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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첫날 귀성길 정체 본격화⋯서울→부산 9시간10분

추석을 하루 앞둔 28일 오전 전국 고속도로는 귀성 차량으로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승용차로 서울 요금소를 출발해 전국 주요 도시까지 걸리는 예상 시간은 부산 9시간 10분, 울산 8시간 47분, 대구 8시간 7분, 광주 8시간, 목포 9시간 20분, 강릉 6시간, 대전 5시간 10분이다.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은 죽전∼남사 부근 28㎞, 안성분기점∼안성 5㎞, 안성∼남이분기점 60㎞, 청주분기점∼죽암휴게소 7㎞, 회덕분기점 부근∼비룡분기점 12㎞ 구간에서 서행 중이다. 서해안고속도로 목표 방향은 순산터널 부근∼서해대교 43㎞, 당진분기점 부근∼서산휴게소 17㎞, 해미 부근∼홍성 7㎞, 동서천분기점 부근∼군산휴게소 부근에서 차량이 증가하며 정체되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남이 방향은 하남분기점∼경기광주분기점 부근, 호법분기점∼남이천IC 부근 9㎞, 진천 부근∼진천터널 부근 6㎞, 오창휴게소∼남이분기점 18㎞ 구간에서 차량 운행이 지체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에서는 반월터널 부근∼둔대분기점 3㎞, 동수원∼용인 15㎞, 용인∼양지터널 부근, 이천 부근∼여주 부근 11㎞, 만종분기점 부근, 원주∼원주 부근에서 혼잡하다. 이날 전국 교통량은 569만대로 예보됐다. 이 중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51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39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도로공사는 예상했다. 추석 전날인 이날 귀성방향 혼잡이 연휴 중 가장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로공사는 오전 11시∼낮 12시 도로 정체가 절정에 달한 뒤 오후 8∼9시께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 사회일반
  • 연합
  • 2023.09.28 08:49

[추석 특집] "고향에 가고싶죠" 추석 명절 연휴도 '바쁜 삶'

가족과 친지, 고향이 생각나는 2023년 한가위를 맞았다. 올해 전북은 수해 피해부터 새만금 잼버리 파행 등 유독 힘든 상반기를 겪었다. 다사다난 했던 만큼 가족과 친지를 만나 가족애를 확인하고 풍성한 마음을 나누는 추석은 어느때보다 반갑고 일상의 쉼표가 된다. 이와 달리 전북 도민 중 일부는 이번 명절 기간 휴식을 반납한 채 바쁜 나날을 보낸다. 어떤 이는 이역만리 고향을 두고 낯선 한국 땅에서 명절을 보내기도 한다. 이에 전북일보는 이번 명절을 고향을 그리워하며 추석명절을 보낼 도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타지에서 일하는 전북 청년 모두 금의환향하길” 제조업 허찬우 씨 전주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허찬우씨(26)는 이번 추석 명절 가족의 품이 아닌 쇳내가 진동하는 공장에 있게 됐다. 용접을 배운 그는 전주에 일자리가 없어 평택으로 올라가 주 6일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다. 허씨는 “맘 같아선 이번 명절 고향에 내려가 가족과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못다 한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며 “당장 힘들고 괴롭지만 용접 실력을 이른 시일 내에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아르바이트를 쉬지 않으며 돈을 벌어온 그는 항상 가족 생각뿐이다. 그는 “어머니가 교직 생활을 30년 넘게 하셨는데 퇴직이 얼마 남지 않으셨다”며 “얼른 숙련공으로서 자리 잡아 많은 돈을 벌어 편하게 해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허씨는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전북 청년들이 많다”며 “모두 다치지 말고 원한 바를 이뤄 다음 명절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가족과 항상 행복하길” 탈북민 이순실 씨 탈북민 이순실(57)씨는 추석을 앞두고 축사 일에 전념하느라 바쁘다고 한다. 한국 정착 12년 차인 그는 지난 2011년 군산에서 간호조무사 일을 하다 이곳에서 만난 남편과 함께 김제에 정착한 후 4년째 한우 축사를 운영 중이다. 하루하루 바쁜 일상의 연속이지만 이씨는 어김없이 명절이 다가올 때면 북녘에 두고 온 가족이 그리워 눈시울이 붉어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한다. 그는 “명절을 맞아 며칠 전 전북 하나센터의 도움으로 탈북민끼리 모여 고향 땅이 보이는 임진강에 가서 망향제를 지내고 왔다”며 “세월이 지날수록 가족의 얼굴이 기억 속에 희미해지지만 여전히 고향을 그리워하는 탈북민이 많다. 그럴 때마다 서로 의지하고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나를 낳아주고 길러 주신 그리운 가족과 추석을 함께할 순 없지만 남편이 있어 외롭진 않다”며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 하나센터 관계자 및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저를 포함해 모든분들이 지금 곁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 이번 명절뿐만 아니라 모든 순간 행복한 추억을 만드셨으면 한다”고 웃어 보였다. “명절이 되면 고향이 그리워져요” 베트남에서 온 결혼 5년 차 우오안씨 베트남 메콩강 일대에서 온 우오안씨(34)는 올해 명절도 한국에서 보낼 계획이다. 우오안씨는 무주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며 남편과 함께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한 가정의 어머니다. 지난 2018년 여행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그녀는 지인을 통해 남편을 만나면서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지인의 소개를 받아 한국인 남성과 5개월 정도 연애 후 29살에 결혼했다”며 “지금은 남편과 나를 꼭 빼닮은 귀여운 아들을 낳아 기쁘다”고 웃어 보였다. 그래도 명절이 다가올 때면 그녀는 고향 생각에 가끔 눈물이 흐르는 건 막을 수 없다고 한다. 그녀는 “다행히 어머니와 남동생 부부가 최근 한국에 계절근로자로 왔다”며 “올해 명절은 고향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돼서 참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근처 강가를 지날 때면 베트남 메콩강에 있는 고향 집이 그리워진다”며 “비록 이번 명절에는 한국에 있지만 언젠가는 가족이 다 함께 고향 베트남으로 여행을 가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희망했다.

