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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천이두 선생 문학정신을 기리다

▲ 고 천이두 선생 문학비평을 독립된 예술 장르로 발전시키고 한민족 근원 정서인 한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고(故) 천이두 문학평론가(19292017). 선생의 작고 1주기를 앞두고, 그가 남긴 흔적들을 모아 문학적 생애를 회고하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0일까지 전주 F갤러리에서 열리는 한국 현대문학의 큰 발자취, 천이두 특별기획전. 지난 8일 개막식에는 그를 그리워하는 자녀들과 전시를 기획후원한 계간지 <문예연구>의 이종호 편집장신아출판사의 서정환 대표, 김남곤 시인, 이운룡 시인, 송하선 우석대 명예교수 등 원로 문인제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전시장에는 천이두 선생의 학창시절부터 문단활동 등을 아우르는 사진과 작가들과 교류한 편지, 제자들이 기록한 천이두 선생에 관한 글이 벽에 걸렸다. 그가 수십 년간 썼던 책상과 수첩, 시계, 안경, 카메라, 저서 등 유품도 전시돼 있다. 그가 생전 즐기던 화투도 함께 놓였다. 문학인들은 전시를 보며 천이두 선생을 추억하고, 당대 문학사와 정신을 읽었다. 사진은 이범선, 조연현, 안길수 씨와 소설 심사를 하거나 전북대 교수 시절 문학인들과의 활동, 현대문학상월탄문학상계간<문예연구> 신인문학상 시상식 등 다양했다. 송하선 교수는 미당 서정주 시인과 천이두 평론가가 나란히 찍은 사진의 배경이 자신의 집이었다며 찹쌀 술을 나눠 마시다가 흥이 올라 사진을 찍었다. 즐거운 순간을 추억할 줄 아는 풍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근찬 소설가, 최형 시인, 김현 문학평론가, 이어령 문학평론가, 백낙청 <창작과비평> 발행인, 조정래 소설가 등 전국의 문인들이 원고를 요청하던 내용의 편지를 보며,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는 천이두 선생처럼 지역의 문인도 자긍심을 갖고 전국, 세계를 상대로 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제자 정양 시인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제자가 스승을 만난 후 이날까지 존경하고 그리워하고 있는데 신아출판사와 계간<문예연구>에서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애제자인 전정구 문학평론가는 스승의 가르침이 전해져 오늘날 전북의 최명표, 문신 문학평론가 등에게까지 내려오고 있다. 한국 문단의 밑그림을 그린 분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회고는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장남인 천상묵 호남한의원장은 천이두 선생을 평생의 문학적 화두인 한, 격변기를 살며 강조했던 우애, 그가 좋은 일을 앞두고 꿨던 상여 꿈으로 설명했다. 누명을 쓰고 사형당할 뻔한 아버지가 살아 집에 돌아가던 날, 형제 세명이 번갈아가면서 달구지에 아버지를 태우고 집까지 갔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이를 꼭 소설화하고 싶어 하셨고, 집필하시던 중 작고하셨습니다. 동료 문인들이 언젠가는 이를 이어주셨으면 합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10 18:54

제44회 전주대사습놀이 15일 개막…국악 등용문, 판을 펼치다

국악분야 최고 등용문으로 꼽히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오는 15일~18일 개최된다. 송재영 전주대사습놀이 조직위원장과 황권주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7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대표 국악등용문인 제4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오는 15일부터 6월 18일까지 국립무형유산원과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올해 대회는 오는 15일과 17일 이틀간 판소리명창과 명고수, 농악, 기악, 무용, 민요, 가야금병창, 판소리일반, 시조, 궁도 등 10개 분야의 예선을 치른 뒤, 오는 18일 국립무형유산원 대공연장에서 본선이 진행된다. 제36회 학생 전국대회는 16일과 17일 판소리, 농악, 관악, 현악, 무용, 민요, 가야금병창, 시조, 어린이판소리 등 9개 분야 예선과 본선이 열린다. 전주시와 대회 조직위는 판소리명창부에게 주어지는 대통령상이 올해 다시 복원됨에 따라 전국대회 슬로건을 으뜸, 판을 펼치다로 정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연무대와 다채로운 기획공연을 준비해 명성에 맞는 최고의 행사로 개최할 방침이다. 한편 올해 대회에 앞서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기부를 해온 대사습 기부천사는 올해에도 1억1730만원을 기부해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송재영 조직위원장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단순한 하나의 경연대회를 넘어 전주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신명나는 축제의 한마당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시민 여러분과 관광객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백세종
  • 2018.06.07 20:26

