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자체기사

청소년 없는 '청소년의 거리' 있으나 마나

전주시, 2008년 객사 풍패지관·쇼핑몰 인근거리 등 지정
팻말만 존재, 청소년 즐길거리 전무⋯시민 대부분 몰라

전주 객사 일대에 지정된 ‘청소년의 거리’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어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2008년 객사 풍패지관 인근과 옛 전주시보건소(고사동), 객사 노벨리나 쇼핑몰 일대를 청소년의 거리로 지정했다.

image
3일 전주시 객사길에 위치한 청소년의 거리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현욱 기자

3일 객사 풍패지관 인근 인도에서 ‘청소년의 거리’임을 알리는 팻말을 찾아볼 수 있었다. 팻말에 표기된 대로 객사-보건소-노벨리나 쇼핑몰 일대를 걸어본 결과 청소년의 거리에서 청소년을 위한 배려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청소년의 거리에 입점한 상가 대부분이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가 의류 브랜드로 청소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즐길 거리를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또 고가 의류 브랜드 사이 전자 담배 가게, 술집 등이 입점해 있어 청소년의 거리라는 명칭과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시민 최준희 씨(27·금암동)는 “청소년의 거리라는 명칭에 맞게 점포 입점에도 제재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청소년이 많이 모이는 거리인 만큼 청소년 유해 시설이 들어오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청소년의 거리와 그 일대에서는 전자담배 가게와 함께 술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등 청소년들이 유해 환경에 더욱 쉽게 노출되고 있었다. 또한 전주시내 ‘청소년의 거리’의 존재도 모르고 있는 시민들도 대부분이었다.

김서현 씨(22·송천동·여)는 “전주에서 살면서 청소년의 거리가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고 전했다.

학생 김아연 양(15)도 “주말이 되면 친구들과 자주 찾던 거리인데 이곳이 청소년의 거리인지 몰랐다”며 “친구들과 놀다 보면 용돈이 부족할 때 부담 없이 즐길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시 관계자는 "‘청소년의 거리’는 청소년을 ‘위한’ 거리가 아닌 청소년이 ‘많이 모이는’ 거리로, 주변 전주 오거리 문화광장, 전주 영화의 거리 등에 인구 유입 증가를 위해 지정했다"며 청소년의 거리 속 청소년을 위한 배려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이 많이 모이는 객사 일부 거리를 ‘청소년의 거리’라고 지정해, 상가 활성화와 또 다른 광장의 인구 유입 증가가 목적이어서 청소년 복지 등과 관련한 시설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주시의 ‘청소년의 거리’ 취지에 대해 의문을 품은 목소리도 나온다.

시민 김설인 씨(28·여)는 “청소년의 거리라고 명명되는 만큼 청소년이 즐길만한 시설이나 복지 시설 등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너무 상권에만 초점을 맞춰 굳이 ‘청소년’이라는 명칭이 필요할까 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현아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김제김제시 종자산업 혁신클러스터 조성 ‘파란불’

금융·증권미 증시 덮친 'AI 거품' 공포…한국·일본 증시에도 옮겨붙어

문화일반세대와 기록이 잇는 마을…부안 상서면 ‘우덕문화축제’ 7일 개최

법원·검찰장애인 속여 배달 노예로 만든 20대 남녀⋯항소심서도 ‘실형’

익산10월 익산 소비 촉진 정책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