  • 사회일반
  • 이준서외(1)
  • 2023.09.26 15:53

[추석특집]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원·약국 알아두세요

안전하고 건강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전북도가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해 운영한다. 26일 도에 따르면 연휴기간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을 포함한 응급의료기관 21곳은 평소와 동일하게 24시간 응급실을 유지한다. 또 도내 각 시·군별 병·의원 849곳과 약국 601곳이 문 여는 병·의원 및 약국으로 지정됐고, 도내 168곳의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서 연휴기간 비상진료가 실시된다. 도는 특히 대량 환자 발생에 대비해 시·군 보건소 신속대응반, 재난의료지원팀, 재난·응급의료 무선통신망,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영체계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유행에 대비한 진료·진단·처방 대응 체계도 가동된다. 연휴기간 코로나19 선제 검사를 위해 도내 23곳에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며 응급진료기관과 병‧의원‧약국 협조를 통해 코로나19 진료‧처방을 유지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는 코로나19 전담 치료병상 2개소, 31병상을 지정하고 호남권(전북, 광주, 전남) 병상 공동 대응 비상체계를 유지한다. 또 일반·요양·아동병원 42개소, 격리 1318병상을 운영하고 일반 격리병상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다. 추석 연휴기간 중 문을 여는 가까운 당직 병·의원과 휴일지킴이 약국 현황은 보건복지부의 ‘응급의료정보제공’ 앱(App)을 이용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전북도 및 각 시군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긴 만큼 비상진료 체계를 잘 파악해 두시고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해 편안하고 건강한 연휴를 보내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내려받기 : 연휴기간 24시간 운영 응급의료기관 현황.hwp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26 14:50

'전북 위기가구' 지난해 6325세대 지원⋯전국 두 번째로 많아

최근 ‘전주 다세대 주택 거주 40대 여성 사망’ 사건을 계기로 위기가구 발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전북지역 내 복지서비스 지원을 받은 가구 수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목포)이 2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지자체가 위기가구로 발굴해 1개월 이상 복지서비스를 지원한 가구는 모두 6325가구였다. 위기가구로 선별된 가구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현금, 현물, 서비스 및 관련 이용권을 지원받는다. 공공서비스뿐만 아니라 푸드뱅크와 같은 민간 복지서비스도 연계받을 수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긴급복지서비스 등을 제공받은 위기가구는 모두 6만 142가구였고 경기도가 1만 3342가구로 전체 가구의 22.2%를 차지했다. 이어 전북이 6325가구로 10.5%에 달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위기가구가 지원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수나 가구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전국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위기가구 수는 매년 감소 추세를 보여, 지속 발굴 및 관리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2019년 전북의 위기가구는 9147가구였지만 2020년 7229가구, 2021년 6227가구, 2022년에는 6325가구로 감소세였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방문·대면조사가 어려웠던 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최근 빌라 거주자 사망 등 안타까운 죽음이 계속되고 있지만 위기가구 발굴과 지원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며 “현장 모니터링 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주민 협업시스템을 만들어 유연하게 대처하는 등의 현실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25 19:26

한숨 쉬는 간병인…“간병인 보호할 관리·감독 체계 필요”

“간병만 하는 건 아니에요. 일상적 활동 지원 외 잡일, 기타 폭언 등의 피해를 당하기도 하지만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해요” 지난 24일 무주의 한 가정집. 간병인 3년 차 김모 씨(58·여)는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움직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갑자기 간병 대상자가 ‘화투!’라고 외치자 마당을 쓸며 청소하던 김씨는 빗자루를 내려놓고 안방으로 달려갔다. 대상자의 말동무를 해주며 화투를 치던 김씨는 배고프단 대상자 요구에 다시 부엌으로 향했고 주섬주섬 집에서 가져온 음식을 조리해 식사를 준비했다. 이후 대상자가 식사하는 것을 확인한 김씨는 안방으로 돌아와 바닥에 묻어 있는 소변을 닦기 시작했다. 김 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는 종종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 간병인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기쁜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유는 환자의 도를 넘는 추행과 폭언 때문이다. 실제 김씨는 근무 중 한 간병 대상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기도 했지만 생계를 위해 참을 수밖에 없었다. 증가하는 요양 수요에 요양보호사와 간호사의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가운데 사적 간병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장기요양보험 인정자는 5만5616명이다. 그러나 요양보호사는 2만5945명으로 1명당 2.14명의 환자를 돌봐야 하는 수준이다. 요양보호사 부족 순위는 전국 17개 시도 중 4위에 달한다. 많은 수요에 요양기관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결국 간병인으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대우는 매우 열악하다. 근로기준법상 간병인은 요양보호사, 간호사와 달리 가사(家事) 사용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렇다 보니 일을 하다 다쳐도 산재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며 임금에서도 최저임금법도 적용받지 못한다. 또 간병인 대부분은 간병인센터를 통해 업무를 배정받아 근무를 하기 때문에 월급의 상당액을 수수료로 떼줘야 하는데 이 역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만약 센터가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도 간병인은 하소연할 곳도 없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간병인센터가 인력사무소 역할만 할 뿐 간병인 안전은 책임지지 않으면서 간병인들이 환자나 보호자의 폭언, 성추행, 임금체불 등의 피해를 봐도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증언도 나온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간병인 종사자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주간병인협회 관계자는 “간병인 종사자는 문제에 처해도 보호받을 마땅한 기관이 없다”며 “간병인에 대한 국가의 철저한 관리·감독 및 보호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외(1)
  • 2023.09.25 17:10

