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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기자의 예술 관람기] 이건희컬렉션

‘세기의 기증.’ 수준급이면서 다양한 예술품의 대량 기증은 유례가 없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유족은 국립중앙박물관에 2만1,693점과 국립현대미술관에 1488점을 아무런 조건 없는 기증을 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근대기에 활동한 대표작가 34명의 50여 점을 선정,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는 크게 세 주제로 분류된다. 처음은 ‘수용과 변화’로 일제강점기의 조선은 새로운 문물을 수용하면서 미술계도 변화하며 유화가 등장한다. 최초로 서양화를 전공한 전설적 여성화가 나혜석의 ‘화령전작약’은 빨강과 초록색의 대비와 속도감 있는 필치가 인상적이다.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우아하게 그린 김은호의 ‘간성(看星)’도 눈에 띈다. 근대미술의 대표적 여성화가 박래현의 ‘여인’ 또한 놓칠 수 없는 명작이다. 두 번째 주제는 ‘개성의 발현’으로, 해방을 맞은 대한민국은 곧바로 전쟁을 겪으며 혼란스러운 시대지만 작가들은 개성이 뚜렷한 작품을 내놓는다. 근현대 동양화의 대표적 작가 운보 김기창의 ‘군마도(群馬圖)’는 역동감이 압도적이다. 한국추상화의 선구자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는 파스텔톤 배경으로 백자항아리, 항아리를 이거나 안은 반라의 여인들을 장식미가 뛰어나게 그린 명작 중 명작으로 전시장 한 면을 빛내고 있다. 이중섭의 ‘황소’와 ‘흰 소’가 나란히 걸려있다. 이중섭에게 소는 한국의 상징으로, ‘황소’는 머리를 부각했고 ‘흰 소’는 자신을 표현한 듯 지친 전신을 그렸다.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은 소박한 정취가 남다르다. 산을 모티브로 한 유영국의 ‘작품(1972년)’은 그가 주로 그렸던 다른 산처럼 여전히 모던하다. 모던한 작품으로는 장욱진을 빼놓을 수 없다. 장욱진의 ‘새와 아이’는 아이가 새 등에 올라탄 상상 속의 그림으로 동그란 머리, 네모난 몸과 다리는 선으로만 추상화한 걸작이다. 세 번째 주제는 ‘정착과 모색’으로 작가들이 해외 유학을 가거나 꾸준히 새로운 모색을 하면서 정착을 하게 된다. 이성자, 이응노, 남관, 권옥연 등은 국내외에서 자신만의 조형 세계를 구현한다. 천경자의 ‘노오란 산책길’은 노랑과 초록, 보라를 배색한 서정성이 돋보이는 매혹적인 여인상이다. 그의 작품세계는 ‘화려한 슬픔’, ‘비타협적인 고고함’으로 표현된다. 한 공간에서 근현대 한국미술을 볼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중에서도 나혜석의 작품, 김기창의 ‘군마도’,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장욱진의 해학과 풍류가 넘치는 작품들, 천경자의 신비로운 작품 등은 뇌리에서 영영 떠나지 않을 듯하다. 이건희 회장의 작품수집 원칙은 ‘작가의 대표작은 가격을 따지지 않고 산다’로, ‘세기의 기증’은 유족들이 한국을 문화강국으로 키우고자 한 고인의 의지를 이어간 ‘예술적 국격’을 드높이는 역사이다. 감격스럽다.

  • 문화일반
  • 서유진
  • 2021.12.05 16:40

전주문화재단 ‘2021 이팝프렌즈 예술상’첫 수상자 선정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이 주최하고 이팝프렌즈 후원회(회장 나춘균)가 주관하는 2021 이팝프렌즈 예술상수상자가 확정됐다. 이 상은 올 5월 전주문화재단 후원회로 발족한 이팝프렌즈가 어려운 환경에서 창작활동을 이어나가는 예술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지난 24일까지 전주시민과 예술단체로부터 수상자를 추천 받았다. 총 26명을 추천 받았고, 후원운영위원회가 구성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예술인상 3명, 기획자상 1명을 최종 선정했다. 예술인상에는 윤철규(중진-시각), 김재원(중진-공연), 윤미류(유망-시각)씨가 선정됐다. 기획자상에는 박근영(뮤지컬수컴퍼니)씨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에게는 상금 각 300만원이 수여된다. 이팝프렌즈 나춘균 회장은 이번 2021 이팝프렌즈 예술상의 첫 수상자가 결정돼 감회가 크다며 후원을 해주신 향토기업인과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첫 수상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묵묵히 창작활동을 해온 작가를 우선 선정, 상 제정의 취지를 살리려 했다며 본 사업을 통해 후원문화가 더욱 더 활성화 되길 소망한다고 부연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일 오후 6시 30분 팔복예술공장 카페써니에서 팔복다복음악회와 함께 개최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2.02 17:55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운명이란

