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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세월호 침몰 나흘째를 맞고 있지만 정부의 공식 발표가 여전히 혼선을 빚으면서 실종자 가족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정부가 승선자, 구조자, 수색 상황 발표를 수차례 번복한 데 대해 사과하고 혼선을 없애기 위해 진도군청, 팽목항, 실내체육관에서 동시에 브리핑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 총리의 사과는 6시간 만에 공염불에 그쳤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5시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열어 "선체에 가이드 라인 3개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1시간 만에 같은 곳에서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은 3개에서 2개로 정정했다. 수색에 나선 잠수사들이 해저로 내려갈 때 이들을 지켜주는 건 가이드 라인이다 . 가이드 라인 1개를 타고 2명씩 해저에 내려가 선체 수색이 가능하다. 설치된 가 이드 라인이 많을수록 더 많은 잠수사가 선체 수색을 할 수 있다. 이날 오전 45시 가이드 라인을 설치했다고 발표한 해경은 1213시간 만에 청장은 3개로, 차장은 2개로 발표한 것이다. 해경은 또 정오께 실내체육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선내 진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혀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해경은 이날 오전 5시 50분께 선체 34층 계단 통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을 통해 객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사망자 3명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잠수사들이 선체 밖에서 창 너머로 시신을 목격했는데 가족들은 '계단=선내'로 민감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진 요인 가운데 부실한 선원 교육이나 허술한 출항 전 선박 점검도 꼽힌다. 선원 교육과 출항 전 선박점검은 여객선사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한국해운조합에 위임돼 있다. 해운조합이 과연 이런 위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는 문제제기가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운조합은 선사들의 이익단체다. 이익단체가 선박의 안전운항에 직결된 요소인출항전 점검업무를 담당하다보니 안전운항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이번 사고 같은 대형 참사를 낳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운법 22조는 내각 여객선사에 대해 한국해운조합이 선임한 선박운항관리자로부터 안전운항에 대해 지도감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운항관리자는 해운조합이 채용하지만 해양경찰청으로부터 그 직무에 대해 관리감독을 받는다. 또 그 자격 요건도 법으로 정해둬 아무나 맡을 수 없다. 해운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운항관리자는 3급 항해사, 3급 기관사 또는 3급 운항사 이상 자격이 있으면서 승선 경력도 3년이 넘어야 한다. 그러나 해운조합이 채용하다 보니 해운조합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특히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 사례를 봐도 운항관리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있다는 점이 뚜렷하다. 해운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운항관리자는 내항 여객선사안전관리담당자는 물론선원에 대한 안전관리교육을 해야 하고 선장이 제출한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확인해야 한다. 또 여객선의 승선 정원 초과 여부, 화물의 적재한도 초과 여부를 확인하고 그 밖에 운항질서 유지 업무도 담당해야 한다. 구명기구소화설비해도와 그 밖의 항해용구가 완비돼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 나 출항 전 기상 상황을 선장에게 통보하고 현지 기상 상황을 확인하는 일, 선장이 선내에서 비상훈련을 실시했는지 확인하는 일도 운항관리자의 임무다. 이런 사항들은 모조리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허점'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이란 점에서 결과적으로 부실한 운항관리자 제도가 이번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됐다고 해도지나치지 않다. 선원들은 운항안전에 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선내에 그대로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되풀이하거나 승객들을 놔둔 채 먼저탈출했다. 승선 인원이나 선적한 화물, 자동차의 양이나 숫자도 모두 엉터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명 뗏목을 비롯한 각종 구명기구 가운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게 12개에 불과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결국 운항관리자가 이런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해경이 운항관리자의 직무에 대한 점검, 지도감독 맡도록 돼 있지만 실제 이런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해운조합은 2천여개 여객선사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익단체다. 