수술실 CCTV 의무화 첫날…의료 현장 불만 아우성, 단속은 전무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한 개정 의료법이 25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는 법안 실효성 문제 등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법 시행 당일임에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현황 파악 및 단속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시행 준비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부터 개정 의료법에 따라 전신마취나 수면마취 등으로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하는 경우 병원은 수술실에 폐쇄회로 CC(TV)를 설치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원하면 수술 장면을 촬영해 최소 30일 이상 보관해야 한다. 병원은 응급 수술을 시행하거나 위험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촬영을 거부할 수 있지만, 이 외에 정당한 이유 없이 촬영을 거부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의료기관 82개소 중 CCTV 설치 대상 수술실은 총 219개로, 이미 전북대병원, 예수병원, 대자인병원 등 도내 대규모 종합병원은 지난 2021년 해당 법안이 2년간의 계도기간을 거치는 동안 설치를 완료한 상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CCTV 관리와 영상 보관 등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문제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도내 A내과 원장은 "대형 병원은 기존 CCTV가 잘 구축돼 있지만 우리같이 작은 병원은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CCTV 설치 후 장기적인 유지 보수 및 영상 관리 인력 등에 대한 계획이 여전히 막연한 상태다"며 "작은 수술공간이 3곳이라 유지 비용만 월 50∼70만 원이 드는데 정부 지원금 설치 비용 500만 원이 전부이고 CCTV 한 대 값 정도"라고 토로했다. 또 영상 보관 기간이 확대되면서 해킹으로 인한 유출 방지책이나 명확한 법적 책임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지역 B성형외과 전문의는 "성형외과는 지방이식과 같이 민감한 수술이 많아 병원 내에서 영상 유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만일 영상이 유출되면 개인정보법상 영상을 보관한 병원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러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예방책 마련이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환자들도 법안 시행에 따른 악영향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음 주 허리 수술을 앞둔 이 모씨(27)는 "CCTV 영상 촬영으로 인해 목숨이 달린 위험 수술에 들어가게 될 전문의가 이전보다 더한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수술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이 같은 혼선은 시행주체인 보건복지부가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부는 개정법 시행 6일 전에서야 확정된 가이드라인을 현장에 배포해 일선의 혼선을 야기했고 지자체들도 행정 절차 상의 이유로 시행 당일인 이날까지 관할지역내 의료기관 CCTV 설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이날 전주를 비롯한 도내 지자체의 CCTV 설치 단속이나 점검은 이뤄지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 20일 복지부로부터 수술실 CCTV 설치 가이드라인이 내려와 도내 모든 의료기관에 설치해줄 것을 당부했다"며 "25일까지 각 시·군별로 취합된 현황을 정확히 조사 후 복지부 지침이 내려오는 대로 현장과 적극 소통해 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사회일반
  • 이준서
  • 2023.09.25 16:51

40년 만에 기준 강화된 강제추행죄, 전북서는 한 해 평균 445건 사건 발생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강제추행죄’에 있어 피해자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 정도를 ‘항거 곤란’에 이르지 않아도 성립한다고 판례를 변경했다. 이번 판례는 40여 년 만에 기존 법리가 변경된 것으로 이번 대법원의 결정으로 강제추행 처벌 범위가 넓어지고 그 수도 많아질 전망이다. 대법원 전합(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지난 21일 성폭력처벌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보냈다. A씨는 10대였던 사촌 동생을 끌어안아 침대에 쓰러뜨리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강제추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강제추행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A씨 발언이 피해자가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할 정도가 아니었으며 A씨가 행사한 물리적 힘의 정도 역시 피해자의 저항을 곤란하게 할 만큼은 아니라고 봤다. 강제추행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했을 때 성립하는 범죄로 기존 대법원 판례는 폭행과 협박 수준이 ‘피해자가 상대방에게 저항하는 것이 곤란한 정도’에 달해야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기준은 1983년부터 유지돼 왔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은 “피해자의 항거 곤란을 요구하는 것은 여전히 피해자에게 정조를 수호하는 태도를 요구하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다”며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현행법 해석으로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이는 일반 형법에서 폭행·협박죄가 인정되는 수준의 행위만 있다면 강제추행죄에서도 폭행 또는 협박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게 맞는다는 대법원 판단이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대법원 판단이 최근 재판 실무에서 강제추행죄를 인정할 때 일반적인 폭행·협박에 준하는 수준일 때도 보는 경향이 있었고 이를 대법판례로 적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률사무소 한서 우아롬 변호사는 “종전 대법원 판례가 강제추행에 있어 폭행이나 협박을 인정하는 판단 기준을 ‘상대방에게 저항하는 것이 곤란한 정도’로 설정해 뒀지만 최근 이루어진 강제추행죄에 대한 판결들이 이를 절대적 기준으로 유죄판결을 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립된 기준을 명시적으로 확인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 매년 전북에서 450여 건의 강제추행 사건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강제추행 사건에 대한 처벌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에서 발생한 강제추행 사건은 모두 2279건으로 연평균 455.8건의 강제추행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8년 456건에서 2019년 527건, 2020년 452건, 2021년 418건, 지난해 426건으로 집계됐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25 15:48