작은 마을에 스님 한 분이 살고 있었다. 들리는 바로는 아직 한 명도 그의 말문을 막히게 한 사람이 없는 소문난 스님이었다. 어느 날 똑똑한 소년이 손에 작은 새 한 마리를 쥐고 스님에게 가서 물었다. 스님. 이 새가 죽은 건가요? 아니면 살아 있는 건가요? 그리고 생각했다. 이 스님이 살았다고 하면 죽이고, 죽었다고 하면 날려 보내야지. 내가 드디어 이 스님을 이기는 거야. 스님이 웃으면서 말했다. 얘야, 그 새의 생사는 네 손에 달렸지, 내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그러자 소년은 깜짝 놀라며 새를 날려 보내며 말했다. 스님은 어떻게 이토록 지혜로우신가요? 그러자 스님이 대답했다. 예전에 나는 정말 멍청한 아이였단다. 그러나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생각하다 보니 지혜가 생기기 시작하더구나. 너는 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러나 소년은 슬픈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 어제, 어머니께서 점을 보셨는데 제 운명은 엉망이라고 했다는군요. 스님은 잠시 침묵하더니 소년의 손을 당겨 잡았다. 얘야, 네 손금을 좀 보여주렴. 이것은 감정선, 이것은 사업선, 이것은 생명선. 자, 이제 주먹을 꼭 쥐어보렴. 소년은 주먹을 꼭 쥐고 스님을 바라보았다. 얘야, 네 감정선, 사업선, 생명선이 어디 있지? 소년은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대답했다. 바로 제 손안에 있지요. 그러자 스님은 그렇지, 바로 네 운명은 네 손안에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의 입에 달린 것이 아니란다. 그러니 다른 사람으로 인해 네 운명을 포기하지 말거라. 스님은 너무나 명쾌했다. 스님의 답변은 그저 소년의 손을 쥐어보라는, 모든 것은 너의 손안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의지를 만들어 포기하지 말라는 간단하고 현명한 답이었다. 옛 선조들도 막연한 허세, 포기와 관망은 없었다. 조상의 공덕을 위해 치성하던 제례도, 자연을 향한 바램의 제사였던 기우제도 항상 준비하는 정성과 존경 그리고 실천이 모든 과정과 함께 존재했었다. 제례를 위해 특별한 음식을 만들고 예와 법도를 흠모하며 더불어 그에 따른 음악도 만들었다. 그리고 공경과 덕망을 높여 후대에 전승하게 하였다. 자연에 대한 기우제도 뜻을 모으기 위해 마을의 단합, 공양 음식을 위한 조달, 농경지의 물고 파기, 트기 등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마련했으며 더불어 제를 올려 간절하게 염원했다. 즉, 손안의 운명선만을 믿고 그저 지켜보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꿈을 꾸며 노력하고 그 일을 사랑한다면 운명은 바뀌지 않을까? 오늘, 우리의 손을 꼭 쥐어보자. 그리고 다시금 최선을 다해 한 번 더 시도해 보자.

  • 문화일반
  • 기고
  • 2021.12.02 17:55

제22회 익산한국공예대전 대상 여은희 씨, “사실적 표현보다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

여은희 작가 제22회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여은희 씨의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이 대상을 받았다. 섬유공예 부문 우수작으로, 매년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활용한 실험적인 작품이 다수 출품되는 부문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꼽혔다.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사회 문제 등을 보며 자연스럽게 자연, 환경, 생명의 순환 등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사실적 표현보다는 기운, 공기의 이미지, 태양의 에너지 등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둥근 작품이 나왔고,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올해 릴레이 전시회를 진행했기 때문에 출품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전시회를 찾은 관객들의 출품 권유에 익산한국공예대전에 출품하게 됐다고 전했다. 여은희 씨는 어차피 냈으니까 큰 상은 아니지만, 우리 작업실로만 안 돌아오고 소장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이렇게 대상을 주셨다.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이가 있어서 공모전은 몇 년 전부터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다며 꾸준히 개인전을 하다 보니까 작품을 많이 만들었다. 주위에 내보라고 해서 냈는데 우연처럼 행운처럼 대상을 받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은희 씨는 전주대 산업미술과를 졸업했다. 이후 원광대 섬유미술 전공하고 전남대 대학원 미술이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30 18:16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최고의 철기제작 집단 ‘완주 상운리 사람들’

