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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감당 어려워”⋯전주시 무인 페트병 회수기, 대행업체 철수로 운영 난항

유가품 가격 하락·이물질 투입 등으로 적자 누적…운영 차질 불가피
시민들 “평소에도 고장 많았는데 아예 운영 중단이라니 당황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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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중단 공지가 붙어있는 무인 페트병 회수기/김문경 기자

최근 전주시 무인 페트병 회수기 대행업체가 운영 중단을 통보하며 향후 회수기 운영이 불투명해졌다.

26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의 한 주민센터. 입구에는 무인 페트병 회수기가 설치돼 있었지만, 기기의 전원은 꺼져있는 상태였다. 회수기 정면에는 ‘운영업체 사정으로 운영이 중단되었음을 알려드리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공지만 두 장 붙어 있었고, 언제부터 다시 운영이 재개될 것인지 등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다.

전주 지역의 다른 주민센터에 설치된 회수기들도 모두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날 무인 페트병 회수기 위치와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한손’ 어플을 통해 파악해본 결과, 전주시에 설치된 41대의 무인 페트병 회수기 모두가 사용 불가였다.

무인 페트병 회수기를 이용하던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는 동시에 황당함도 표했다.

정모(60대‧여) 씨는 “평소 고장도 많이 발생해 사용에 불편이 있었는데, 이번엔 아예 운영 중단이라고 하니 안타깝다”며 “별다른 설명도 없이 업체 사정으로 운영 중단한다는 공지만 붙어있는데 솔직히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모(30대) 씨는 “지난주 오래간만에 회수기를 한번 사용해 보려다가 헛걸음했다”며 “어플에서는 사용 중단 표시가 떠 있긴 했지만, 운영 중단 사실을 시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공지해줬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무인 페트병 회수기는 처음 도입될 당시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5년간 무상 운영할 수 있는 업체가 선정됐다. 회수기의 소유권은 전주시에 있으나 운영은 대행 업체에 맡기는 형식이었다.

무상 운영의 대가로 투명 페트병 회수기를 통해 나오는 유가품을 업체가 가져갈 수 있도록 했으나, 당시 ㎏당 1000원 수준까지 판매가 되던 투명 페트병 유가품은 이후 꾸준히 시중 단가가 하락했다.

심지어 회수기에 페트병이 아닌 철사, 라벨, 남은 음료 등 이물질이 들어가는 경우도 많아져 페트병 재활용 원료의 품질이 크게 저하되면서 업체의 적자는 더욱 심해졌다.

이에 업체가 전주시에 운영비를 요구했으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지난달 중순 운영 중단 통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는 새로운 대행 업체를 찾는 동시에 무인 운영 시간대 이물질 투입에 대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시 관계자는 “정상 운영 촉구 공문 등을 보냈으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해당 업체와는 계약 해지를 하고 손해배상청구 등을 검토 중”이라면서 “새로운 운영 업체를 찾아 기계에 대한 전체적인 검토를 다시 받아볼 계획이며, 업체가 선정되면 최대한 빠르게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인으로 운영하는, 특히 야간 시간대를 중심으로 투입하면 안되는 물질들이 기기에 들어가 고장과 품질 저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며 “유인 운영 방안, 주민센터 활용 방법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문경 기자

김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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