한옥마을 지나친 상업화 우려에도 '전통'보다 '돈' 선택한 전주시

매년 1000만 명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에 전통문화와 무관한 외국 음식 패스트푸드 점포와 전동차 등이 난립하면서 정체성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한옥마을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전주시는 이들 업체의 입점을 제한하던 규제까지 폐지하면서 오히려 시가 상업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지난 7월 한옥마을의 허용 음식 품목과 전동차 대여업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을 고시했고 현재 시행되고 있다. 개정된 고시에 따라 전통음식만 판매할 수 있었던 한옥마을에서 일식·중식·양식 등 모든 음식의 판매가 가능해졌다. 또 한옥보전위원회의 심의를 통해서만 허용되던 전동차 대여업에 대한 입점 제한도 폐지됐다. 다만 시는 대형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은 제한해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이번 계획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지나친 규제로 다소 정체돼 있던 한옥마을이 국제적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부여하고자 마련됐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이 최우선인 만큼 한옥마을의 전통문화 보존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규제가 풀린 한옥마을의 모습은 전통과는 관련 없이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상가들이 가득해 이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한옥마을엔 '탕후루', '닭날개볶음밥' 등 외국 음식 점포가 난립해 주요 상권을 독점하고 있으며, 지역의 문화를 알리는 전통 체험 공간은 찾는 이 없이 파리만 날리고 있다. 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가 아닌 '가장 상업적인 도시'라는 비판도 지역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이미 한옥마을 거리를 점령한 전동차 및 전동바이크 역시 대여업 입점 제한이 폐지돼 이전보다 무분별하게 난립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고 실제 더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한 두 업체가 한옥마을에 둥지를 틀고 시작한 전동차 대여업은 최근에는 26개 업체가 400여 대 이상 운영할 만큼 성행하고 있다. 문제는 업체 대다수가 전동차 대여 과정에 운전면허나 안전모 유무를 확인하지 않으면서 불법 운행이 난무해 방문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015년 40대 남성이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다 뒤로 넘어져 뇌진탕으로 숨진 사건에 이어 2017년에는 전동차가 행인 2명과 충돌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또 지난 6월에는 한옥마을 상가를 전동차가 돌진해 들이받는 등 관련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지만 행정의 규제는 닿지 않고 있다. 한옥마을사업소 관계자는 "가끔 민원이나 신고가 들어왔을 때 직원이 현장에 나가 제재하곤 했지만 관련 조례가 폐지된 이후에는 어떠한 단속 및 계도조치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역의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지자체가 전동차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선 안동시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안동시는 지난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에 전동차 불법 주행이 난무하자 1억 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마을 입구에 차량관제시스템을 설치했다. 하회마을 관계자는 "수백 년 역사를 가진 하회마을의 정체성 보존을 위해 진입로에 차단기와 폐쇄회로 CC(TV)를 설치해 전동차 진입을 제한했다"며 "단속이 효과를 거둬 기존 10곳에 달하던 전동차 대여업소가 현재는 모두 사라졌으며 이에 만족해하는 방문객이 많다"고 했다. 국내 전통한옥 권위자인 남해경 전북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전주 한옥마을은 상업적 목적을 가지고 계획한 관광단지가 아닌 일제시대 지역민 중심으로 자연 형성돼 향토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상징적 공간"이라며 "관광 목적의 상업적 개발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옥마을이 제 정취를 잃지 않도록 전주시가 개발의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정책 고민을 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 사회일반
  • 이준서
  • 2023.09.24 15:25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에 비명계 의원들 살인예고…40대 검거

지난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살인 예고 글을 작성한 4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의왕경찰서는 협박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이날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께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2차례에 걸쳐 일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예고 글을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무조건 가결표 던진 의원리스트'라는 제목의 게시글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 14명의 실명을 거론하며 "집에 있는 스나이퍼 라이플(소총)을 찾아봐야겠다"는 등 테러를 암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글에 실명이 오른 민주당 의원들은 당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이들이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진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협박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다른 게시글에는 석궁 사진을 올리며 "석궁을 파출소에 맡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적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IP 주소 등을 토대로 수사에 나서 23일 오전 8시 25분께 군포 소재 한 숙박업소에서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이 체포 직후 그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결과 실제 소총이나 석궁 등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며 "앞으로도 살인 예고 글을 게시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연합
  • 2023.09.23 12:53