고고학 자료란 당시의 사람들이 남겨놓은 직접적인 자료라는 점에서 문헌자료에 비해 높은 사료적인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 문헌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 고대사회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고고학 자료는 거의 유일하게 연구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도 분묘는 구조나 부장된 유물에서 축조 집단의 사상적 측면이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고고학 자료로 취급된다. 완주 상운리 유적은 익산-장수간 고속도로의 나들목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유적으로, 2003년부터 4년에 걸쳐 조사가 이루어졌다. 유적의 입지환경은 전라북도의 동부산간지대와 서부평야의 접경지대에 해당하며, 만경강의 상류인 고산천과 소양천이 인접해 있어 방어와 교통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사결과, 해발 35?40m 정도의 낮은 구릉에 많은 수의 마한 분구묘를 비롯하여 청동기시대 지석묘와 고려조선시대의 토광묘가 확인되었다. 이 유적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조사된 마한 분구묘의 구조나 출토유물을 통하여 마한 사회의 변천과정이나 성격 등 한 단면을 살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마한 분구묘는 4개 지점에서 30여기가 조사되었는데, 대부분 피장자 1인을 위한 분묘가 아니라 주구를 갖춘 중심 매장부 주위에 또 다시 매장부와 주구가 추가되는 다장(多葬) 형태의 분구묘로 확인되었다. 분구 내에서 확인된 매장부 유형은 점토곽(粘土槨)과 목관 116기, 옹관 38기, 석곽 9기로 구분된다. 그 가운데 흙덩이를 이용하여 매장부를 축조하는 점토곽 방식의 채용 사례는 상운리 분구묘에서 처음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방식은 익산 황등제나 김제 벽골제의 제방이나 영산강 유역의 분구묘의 분구 축조기술에서 확인된 바 있다. 이러한 분묘의 축조 방식은 혈연을 기반으로 조성된 마한 분구묘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매장부 구조나 규모의 차이는 계층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토 유물은 토기류 321점, 철기류 500여점, 옥류 6,000여점으로 방대한 양의 부장유물이 쏟아져 나왔는데, 이 가운데 주목되는 유물은 단연 철기 유물이다. 일반적으로 마한 분묘에서는 철기가 수십여 점 정도 출토되는 것에 비해 이 유적에서는 압도적으로 많은 양이 출토되었다. 철기는 주로 분구 내의 점토곽과 목관에서 출토되었는데, 그 종류 및 비율을 보면 무기류 25%, 농공구류 40.8%로서 무기류와 농공구류가 대부분이며, 그 이외에도 마구류와 기타 철기류가 있다. 이들 철기 가운데 망치와 집게, 그리고 줄, 철착, 쐐기, 모루 등으로 구성된 20 세트의 단야구는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수가 출토되었다. 이를 통해 상운리 분구묘의 조영집단은 철기를 생산하는 최고의 하이테크 기술을 소유하고 있었던 집단으로서 마한 사회의 성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왜 사용 가능한 단야구와 같은 생산도구를 무덤에 부장했을까? 어쩌면 그들은 철기 제작 기술을 매우 신성하게 여겼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금기했던 것은 아닐까. 또한 혈연을 기초로 축조되는 분묘의 양상과 부장유물에서 볼 때, 철기의 생산 기술은 대대로 상속되어 백제 영역화 이후 5세기 후반까지 주요한 철기 생산 집단으로 존속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30 17:22

제22회 익산한국공예대전 대상에 여은희 씨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

한국공예문화협회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제22회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섬유공예 부문 여은희 씨의 작품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이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한국공예대전은 금속, 도자, 목칠/가구, 섬유공예 등 4개 부문에 총 317점이 출품됐다. 지난 11월 20일에 진행한 1차 심사를 통해 82점이 2차 심사에 올랐다. 이중 각 부문 특별상 5점을 선정하고, 출품작을 종합해 대상 1점, 최우수상 1점, 우수상 2점을 선정했다. 대상은 섬유공예 부문 여은희 씨의 작품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이 차지했다. 최우수상은 목칠/가구 부문 노현대 씨의 방주, 우수상에는 금속 부문 임문걸 씨의 리트리버, 도자 부문 이기연 씨의 공허함의 안식처가 선정됐다. 대상을 받은 여은희 씨의 젖은 날개를 말리는 시간은 해마다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적용한 실험적인 작품이 출품되는 섬유 부문 우수작이다. 생명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미묘한 색감으로 이미지화해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장영란 심사위원장은 섬유 부문에 예전보다 섬유소재의 다양한 재료를 시도해 보는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어 현대섬유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시도는 좋았으나, 익산한국공예대전의 전통성과 섬유, 타 소재의 비율이 적절히 배분되어야 한다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심사에 임했다고 전했다. 최우수상 노현대 씨의 방주는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벤치 작품이다. 제일 많은 작품이 출품된 목칠/가구 부문 출품작 중 하나다. 전통적인 가구와 디자인을 강조한 현대적인 현대가구가 공존하는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 최첨단 3D 프린터 기술을 이용한 오브제 형태의 작품이 출품되어 눈길을 끌었다. 우수상 리트리버는 적동판을 사용하여 동물 형상의 이미지를 입체적인 오브제로 재현한 작품이다. 금속 부문은 동과 은을 재료로 한 단조 기법의 조형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박형철 심사위원장은 금속 부문에 대체로 우수한 기술이 반영된 작품이 많이 출품되긴 하였으나 재료와 적용기법의 다양성은 부족했고, 장신구 작품이 거의 없어 아쉬웠다고 평했다. 이어 도자 부문 공허함의 안식처는 기능과 함께 내면의 표현이 훌륭하다는 평을 받았다. 재료의 다양성이 돋보이는 성형기법, 소성 방법의 출품작이 두드러졌다. 특히 도자 부문은 전체적으로 다양한 표면장식과 색감 표현이 돋보였으며, 출품자들의 창의력과 실험정신이 잘 표현됐다. 심사위원들은 예년보다 작품 수가 적고, 전통적인 물레 성형 작품이 많지 않아 아쉬워했다. 장윤우 대회장은 다양한 재료 및 기법을 적용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많이 출품되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작품 속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은 여은희 작가와 모든 입상 작가들에게 축하한다는 말 전한다. 아쉽게 입상하지 못한 작가들에게도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의 박수 보낸다고 전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30 16:58