해운조합 홈페이지를 보면 "조합원사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 제안", "조합원사의 부담 경감을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등을 제 기능으로 설명해놓고 있다. 이처럼 조합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도록 돼 있는 조직이 채용한 운항관리자가 내항 여객선의 안전점검을 도맡도록 한 '시스템의 실패'가 결국 대형 참사를 부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해수부는 이처럼 안전관리 업무는 해운조합에 '외주'를 주면서 여객선의 청결도나 편의성은 직접 평가해 포상을 했다. 더 높은 우선순위를 둬야 할 안전관리 업무가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 평가에서 공교롭게도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4차례나 우수선사로 선정됐다. 청해진해운은 올해 1월 '2013년도 연안여객선 고객 만족도 평가'에서 상위권 선사로 선정됐다. 조사는 전국 56개 선사, 137척의 여객선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청해진해운은 또 2006년 초쾌속선 부문 우수상을, 2009년 카페리 부문 우수상을 , 2011년 종합 우수선사 부문 우수상을 탔다. 고객 만족도 평가는 해상여객선의 쾌적성, 편의성, 승무원의 친절도 등을 평가 하는 사업으로 해운법 9조에 근거를 둔 법정 평가다.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여객선사에 불이익을 줘 선사 간 경쟁을 촉진시킨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정작 선박운항의 기본이라 할 안전은 고객만족도 평가항목에 담겨 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안전관리에 소홀해 대형 참사를 일으킨 선사가 우수선사로 선정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생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승객안전에 관한 사전 점검이 선내 화장실의 청결도 평가보다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현행 제도가 대형 참사를 불러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법한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안전관리를 잘하는 선사에도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해사안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놨다"며 "선박의 안전관리 체계를 총체적으로 재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도군 여객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신원 확인 작업은 육안 및 지문DNA 검사 등 절차로 나뉘어 진행된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사고 해역에서 수습한 사망자는 인근의 팽목항에 서 키 등 신체 특징이나 소지품 검사로 1차 신원 확인 절차를 받는다. 신원이 바로 특정되면 유족을 불러 대면 확인을 거친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으면 인근 병원으로 이송해 의료진의 검안을 받도록 한다. 이후 지문을 뜨고 DNA 검사를 실시해 신원을 최종 확정한다. 1차 확인 절차에서 신원이 특정된 사람도 지문DNA 검사는 빠짐없이 실시한다. DNA 샘플은 면봉으로 볼 안 쪽을 긁어내는 구강 채취 또는 시신 훼손(부패)이 심할 경우 혈액조직 검사를 통해 확보한다. 현재까지는 사고 인근 현장과 병원에서 각각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했지만 향후사망자가 한꺼번에 수습될 경우에는 모두 병원으로 바로 옮겨 지문DNA 채취분석대조 검사를 한다. DNA 검사의 정확도는 99.9999% 이상이다. 다만 앞으로 사망자가 한꺼번에 수습되면 DNA 검사 등 신원 확인 작업에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 나흘째인 현재 시신 훼손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해당 해역의 수온이 1012℃를 유지한 점 등에 미뤄볼 때 얼굴 등은 식별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경 합동수사본부 신원확인팀은 이날 오전부터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DNA 샘플 채취 작업에 들어갔다. 사망자가 발생시 사전에 확보한 가족들의 DNA 분석 결과와 대조해 신속히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300명의 가족이 DNA 채취에 응할 경우 분석에 걸리는 시간은 이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탑승자 476명 가운데 구조자는 174명, 사망자 32명이다. 실종자는 270명에 이른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9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계정(@pontifex)을 통해 한국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에 대해 위로의 뜻을 밝혔다. 교황은 이날 "한국의 여객선 참사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기도에 동참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교황의 트위터 계정에 등록한 팔로워는 현재 392만명에 이른다. 앞서 교황청 국무원은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만인 지난 17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를 통해 침몰사고의 희생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를 표한 바 있다. 