한 해 평균 전북서 4166명 산업재해 피해자 발생, 대책 마련 절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1년이 넘었지만 전북지역의 산업재해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의 산업재해자 수는 모두 2만 832명(사망자 341명)으로 연평균 4166명의 근로자가 산업현장에서 재해를 입고 있다. 연도별 산업재해자 수는 2018년 3860명에서 2019년 4021명, 2020년 3998명, 2021년 4460명, 2022년 4493명으로 증가 추세이다. 올해도 7월 기준 전북에서 2551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 다치고 또 24명이 사망했다. 규모별 산업재해자 수를 살펴보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 수가 7483명으로, 5년 간 발생한 전체 산업재해자 수의 35.9%를 차지했다. 이어 5~9인 이하 사업장이 2909명(14.0%), 10~19인 이하 사업장 2906명(14.0%), 50~99인 이하 사업장 1600명(7.7%), 100~299인 이하 사업장 1586명(7.61%), 20~29인 이하 사업장 1540명(7.4%), 30~49인 이하 사업장 1484명(7.12%)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내 산업재해자 수 중 5인 이상 49인 이하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자 수는 8839명으로 전체의 42.43%를 차지했다. 내년 1월 24일부터는 상시근로자 5인 이상 50인 미만의 모든 사업장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될 예정인 만큼 이들 사업장에 대한 노동당국의 관리가 요구되는 부분이다. 산업재해 발생 형태로는 넘어짐에 의한 사고가 3915명으로 전체의 18.8%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떨어짐 3319명, 업무상 질병 2864명, 끼임 2392명, 절단·베임·찔림 2066명, 물체에 맞음 1471명, 부딪힘 1434명 등 순으로 이어졌다. 지역 내에서 끊임없이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만큼 노동계는 노동자의 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전북지부 관계자는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근로기준법 적용이 안되다 보니 산업재해를 당하거나 임금체불, 해고를 당해도 권리를 구제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단기간 효과밖에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고 대변할 수 있는 조직, 즉 노조 등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21 16:39

지난해 전북 사망원인 1위 ‘암’, 코로나19 사망률은 전국서 세 번째

지난해 전북 도민들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악성신생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의 사망자는 모두 1만7852명으로 2021년 1만 5049명보다 2803명이 증가했다. 전북의 사망원인별 연령표준화 사망률(사망 원인을 전국 기준 연령별 구조로 표준화한 사망률)을 살펴보면 암(악성신생물)에 의한 사망이 10만명당 76.7명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고혈압성·심장·뇌혈관 등 순환계통의 질환에 의한 사망이 56.7명, 자살·운수사고 등에 의한 사망이 39.0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전북의 연령표준화 사망률 중 호흡기 결핵, 패혈증, 코로나19 등 특정 감염성 및 기생충성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35.4명을 기록했는데 앞선 조사인 2020년 10.5명과 비교했을 때 24.9명이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수치 증가 이유는 2020년 조사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반영되지 않았으나 2022년 조사에서는 관련 지표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전북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국에서도 높은 수준이었다.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전북 사망자는 모두 1529명으로 2021년 102명의 사망자와 비교했을 때 1427명이 늘어났다. 코로나19의 시도별 10만명 당 사망률을 살펴보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을 기록한 곳은 경북(104.2명)이었다. 이어 강원(89.0명), 전북(86.3명) 순으로 높았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21 16:00

법무부 2023년 하반기 검사 인사 단행⋯전주지검 신임 차장검사에 김우

법무부는 20일 중간간부 고검 검사급 검사 631명과 일반검사 36명 등 총 667명에 대한 신규보임 및 전보 인사를 오는 25일자로 단행했다. 먼저 전주지검 신임 차장검사에는 김우(47·사법연수원 32기)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차장검사가 임명됐다. 경북 성주 출신인 김 차장검사는 서울 영동고와 서울대학교 공법학과를 졸업해 제4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공익법무관을 거쳐 울산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 금융·경제범죄전담부(형사제3부) 부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 금융·경제범죄전담부(형사제3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범죄수익환수과장,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8부장 등을 역임했다. 인권보호관에는 김선문 제주지검 인권보호관(50·32기)이 부임한다.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은 김호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52·33기)이 맡는다. 형사 1부장에는 권현유 서울남부지검 형사 3부장(51·34기)이, 형사 2부장은 황성민 원주지청 형사 1부장(48·35기), 형사 3부장은 이승학 서울남부지검 부장(50·36기)이 맡는다. 부부장에는 김현우 서울중앙지검 검사(44·38기)와 김유나 서울중앙지검 검사(39·40기)가 승진 전보됐다. 군산지청장은 손찬오 법무부 인권조사과장(51·33기)이, 군산지청 형사 1부장은 김창희 춘천지검 부부장(43·36기)이, 형사 2부장에는 장진성 법무연수원 용인분원 교수(42·37기)가 각각 전보 조치됐다. 정읍지청장은 이시전 수원지검 부부장(46·36기)이, 남원지청장에는 김종욱 안산지청 부부장(42·37기)이 내정됐다. 한편 황금천 전주지검 차장검사(53·31기)는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서울특별시 파견)으로 자리를 옮긴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20 21:00