전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 뮤지션 7팀…라디오 특집 방송 출연

전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는 5기 창작자 지원사업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뮤지션 7팀이 지역 라디오 특집 방송에 출연, 최근 발매된 자작곡을 선보였다고 29일 밝혔다. 뮤지션들은 지난 10일부터 25일까지 각 한 팀씩 JTV 안준성의 행복발전소에 출연해 직접 만든 곡 이 담긴 앨범을 소개했다. 특히 뮤지션들은 곡 작업 과정, 팀 결성 이야기, 향후 활동계획, 지원 사업 관련 소회 등 음악 활동과 관련한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이들의 추후 활동 계획은 전라북도 레드콘 음악창작소 공식 홈페이지, 페이스북, 유튜브 페이지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레드콘 음악창작소는 오디션을 통해 지역 내 신인 7팀을 발굴했다. 선정된 뮤지션은 김관우, 행로난, 임효섭, 임형삼, OPIUS, 토리밴드, 슬로우진이다. 레드콘은 이들을 대상으로 팀별 창작곡의 녹음믹싱마스터링뿐만 아니라 전문 엔지니어 기술, 저작권 가입등록, 온라인 대형 음원 플랫폼 유통 등 앨범 발매에 필요한 전 과정을 지원했다. 이들이 낸 성과물인 앨범은 이달 초 각종 온라인 음원 유통 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한편 레드콘 음악창작소 지원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한국콘텐츠진흥원전북도가 주최하며, (재)전라북도 콘텐츠융합진흥원이 주관한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29 18:02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이건 영어로 그린 게 아니구먼 1

유리창은 시커멓게 때가 끼어 있고, 청승맞은 노인네의 배앓이 소리 같은 초인종 소리를 뒤로 하며 집안에 들어서면, 천장의 광선을 막느라 쳐놓은 기름종이에서는 기름이 뚝뚝 떨어져 캔버스를 더럽힌다. 실내는 춥고 축축해서 그림이 미처 완성되기도 전에 습기로 망가지고, 술병이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고 자빠져 있다. 꼬리가 잘린 고양이는 깨진 창문을 무상출입하며 캔버스에 배설하고 스크래치를 낸다. 젊을 적 창녀 시절에 그 집 주인과 놀아 본 일이 있는 얼굴이 부석부석한 곰보 노파와 마녀처럼 앉아 있는 그 집 주인의 모습 또한 범상치가 않다. 삶은 새우처럼 뻘건 얼굴에 쥐처럼 생긴 회색의 눈, 땅에 달라붙은 몽땅한 체구에 말더듬이, 둔한 머리, 고약한 목소리, 괴팍스런 버릇, 붙임성 없는 성질머리, 비천한 가문, 변변치 않은 교육에 걸맞은 무식 등 그는 참으로 철저하게 그림 그리는 재주를 제외한 모든 것을 외면당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가 죽었을 때는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인 터너(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1775-1851)라는 이름 하나와 거액의 유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많은 그림을 남겼다. 신은 그에게 그리는 재능 이외에는 거짓말처럼 아무 것도 주지 않았다. 놀라울 정도 혹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무식하며 말주변이 없는데다 말더듬이인 그는 완벽한 기술로 많은 돈을 벌었으며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기술을 전달하는 기능 또한 완벽하지 않아서 그의 교실에서 배운 영국의 시인 블레이크(William Blake, 1757-1827)에 의하면 터너의 시간에는 배운 것이 없었다는 후일담을 하고 있다. 자기가 이미 알고 있거나 심지어 자신이 제작한 그림의 아름다움조차 설명할 재주가 없으니 학생들은 선생의 이야기를 듣느니 차라리 선생의 그림 그리는 과정을 보며 스스로 느껴야 했다. 기적을 만드는 신의 손 이외에는 완전무결하게 불리한 조건을 갖춘 그가 야외에 나가 풍경 스케치를 하는 것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재주 즉 조형감각으로 스케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 남들이 보면 중언부언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닌 글을 써가며 그 풍경을 노트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도 그 그림 밑에 자작시를 붙이기를 좋아했는데 그 역시 대부분 감이 잡히지 않는 기막히게 애매모호한 것들이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29 18:02

우진문화재단 ‘우리소리 우리가락’ 문화예술인 10팀 선정

전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우진문화재단의 2022 우리소리 우리가락 공모에 제이(J)국악(대표 편수정)을 비롯한 10명(팀)이 선정됐다. 우리소리 우리가락은 국악양악무용 등 3개 부문 문화예술인들에게 작품 제작과 발표홍보 등을 지원한다. 국악 부문은 제이(J)국악(대표 편수정)과 장지연 해금연주자가 선정됐다. 공연 콘셉트를 일취월장으로 잡은 제이(J)국악은 수궁가로 현대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획을 선보여 대중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지연은 바람의 길 위에서 콘셉트로 해금과 서양악기인 바이올린첼로비올라아일랜드 휘슬악기 등과 조화를 이뤄 영화ost 음악, 아일랜드곡을 연주하는 시도로 관심을 모았다. 양악 부문은 문준철 바이올리니스트와 센티멘탈 로그(대표 박승인)가 뽑혔다. 문준철은 정톨 클래식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듀오 연주로 공연을 구성한 방식이 눈길을 끌었다. 센티멘탈 로그는 대중에게 친숙한 춘향전을 성악과 판소리, 동양과 서양의 악기로 접목한 편곡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무용 부분은 신임젊은춤판으로 나눠 선정했다. 신인춤판은 강세림(23)정승준(24)최연주(29), 젊은춤판은 박수로(26)이재현(31)한솔(31)이 뽑혔다. 특히 젊은 춤판은 완성도 높은 작품 제작을 위해 신인 춤판을 거쳐 꾸준히 활동한 안무 경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심사는 왕기석 남원국립민속국악원 원장(국악), 최영호 전주시립교향악단 바이올린 수석(양악), 이나현 전북대 무용학과 교수(무용)가 맡았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28 17:57