한획 한획 붓놀림… 느림의 가치 일깨우다

산민 이용 서예가가 붓과 함께 걸어온 60년을 기념해 특별전을 연다. 1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에서 비움과 채움전. 서예 발전을 위해 연구와 창작에 전념해온 산민 이용 서예가는 한국현대조형서예협회 이사장으로서 우리나라 초기 현대서예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힘썼고, 세계서예 전북비엔날레 초기 집행위원장과 총감독으로 활동하며 한국서예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이며, 서울 예술의전당아랍미술관동경박물관베를린국립박물관북경미술관 등에서 초대전 500여 회를 가졌다. 18번의 개인전을 열고 20여 권의 서예 관련 저서도 출간했다. 특별전 비움과 채움은 그의 60년 서예 인생을 정리하는 자리다. 그의 서예 세계에서 금문(金文청동기에 새긴 명문)을 빼놓을 수 없는데, 금문 서예의 미학적 완성도, 문자학 연구의 심도, 조형미의 극대화 등에서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이용진 월간 서예문인화 편집장은 산민 선생 금문의 차별성은 획(劃)과 행기(行氣)에 있다고 말했다. 동기에 새겨진 글자이지만 글자가 지닌 획의 움직임에 속도감과 율동을 부여한다. 행필(行筆)의 느리고 빠름과 먹의 농담(濃淡) 변화로 힘과 속도를 표현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는 균형미, 형태미가 있고, 동감(動感)이 있다. 이번 전시작으로는 길이가 200m에 달하고 7만자가 적힌 예서법화경, 약 35m 폭에 7만자가 담긴 금문법화경, 5,000여 자를 흔들림 없이 써내려간 금강경10곡병 노자 도덕경10곡병 등 대표작 137점을 엄선했다. 금문을 완벽하게 재현하기 보다는 고대 글자의 아름다움에 심미적인 요소를 더한 산민 금문체를 감상할 수 있다. 7일 열린 개막식에서 이용 서예가는 60년간 걸어온 길 위에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고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그리고 다시 가야할 길을 묻는 계기라며 1981년 시작해 열여덟 번째 갖는 작품전에 많은 분이 함께 해주면 영광이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07 20:26

[개관100일 맞은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 자연 속 힐링 전시공간, 남원 관광예술산업 재도약 이끈다

