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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가출 청소년 (상) 실태] 생활비 마련 위해 '범죄 늪'

여러 이유 올해 전북에서만 443명 집 나와 / 인터넷 카페·SNS통해 쉽게 유혹 빠져

▲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bigkinds’에서 검색된 ‘전북 가출 청소년’ 연관어.

전북에서는 매년 2000여 명 이상의 청소년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가출로 인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 남의 돈과 물건을 훔쳐 뒷골목을 전전하다 붙잡힌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가출 청소년들이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만, 가정으로의 복귀가 여의치 않은 청소년들을 보호·관리할 수 있는 시설은 열악한 상황이다. 전북지역의 가출 청소년 실태와 문제점 등을 2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지난 6일 고등학교 1학년 이모 군(16·전과 3범)은 전주시내 한 아파트 경로당에서 현금 22만원이 든 돼지 저금통을 훔쳤다. 가출을 한 뒤 생활비 마련을 위해 남의 돈에 손을 댄 것이다. 경찰서에 불려온 이 군은 “PC방과 대학병원 응급실 등지를 돌아다니며 쪽잠을 자면서 다음 범행 목표를 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충남 대천해수욕장 부근 편의점에서 현금을 훔쳐 달아난 송모 군(18)과 임모 군(18)은 인근 펜션에서 이성 친구를 불러 휴양을 즐기던 중 경찰에 붙잡혔다. 둘이 합쳐 전과 45범인 이들은 소년원을 나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편의점 금고에 손을 댔다.

 

도내 가출 청소년들의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가출(家出)’이 청소년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26일 전북지방경찰청이 밝힌 ‘최근 4년간 10대 청소년 범죄 현황’에 따르면 19세 이하 청소년 범죄는 지난 2013년 2905명, 2014년 2806명, 2015년 2696명, 2016년(6월 기준) 1277명 등 매년 2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9684명 가운데 유형별로는 절도가 3336명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2566명)과 성매매특별법 등 위반(1684명), 지능범(1514명), 강력범(34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전북지역에 신고로 접수된 가출 청소년은 2013년 654명과 2014년 608명, 2015년 509명, 올해 들어 지난달 기준 443명이다.

 

10대 청소년 범죄가 줄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청소년의 가출이 줄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본보가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bigkinds’를 통해 지난 1991년부터 최근까지 전북지역 가출 청소년 관련 뉴스를 ‘전북 가출 청소년’이란 키워드로 분석한 결과 427건의 관련 뉴스가 검색됐다.

 

검색된 뉴스 가운데는 ‘성매매’ ‘성보호’ ‘불구속 입건’ ‘조직폭력배’ ‘일탈위기’ ‘가정해체’ ‘경찰서’ ‘법률위반’ 등 대부분 부정적인 문구들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인터넷 상에서 만든 조직인 일명 ‘가출팸’을 통해 자신과 같은 처지의 가출 청소년들이 함께 모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이들 가출 청소년들이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회원수 3000여명에 달하는 ‘가출팸’ 카페에는 ‘전주 숙식제공’ ‘전주 도움드려요’ ‘방하나 있음 여자분만 연락해요’ ‘일행 구해요’ 등의 전북지역 관련 게시글 수 십개가 버젓이 올려져 가출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전북대학교 최옥채 교수(사회복지학)는 “청소년들의 가출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 부족,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사춘기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도 가출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특히 가출 청소년들이 SNS 등을 통해 쉽게 범죄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들의 가출을 막는 것이 범죄를 줄이는 근본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청소년 가출의 원인이 무엇이며, 과연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가출 청소년들에게 어떤 관심을 가졌느냐에 대한 자성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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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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