우진문화공간 세금폭탄으로 존립 걱정…“기부채납도 고민했었다”

전북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해 온 우진문화공간이 존립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방세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세금부담이 갑자기 늘었기 때문이다. 매년 적자를 기록하면서 기업의 후원을 받아 근근이 운영해 온 상황에서 떨어진 세금 폭탄은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내부에선 자치단체에 기부채납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25일 우진문화공간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재산세가 지난 2019년 82만 9976원에서 지난해 412만 9458만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지방세특례제한법 제52조(문화예술지원을 위한 과세특례)가 개정되면서, 재산세 가운데 도시지역분세와 지역자원시설세가 2019년 12월 31일 이후부터 감면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도시지역분세는 5만9001원에서 187만2480원으로, 지역자원시설세는 4만9132원에서 154만9582원으로 늘었다. 각각 30배가량 폭증한 셈이다. 내년부터는 세금 부담이 더 가중될 예정이다. 관련법이 올 12월 31일 다시 개정되면서 당초 15%만 부과하던 재산세 본세가 감면대상에서 빠져서다. 이에 따라 우진문화공간은 2022년부터 전체 재산세를 1200여만 원 정도 부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선희 이사장은 우진문화공간은 전북 지역예술인들의 활발한 창작활동을 위해 싼값에 전시무대연습 공간을 제공해왔다며 비영리법인으로 직접 비용까지 들여 도내 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정부가 문화예술단체의 역할을 너무 몰라주는 것 같아 서운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막대한 세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까지 오니 자괴감마저 든다며 운영이 어려워진다면 기부채납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관련법령 개정을 통해 특례제도 연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문화예술단체가 운영하는 업무용 부동산의 취득세, 재산세 감면기한을 5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 A씨는 정부와 정치권이 지역 문화예술재단이 지역 예술인들 위해 하는 역할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재단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문화예술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존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령 개정 등 여러 조치를 통해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25 18:14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의 전통문화바라보기] 국립무형유산원 첫 브랜드 ‘생각하는 손’

지난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개원 이래 처음 제작하는 브랜드 작품으로 생각하는 손-흙과 실의 춤을 선보였다. 전통문화 창의융합을 지향하는 필자로서는 호감과 귀감 그리고 내포된 작품의 궁금증을 삭힐 수가 없는 이유로 지인들과 함께 발걸음을 재촉했다. 생각하는 손은 작곡을 전공한 김희정 연출가의 작품이다. 그녀의 말이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무형유산원이 처음으로 브랜드 공연을 창제작한다고 했을 때 많은 고민과 논의를 했다. 브랜드 공연의 정체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공연화되지 않은 것들을 열거해 리서치하고 공부하면서 무대화 여부를 가늠했다고 기획과정을 설명했다. 기관의 정체성과 공연화되지 않은 콘텐츠의 고뇌 그리고 노력을 통한 과정과 협업.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예술가로서의 동지애랄까? 이미 필자는 국립무형유산원 브랜드 작품의 공연장에서 학습자였다. 작품의 내용은 국가무형문화재 김정옥(84) 사기장 보유자와 김혜순(77) 매듭장 보유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작업과정을 보여주며 내제된 예술혼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창작 춤의 작품이다. 그것은 퍼포먼스, 무용, 음악, 의상, 무대 장치 등 어느 하나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원초적 모티브로 다가왔으며 무대 위에서 함께 승화됐다. 공립 기관의 브랜드 작품이란 공익성을 지향하는 정체성 그리고 함께하는 제작자의 호흡을 통해 승화된다. 그것은 개인 영달이 아닌 공존의 존재가치를 위한 공감 모색이며 의무이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고 존엄하다. 생각하는 손은 코로나19로 침체한 국공립기관의 열정, 더불어 무사안일 주위의 창제력 부재 등 고민해야 하며 다가서야 할 우리의 모습에 자성과 성찰을 불러냈다. 작품은 잊혀가는 노동의 가치, 장인의 손, 장인 자체에 몰입하며 재료와 작업 소리, 창의적 춤으로 꺼내어져 무대 위에서 용출된다. 그것은 감히 현대 기계화된 동시대 보편성인 모더니즘Modernism을 거부하며 사람의 손과 노동을 중시한 원초적 인간미humanity에서 나온 예술의 본질성을 추구한다. 흙과 물 그리고 불을 통한 도예의 완성, 누에에서 실을 뽑아 물들이고 매듭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 사람의 손과 노동이 우선인 작품을 만들고자 한 동기부여는 충분한 설득력으로 관객에 다가섰다. 아쉬움이라면 도예의 응집력에 비해 매듭의 본질이 너무 흩어짐으로 다가왔다. 매듭은 흔들림이기보다는 결속력 미학의 매개체이다. 선조들은 수많은 고뇌와 고통 속에서도 더불어란 동질성을 모색했고 매듭의 귀함과 아름다움으로 엮는 삶을 표현했다. 작품에 흔들림과 더불어 매듭의 결속력結束力을 표현할 수 있다면? 국립 기관에서 최고 예술가들이 뉴 패러다임new paradigm의 작품을 만드니 브랜드란 이런 것이다란 느낌을 받았다. 참으로 오랜 시간 볼 수 없었던 창의 전통예술 출현에 진심 어린 성원과 애정을 드린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25 17:49

