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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에 큰 X자가 뭔가요"…전주 충경로 4차로 블록 시공 ‘갑론을박’

40억 원 투입 차로 블록 시공, 차로 위 X자 모양 논란
시민들“인도는 흙밭으로 방치, 블록 파손 우려 및 X자 차로 모양 이해할 수 없어”
“차선·횡단보도 선과 겹쳐 운전자 시야 방해, 안전사고 위험”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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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주시 충경로에 대형 'X'무늬가 양방향에 걸쳐 새겨져 있다. /사진=오세림 기자

전주시가 보행자 우선 도로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충경로 사거리와 병무청오거리 구간 차도에 대형 흰색 무늬 'X'자 문양들을 새겨놓은 것을 두고 시민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

시는 이 일대를 영국 광장식 보행자우선도로로 지정하면서 디자인을 넣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한옥마을 등 한국전통문화와 연계성도 없고, 도대체 무슨 문양인지 모르겠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운전자들은 차로와 횡단보도, 정지선, 신호등까지 도로에 혼재돼 시선이 분산되면서 각종 사고 위험까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14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9월부터 행정안전부로부터 국비 50억 원을 지원받아 총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충경로 특화거리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는 이번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1월 초부터 국비 등 40억 원의 사업비로 전주시 경원동 충경로 사거리∼병무청오거리 500여 m 구간에 차도와 보도 구분이 없게 하는 보행자 우선 도로를 조성했다.

전주 대표 관광지 한옥마을의 외연 확장과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보행자 우선도로를 만들기 위한 취지였다.

시는 공사 진행 과정에서 11월 한 달 간 1개 차선을 제외한 교통통제도 진행했다. 해당 구간은 구도심 주 간선도로로 차량과 시내 버스 이동이 많은 만큼 운전자와 시민들은 공사 기간동안 교통혼잡 등 상당한 통행불편을 감수해왔다. 

그러나 공사가 완료된 현재, 시가 차로 곳곳에 새겨진 X자 문양을 두고 시민들 대다수가 불만의 목소리를 내비치고 있다.

이곳을 지나던 오모 씨(46·전주시 교동)은 "나이 드신 노인들은 X자를 횡단보도로 생각하고 그냥 도로를 건너는 경우를 종종 봤다"며 "바로 인근 경기전이나 한옥마을과도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 무슨 생각으로 시가 이 X자들을 도로에 새겨넣었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매일 밤 충경로를 이용해 승용차로 퇴근한다는 시민 전모 씨(54)는 "조금만 어두워져도 밝은 X자 문양만 눈에 띄고 차선이나 정지선 등이 안보이는 등 운전 시야를 방해한다"며 "버스와 트럭도 다니는 차로인데, 이 수많은 블록들이 차량 무게를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고 또 예산낭비를 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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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경로 광장형 도로의 모델이 된 영국의 '엑스비전 도로(Exhibition Road)'./사진=전주시청 제공.

이에 대해 시는 해당 문양은 미관적인 요인을 고려해 조성했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 주도 하에 도로경관 전문가 등이 수십 차례 검토 끝에 영국의 보행자 우선도로인 '엑스비전 도로(Exhibition Road)'를 참고해 X자 문양을 새겨 넣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국의 이 도로의 경우 차선과 문양이 혼재돼 그려져 있지 않다. 

여기에 공사가 끝난 지 2주일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행인들이 지나는 인도는 보도블럭도 없이 물웅덩이가 고인 흙밭 상태로 방치된 부분에 대한 시민 불만이 제기되고 있기까지 하다. 

시 도로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십 차례의 논의 끝에 미관적으로 가장 우수한 해당 문양을 차도에 새겨 넣게 됐다"며 "광장형 도로의 범위를 늘릴때 다른 문양 등 도로와 어우러지고, 한옥마을 등 지역 이미지에 맞는 문양을 차도에 새겨넣는 방향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에 보도블럭을 내년 초까지 빠르게 설치하고 안전 문제에 대한 점검을 추가적으로 실시해 불편을 겪는 시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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