천년고도 역사문화도시인 남원은 전북 1위, 호남2위, 전국 10위의 역사문화유적이 산재하고 있다. 그러나 남원의 제1 산업인 관광예술 산업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다. 춘향제와 광한루에 의존하는 뻔한 스토리에 관광객들의 관심이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남원 관광예술 산업의 위기 상황 속에서 최근 설립된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이 남원의 제2 도약을 알리는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원의 관광자원에 예술을 입힌 숨결을 불어 넣어 국민들의 발걸음을 남원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남원의 미래로 불리는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을 조명해봤다. △ 남원의 숨은 랜드마크 급부상 동서양 철학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여행과 풍부한 삶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작품들이 전시된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남원의 새로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3월 2일 개관한 김병종미술관은 개관 세 달만에 관람객 누적인원 8000여명이 다녀갔고, 이 기세대로라면 이달중 관람객 1만여명을 훌쩍 넘길 전망이다. 미술관은 자연이 품은 전원형(田園形)으로 산 속에 위치해 지리적 거리감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해 남원의 숨은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매번 주말마다 평균 4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덕음산 등 주변의 자연을 만끽하고,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면서 지친 일상을 털어내는 힐링 장소로 적격이라는 평가다. 김병종미술관은 개관전으로 김병종 기증작품 특별전-회상, 회향을 3개 전시실 전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갤러리 1에서는 김병종 작가(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의 40년 회화 세계를 되짚어 살펴보면서 1980년대 주요 작품인 바보예수와 생명의 노래 시리즈 중심의 작품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김병종미술관 전시작품의 백미로 꼽히는 가로 10미터의 초대형작 생명의 노래-숲은 잠들지 않는다도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하고 있다. 미술관에는 김병종 작가와 남원의 관계성이 부각된 전시가 펼쳐져 있고, 문학인 김병종 작가의 모습을 재조명한 전시로 그의 대표 저서인 화첩기행 원작과 친필 원고 등의 자료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또 김병종 작가의 작품 이해와 함께 참여한 어린이의 순수한 상상력이 더해져 자신만의 명화를 완성하는 특별한 미술시간 프로그램인 나는야 리틀 김병종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김병종미술관은 남원 출신의 김병종 작가가 400점의 작품과 5000여권의 서적과 원고 등 각종 전시 자료를 남원시에 무상기증해 설립됐다. △ 남원서 김병종미술관이 갖는 의미 남원의 산업구조를 보면 제조업이 전무한 실정으로 사실상 관광예술산업이 남원을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지 못해 퇴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적 거장으로 꼽히고 있는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의 인지도를 이용해 설립한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이 춘향제와 함께 남원을 이끌어가는 제2의 블루오션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리산 자락을 끼고 있는 3개도(전북, 전남, 경남), 5개 시군(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을 연결하는 예술도시의 관문으로서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개관 세달만에 김병종미술관이 남원은 물론 전국적 문화명소로 떠오르고 있으며, 관람객 유형을 분석해보면 서울을 비롯한 부산, 경남, 대구, 경북 및 충청권을 망라하고 있어 이례적으로 손꼽힌다. 남원 광한루와 춘향이 고전문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면 함파우와 김병종미술관이 새롭게 남원 현대 문화의 다른 한 축을 이루게 된 것이다. 특히 상당수 관람객이 김병종미술관과 함께 광한루와 혼불문학관을 거치며 남원예촌이나 춘향가등의 한옥 숙박업소를 즐겨 이용하는 등 남원 경제 성장의 큰 축으로도 자리잡고 있다. △ 명소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 남원시립 김병종미술관이 단시간에 새로운 문화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 12회 운영하는 KTX의 원활한 교통망이다. 남원이 서울에서 불과 두시간이면 도착할수 있는데다가 광한루는 물론 만인의 총과 실상사 등 역사적 산 교육장과 문화유적이 풍부한데다 추어탕 등 먹거리도 다양한 청정지역이어서 가족여행의 적격지라는 점이 꼽힌다. 또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김병종 작가가 미술과 문학에 걸쳐 이미 1990년대로부터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데다가 중국 등지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한국 화가라는 점이다. 실제 수년전 전북도립미술관에서의 김병종 30년, 생명을 그리다 전시에는 개막 당일에만 서울 등 전국에서 오백여명이 몰려들었고, 얼마 전 끝난 서울대학교 미술관 모아(MOA)에서의 회고전에서는 열흘만에 1000부를 찍은 팜플렛이 동날 정도로 열띤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15년 중국 최대의 현대미술관인 진르(今日) 미술관 초대전에서는 신화사통신과 CCTV등 40여개에 달하는 언론사의 열띤 취재가 있었고 한달간이나 중국전역에 그의 전시가 소개된 바 있다. 여기에 김병종미술관은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미술작품 뿐 아니라 수천권의 인문과 예술서적을 비치함으로서 도서관과 북카페의 역할까지 하고 있고 건물자체가 워낙 아름다운데다가 주변 풍광과 잘 어울린다고 하는 점이다. 거기에 화가 김병종이 일찍이 서울대 미술관의 관장을 지낸데다가 오랫동안 여러 지자체의 미술관, 박물관의 건축분야 심사 및 자문위원등을 지내면서 경쟁력있고 아름다운 건축물이 결국 미술관의 관건이 되리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도 한 몫 했다. 미술관이 명상과 힐링의 장소로도 최적이라고 입을 모으는데 이는 그 만큼 건축과 자연이 잘 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병종 작가의 고향인 송동면의 곽씨 문중에서는 미술관 개관을 축하하는 뜻에서 각각 수령 150여년과 100여년으로 추정되는 노송 두 그루를 쾌척 기증하기도 했다.