"무궁화에 밀린 운전자 안전" 위험천만 공포의 완주로

"하루 수 만대가 다니는 도로에 가로등 하나 없어요. 운전자들은 밤에 운전할 때마다 칠흑같은 어둠 속을 가는 기분입니다." 완주로(국도17호선) 용진읍행정센터 ~ 운곡지구 구간에 교통 시설물이 전무해 운전자들의 안전이 수년 째 위협받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통 시설물 허가권을 갖고 있는 완주군이 예산 문제로 개선 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주민 안전 보호에 대한 행정의 의지가 빈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완주로 완주IC를 지나 용봉초등학교 삼거리까지의 8.7㎞구간에 가로등이나 점멸등과 같은 교통 시설물 설치가 미흡해 각종 안전 사고 위험이 높다. 완주군 용진읍 운곡지구 주민 등에 따르면 굴곡진 커브길인 해당 도로는 밤만 되면 중앙선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이곳엔 야생 동물 출몰이 잦아 출퇴근길에 로드킬 당한 고라니, 고양이 등의 사체도 자주 목격되고 있다. 완주로를 관할하는 익산국토관리청 전주교통관리사무소에는 최근 해당 도로의 안전대책 마련 및 개선을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며칠 째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인근 주민 김모 씨(55)는 "올해 3월부터 운곡지구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몇 달 째 퇴근할 때마다 가로등 하나 없는 어둠 속 도로를 불안감에 떨며 운전하고 있다"며 "출퇴근길 차가 막힐 정도여서 교통량이 적은 것 같지도 않은데 다른 국도에 비해 교통 시설물이 부족한 것 같다. 조치가 시급하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교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도로는 매년 하루 평균 교통량이 2만여 대가 넘는 등 많은 차량이 오가고 있다. 특히 올해 운곡지구 인근에 3000세대 이상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교통량은 이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몰 기간이 길어지는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추가 교통 시설물 설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개선을 요구하는 주민의 목소리가 행정에 닿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완주로를 관할하는 전주국토관리사무소는 주민 민원을 반영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예산 확보 후 9월 안에 문제의 구간에 50여 개의 가로등을 설치하려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완주군의 사정으로 인해 반려됐다. 완주로는 군이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무궁화 100리길'로 무궁화 1만 5000여 본이 심어져 있다. 해당 구간에 수십 개의 교통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무궁화를 파헤친 후 다른 곳에 옮겨 심어야 하는데 아직 이를 위한 예산 확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군의 설명이다. 완주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올해 예산 회계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갑작스레 무궁화 이설을 위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 상황이라 부서 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최대한 올해 안에 가로등 설치가 완료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 사회일반
  • 이준서
  • 2023.09.20 18:41

"수습 싫으면 일하지 말던가" 여전히 노동사각지대 놓인 최저임금

#1. 부업으로 전주시 덕진구 한 편의점에서 알바를 시작한 직장인 A씨(28)의 시급은 2023년도 최저시급 9620원의 80% 수준인 8000원이다.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 하루 5시간을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은 4만 원. 최저시급을 적용한 일급보다 8100원 적다. 사실상 1시간 덜 일한 값이고 야간수당도 제외되면서 정상적인 일급보다는 3만원 이상 덜 받는 셈이다. #2. 완주군 삼례읍에서 식당 알바를 시작한 B씨(23)는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이다. 그는 최저시급의 절반 수준인 시급 5000원을 받는다. '일을 배워야 하는' 수습기간이라는 것이 고용주의 이유였다. 수습기간이라는 꼼수로 최저시급보다 적은 급여를 주는 행태가 지역사회에 만연하고 있지만 노동 당국이 기본적인 현황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전주시 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주지역 사업장 알바생 149명을 대상으로 한 ‘알바 노동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8.3%가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주지역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순노무 노동자의 경우 10명 중 4명 가량이 평균시급 8700원을 받아 최저시급을 한참 밑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일부 고용주들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때 수습기간을 명목으로 3~6개월 동안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최저임금 하한선보다 적은 임금을 주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일보가 전북지역으로 한정한 구인·구직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1년 미만 단기 근로자를 뽑으면서 수습기간을 둔다는 업주가 수두룩했다. 현행 최저임금법 제5조에 따르면 '1년 이상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한하여 수습기간을 둘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최저임금의 90%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1년 미만 단기 근로계약 상태에서 수습기간을 갖거나 최저임금의 90% 미만을 지급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임에도 노동 당국의 관리 및 감독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이미 지역 업주들 사이에선 행정의 규제가 닿지 않자 최저임금을 주지 않는 것이 관례화된 실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는 전체 임금 근로자 2100만여 명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321만 50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지난해 고용노동부 등이 집계한 최저임금법 6조(최저임금 미지급, 임금수준 저하) 위반 건수는 총 444건에 불과하며 이 중 고용주를 사법처리한 것은 7건(1.6%)이 전부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의 규모에 비해 노동 당국의 실태 파악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한 셈이다. 특히 전주시를 비롯한 도내 9개 시군을 관할하는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신고건수 및 사법처리에 대한 기본적인 현황 및 통계조차 내지 않고 있었다. 이 때문에 지역 노동계에선 해당 문제에 대해 당국의 대처가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 최저임금 적용 범위 등 관련 법령이 모호하고 노동당국의 사법 집행 의지가 부족해 위반 사례가 매년 잇따르고 있다"며 "단순 시정조치에 그치지 않고 형사처벌 등 신속한 사법 집행이 이뤄지도록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관계자는 "최저임금 미지급 관련 실태조사는 상급기관의 자료 요청에 따라 실시한 뒤 관련 자료를 따로 보관하지 않고 있어 구체적인 현황 및 통계가 없다"며 "신고가 들어오는 즉시 최대한 형사처벌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앞으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이준서외(1)
  • 2023.09.19 17:07