교황은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천주교의 초청으로 오는 8월14일부터 5일간 한국을 찾을 계획이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84년 방한한 이후 3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실종자 가족들의 DNA 채취가 이뤄지고 있지만 자녀가 없고 부모 수소문도 어려운 한 승선자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9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게 구조소식을 기다리는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서 자신을 실종자의 친구라고 소개한 이모(47)씨는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공사현장 출장을 위해 인천에서 트럭을 싣고 세월호에 탑승한 친구 이모(48)씨가 자식이 없는 데다 부모를 수소문하는 것도 막막하다는 것. 실종자 이씨는 지난 16일 사고 당일 오전 부인과 회사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소식을 전했다. 부인에게는 "배가 기운다. 구명조끼를 입었으니 안심하라"고 말했다. 걱정하는 부인에게 실종자 이씨는 "내가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많아 구해야 한다"고 통화하고 연락이 끊겼다고 친구 이씨는 전했다. 실종자 이씨의 친구는 "개인적인 사연 탓에 부모와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자식마저 없어 DNA 채취를 위해서는 부모를 찾아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선장과 항해사등 승무원 3명이 구속된 가운데 사고 원인이 무리한 항로변경, 즉 변침(變針)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승선에서 하선때까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선장의 도저히 이해못할 행동이 상상을 초월한 인명피해를 부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 내용과 구속된 선장, 항해사의 진술, 해양전문가의 의 견 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했다. 승객 등 475명을 태운 세월호가 인천항을 떠난 지 9시간여만에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孟骨水道)'에 들어선 것은 16일 오전 8시42분께. 운항 경력 13개월째, 입사 5개월이 채 되지 않은 항해사 박모(25.여)씨와 조타수 조모(56)씨의 눈앞에 들어온 것은 거세게 내려오는 물살이었다. 평소에도 소용돌이가 예사인 이 구간은 이날 막 사리(15일)를 지난데다 썰물때와 맞물려 물살이 더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악명이 높은 맹골수도 항로에서 첫 조타지휘를 맡게 된 박씨는 조타수 조씨에게 방향전환을 지시했다. 이 곳은 병풍도를 오른쪽으로 끼고 제주를 향해 뱃머리를 돌리는 이른바 변침점이다. 조씨는 구속전 진술에서 "항해사 지휘에 따라 평소대로 조타륜을 돌렸다. 하지만 평소보다 많이 돌아갔다"고 말했다. 조씨는 "내가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타륜이 유난히 빨리 돌았다"고 말했다. 이는 일반적인 항로에서 보통 5도 안팎의 조타기 조정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5도 이상 돌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검겅 합동수사본부도 이 대목에서 항해사와 조타수의 결정적 실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살이 거센 맹골수도에서 23도 정도로 작은 각도로 전환하는 이른바 소각(小角)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삼열 전 목포지방해난안전심판원장은 19일 "뱃머리를 심하게 꺾는 과정에서 거센 물살 저항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며 "순간 배가 휘청거리고 복원되지 않자 당황해 조타기를 더 무리하게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도 해상관제센터(VTS)에서 확인된 세월호 항적에도 8시45분께 우현을 시도했으나 배는 계속 좌현으로 쏠렸다. 항해사와 조타수는 이를 잡기 위해 우현으로 끝까지 뱃머리를 돌렸으나 세월호는 9분만에 사실상 추진동력을 잃고 물살에 왔던 길로 밀렸다. 배가 좌현으로 밀리자 제대로 결박되지 않은 화물, 차량 등이 쏟아지면서 세월호는 더 급속히 기울기 시작했다. 많은 승객들이 배가 기우뚱한 뒤 '쿵'하는 소리가 났다는 진술도 이를 뒷받침 하는 대목이다. 해양 전문가들도 세월호가 외부 충격에 의해 침몰한 것이 아닌 만큼 선체에는 파공(破孔) 흔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국민들의 공분을 산 것은 사고 전후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가 벌인 행적이다. 수사결과 이씨는 맹골수도 항행을 박씨에게 맡기고 자신은 선실에서 푹 쉬고 있었다. 탈출 당시 입고 있는 반바지 차림은 이를 잘 보여준다. 배가 기우뚱하자 당황한 채 조타실에 뛰어온 선장은 우왕좌왕 시간만 허비하다 수백여명의 승객들은 선실에 남긴 채 자신만 배를 빠져나왔다. 그러나 이씨는 구속전 진술에서 '승객에게 대기하라'고 한 이유는 "조류가 빠르고, 수온도 차고, 주변에 인명 구조선이 없어서 그랬다"고 변명했다. 서둘러 유보갑판 등으로 대피하라는 말만 했어도 수백명이 목숨을 잃은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세월호 침몰 나흘째를 맞으면서 실종자 가족이 애타게 구조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팽목항에 자원봉사자가 몰려들고 있다. 사고 첫날인 16일 인근 영암에 있는 현대삼호중공업이 발빠르게 전남 진도군 임화면 팽목항에 부스를 만들고 행복약속봉사단 자원봉사자들과 노조원들이 함께 끼니당 500인분의 식사를 제공하고 이튿날 비옷을 나눠 아픔에 젖은 실종자 가족을 따뜻하게 감쌌다. 삼호중공업은 사고직후 터그보트 3대와 앰블런스 3대를 급파해 환자수송 등을 돕고 인명구조를 위해 잠수부 10여명을 침몰현장에 배치하는 동시에 침몰 여객선 인양을 위해 플로팅도크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국민은행이 이동급식차를 파견했고 각종 봉사단체, 종교단체의 무료급식, 간식 부스가 세워졌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개 통신사도 기지국 지원과 팽목항에 모인 이들에게 휴대전화 무료충전 서비스를 제공했다. 