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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탐방] ⑨ 100년의 전통, 전북 대중교통의 중심 ‘전북고속’

전북 도민들이 이동하는데 발이 되어준 각종 대중교통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수단은 바로 버스다.

그중 전북고속은 전국에서 기업 창업 순서는 9번째로 호남에서는 유일하게 회사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장수 기업이다.

전북고속은 1920년 1월 1일 전주 최종열, 최승열 형제에 의해 창립됐으며 현재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에 순수민족 자본을 이용해 ‘전북자동차상회’라는 이름으로 창립한 기업이다.

전주에서 1913년부터 일본인 3명이 버스 4대로 전주와 익산(당시 이리) 간 운행하고 있던 것을 1919년 12월에 인수하고 1대를 증차했다.

일제에 저항한 민중의 만세 함성과 횃불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을 때, 우리나라 최초 기업형태의 여객 버스 운송사업이 창업된 것이다.

전북자동차상회의 노선은 전주-이리-군산, 전주-오수-남원, 전주-정읍, 전주-김제를 운행했으며 요금은 전주-이리가 2원, 전주-남원이 4원 80전이었다.

하지만 당시 쌀 한 가마가 6~7원을 고려하면 웬만한 부자가 아니면 버스를 타기가 쉽지 않았음에 불구하고, 신속한 이동과 편리성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용객 증가와 함께 호황세를 보였다.

1944년 3월 25일에는 일제는 여객 운송사업 통제를 강화할 목적으로 각 도에서 운행하고 있는 버스회사를 조선총독부령으로 1개도 1개 회사로 통합을 명했다.

전북은 공화 자동차 중심으로 통합, ‘전북여객자동차 주식회사’로 상호가 바뀌게 됐다.

조국 해방의 행운과 기쁨은 잠시, 6.25 한국전쟁 발발로 인해 온 나라와 국민이 비통한 참화와 재난과 더불어 전북여객 또한 예외 없이 심각한 피해를 보기도 했다.

회사 대표가 희생되고 버스 98대 중 39대와 택시 20대 전부가 방화, 약탈 또는 탈취당하고 나머지 버스 59개도 파괴됐다.

전북여객 결산서에는 한국전쟁으로 파괴된 건물의 임시수리비가 당시 금액으로 561만 3470원과 차량복구비 6116만 9659원 외에 전쟁 중 손실금 1038만 3939원으로 집계됐다.

전 종업원들이 가진 돈을 모두 모아 차량을 수리해 계엄이 해제된 지역부터 버스를 운행하면서 회사재건의 불씨를 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통적으로 벽지 오지의 달구지길을 넓히면서 버스 운행으로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제공해오면서 특히 1970년대에 들어서는 도내 39개 마을에 새마을 노선을 개척·운행해 산간벽지, 오지 주민들의 큰 환영을 받았다.

이 공로로 1979년 새마을 사업 유공 대통령 표창, 1981년에는 벽지 주민교통편의 증진 유공 교통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훗날 농어촌 인구의 도시 이동이 심화하면서 벽지 주민 교통을 위해 개척한 새마을 노선으로 인해 전북고속은 심각한 경영 애로를 겪게 되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 전북고속은 전주 시내버스와 군산, 남원, 부안 등 10개 시·군에 341대의 시내와 농어촌버스를 분리·독립 시켜 주민 교통편의와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전북자동차상회, 공화자동차운수주식회사를 거쳐 1944년에 발족한 전북여객이 1993년 10월 21일 드디어 고속버스 면허를 취득했다.

면허취득 허가 노선은 고창-서울, 순창-서울, 진안-서울이며 상용 7대, 예비 1대로 규모는 크지 않고 대도시 간의 노선은 아니지만, 오랫동안의 숙원이 이뤄진 큰 경사로 꼽힌다.

고속버스 면허를 취득한 전북여객은 드디어 1994년 1월 20일로부터 이들 3개 지역에서 강남터미널로 고속버스를 운행하기 시작했다.

고속버스 면허취득과 고속버스 운행을 시작한 전북여객은 한 법인에서 2개의 상호를 사용할 수 없어 회사 상호를 전북여객자동차 주식회사에서 주식회사 전북고속으로 변경해 이 시점부터 전북고속 시대가 열리게 됐다.

한국전쟁에 이어 IMF로 경제난이 이어지면서 두 번째 큰 어려움이 찾아왔다. 전북지역의 인구 이동이 다른 지역에 비해 커 애로가 더욱 심각해 경영의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고강도 구조 조정을 시행하고 회사 임직원·종사원들의 단합된 혼신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전북고속은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경영합리화를 위해 운송 부문과 터미널, 공장 부문으로 법인을 분리해 현재 전북고속, 전북고속터미널, 전북여객, 전주고속 등 4개 회사로 경영합리화하고 경영효율을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직접 급여 근로자 550여 명 및 위탁 근로자 50여 명의 고용증대와 회사 임직원, 종사원들의 혼연일체가 돼 지역 간 대중교통발전으로 주민 교통편의를 위해 진력하고 있다.

또한 면허 대수 283대·가동대수 274대(예비 9대), 연간 노선 205개·운행 753번으로 전북 대중교통에 중심으로 강조된다.

 

황의종 전북고속 대표이사
황의종 전북고속 대표이사

◇ [미니인터뷰] 황의종 전북고속 대표이사 “지금까지의 전북고속은 종업원들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

황의종 대표이사(81)는 지난 1971년 전북여객에 입사, 1991년 전북고속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50년 동안의 전북고속 역사를 함께 해온 산증인이다.

황 대표는 여러 위기 속에서도 회사가 지금까지 100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임직원과 종사자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전쟁, 석유 파동, 외환 위기 등 많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굴복하지 않고 이들이 하나가 되고 단합을 했다는 역사와 전통, 저력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반도 70%가 산악지대인 만큼 철도로 교통 문제 전부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시내·외 버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KTX나 자율주행이 급속도로 늘어나겠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교통 약자들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황의종 대표이사는 “전북 도민들과 국민들의 성원에 의해 회사가 살아왔고 유지된 만큼 사회공헌으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교통이 불편한 사람이 없도록 한다는 창업정신을 살려 회사 이익보다는 교통 오지나 사회적 약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전북고속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이다”고 말했다.

김선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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