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체제 '지방의회 권력지도'도 바꾼다…원 재편 움직임 본격화
20대 국회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야권 경쟁 속에 3당 체제로 바뀌게 돼 지방의회에도 '권력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이번 총선으로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는 3당 체제가, 호남권에서는 2당 체제가 형성됐다.해당 광역의회에서는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과 상임위의 정당별 위원 수 등을 바꾸기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원 구성에 나섰다.◇ 서울경기 광역의회도 3당 체제로국민의당 '개편' 요구 여소야대 3당 체제로 바뀌며 지방의회에서도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서울시의회의 경우 국민의당 의원들이 예산결산위원회에 들어가기 위해 조례 개정에 나섰다.서울시의회 김용석(국민의당서초4) 의원은 19일 비교섭단체 소수정당 의원들이 예결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서울시의회 기본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다.김 의원은 정당별 의원 수 비율과 상임위원회 위원 수 비율에 따라 예결위 위원을 선임하자고 제안했다.현재 서울시의회 국민의당 의원은 5명으로 전체 정원 106명의 4.7%다.예결위 위원 33석 가운데 2석(6.0%)을 국민의당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국회와 경기, 부산, 강원, 전남 광역의회는 비교섭단체 소속 의원을 예결위 위원으로 선임하는 조항을 갖고 있다.경기도의회는 국민의당 의원들이 교섭단체 요건 완화를 요구했다.김지환(국민의당성남8) 경기도의원이 낸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23일 입법예고된다.조례안은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5명 이상'에서 '9명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이다.도의회 정당별 의원 수는 더불어민주당 73명, 새누리당 52명, 국민의당 1명, 무소속 2명 등으로 현재 교섭단체는 더민주와 새누리당 등 2개 정당이다.김 의원은 "국회는 전체 의원 수의 6.7%인 20명 이상의 의원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며 "그러나 경기도의회는 11.7%인 15명 이상의 의원으로 교섭단체를 꾸리게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특히 "경기도의회는 서울시의회 9.4%(10명), 부산시의회 10.6%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김 의원은 "도민들의 다른 목소리를 전하고 대안을 낼 수 있는 협조자가 될 수 있다"고 3당 체제의 순기능을 강조했다.도의회 관계자는 "현 9대 도의원들이 모두 더민주와 새누리당 소속이었는데, 413총선을 앞두고 3명이 탈당해 국민의당과 무소속이 됐다"며 "교섭단체 구성요건이 완화된다면 더민주와 새누리당에서 나올 의향이 있는 의원이 상당수인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개정조례안이 통과되면 제3의 교섭단체가 출현할 수 있다는 의미다.도의회 교섭단체인 더민주와 새누리당은 의장부의장 등 의장단과 상임위원회특별위원회 위원장간사를 맡고 있다.또 정책연구위원 등 5명의 의회사무처 직원이 교섭단체 사무실에서 입법 활동을 보좌하고 사무를 처리 중이다.◇ 광주전남전북의회 2야(野) 경쟁기초의회 국민회의 1당 된 곳도 광주시의회, 전남도의회, 전북도의회는 국민의당과 더민주 2야 경쟁 체제가 형성됐다.국민의당 창당과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더민주와 무소속 지방의원들이 국민의 당에 입당, 양당이 지방의회를 양분했다.더민주 일색이던 광주시의회는 지난총선 과정에서 더민주 13명, 국민의당 8명 등 양당 체제로 재편됐다.전남도의회 역시 더민주 33명, 국민의당 22명, 새누리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양당 체제가 됐다.전북도의회도 더민주 27명, 국민의당 6명, 새누리 1명, 무소속 2명으로 사실상 양당 체제다.양당 소속 의원들은 각 정당을 대표하는 의원을 선출하는 등 조만간 교섭단체 구성 등에 필요한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하반기 의장은 물론 상임위원장 선출, 상임위 배정 등 원 구성 과정에서도 치열한 확보전이 벌어질 전망이다.특히 일부 기초자치단체 의회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으로 국민의당이 다수당이 됐다.전북 김제시의회의 경우 전체 14명 의원 가운데 1명을 뺀 더민주 소속 의원 11명이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변경, 하반기 원 구성은 국민의당 소속 의원 중심으로 꾸려질 수밖에 없게 됐다.이처럼 지방의회에 세력 변화가 일어나자 집행부의 생각이 복잡해졌다.특히 더민주 소속인 광주시장, 전남지사, 전북지사와 국민의당 의원들 간의 신경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단체장과 동일한 당적인지 여부를 떠나 지방의원들의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전략적 제휴를 하거나 반대 편에 서는 일을 피할 수 없게 됐다.광주시의회 관계자는 "2년 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회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됐다"며 "정치적으로 과거보다 역동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홍인철 전승현 최찬흥 최윤정 손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