한전도 무선인터넷 장비를 설치했고 약사협회에서는 무료 의약품 제공으로 기다림에 심신이 지친 가족을 달랬다. 이외에도 각종 단체에서 자원봉사자를 파견하고 해경, 소방서, 행정기관도 현장상황실을 세우면서 팽목항 주변은 도로 양쪽에 수십개의 부스가 들어서 마치 상설시장 같은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실종자 가족보다 외부 인원의 수가 더 많아진 지 이미 오래다. 그러나 이런 자원봉사가 단체나 회사의 이름을 앞세우고 좁은 공간에 많은 부스가 몰리다보니 정작 필요한 차량의 진입이 힘든 상황도 벌어져 실종자 가족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사고 이후 팽목항을 찾은 한 정치인은 실종자 가족에게서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 얼굴 알리러 왔나"는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또 자원봉사자와 민간 구조대 중 일부는 하는 일 없이 돌아다니거나 외부에서 사고현장을 구경온 듯한 이들의 모습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이 모인 또다른 장소인 진도 실내체육관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 단원고 실종 학생의 아버지는 "선의로 도와주려는 마음은 정말 고맙지만 호의도 과하면 민폐가 되고 때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며 "나흘동안 자식의 생사도 모르는 사람의 슬픔을 먼저 알아달라"고 말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구속된 3등 항해사는 '맹골수로' 해역에서 처음으로 조타지휘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9일 오후 광주지방검찰청 목포지청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를 통해 구속된 3등 항해사 박모(27여)씨가 맹골수로를 조타지휘하며 운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박씨가) 인천에서 제주 구간을 6개월 전부터 운항해 왔으나 맹골수로는 이번에 처음 통과했다"며 "근무 순서상 조타지휘를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해역인 맹골수로는 목포-제주, 인천-제주를 오가는 선박이 서로 항로를 바꾸는 이른바 '변침점'이다. 운항 경험이 적은 3등 항해사가 변침점에서 조타지휘를 한 경위에 대해서는 "정해진 근무표 상 이번에 3등 항해사가 맡게 된 것"이라며 "선장이나 12등 항해사가 근무시간을 일부러 조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수사본부 측은 사고 전날 기상 문제로 세월호가 평소보다 지연 출항한 것이 근무 교대 일정상 3등 항해사 박씨가 변침점에서 조타 지휘를 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선장 이모(69)씨가 퇴선명령을 내렸는지에 대해선 "본인은 했다고 하나 아직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다"며 "구조된 승객 진술 등을 거쳐야 할 문제"라고 못박았다. 수사본부 측은 이어 '침몰 직전 침실에 있었다'는 선장 진술에 대해 "선장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근무 중 침실로 갔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도 주의의무를 다했는지를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배가 넘어지기 전 변침하는 과정에서의 선체결함 가능성 등여러모로 조사하고 있다"며 "안전검사 적절성 여부와 선체 개조 등도 수사 대상"이 라고 덧붙였다.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선박의 선장 또는 승무원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해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선장 이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3등 항해사 박씨, 조타수 조모(55)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발부했다. 수사본부는 이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사고 원인과 구호조처 등에 대한수사는 목포, 승선 과정과 관련한 조사는 인천에서 각각 참고인 진술 조사와 압수수색 자료 분석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만톤의 배도 수중에서 통째로 들어 올릴 수 있는 '플로팅 독(Floating Dock)', 개당 35t의 부양력을 가진 '리프트 백' 등 첨단 해난 장비들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세월호 사고 초동대처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세월호 구조탐사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은 사고 직후 세월호가 완전히 침몰하기 전에 이들 첨단 해난장비를 투입했다면 지금과 같은 대형 참사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당국의 초동대처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세월호는 사고 초기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졌지만 3분의 2 이상이 해상에 떠있는 상태를 상당 시간 동안 유지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들 해난 장비를 사용했다면 수중으로 완전히 침몰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춰 선실에 갇혀 있던 많은 승객을 구조할 시간은 충분히 벌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군(軍) 현장구조지원본부는 18일 세월호가 해저 바닥으로 침강이 계속 진행되는 것을 저지하기위해 부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리프트 백(공기주머니)을 설치했다. 