전북서 ‘동물복지'는 요원?, 직영동물보호소 왜 안되나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구조된 개와 고양이 등 유실·유기동물 수가 전국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지역 동물보호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도내 지자체 중 직영으로 보호소를 운영하는 지역은 5곳에 그쳐 전북에서 행정 주도적인 동물복지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된 유실‧유기동물 수는 총 11만3440마리였다. 이는 전년대비 4.1%감소한 수다. 구조된 동물 수는 지난 2018년 12만1100마리에서 2019년 13만5800마리로 대폭 늘었다가 2020년 이후로 지속 감소추세다. 지난해 구조동물의 지역별분포는 개의 경우 경기가 19.9%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남 12.6%, 경북과 전남이 9.9%, 전북 8% 등의 순이었다. 고양이는 경기(16.1%), 부산(10.2%), 인천과 대구(8.3%), 전북(7.4)등의 순으로 구조됐다. 전북에서는 인구가 많고 반려동물 수도 많은 전주에서 주로 많이 동물들이 구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물복지단체들과 애호가들은 구조동물 수가 감소하고 있긴 하지만 1인가구 증가, 사회 경제적 요인 등의 이유로 언제든 그 수가 늘어날 수 있고 이에 동물병원 위탁 보호보다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고 관리하는 형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에서 동물보호소를 직영으로 운영하는 지자체는 정읍과 완주, 진안, 무주, 순창 5곳 뿐이다. 나머지 9개 지역은 지자체 관내 동물병원들에 하루 위탁수수료 9000원을 주고 위탁 보호소형태로 운영 중이다. 전주의 경우 대부분의 구조동물의 수를 차지함에도 10곳의 동물병원에서 분산 수용하고 있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1곳이 업무과다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위탁을 포기하면서 9곳으로 줄어 들은 상태이다. 전주시는 지난 2019년 동물보호소 건립 사업으로 국비 20억원을 확보했는데도 부지선정과 매년 15억원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운영비 등의 이유로 직영보호소 설립을 포기했고, 국비까지 반납했다. 그러나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에 비해 여전히 동물복지에 대한 행정 의지가 여전히 부족해 직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동물보호소의 경우 부지선정과정부터 운영까지 민원이 끊이질 않는 등 행정이 추진하기에 부담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위탁보호 형태를 유지하는 것외에는 딱히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백세종
  • 2023.09.19 17:07

근로복지공단 공공직장어린이집 운영 2년, 낮은 충원율 과제

근로복지공단이 전북을 비롯한 전국에 공공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한 가운데 운영 2년차를 맞았지만 일부 어린이집의 경우 저조한 충원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예산처의 2023년 정기국회·국정감사 공공기관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직장 어린이집을 이용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비정규직, 영세자영업자 등을 위해 공공형 직장 어린이집을 설립하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 2018년 시범사업 3곳 설립으로 추진된 이 사업은 2019년 10곳에 대한 공모신청을 받아 현재 전국에 공공 직장 어린이집 13곳이 운영되고 있다. 전북에서는 전주시와 임실군이 근로복지공단의 공모에 선정돼 지난 2021년부터 공공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중이다. 문제는 개원 2년을 맞았지만 일부 어린이집의 충원율이 매우 저조하다는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임실군 공공 직장 어린이집은 60명 정원 중 36명만 등록, 충원율 60.0%를 기록했다. 이는 경북 영주(29.0%)와 광주 광산(44.3%)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이다. 반면 전주시는 98명 정원 중 보육아동 95명이 등록돼 충원율 96.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충원율을 기록했다. 임실군의 낮은 충원율은 인구 대비 보육 아동의 수요가 적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임실군 인구는 2만 6209명으로 이 중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는 연령(0세부터 5세 이하)은 664명에 불과했다. 낮은 충원율 외에도 공공 직장 어린이집에 대한 지자체도 무관심도 문제다.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8년 고용노동부는 지자체별 공공 직장 어린이집 설치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거점형 공공 직장 어린이집 설치지역 선정을 위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는 공공어린이집 보급률과 보육충족률, 가임여성수, 일반수급자수, 30인 미만 사업체 수, 산업단지별 고용자수 등 지역선정지표를 활용해 지역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그 결과 165개 지자체 중 도내에서는 전주 18위, 군산 38위, 익산 54위, 임실 165위를 기록했다. 우선순위상 전주와 군산, 익산 등에 공공어린이집이 설치돼야 하나 군산과 익산의 경우 공모사업을 신청하지 않아 어린이집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공공 직장 어린이집 설치 관련 신청 및 선정 지자체 현황을 살펴보면 근로복지공단은 총 5번의 공모를 진행했으며 전주시는 2019년 1월, 임실군은 4월에 공모를 신청해 최종 선정됐다. 군산시와 익산시는 공모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관심없음’, ‘부지없음’, ‘보육수요 부족’ 등의 사유로 공모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처는 “사업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어린이집 수요가 낮은 지역까지 무리하게 설치를 추진하기보다는 예산 이월 및 적극적인 지자체 협의 등 보다 신중한 검토를 통해 수요가 높은 지역 위주로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18 16:32

