4%(30명)순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양육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원아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용돈으로 생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던 아동양육시설 원아 용돈지원 사업을 지난 2005년 각 지방자치단체에 넘기면서 시작됐다. 아동양육시설 원아 용돈지원 사업 예산은 전북도가 30%, 시·군이 70%를 부담하는 등 해당 예산 전체가 지방비로만 충당되고 있다.
전북도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아동양육시설 원아들에게 지급하는 용돈이 오래전부터 오르지 않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전북은 특히 재정자립도가 좋지 않아 예산 반영의 어려움이 있는 현실”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아동복지협회 관계자는 “용돈 사업이 지방으로 이양된 이후 중앙정부에서는 원아들의 용돈에 대한 예산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면서 “차라리 2005년 이전처럼 중앙정부가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도내에는 군산 4곳(166명), 전주 3곳(146명), 익산 3곳(167명), 고창 2곳(83명), 정읍 1곳(61명), 완주 1곳(37명) 등 총 14곳의 아동양육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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