이 리프트 백은 개당 35t의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을 정도의 부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프트 백을 배에 걸어놓으면 배가 더이상 가라앉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수중 작업 환경이 개선된다. 해군 잠수사들이 리프트 백 1개를 세월호 선체에 걸어놓은 데 이어 추가로 25개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해군은 리프트 백 25개를 현장구조지원본부가 설치된 대형 수송함 독도함(1만4천t)으로 긴급 이송했고 현재는 확보된 리프트 백을 사고해역으로 옮기고 있다. 또 침몰 여객선 세월호를 인양하기 위해 대형 크레인과 함께 현대삼호중공업이 바다 위에서 배를 건조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장비인 '플로팅 도크'가 거론되고 있다. 육상에서 만들어진 배 조각(블록)을 플로팅 도크에서 조립한 뒤 바지선을 가라앉히면 배가 뜨게되는 구조를 갖고있다. 크레인이 가라앉은 세월호는 들어올리면 세월호 선체 밑바닥으로 독을 집어넣고독에 공기를 집어 넣으면 독이 뜨면서 세월호도 수면위로 들어올려지게된다. 이 플로팅 독은 해수면 아래로 최대 24m까지 가라앉힐 수 있고 최대 8만t 무게까지 부양할 수 있다. 길이도 335m에 폭은 70m로, 146m와 22m 크기의 세월호를 싣기에는 충분하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인양에도 이 방식이 사용됐다. 이러한 첨단 해난장비와 함께 해군해난구조대(SSU), 해군특수전여단(UDT/SEAL),해병특수수색대 등 군의 특수 인명구조 인력을 조기에 투입했다면 피해자를 한 명이 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시 이들 군의 특수인명구조팀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세월호의 침몰 상황이 너무 악화돼 효과적인 구조 기회를 놓쳤다. . 네티즌 등 국민들은 "사고 초반 유기적 재난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주먹구구 식으로 구조를 펴 벌건 대낮에 수백명이 바닷물 속에 잠겨가는 것을 빤히 보고도 구하지 못하는 사태가 났다"며 "구조된 승객 대부분도 사고 직후 자력으로 선체에서 탈출한 사람들인 것을 보면 구조체계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세월호 사고 발생 나흘째인 19일 새벽 민간잠수사가 선체 외부에서 4층 창문을 통해 사망자의 시신 3구를 목격했다. 해경은 이날 오전 5시 50분께 투입한 잠수사가 34층 계단 통로를 확보하는 과 정에서 유리창을 통해 객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사망자 3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선체 외부에서 4층의 창문을 통해 사망자를 발견한 것이어서 사망자들이 객실에 있었는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범부처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수색상황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브리핑은 진도군청과 팽목항, 실내체육관에서 동시에 이뤄졌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오늘 새벽 발견한 사망자 3명은 4층 외부에 서 내부에 있는 사망자를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명석 국장은 19일 오전 10시 현재 시신을 수습한 사망자는 총 29명으로 전날 오후 11시 54분께 A(69여)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19일 오전 5시 50분께 민간잠수사가 4층 유리창을 통해 사망자 3명을 발견했으나 부유 장애물과 입수시간 제한으로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이어 전날 수색 당시 파고는 0.51m로 수색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였으며 선체는 전복된 상태로 선수 부분이 수면 밑 약 10m까지 내려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 국장은 "정조 시간이 아니라도 상황에 따라 더 많은 횟수의 수색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구조방안 논의를 위해 선급, 연구기관, 조선소 등 전문가 회의 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승객 구조를 하지 않고 선박을 탈출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선장 이준석(69)씨가 19일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된 후 취재진에게 "승객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함께 구속된 조타수 조모(55)씨는 갑자기 방향을 선회한 이른바 '변침'에 대해 "평소보다 조타(기)가 빨리 돌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선장 이씨와 조타수 조씨와의 일문일답. -- 배가 물에 잠기기 시작할 때 어디 있었나 ▲ (묵묵부답) -- 선원들은 퇴선명령 내렸는데 승객에게 왜 퇴선명령을 안 내렸는가 ▲ 명령 내렸다. -- (선내) 방송은 선실에 있으라고 나왔다는데 ▲ 수온도 차고 그 당시는 구조선이 안 왔다. (구조선이) 도착 안 해서 그랬다. -- 그리고 나서 먼저 내렸나 ▲ 아니다. -- 혐의 인정하는가 ▲ 인정하는 부분도 있고어쨌든 물의 일으켜 국민께 죄송하다. 유가족께 머리숙여 사죄드린다. -- 인정 못 하겠는 것인가 ▲ 아니다. 억울한 부분 없다. -- 퇴선명령 내렸다는 건가 ▲ 그렇다. -- 선실 내에 있으라는 말이 계속 나왔다는데 ▲ 그것은 구조선 도착하기 전이다. -- 배가 상당히 많이 기울었는데 ▲ 당시는 조류가 상당히 빠르고, 수온도 차고만일 구명조끼 없이 한 사람씩 퇴선하다 떠밀려갈 수도 있다. 그리고 당시 구조선도 없고 주위에 인명 구조하는 어선, 협조선도 없는 상태였다. -- 처음에 이상징후 후 신고 언제 했나 ▲ 이상징후가 순식간에 발생해서9시 50분경,(기자가 정정해줌) 아니 8시 50분경 신고했다. -- 그 이전엔 못 느꼈나 ▲ 네. -- 배 돌릴 때 어디 있었나 ▲ 항로 지시하고 잠시 침실 다녀왔다. 응급조치하고 잠시 침실 갔다왔다 -- 그때 술을 마셨다는 말이 있는데 ▲ 아니다. 다음은 조타수 조모(55)씨와의 일문일답. -- 평소보다 (조타기를) 심하게 돌렸나 ▲ 아니다. -- 평소처럼 돌렸다는 것인가 ▲ 네. -- 돌린 다음에 이상징후는 ▲ 평소보다 많이 돌아갔다. -- 실수한 거냐 ▲ 내가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타가 유난히 빨리 돌았다. -- 배가 ▲ 아니다. 조타가 유난히 빨리 돌았다.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 -- 돌리자마자 이상징후는 ▲묵묵부답