비번인데 베란다 타고 올라가고, 심폐소생술로 시민 살린 소방관들

근무가 없는 비번 날에도 위험에 빠진 시민을 구조한 소방관들이 지역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18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6시50분께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한 아파트단지에 “살려달라”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이날 비번으로 아파트 주민 행사에 참여하고 있던 남기엽 소방위는 황급히 주변을 확인했다. 그가 목격한 것은 아파트 16층 베란다 난간에 20대 여성 A씨가 뒤집힌 채 매달려 있고 누군가 해당 여성의 다리를 잡고 구조를 요청하는 모습이었다. 남 소방위는 황급히 해당 집으로 달려가 초인종을 눌렀지만 나오는 이가 없었다. 마음이 급해진 남 소방위는 서둘러 아랫집인 15층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고 상황을 설명한 뒤 베란다 난간을 타고 16층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A씨를 발견한 남 소방위는 그의 몸을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소방대원들이 출동했고 A씨는 손과 발에 깨진 유리에 의해 다친 가벼운 상처를 제외한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 소방위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베란다에서 버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기에 무조건 구조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난간을 잡고 올라갔다”며 “천만다행으로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오전 10시 50분께는 익산시장배 동호인 탁구대회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시민을 소방관이 응급처치로 살리기도 했다. 익산소방서 팔봉119안전센터에서 근무 중인 김태용 소방장은 이날 탁구대회에 선수로 참가했다. 그러다 갑자기 대회에 참가했던 시민 B씨(60대)가 쓰러졌고 이에 시민들은 다급히 “119 좀 불러주세요”라고 소리쳤다. 당시 B씨의 상태는 의식‧호흡이 없는 심정지 상태였으며 현장에 있던 김 소방장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하지만 김 소방장의 심폐소생술에도 B씨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고 그 순간 체육관 내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있다는 것을 떠올린 그는 주변 사람에게 장비를 가져달라고 외쳤다. 이후 자동심장충격기를 이용해 전기충격을 1회 실시하자 B씨의 의식과 호흡이 기적처럼 되살아났다.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방장은 “소방관이라면 누구나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어디서나 도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18 15:56

비번 중 “살려달라”는 목소리에 16층 베란다 매달린 시민 구조한 소방관

비번 중이었던 소방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시민을 목격, 발 빠른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18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6시50분께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 한 아파트단지에 “살려달라”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비번으로 아파트 주민 행사를 참여하고 있던 남기엽 소방위는 황급히 주변을 확인했다. 그가 목격한 것은 아파트 16층 베란다 난간에 20대 여성 A씨가 다리만 걸친 채 몸이 뒤집어져 매달려 있는 모습. 남 소방위는 황급히 해당 집으로 달려가 초인종을 눌렀지만 나오는 이가 없었다. 안에서는 누군가 구조를 기다리는 듯한 소리만 들려왔다. 마음이 급해진 남 소방위는 서둘러 아랫집인 15층으로 달려가 문을 두드렸고 상황을 설명한 뒤 베란다 난간을 타고 16층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A씨를 발견한 남 소방위는 그의 몸을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소방대원들이 출동했고 A씨는 손과 발에 깨진 유리에 의해 다친 가벼운 상처를 제외한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난간에 매달려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집안에서 지인이 그를 붙잡고 있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전북소방본부 소속인 남 소방위는 지난 2008년 1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15년간 긴박한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거나 인명을 구조해 왔다. 그는 지난 2021년 순창소방서에서 근무하던 당시 퇴근길에 전주 완산 칠봉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목격하고 119에 신고한 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과 함께 불을 진화한 인물이기도 하다. 남 소방위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베란다에서 버티는 게 어렵다는 걸 알기에 무조건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난간을 잡고 올라갔다”며 “천만다행으로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09.18 11:27

축협조합장이 직원들에게 폭언·폭행 가해 '파문'

직장 내 갑질과 폭력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한 축협에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갑질과 폭력을 가한 당사자가 직장 내 최고의 위치에 있는 조합장이라는 점에서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피해 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 한 축협 조합장 A씨와 일부 직원들은 이 축협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한우명품관 식당에서 술을 포함한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다. 식사를 마친 조합장 일행은 직원의 상가에 들러 조문을 마치고 몇몇 직원들은 귀가했지만 A조합장과 명품관 담당자들인 B상무, C차장 등 3명은 밤 11시 경 명품관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A조합장은 최근 문을 연 명품관에 대한 조합원들의 비판적 의견을 전달했고 이 과정에서 B상무와 C차장에게 화를 내며 격한 말을 쏟아냈으며, 화가 풀리지 않은 듯 C차장에게는 폭력까지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일로 인해 B상무는 다음날 사직서를 제출한 뒤 출근하지 않고 있으며, 폭행을 당한 C차장은 정신적 충격 등으로 인해 인근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 가족은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조만간 가해를 가한 조합장을 고발할 계획이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피해 직원 가족은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조합장이라는 사람이 직원에게 막말을 퍼붓고 심지어 폭력까지 가할 수 있느냐”며 “반드시 법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해 A조합장은 “명품관에 대한 애착에서 나도 모르게 큰 실수를 하게 됐다”며 “이후 B상무, C차장과는 만남과 전화 등을 통해 이야기를 잘 나눴고 당시 상황은 술이 과해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A조합장은 지난 2019년에도 회식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술을 따르라며 고성을 지르는 등 지역사회에서 물의를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 사회일반
  • 임남근
  • 2023.09.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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