  • 문화일반
  • 신기철
  • 2018.06.06 18:35

수묵화인듯 사진인듯…자연에 스며들다

독일 화가이자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인 파울 클레(Paul Klee)는 말했다.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흥재 사진작가는 평범한 풍경을 평범하지 않게 카메라에 담는다. 상관 저수지, 정읍 김명관 고택, 구이 안덕마을 등 전북의 일상적인 자연 속에서 겉모습이 아닌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사진작가가 자연에 내재한 경외감, 울림을 포착하는 방법은 비, 눈, 안개 등 또 다른 자연현상을 활용하는 것. 맑은 날엔 미처 보이지 않던 드라마틱한 모습들이다. 거센 소나기에 변화무쌍한 저수지의 수면, 거센 눈발이 마치 점묘 회화 같은 고택 풍경, 안개로 덮여 하나로 스며든 듯한 수면과 하늘 등이 그렇다. 이러한 작품들에 대해 그는 강산적요-스며들다라고 제목을 붙였다. 고요함 속에서 서로 스며들어 하나가 되는 자연을 좇는다는 의미다. 지난 2016년 이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던 그가 최근 2년 간 촬영한 작품들을 모아 신작전을 연다. 강산적요-스며들다Ⅱ다. 6일부터 1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6일 오후 4시. 이흥재 사진작가는 9번 갈 때까지 안 보이던 것이 10번째에 보인다. 그만큼 자연은 인내심이 필요한 상대라며 점입가경의 렌즈 작업을 통해 자연의 본질로 한 걸음 더 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04 20:04

명창·명무가 펼치는 전통 멋과 흥

전북 문화예술의 역사와도 같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4인이 소극장 무대에서 예술혼을 피워 올린다. 전주문화재단이 마련한 전주한벽문화관 기획초청공연 명인열전. 6월 7일과 11월 8일 오후 7시 30분 전주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상하반기로 나눠 개최한다. 6월 7일은 박양덕 명창과 이길주 명무, 11월 8일은 조소녀 명창과 김광숙 명무가 각각 무대를 빛낸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박양덕(71) 명창은 농악 상쇠 박태순의 손녀이자, 피리 명인 박창오의 딸이다. 박 명창은 11세 때 박복선 선생에게 춘향가흥보가심청가수궁가 토막소리를 배우기 시작해 김소희, 박초월, 성우향, 남해성 선생에게 소리를 사사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13호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로 남원을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상반기 무대에서 박 명창은 단가 어화세상을 시작으로 수궁가 中 토끼화상 그리는 대목부터 별주부 세상 나오는 대목까지 선보인다. 이 수궁가는 미산제, 즉 미산 박초월 선생의 향기가 물씬 밴 판소리다. 박종호 고수와 합을 맞춘다. 같은 날 무대에 오르는 이길주(68) 명무는 전주 출생으로 최선 선생을 통해 무용 길을 열고 정인방, 배명균, 김백봉, 송범, 이매방 선생에게 무용을 사사했다.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하다 고향으로 내려와 전주기전여자전문대 교수로 재직했다. 1981년 설립된 원광대 무용교육학과로 이적해 정년 퇴임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7호 호남산조춤 예능보유자이다. 이 명무는 금아 살풀이춤과 보유종목인 호남산조춤을 선보인다. 그의 제자인 고명구, 장태연, 김명신, 이현숙, 최진영 씨가 호남교방무로 찬조 출연해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하반기 무대는 조소녀 명창과 김광숙 명무가 이어받는다.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조소녀(77) 명창은 전주로 이주해 터를 잡고 20세 무렵 박초월 선생에게 단가와 춘향가 중 사랑가를 익히면서 판소리에 입문했다. 이후 홍정택, 오정숙, 이일주 선생에게 배움을 얻었다.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판소리강사, 고창 동리국악당 초대 판소리강사로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완산국악제전진흥회를 설립해 매년 완산국악대제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인 조 명창은 춘향가뿐만 아니라 심청가도 능하다. 이날 무대에서도 동초 김연수 선생의 심청가를 선보인다. 심청가 中 심봉사 물에 빠지는 대목을 부른다. 조용안 고수가 함께한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8호 예기무 예능보유자인 김광숙(73) 명무는 전주 출생으로 정형인, 최선, 박금슬 선생에게 무용을 사사했다. 특히 박금슬 선생에게 조선시대 관기들이 췄던 예기무 등을 배웠다. 김 명무는 긴 수건춤과 보유 종목인 예기무를 펼쳐 보인다. 그의 제자 배형숙, 이지현 씨가 찬조 출연해 예기수건춤을 선보이는 등 과거 예기들의 맵시를 뽐낸다. 전 좌석 3만 원. 전화(063-280-7046) 예매 또는 현장 구매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6.04 20:04

