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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일째 고공농성' 김재주 공공운수노조 전 지부장] "시민 안전·택시기사 노동 개선 위해 끝장 투쟁"

좁은 공간서 건강 악화
아흔 어머니· 딸 걱정

▲ 18일 전주시청 앞 광장에서 택시 전액 관리제를 주장하는 김재주 전북지회장이 227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현욱 기자

“택시 전액관리제가 실행될 때까지 한 발짝도 내려가지 않을 겁니다.”

전주시청 앞 조명탑에 망루를 설치하고 ‘전액관리제’시행을 요구하며 18일로 227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전북택시지부 김재주 전 지부장(56)의 말이다.

이날 김 지부장은 혼자서 거울을 보며 면도와 이발을 깨끗이 한 상태였다. 식당에서 배달되는 음식이 하루 두 차례 밧줄을 이용해 망루로 올라간다. 고공 농성장 아래에도 천막이 설치돼 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 등이 김 씨를 위해 필요한 물품을 올려준다. 망루에는 전기도 들어오는데, 그는 전기장판을 깔고 겨울을 났다.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생활하는 김 씨의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최근 의사가 직접 고공 농성장을 방문해 외래 진료를 하기도 했다.

전액관리제를 요구하며 전주시와 싸우고 있는 김 씨는 “외롭다”고 했다. 지난 2월 28일 생일도 조용히 보낸 그는 명절이나 연말은 언감생심이라고 한다. 낮과 밤도 바뀌었다. 평소 새벽 3~4시에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오전 11시에 깬다.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과 텔레그램 등 SNS를 하거나 DMB로 뉴스를 시청하며 시간을 보낸다. 노안으로 눈이 침침해 독서는 힘들다고 한다.

진안 출신인 김 씨는 아흔을 넘긴 어머니와 고등학생 딸을 부양하고 있다. 김 씨는 “가족들을 잘 챙기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다”며 “몸이 아파도 가족들이 생각나 되도록 참는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부터 택시기사로 일한 그는 지난 2013년 1월 3일 새벽 5시에 전주시 야구장 조명탑에 홀로 올랐다. 천일교통 소속으로 민주노총을 조직하다 해고된 김 씨는 ‘해고 철회와 민주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40m 조명탑을 자신의 은신처로 삼으며 69일을 버텼다. 두 번째 고공 농성에 나서며 마음을 더 굳게 먹었다는 김 씨는 “시민의 안전과 택시기사의 노동여건 개선을 위해 이번에는 끝장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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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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