제25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본상에 10명, 공로상에 4명 선정

(사)한국예총전북연합회(회장 소재호)와 ㈜하림그룹(회장 김홍국)이 공동으로 수여하는 제25회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수상자가 확정됐다. 전북예총하림예술상은 매년 예술문화발전에 기여한 공적인 큰 예술인에게 주는 상이다. 총 10개 협회와 11개 시군예총에서 추천을 받아 각 분야별로 1명씩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이번 전북예총하림예술상 심사는 18, 19대 회장 김남곤 씨와 21~23대 회장 선기현 고문, 소재호 전북예총회장이 맡았다. 본상에는 이태원(건축)김삼숙(국악)강명선(무용)이연희(문인)태건석(미술)유백영(사진)조승철(연극)박화실(연예)최정호(영화)김정렬(음악) 씨가 선정됐다. 이어 김종덕(국악)정량미(문인)황양운, 권병길(사진) 씨가 공로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밖에 찾아주는 전북예술문화대상은 12년간 전북예총회장을 역임한 선기현 고문과 제60회 전라예술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김영규 익산예총회장, 2021년 전국 우수예총으로 선정된 군산예총 황대욱 회장, 이명기 전북예총진흥위원회 사무처장에게 돌아갔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12월 16일 오후 4시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전북예술문화 60년사 출판기념회와 함께 실시할 예정이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21.11.25 17:32

[최완규 교수의 ‘마한이야기’] 마한인의 영원한 안식처 옹관 2

영산강유역의 나주, 영암, 함평지역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는 대형 옹관묘는 4~5세기 마한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불릴 만큼 독특한 문화 요소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대형옹관에는 마한인들의 내세적 사상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마한 분구묘를 축조하는 과정에서 실용성이나 효율성이 반영되어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대형옹관을 통해 마한인의 정신세계나 사회구조, 그리고 고도의 토기제작기술에 대한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 마한 전기 분구묘의 주매장부는 낮게 성토가 이루어진 분구 중앙부분을 굴착하여 토광에 시신을 안치하고, 때로는 대상부나 주구에 옹관을 배장으로 안치하고 있다. 배장으로 사용된 옹관은 규모가 작은 편으로, 유아나 미성년자가 안치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하나의 분구묘 내에 주매장부로서 토광과 배장으로서 옹관이 배치된 것에서 보면 혈연에 기반을 두고 축조된 분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배장의 숫자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농업 생산력이 높아지면서 인구가 증가하고 그에 따른 유아의 출산과 사망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한편 배장으로 사용된 옹관 중에는 이른 시기에 해당하는 동체가 S자형의 것들이 보이는데, 이를 통해 영산강유역의 대형 옹관은 미성년자용 옹관에서 성인용으로 발전해 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것은 마한 사회에 대형옹관을 만들 수 있는 고도의 토기 제작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마한 분구묘의 변화과정에서 보이는 가장 특징적인 점은 평면적 혹은 입체적으로 분구가 확장되면서 규모가 커지게 되는데, 이에 따라 분구의 형태는 제형과 같은 부정형에서 점차 방형이나 원형으로 규격화가 이루어진다. 부정형 분구 단계에서 대형옹관이 매장주체로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원형이나 방형 분구묘에서는 대형옹관만 안치되지만, 후기 단계에서는 백제를 비롯한 외부의 영향으로 석실도 매장부에 축조된다. 영산강유역에서 대형옹관의 채용은 분구묘의 속성, 곧 분구 중에 매장부의 설치와 분구확장과 깊은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매장시설을 분구 중에 둘 경우 지하에 설치하는 것에 비해서 야생동물의 피해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시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대형옹관이 채택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분구확장 과정에서 상하단으로 토광을 안치할 경우 앞서 안치된 토광이 파괴될 우려가 커진다. 따라서 분구묘 매장주체부로서 대형옹관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서 최상의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대형옹관의 형태는 땅 속에 살고 있는 애벌레나 캡슐, 혹은 계란에 비유하기도 한다. 매미의 애벌레는 땅속에 7년을 머물다가 껍질을 벗고 비로소 매미로 태어나듯이 옹관의 주인공도 사후 부활을 꿈 꾼 것을 아닐까? 나주 장동리 고분의 4세기대 옹관에서는 웅크리고 있는 미성년자 인골이 발견되었는데, 어머니의 자궁 내에서 머물던 모습과도 닮아 있어서 다시 태어나기를 염원하는 간절한 부모의 마음이 담겨 있는둣 하다. 대형옹관의 내벽에는 붉은색을 칠한 것들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역시 사후 부활을 기대하며 영원한 안식처로서 옹관에 잠들어 있던 마한인의 바램은 아니었을까. /최완규(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23 17:41