미국 미술학도들 전주 한지공예에 빠지다

예술대학 학생들이어서 그런가, 외국인인데도 어쩜 이렇게 문양을 잘 파는지!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지역의 미술학도들이 전통한지 공예의 뿌리를 찾아 전주를 방문했다. 3일 전주 한옥마을 내 김혜미자 명인(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60호 색지장)의 자택 겸 작업실. 미국 학생 17명이 전통문양 파기에 열중이었다. 조각도로 도안에 새겨진 작은 무늬들을 섬세하게 오려내 촘촘한 전통 문양을 만들어 냈다. 화사한 색지에도 마음을 뺏겨 색깔별로 완성한 학생도 있었다. 김혜미자 색지장은 처음 할 텐데도 작고 얇은 무늬를 빗나가거나 끊어진 곳 없이 완벽하게 파냈다며 연신 감탄했다. 이들은 위스콘신 주립대학의 해외 교류 체험 사업의 일환으로 전주를 방문했다. 전주가 고향인 리나 윤 밀워키 예술대 판화과 교수가 주도적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올해 벌써 네 번째다. 올해는 신청자가 대폭 늘어 미술학과 학생을 중심으로 17명을 추렸다. 제시카 뮤닉갱어 위스콘신 주립대 판화과 교수는 여러 차례 사업을 진행하면서 한국과 한지공예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올해 평창 올림픽 개폐막 공연의 영향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흥미가 매우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지공예에 대한 호기심은 많지만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는 외국인 학생들이기에 김 색지장이 한지의 특성과 조각도 잡는 법 등 기초부터 꼼꼼하게 가르쳤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 수업에서는 재료에 대한 이해한지 공예품 소개와 함께 전통문양 파기 체험 등이 이뤄졌다. 체험에 참여한 칼리 카인즈(Karly Kainz) 학생은 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에 대해 발표를 해 처음 한지공예를 알게 됐다며 한지공예의 문양도 무척 예쁘고 직접 그려보니 신기했다. 판화 전공인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03 20:54

전주 한옥마을 고택 대문 열고 들어가니 '자유의 몸짓'이…

2일 오후 7시 전주 한옥마을. 해가 길어진 덕분인지 거리는 여전히 장난감과 기념품, 솜사탕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한복 입은 사람들로 붐볐다. 차 없는 거리가 무색하게 유흥주점을 홍보하는 트럭은 연신 지나가며 시끄러운 음악을 잔상처럼 남겼다. 길거리 음식의 고소한 냄새와 상점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세월이 멈춘 듯한 한옥 고택, 실험적 예술 공간 플랜시(plan C)가 자리 잡고 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자유의 몸짓이 만든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이날은 인도 행위 예술가 아자이 샤르마(B. AJAY SHARMA)의 퍼포먼스가 있었다. 플랜시의 공동사용자이자 미술가인 연정이 기획한 립스틱 파티의 일환이었다.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예술활동을 기획해 공간이 운영되는 플랜시의 네 번째 프로젝트다. 연정 작가는 립스틱은 도발적이고 당당한 느낌이면서도 여성성을 대표하는 소재라며 남녀 상관없이 립스틱을 바르고 놀면서 성차별 없는 자유를 찾자, 당당하고 톡톡 튀게 즐기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연정 작가가 립스틱으로 매일 일기처럼 그린 드로잉 작품 전시와 함께 행위 예술가 5명의 퍼포먼스가 주말 밤에 진행된다. 2일 아자이 샤르마의 퍼포먼스 주제는 기아의 땅을 위한 경작.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는 자국의 빈곤한 농부들, 나아가 전 세계 노동자들의 삶과 저항 정신, 희망을 몸으로 표현했다. 거대한 흙덩이를 맨손으로 다져 밭을 일구지만 결국에는 목을 매고, 신음하는 농부와 기아들의 얼굴을 진흙으로 그리는 퍼포먼스는 황량함과 엄숙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9일에는 정창균 오디오 비주얼 예술가의 공연, 10일에는 기획자인 연정의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문틈이 큰 대문은 밖에서도 앞마당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그런데도 공간으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대문을 열어야만 했다. 이날 대문 앞을 서성인 관광객은 20여 명. 실제로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6명에 불과했다. 관광객 임연주(28) 씨는 먹거리 한옥마을과는 다른 색다른 분위기라고 했고, 김민수(45) 씨는 정체 모를 이상한 집이라고 표현하는 등 긍정과 낯선 반응이 혼재한다. 정문성 플랜시 대표는 굳이 문패를 달거나 문을 열어두지 않는 건, 힐끔 보고 나갈 관객을 끌어오는 것보다 최소한의 의지를 가진 관객과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홍보 등 실제적인 운영 고민보다는 아직 기획 내실에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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