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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참정권 보장 위한 사회적 분위기 만들어야"

학교폭력과 성문제 등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겪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청소년들 스스로가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은 문제 당사자인 청소년들이 스스로 어젠다를 설정하고, 그 대안 찾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전북일보와 전북의제21추진협의회가 주최하고, 전북의제21아동청소년교육복지분과위원회가 주관해 지난 17일 오후 2시부터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청소년의 품격'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는 1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다.이들 청소년들은 '청소년 참정권, 청소년의 성, 문화컨텐츠, 학교폭력' 등 4가지 소주제에 대한 주제발표와 모둠별 토론을 통해 각 주제별 대안 찾기에 머리를 맞댔다.전북대 손종명 군은 '청소년 참정권'과 관련, "한국 사회에서는 청소년이 미성숙하다든지, 스스로 제대로 판단할 능력이 없다든지 등의 이유를 들며, 청소년을 정치와 최대한 거리를 두게 만들고, 정치에서 배제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참정권 보장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이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를 적극 활용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피력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공감대와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성심여고 김다혜 양은 '청소년 성' 문제와 관련 "청소년들의 이성교제 및 성관계 연령이 낮아지면서 청소년 미혼모 문제 등 심각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고, 성폭력과 관련한 범죄도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 부재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 양은 이어 "순결을 강요하고, 성에 대한 문제는 꺼내면 안 되는 것으로 여기고 제대로 된 교육과 성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청소년들이 성인이 됐을 때 성에 대한 올바르고 건전한 인식 부족으로 나타난다"며 "적절한 교육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문화컨텐츠'와 관련해 호남제일고 이후련 양은 "술과 담배 등 유해물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출판물과 동영상 등이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현실에서 청소년들이 올바른 놀이문화를 확립하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양은 "청소년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미래의 지평을 건강하게 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유일여고 유정 양은 "학교폭력은자신의 마음을 터놓을 소통창구가 없고, 타인의 고통과 어려움에 대한 공감이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먼저 학생 하나하나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반영되는 교육환경이 만들어져야 학교폭력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강정원
  • 2012.11.19 23:02

고흥 류씨 일가 9명의 항일정신 기리다

제73회 순국선열의 날인 지난 17일 일제치하 의병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워 국내 항일 애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일문구의사(一門九義士)'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열렸다.전북보훈지청과 광복회 전북지부의 후원과 일문구의사 선양사업회의 주관으로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 장승공원에서 열린 이날 추모행사는 일문구의사의 항일운동 활동보고를 시작으로 헌화와 헌시 낭독 등의 순으로 엄숙하게 거행됐다.일문구의사는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 방곡마을의 고흥 류씨 집성촌에서 배출된 9명의 독립유공자를 일컫는다. 임진왜란 이후 양성 현감을 지낸 류지호가 이곳으로 이주해 오면서 고흥 류씨의 집성촌이 형성됐다.아홉분의 의사는 이곳에서 출생한 류중화(자 치복)를 중심으로 류연청영석연풍태석연봉명석준석현석 등이다. 류중화 의사는 도내 각처에서 봉기하는 의병들과 조국을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칠 것을 결심, 의병 동지인 유지명송태식과 전략을 세워 여덟분의 의사와 누나의 아들 이유종태종을 선두로 1907년 가을부터 의병조직, 군자금 마련 등 무장 항쟁을 시도했다. 이후 인산의 이규홍 의병단과 연합전선을 펼치면서 아홉의사를 중심으로 완주 비봉면 소농리 불당동에 병기 제작소를 갖추고 창검과 탄환, 화승총 등을 만들었다.아홉의사는 1907년 11월 고산군 운상면 가정자(현 화산면 화월리) 교전에서 왜병 29명을 사살했다. 또 1908년 4월 연산전투와 9월 고산전투에서 역시 왜병을 사살하기도 했다.1910년 봄까지 금산, 용담, 진안, 익산, 연산, 고산 등지에서 전투를 여러 차례 벌이는 등 아홉의사의 항일운동은 경술국치까지 이어졌으며, 경술국치 이후에는 지하운동을 계속했다. 세(勢) 부족으로 전세가 역전되면서 류중화 의사는 군산 임피 노루목으로 피신을 하게 되지만 밀고로 금마 일본군 헌병대에 붙잡혀 총살당하게 된다. 남은 8명의 의사는 1917년 밀고에 의해 같은 시기에 체포, 강도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게 된다. 이처럼 친인척으로 혈연관계에 있는 문중이 집단으로 의병활동에 가담한 사례는 국내 항일 애국사에서도 찾아보기 드물다. 그러나 아홉의사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기까지는 매우 험난했다. 증빙서류 미비로 제반 서류가 반려됐으며, 뒤늦게 찾은 판결문에는 살인범 등으로 기록돼 있었던 것. 이후 류영석 의사의 증손인 유희태 위원장의 노력으로 1983년 정부에서 구의사의 공적을 인정해 독립유공자 훈장을 수여했으며, 1990년 류중화 의사에게는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하고, 8명의 의사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으로 각각 훈격을 높였다.한편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유광찬 전주교대 총장, 김명한 전주보훈지청장, 조금숙 광복회 전북지부 회장, 고흥 류씨 종친회, 일문구의사 유가족 등 추모객 300여명이 참석했다.