후백제문화권 지자체, 역사문화권특별법 추가 ‘합심’

후백제 왕도(王都)였던 전주시를 포함한 7개 자치단체가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역사문화권특별법)에 후백제문화권을 추가하는 데 힘을 모은다. 전북 전주완주진안장수, 경북 문경상주, 충남 논산 등 7개 자치단체는 오는 26일 한국전통문화의전당에서 후백제문화권 지방정부협의회 발족식을 개최한다. 발족식을 시작으로 협의회는 학술대회와 정책토론회 등을 연이어 열고 역사문화권특별법 후백제문화권 추가 개정을 위한 당위성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협의회는 후백제문화권 7개 자치단체가 후백제의 역사문화를 규명하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들 자치단체는 후백제 역사문화 발굴조사와 학술연구 등에 협력하고, 후백제 권역을 중심으로 한 관광활성화 사업도 함께 발굴한다. 나아가 특별법에 후백제문화권을 추가하는 개정 작업도 공조해나갈 계획이다. 지난 6월 10일부터 시행된 역사문화권특별법은 지역 역사문화유산 정비를 위해 역사문화권을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등 6개 권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전북은 백제와 가야문화권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 7개 자치단체는 후백제가 포함되지 않은 기존 특별법은 통사적 측면에서 역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고 판단, 후백제문화권을 추가하는 특별법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이들 자치단체는 내년 2월께 특별법에 후백제문화권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후백제는 견훤이 900년 완산주(전주)에 도읍을 정하고 전라도를 중심으로 36년 동안 운영한 나라였다. 후백제의 사료는 <삼국사기> 열전 견훤전, <삼국유사> 후백제 견훤전에 제한적으로 드러난다. 전주에서는 1980년대부터 후백제에 대한 고고학적인 발굴조사와 연구가 이뤄졌지만, 도성과 궁성 등의 실체가 학술적으로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후백제의 역사적 상징중요성에 걸맞은 위상 정립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도 관계자는 특별법에 후백제문화권을 추가하는 것은 통사적 측면에서 역사를 바로 세워나간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전북경북충남지역 민관정이 협력해 후백제의 역사문화를 규명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마한문화권은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전남 일대 마한 시대의 유적유물이 분포된 지역으로 한정돼 있었으나, 전북을 마한문화권에 포함하는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의 단계에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21.11.22 18:24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시인이 되었으면 3

그러나 쇼팽은 들라크루아의 칭찬을 받아들이며 감탄을 하고는 있지만 그의 그림을 볼 때만은 불쌍하기 짝이 없다. 아무 것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쇼팽은 음악가이다. 음악 이외에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의 사상은 음악적인 형식으로만 표현할 수 있다. 미켈란젤로를 두려워하고 루벤스(Peter Paul Rubens1577-1640)를 보고 소름 돋아 한다며 쇼팽과 들라크루아의 전인적 성격을 지적하였다. 자연은 하나의 사전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은 그 사전을 그냥 베끼는지 몰라도 나는 다만 인용할 따름이다 사람의 영혼에는 현실의 사물도 결코 만족시킬 수 없는 내적 감상이라는 것이 있다. 이러한 내적 감성에 생명을 줄 수 있는 것은 화가와 시인의 상상력뿐이다. 이처럼 자신의 이론을 정연하게 전개하여 문학과 마술의 밀월여행을 하도록 했고, 오히려 시인으로 하여금 표현력의 왜소함을 한탄하게 만들었던 들라크루아. 이치에 맞는 그림보다는 자신의 격정이나 애정으로 죽어가는 사람의 마지막 미소, 모정의 눈길, 절망의 표정 등을 표현하려 했던 들라크루아. 모든 색은 보색의 그림자를 만든다는 논리로 뒤에 올 인상주의를 완벽하게 예견했던 사람, 정녕 그는 자신의 정념을 가장 뚜렷하게 보이도록 표현하는 방법을 냉정하게 찾았던 사람이다. 그러나 낭만주의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와 만나기 2년 전인 26살 되는 해 1824년 5월 11일 일기에는 시인이 되었으면이라고 적혀 있었다. 들라크루아 : 낭만주의뿐만 아니라 프랑스 회화 사상의 거장. 그의 화면은 강렬한 색채, 자유와 해방을 찾는 정신에 의한 저열과 상상력이 넘치는 감동적인 장면이 극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발표될 때마다 분분한 세론을 일으켰고 특히 신고전주의자였던 앵그르와의 논쟁은 유명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그림에 정진하여 막대한 양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또한 문학,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저서로는 <예술론>이 있다. 르네상스가 미술에서 현대화를 향한 제1의 혁명이고 인상주의가 제3의 혁명이라면 들라크루아에 의한 낭만주의는 제2의 혁명이라 부를 수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22 18:11