세월호 침몰 나흘째인 19일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누리꾼들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구호단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따르면 모금 사이트인 '네이버 해피빈'에서 지난 17일 시작된 모금 운동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1만6천여 명이 참가해 3천400여만원을 모았다. 또 다른 모금 사이트 '다음 희망해'에서는 하루 만에 2만여명의 누리꾼이 참여해 2천700여만원을 모았다. '다음 희망해'에 모금을 제안한 '코코아쿠키'라는 닉네임을 쓰는 누리꾼은 "여객선 침몰 소식을 듣고 어제오늘 마음이 참 아팠다"며 "현장 구호와 생존자 치료를 위해 마음을 모아달라. 대한민국 모두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이 일어나리라믿는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앞서 희망브리지는 실종자 가족이 모인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 17일 이불세트 210개, 생수 100박스, 구호세트 400개 등 6천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승객들을 두고 먼저 탈출한 선장 등 주요 승무원3명이 구속된 가운데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19일 이미 구속된 승무원 외에 당시 세월호 운항에 관여했던 승무원들에 대해서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항해사, 기관사 등 10여명이 포함됐다. 수사본부는 또 갑판에서 객실과 식당 등을 관리하는 승무원들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일단은 운항에 관여한 승무원들을 조사해 업무의 성격에 따라 과실이 있는지 판단하겠다"면서 "구속 등 처벌 수위는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사본부는 전날 선장 이준석(69)씨를 도주선박 선장 가중처벌 조항을 적용해 유기치사, 과실 선박매몰, 수난구호법 위반, 선원법 위반 등 모두 5가지 혐의 로 구속했다. 또 3등 항해사 박모(26여)씨와 조타수 조모(56)씨를 과실 선박매몰, 업무상 과실치사, 수난구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침몰한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에 나선 해경은 사고 발생 나흘째인 19일 선체 내 대규모 잠수사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해경은 사고 발생 이후 설치한 가이드 라인을 따라 2인 1조로 20여 분 정도 투입, 선체 수색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생존자 구조와 수색이 더뎌 대규모 투입을 검토 중이다. 해경은 이날까지 가이드 라인 4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가이드 라인 설치가 끝나면 810명이 동시에 선체로 투입이 가능한 지 살펴보고 있다"며 "많은 인원이 내려가도 줄이 엉켜 사고가 날 확률이 없어 이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선체 부근에는 잠수사 28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나흘째인 19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구조소식을 기다리던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낙담한 표정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구조작업이 더디게 진행되자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 정부와 각종 구호단체가 임시쉼터를 만들어 놨지만, 가족들은 추운 바닷바람에 도 담요를 뒤집어쓴 채 바다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이날 새벽에는 단원고 학부모 20여명이 팽목항 선착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 이들을 제발 살려달라"며 오열을 하다가 4명이 실신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부 당국의 조속한 수색을 촉구하며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팽목항 내 설치된 대형 TV를 통해 사망자가 연이어 발견됐다는 소속이 전해지자가족들은 연방 한숨을 내쉬었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과 언론의 과잉 취재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상황본부를 찾아가 더딘 구조작업에 대해 항의하며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단원고 2학년 학생의 한 어머니가 "아들이 살아있다고 믿는다. 아니 믿고 싶다"라며 오열하자 주변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실종자 가족 중에는 통곡하다가 쓰러져 현장에서 응급처치가 이뤄지기도 했다. 몸이 좋지 않은 가족들은 대기실 바닥에 주저앉아 추위에 떨면서도 "팽목항에서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면서 진도 실내체육관으로 옮기라는 주변의 권유를 뿌리쳤다. 최모(46여)씨는 "아들이 저 차가운 물속에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며 "몸도 약한 아이인데"라며 절규했다. 밤을 지새우다시피 한 가족 대부분은 봉사단체에서 마련한 빵, 음료로 식사를 대신하고 상황본부 브리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일부 여성들과 노인들은 임시 대피소에서 담요 하나로 몸을 덮고 돗자리 위에 누워 지친 몸을 잠시 누이기도 했다. 실족자 가족 20여명은 수색작업을 지켜보려고 이날 오전 사고 해역으로 떠났다.
