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혁신도시 타 공공기관보다 50만원 적어 / 청소 근로자들 수당 더 받기위해 주말 근무도
“평일 근무시간 안 늘리고, 주말에 나와서 왁스 작업 하라니요?”
지난 17일 점심 전북혁신도시 내 국민연금공단에서 만난 하청업체 소속 청소 근로자 A씨는 주말인 오는 21일 회사에 출근해 대리석 바닥에 왁스 작업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원청이 별도의 왁스 작업 용역회사를 두지 않은 탓에 한 달에 한 번 청소 근로자가 왁스 작업을 하기로 계획됐기 때문이다. 한숨을 내쉬던 A씨는 “그래도 8만 원이라도 더 벌려고 주말에 악취를 참아가며 다들 나오기는 하는데…”라고 말했다.
A씨 처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소속으로 국민연금공단 하청업체에서 근무하는 청소 근로자는 총 11명(여성 9명·남성 2명)으로 여성은 평일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3시 30분에 퇴근하고, 남성은 1시간 늦게 퇴근하고 있다. 이들이 직장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총 9시간이지만, 건물 내부만 담당하는 여성 근로자들은 점심·휴식 시간이 제외돼 하루 7시간만 임금으로 적용받고 있다. 건물 외부를 담당하는 남성은 여성보다 1시간 일을 더해 하루 8시간 임금으로 적용받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국민연금사옥 청소관리용역 과업내용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본사는 2015년 5월 1일부터 2018년 4월 30일까지 3년간 하청업체 S사와 청소용역계약을 맺고 건물 내외부 청소, 쓰레기 수거, 자재관리 업무 등을 위탁해왔다.
이들 여성 청소 근로자 9명은 원청인 국민연금공단이 낮은 근로시간과 높은 근로 강도인 상황에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소 근로자 B씨는 “총 9시간을 회사에 있는데, 점심과 휴식시간으로 각 1시간이 빠지면서 하루 7시간 근무에 불과해 한 달 평균 임금이 세후 126만 원”이라고 말했다.
다른 청소 근로자 C씨는 “하청업체에서는 ‘평일 임금이 적으니, 한 달에 1회 주말에 나와 왁스 작업을 하면 8만3820원 가량의 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권유한다”며 “대다수 청소 근로자들은 특별한 집안 행사가 없는 한 왁스 작업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당수 청소 근로자들은 특히 국민연금공단 인근의 다른 공공기관 하청업체 청소 근로자에 비해 처우가 크게 낮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18일 민주노총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북혁신도시 내 다른 공공기관 청소 근로자의 급여 명세서에는 근로 여건이 국민연금공단 하청업체 청소 근로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한 달 월급이 50만 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한 공공기관의 하청업체 청소 근로자들은 오전 6시 출근해 오후 3시에 퇴근하고 있지만, 휴식 시간이 유급으로 처리되고 별도의 식사비가 지급돼 월급은 세후 170만원이다. 또 다른 공공기관도 사정은 비슷했다.
민주노총 전북평등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에서 가장 가까운 공공기관들의 하청업체 청소 근로자와 근로시간이 다르지 않은데 임금은 낮아 상대적 박탈감이 조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공단 측 관계자는 “청소 근로자 중 여성은 건물 내에서만 근무해 외부 청소를 하는 남성과 달리 ‘하루 7시간 근무’를 적용한 것”이라며 “그러나 하청업체간의 용역계약이 만료되는 내년에는 남성과 여성 청소 근로자에 차별을 두지 않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하청업체의 갑질 논란과 관련한 본보의 보도에 대해서는 “원청이 노사관계에 대해 법리적으로 적극 개입할 순 없지만, 회사측에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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