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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민연금 존재 이유는 국민 행복”

내년부터 해외 투자 등 적극적 투자 밝혀
국제금융도시 조성에도 적극 참여 의지

새해를 맞아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만났다. 김 이사장은 지난 8월 31일 제17대 이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바쁜 나날을 보냈다. 취임 전 발생한 직원들의 대마초 흡입 논란과 성추문 등 비위 사건 때문이다. 취임 2개월째 맞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김 이사장은 자신이 취임하기 전 벌어진 사건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그는 국정감사장에서 조직 쇄신안을 약속했다. 그리고 약속대로 성범죄와 마약 관련 범죄 등 6대 비위 행위에 대해 1차례 위반으로 해임 이상의 처분을 내리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골자로 강도 높은 쇄신책을 최근 내놨다.

이 같은 분위기에 김 이사장은 언론 노출을 꺼렸다. 취임하고 4개월이 흘러서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취임 직후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다른 기관장들과 달랐다. 그만큼 김 이사장은 자신의 행보에 신중을 기했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 노후 연금을 관리하는 업무 특성상 모든 국민의 관심을 받는 곳이다. 정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이사장을 거쳐 갔다. 관료 출신인 김 이사장에 대한 시각도 기대와 불안이 상존하고 있다.

이에 적립금 785조 원에 달하며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을 책임지는 김용진 이사장 이야기를 들어 봤다. 질문에 답하는 목소리는 막힘이 없었고, 기획재정부 차관과 서울대 겸임 교수 등으로 활동하며 축적된 지식은 해박했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지 4개월이다. 그동안 활동하며 느낀 소감이 있다면.

“이사장으로 부임한 지 어느덧 넉 달이 지났다. 부임하자마자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었고, 크고 작은 현안들도 있어 어려움이 조금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공단의 현안과 당면한 과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직원들의 불미스러운 일은 조직과 인력운영 전반을 샅샅이 점검해 새롭게 다지고,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 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막중한지 더욱 실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수장을 맡은 만큼 국민 누구나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도록 ‘국민이 행복한 국민 모두의 연금’을 만들겠다.”

 

-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국민연금의 존재 이유는 국민 행복에 있다. 취임사에서 ‘국민이 행복한 국민 모두의 연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3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첫째는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통해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민연금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둘째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통해 기금 소진에 대한 걱정을 덜어드리고 더욱 든든한 연금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혁신하는 조직을 만들어 포스트 코로나 등 이전과 다른 환경에서 변화를 선도하고,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연금제도를 만들겠다는 말이 기대된다. 구체적인 정책이나 사업계획은 있나.

“국민연금은 포기할 수 없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국민의 안정된 노후를 위해 적정한 소득보장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제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재정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 기금 소진은 국민연금 제도가 적게 내고 많이 받도록 설계된 구조와 함께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국민연금은 늦지 않은 시기에 해결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재정 계산을 5년마다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정부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서 국민연금의 지급 수준을 높이며 국민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종합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연금 재정안정 문제는 정치를 초월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안 제시로 제도 개선의 논의 토대는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 기금운용에 있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 같다. 올해 국민연금 기금 상황은 어떤가.

“국민연금 기금의 올해 수익률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국·내외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상반기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9월 말 기준 4.17% 수익률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9월 말 기준 기금 적립금은 785조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8조7000억 원 증가했다. 기금은 국민들이 매달 내는 연금보험료와 기금운용에 따른 수익금으로 조성이 된다. 수익금이 398조 원으로 조성액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0년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1013조 원(연금보험료 등 615조+수익금 398조)이 조성됐다. 이 중 연금급여 등으로 228조 원이 지출되고 남은 적립금은 785조 원이다.)

 

- 공단에서는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은 기금소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나.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등 투자 여건이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은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이 급여지급으로 인한 지출보다 많아 유동성이 풍부한 ‘기금 성장기’로 어느 때 보다 적극적인 운용이 필요한 시기다. 이에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해외투자 비중 확대와 주식·대체투자 등 수익률 높은 자산 비중을 높이는 투자 다변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 2020년 9월 36.6% 수준인 해외투자 비중을 2025년 말까지 55% 수준으로 확대하고, 주식과 대체투자도 각각 50%, 15% 내외로 늘려갈 방침이다. 이를 위한 전문적 역량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다. 기금운용 인력·조직을 확대하고 인력 수준도 높여나갈 예정이다.”

 

- 국제금융도시 조성에 대한 전북도민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 전북 금융도시 조성에 대한 입장은.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을 통해 기업 동반 이전과 산·학·연 집적화로 혁신도시를 혁신성장의 지역거점으로 삼았다. 이런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공단도 지역산업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동안 공단은 세계 3대 연기금을 바탕으로 자산운용 중심 전북 금융도시 조성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앞으로도 공단은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금융도시 조성은 국민연금 기금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투자여건 조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고, 국가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 전북 금융도시에 대한 비전이 있나.

“공단은 자산운용 중심 금융도시 모델을 전북 금융도시의 미래 발전상으로 제시했다. 이는 종합금융 중심지인 서울과 해양·파생상품 중심지인 부산과 차별화된 모델이다. 국민연금 1000조 원이라는 자본과 국민연금의 운용 노하우를 중심으로 금융기관과 국내·외 투자자가 찾는 금융도시가 돼야 한다. 금융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금융도시가 완성될 경우 지역 내 서비스업, 관광업, MICE 산업 등이 동반 성장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2019년 4월 금융위원회는 금융중심지 추가 지정 결정을 보류하며 금융회사 유치 여부, 정주·생활 환경 등을 종합해 반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전북에 SSBT와 BNY Mellon 같은 세계 1, 2위 수탁은행과 SK증권 등 국내 금융기관이 사무소를 열었다. 금융센터, 호텔, 컨벤션 같은 인프라 확충 계획도 수립되고 있어 금융중심지 지정에 필요한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기관이며, 그 존재 이유는 ‘국민 행복’에 있다. 국민들이 ‘국민연금이 있어 든든하다, 국민연금이 있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전북혁신도시가 글로벌 금융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지역과 동반성장하는 기관이 되겠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계속 힘을 보태겠다.”

 

◇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걸어온 길

김용진 제17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1961년생으로 경기도 이천 출신이다.

청주 세광고와 성균관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행정고시(30기)에 합격하며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예산처 개혁기획 총괄, 기획예산처 예산실 사회기금과장, 기획재정부 혁신인사과장,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장, 영국대사관 재정경제금융관, 기획재정부 공공혁신기획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장, 기획재정부 2차관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지난 2016년 1월부터 1년6개월 동안 한국동서발전 대표이사 사장으로 기획재정부를 떠났다가, 201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마지막으로 관료 생활을 마쳤다. 지난해 6월 서울대 겸임교수로 자리를 옮겨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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