선장항해사기관사 등 침몰 여객선 세월호(6천825t급)의 선박직 선원 전원이 생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 애타게 구조를 기다리는 수백명의 학생들을 뒤로 한 채 먼저 탈출했다는 점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가 지난 18일 단독 입수한 탑승자 전체 명단과 생존자 명단을 비교한 결과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를 비롯해 선박직 15명은 전원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장 이씨 외에 선박직 생존자는 123등 항해사 4명, 조타수 3명, 기관장기관사 3명, 조기장조기수 4명이다. 학생들이 "객실에서 대기하라"는 선내 방송 때문에 배 밖으로 대피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이 이들은 평소 익숙한 통로를 이용해 탈출에 성공했다. 특히 선장 이씨는 첫 구조선에 몸을 싣고 육지에 도착함으로써 승객이 모두 대피할 때까지 배를 지켜야 하는 선장의 의무를 완전히 저버렸다. 선사의 위기대응 매뉴얼대로라면 선장은 선내에서 총지휘를 맡고 1항사는 현장지휘, 2항사는 응급처치와 구명정 작동, 3항사는 선장을 보좌해 기록통신 업무를 담당해야 했지만 모두 무시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가 유명을 달리했거나실종된 승무원은 주로 승객 서비스를 총괄하는 사무장사무원들이었다. 사무원 박지영(22여)씨는 구명조끼를 학생에게 양보하고 승객의 대피를 돕다가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왜 구명조끼를 입지 않느냐"는 한 학생의 걱정어린 물음에 박씨는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고 했지만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사무장 양대홍(45)씨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는 "수협 통장에 돈이 좀 있으니 큰아들 학비 내"라며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한다"며 서둘러 통화를 마쳤다. 양씨는 실종돼 현재 생사가 불투명하다. 사무원 정현선(28여)씨와 세월호 불꽃놀이 행사 담당 김기웅(28)씨는 결혼을 약속한 연인이었지만 같은 날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청해진해운에 따르면 세월호 승선 승무원은 모두 29명이다. 이날 현재까지 사망자는 3명, 실종자 6명, 생존자는 20명이다. 전체 승무원의 69%가 생존했다.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중 75명(23%)만 구조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세월호 침몰 나흘째인 19일 선체 내부에서 최초로 사망자가 발견된 가운데 구조대는 선체 내부 수색에 초첨을 맞춰 구조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경은 이날 오전 5시50분께 잠수요원을 투입해 선체 수색 작업을 벌이던 중 4층 객실로 추정되는 곳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시신 3구를 찾아냈다. 구조대는 3층4층 계단 통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을 통해 4층 객실 안에 있던 시신을 확인했다. 해경은 현재 4층 객실 유리창을 깨기 위해 차례로 잠수부를 투입하고 있다. 해경은 선체 내부에서 최초로 사망자를 확인한 만큼 선체 내부 수색에 중점을 맞춰 구조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오후부터 사고 현장의 기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전에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키로 했다. 해경은 이와 함께 조류 영향으로 시신이 유실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이날부터사고 해역 주변에서 그물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최상환 해양경찰청 차장은 "혹시 시신이 더 멀리 떠내려갈 것에 대비해 (사고 해역에서 떨어진) 먼 거리에 오늘부터 그물망을 치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날 민ㆍ군ㆍ경으로 팀을 나눠 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오전9시부터는 선체내로 공기를 다시 주입한다. 해경은 오전 11시 10분, 오후 5시 등 물흐름이 멈춘 정조 시간에 맞춰 선체 진입을 적극적으로 시도키로 했다. 해경은 밤새 잠수요원을 투입해 수색을 벌여 여성 1명의 시신을 발견해 전체 사망자 수는 29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탑승자 476명 가운데 174명이 구조됐고 29명이 사망했으며 실종자는 273명에 이른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속에서 극적으로 생환했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강민규(52) 교감이 18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읍 야산에서 숨진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단원고는 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복도 등에서 사고소식을 접한 동료교사들은 강 교감의 자살 소식이 믿지지 않는 듯 "확인을 해봐야겠다"며 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한 동료교사는 "어제까지 진도 대책본부에서 함께 있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린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교무실에는 강 교감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기자들이 몰리면서 한때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도교육청 직원들이 문을 굳게 잠근채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고 