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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새물내

엄마 손을 꼭 잡은 꼬마 공주, 발걸음보다 마음이 먼저 대문을 나섰습니다. 엄마표 김밥과 음료수와 과자 몇 봉지와 첫물 참외를 넣은 배낭을 메고 아빠가 앞장섰지요.

뒷좌석 세 살배기 공주는 내내 지저귀었고요. 치즈 마을 언덕엔 벌써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의 마리아 수녀와 트랩 대령의 일곱 아이가 둥그렇게 앉아 있었습니다. 양 떼를 부르는 알프스 목동들의 알펜호른 소리도 들렸고요. 사월 내내 바빴던 아빠 때문입니다. 꽃동산의 튤립은 이미 다 졌고요.

빨랫줄의 빨래가 가만 귀엣말을 합니다. 어제는 온종일 새물내 나게 쨍쨍 웃었다고 펄럭입니다. 이젠 구경하기 힘든 풍경이지만, 용달차의 이삿짐은 그 집의 살림살이를 귀띔해주고 빨랫줄의 빨래는 한 가족의 하루를 소문내지요. 그래요, 어젯밤 꿈속에서 꼬마 공주는 분명 마리아 수녀의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 불렀을 겁니다. 일곱 아이와 함께 도~ 레~ 미~, 노래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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