동화기념사업회 류영규 이사장, 하늘 무대에서도 배우로 남길…

그의 바람은 미력한 힘이 있을 때까지 무대를 지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배우는 무대에서 죽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스승 박동화의 한 마디를 가슴에 안고 살았던 연극인 류영규(19542021동화기념사업회 이사장). 숱한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연극의 막은 늘 올라갔습니다. 그럼에도 막은 오른다. 하는 겁니다. 전북의 연극은 실력 있는 선배들과 대견한 후배들이 많습니다. 저에게 더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해주는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연극을 할 겁니다. 그 사람들 속에서 좋은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 옥구 출신인 그는 서울드라마센터 예술학교(현 서울예대)를 졸업, 1973년 극단 창작극회와 인연을 맺으며 전북 연극사를 고스란히 지켜봤습니다. 무대의 깊은 맛을 알게 해 준 스승과의 인연도 그때부터였습니다. 그 인연은 간절하게 이어져 후배들과 함께 하는 자리마다 박동화를 습관적으로 꺼내게 했고, 전주채련공원에 박동화 동상을 설립하고, 박동화연극상을 제정하는 일도 중심에 서게 했습니다. 90년대 중후반에는 제17대 전북연극협회장을 지내며 중국 강소성과 자매결연했고, 전북청소년연극제 창립, 월간 전북연극 발간, 지역 소극장 살리기 운동, 메세나 세미나 등 꽤 굵직한 사업도 일궈냈습니다. 그가 2년여의 투병 끝에 11월 20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평생 연극은 삶, 그 자체라며 연극을 삶으로, 삶을 연극으로 알았던 배우 류영규. 언제나 여유 있던 그의 웃음을 이제 볼 수 없지만, 그의 이름은 전라북도 연극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하늘 무대를 찾아 나선 고인의 발걸음이 한없이 가볍기를, 호탕한 웃음도 그대로이기를 기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최기우(극작가)

  • 문화일반
  • 기고
  • 2021.11.22 18:11

올해 교동미술상 수상작가 이병로 · 엄수현

이병로(왼쪽)과 엄수현 작가 전주 교동미술관은 올해 교동미술상수상작가로 이병로엄수현 씨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교동미술관은 지난 2011년부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인을 선정해 창작지원금과 기획초대 개인전을 후원하고 있다. 올해는 장년과 청년 부문에서 각 1명씩 수상작가를 선정했다. 작품이 현대에서 가지는 의미와 미래지향성을 중심으로 판단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강신동 심사위원장은 이병로 작가에 대해 전통적인 제작방식을 고수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를 담은 달항아리를 만들었다며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며 전북미술계의 허리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엄수현 작가에 대해서는 작품 이미지는 친근한 동화 같지만 시대의 가장 큰 문제인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담고 있다며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에 대한 아쉬움과 인간도 같은 처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상 작가 전시는 올 12월 28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는 열린다. 이병로 작가에게는 교동미술관 본관 1전시실, 엄수현 작가에게는 2전시실을 지원한다. 창작지원금은 장년부문 수상자인 이병로 작가에게 700만원, 청년부문 수상자인 엄수현 작가에겐 300만원이 수여된다. 이병로 작가는 원광대 미대 도예과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한 뒤, 홍익대 일반대학원 도예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초대전과 그룹전은 여러차례 열었으며, 개인전은 10회 개최했다. 지난 2013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최우수상, 2015년 전라미술상을 받았다. 현재 도화지 세라믹 아트센터 대표이며, 원광대에 출강하고 있다. 또 한국공예문화협회를 비롯한 7대 예술단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엄수현 작가는 전북대 미대(서양화 전공)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개인전은 3차례, 단체전은 지난 2017년 소풍전을 비롯해 여러차례 열었다.

  • 문화일반
  • 김세희
  • 2021.11.21 18:00

우리 주변의 오래된 상점이 빛나는 시간…‘주인의 자리’展

래고의 00단이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이틀간 전주 뫔 갤러리 지하 1층서 주인의 자리展을 펼친다. 전시에서는 오래된 상점의 오래된 의자를 전시한다. 의자를 전시하는 이유는 의자가 일의 공간이면서도, 일상의 공간이고, 휴식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00단은 한 사람을 느껴볼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의자라고 생각했다. 전시를 통해 전시를 찾는 시민들과 의자에 담긴 꾸준하고 소중한 일상을 나누고자 했다. 상점과 사장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그들의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다. 00단은 상점 네 곳을 섭외했다. 그 주인공은 고을표구액자, 광운세탁소, 권시계점, 남문다방이다. 고을표구액자는 4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사장님이 27년째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점이다. 광운세탁소는 전주 웨딩의 거리 한쪽을 무려 30년 동안 지키고 있고, 권시계점도 지금의 자리에서 30년 동안 시계를 수리하고 판매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문다방은 10년 이상 다방을 운영해 온 사장님이 차를 마시러 오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정겨운 곳이다. 00단 최서연 씨는 처음에는 여러 소품도 두고, 의자도 두고 하려고 했다. 그러면 공간이 번잡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소품은 반대편에 설치하고, 의자가 전시되는 곳에는 그 공간과 사장님의 일상을 느낄 수 있도록 영상을 재생하는 등 깔끔하게 구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관람 인원수를 20명으로 제한한다. 온라인 접수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지만, 사전 예약된 시간 외에 빈 시간이라면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발열 검사 등 개인 방역 수칙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사전 예약은 래고 네이버 블로그 해당 게시글에서 할 수 있다. 한편 00단은 구도심 청년단체들의 '비어 있는' 공간, 사용하지 않는 비품 등의 공유를 통해 사회적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공공부'를 축적하여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다. 전라북도 경제통상진흥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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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11.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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