강 교감의 생사에 대해서는 "확인후 알려주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학교에서 봉사나 지원활동을 하던 시민들도 큰 충격에 빠진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학생들을 인솔하고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강 교감은 지난 16일 사고 직후 구조된뒤 진도 현지에서 동료교사들과 사태수습을 하다가 이날 오후 4시 5분께 전남 진도군 진도읍 동외리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 소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교감의 사망소식까지 더해진 단원고에서는 온종일 울음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희생된 학생들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간간이 상황실이 마련된 강당으로 찾아와 대성통곡하며 수학여행 사고의 문제를 따졌고 자녀들의 무사귀환을 요구했다. 사고를 당한 2학년 교실이 있는 3층 복도에는 실종된 학생들의 친구, 선후배들이 몰려와 유리창과 벽 등에 무사 기원을 축원하는 각종 글을 남겼다. 인근 마을 주민들도 학교 주변으로 몰려와 온종일 혀를 차며 학생들의 사고를 마음속 깊이 아파했다. 한 주민은 "전쟁이 나도 이 정도는 아니다"이라며 "그놈의 수학여행 때문에 온 동네, 아니 안산시내 전체가 하루아침에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됐다"고 허탈해했다.
수학여행길에서 여객선 침몰 참사를 당한 경기도안산 단원고 교감 강모(52)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사고 현장에 함께 머물던 동료 교사들이 충격에 빠져 말을 잇지 못했다. 교사들은 인솔 책임자였던 강씨가 자책감에 괴로워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18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머물던 단원고 교장과 동료 교사들은 뒤늦게 비보를 듣고 오열했다. 단원고 교사 10여명은 사고 발생 당시부터 체육관 등에 머물며 사고 수습 과정을 함께 했다. 교사들은 "총 책임자로 아이들을 제대로 인솔하지 못한 죄책감에 교감 선생님이 괴로워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전날 저녁 해경 조사를 받고 체육관으로 돌아온 강씨가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동료 교사들이 거센 항의를 받자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전날 저녁 9시께 시신 수습 소식에 예민해진 가족들은 "교장이 함께 (정부의 대처에)대응해줘야지 어떻게 학부모들만 얘기하느냐"며 단원고 교장과 교사에게 몰려가 항의했다. 조사를 받고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온 강씨는 멀리서 동료 교사들이 고충을 겪는 모습을 목격하고 괴로워하다가 자리를 떴다고 한다. 교사들은 연락이 닿지 않자 자정께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한 동료 교사는 "구조되고 나서 몸이 좋지 않아 보여 입원해 치료를 받으라고 했는데 죄책감에 항상 체육관에 머물렀다"며 "어제 아내와 딸이 내려왔는데도 돌려보냈다"고 털어놨다. 단원고 교장은 "혼자 멍하게 있었다"며 "어제 동료들이 항의를 받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눈빛이 평소와 많이 달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침몰 여객선 세월호(6천825t급)가 평상시 비상대응훈련 계획을 작성해 해양경찰 심사를 통과했지만 실제로는 안전훈련을 거의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비상대응훈련계획 등을 포함한 세월호의 운항관리규정은 지난 2월 해경 심사를 통과했다. 비상대응훈련계획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은 열흘마다 세월호에서 소화훈련, 인명구조, 퇴선, 방수 등 해상인명 안전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관은 선장이며 대상자는 전체 선원이다. 또 3개월마다 비상조타훈련을, 6개월마다 충돌, 좌초, 추진기관 고장, 악천후 대비 등 선체손상 대처훈련과 함께 해상추락 훈련을 할 것이라고 적시했다. 청해진해운은 그러나 실제로는 비상대응훈련을 거의 실행에 옮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운항관리계획서는 형식에 불과해 비상대응훈련을 계획대로 시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접안 부두가 옆이어서 세월호를 늘 봐 왔지만 세월호에서 비상대응훈련이 실시된 걸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평소 해상인명 안전훈련만 제대로 했어도 이번 침몰 사건처럼 선장이나 선원 일부가 위험에 처한 승객을 놔두고 무책임하게 먼저 탈출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객선사가 비상대응훈련계획을 등한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행을 하지 않아도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심사증명서를 내준 해양경찰서도, 여객선 운항 면허를 내준 지방해양항만청도 여객선사가 계획대로 훈련을 시행하고 있는지 점검하지 않는다. 선사 비상대응훈련계획을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여객선이 수백명의 승객을 싣고 운항하는 교통수단인 점을 고려하면 여객선사도항공사처럼 승무원을 대상으로 주기적인 대피훈련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 지고 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여객선사 대부분이 영세한 기업이어서 안전에 대한 관심이 소홀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객선 비상대피훈련 의무화 등 안전관리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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