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새 신발

신어보고 또 신어보고, 머리맡에 두고 잠자리에 들었지요. 살며시 일어나 새 신발을 신고 이불 속에 들었지요. 놀림이 다 커서까지 따라다녔네요. 명절 때나 사주시던 신발, 그땐 너나없이 검정 고무신이었지요. 어른들도 장에 갈 때나 흰 고무신이었고요. 짚수세미로 말갛게 씻어 툇마루에 기대 놓던 할머니 아버지의 흰 고무신이 눈에 선합니다. 부잣집 사람들이나 두어 켤레 번갈아 신던 신발이 신발장에 그득합니다. 기차표나 만월표였는데, 나이키 르까프 아디다스 반스 케이스위스……. 상표도 참 어렵습니다.

꼬마가 길을 갑니다. 세 살쯤, 엄마 손을 놓고 앞장섭니다. 리본 달린 꽃신이네요. 우수 앞에 새봄맞이로 장만해 준 듯합니다. 저 아이도 새 신발을 신고 잠들었을까요? 그 옛날 나처럼 쓰다듬고 신어보느라 쉬이 잠 못 들었을지 모릅니다. 길 턱도 가뿐히 올라서는 걸 보니 발에 꼭 맞는 성싶습니다. 뒤꿈치 물리지 말고 넘어지지 말고 고슬고슬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심! 젊은 엄마도 가뿐합니다. 내 부모님도 그러셨겠지요.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이춘석 빈 자리’ 민주당 익산갑 지역위원장 5파전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도농 상생 한마당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싹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

사건·사고익산 초등학교서 식중독 의심 환자 18명 발생⋯역학 조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