  • 문화일반
  • 강정원
  • 2012.11.19 23:02

클래식, 트로트를 만나다…주현미와 함께하는 클나무 연주회, 22일 소리전당

서바이벌 프로에서 숱하게 행해진 '옛 노래의 재해석' 덕분에 세대 간 음악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요즘, 공연장 나들이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세대 간 거리도 좁힐 수 있는 기회다. 특히나 트로트와 클래식의 조합을 위해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장 은희천·이하 클나무)와 80년대를 빛낸 트로트 여제 주현미가 찾는다면, 더욱 매력있는 무대가 될 듯. 2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펼쳐지는 이번 무대는 성악가 문자희(소프라노) 김재명(테너) 오요한(바리톤)씨 출연에 이어 클나무의 44인조 연주에 가수 주현미씨가 호흡을 맞추는 방식. '정말 좋았네', '신사동 그 사람' 등을 편곡한 단원들은 트로트를 통해 클래식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답변했다. 고음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성량이나 적재적소에서 꺾이는 구성진 목소리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주씨는 1988년 '신사동 그 사람'으로 신문사와 방송사가 주관하는 3대 가수상을 휩쓸었고, '짝사랑'(1989), '잠깐만'(1990), '또 만났네요'(1992) 등으로 인기를 한 몸에 받은 트로트 여제. 2009년 창단한 클나무는 전북 최초로 월급을 주는 민간 오케스트라로 다양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문의 063)283-2511. VIP석 10만원·R석 5만원. ····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6 23:02

20. 의궤의 속 그림 기록, 도설과 반차도 - 조선 왕실의 행사 진행 한눈에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조선 왕실의 의궤는 그 내용이 문자로만 기록 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궤에는 문자로는 풀어내기 어려운 사항을 그림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도설(圖說)과 반차도(班次圖)다. 도설은 행사에 사용되는 각종 상징물과 의식에 사용되는 도구, 제기, 악기, 가구 등의 기물, 행사 때 착용하는 특별한 복식 등을 그린 것이다. 도설은 그림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있으나 기물의 명칭, 그림과 함께 기물 제작에 들어가는 재료·분량·크기·장식 방법 등 설명을 같이 기록한 경우도 나타난다. 이러한 그림은 기물의 모습을 더 자세히 묘사하기 위하여 채색을 한 경우도 있었다. 반차도는 왕실 행사의 주요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반차(班次)'라는 말은 나누어진 소임에 따라 차례로 도열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궤 속의 반차도는 보통 이동하는 행렬도 형식으로 행렬의 중심이 되는 장면을 표현한다. 의궤 속의 반차도는 행사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주제로 나타난다. 예를 들자면 왕실 혼례를 기록한 '가례도감의궤'(嘉禮都監儀軌)에는 국왕이 왕비를 궁으로 모셔오는 모습을 그린 '친영반차도'(親迎班次圖)가, 국가의 장례가 기록된 '국장도감의궤'(國葬都監儀軌)에는 왕의 시신을 왕릉까지 모시고 가는 행렬인 '발인반차도'(發靷班次圖)가 수록되었다. 이 외에도 책봉의식이나 왕실 어른의 덕을 기리며 존호를 올리는 의식에 사용되는 인장(印章) 교명(敎命·왕비, 왕세자, 왕세자빈 등을 책봉할 때 국왕이 내리는 문서) 등을 궁으로 모시고 오는 반차도도 있다. 반차도는 손으로 직접 그린 것도 있으나 반복되는 인물이나 기물과 같은 경우 목판으로 외곽선을 찍고 색을 덧칠하는 경우가 많았다. 혹은 색을 더하지 않고 그대로 목판으로 찍어 놓은 경우도 있다. 이 외에도 그림을 그리지 않고 행차의 각 자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직위와 성명을 적어 놓은 사례도 있는데 이 경우는 반차식(班次式)이라는 명칭으로 기록되었다. 그런데 반차도는 행사의 실제 진행 모습을 그림에 담은 것이 아니었다. 행사 전에 참여 인원과 물품을 그림으로 배치하여 왕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검토 받고 몇 차례 예행연습을 하여 실제 행사 때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이도록 하였다. 즉,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직책, 의장물의 수와 모습, 배치 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도상연습용 자료였다. 행사의 결과를 수록하는 의궤에서 반차도만큼은 앞으로 진행할 행사를 위해 그린 그림이라는 점에서 독특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와 같이 사진이나 영상과 같은 기록이 없어서 조선시대 행사 모습을 정확하게 재현하기는 어렵지만 의궤에 남겨진 반차도를 통해 조선시대 왕실 행사가 얼마나 엄숙하고 성대하게 이루어졌는지 느껴볼 수가 있다. 황지현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사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6 23:02

꾸밈없이 강렬한 색채, 동심 사로잡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미술거장전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가 개막 4주 만에 4만명을 돌파하면서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작품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술관측이 밝혔다. 부부에게는 사랑을 소재로 한 샤갈의'모성애'작품이,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에게는 뜨거운 열정과 말년의 의지를 보여준 피카소의 작품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특히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형상의 호안 미로 작품들인 인기며, 그중'찬란한 태양'작품 앞에 가장 오래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도립미술관 2전시실의 피카소와 샤갈작품과 함께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호안 미로의'찬란한 태양'(1976년작)은 작가의 84세 때 작품으로, 강렬한 색채와 환상적이고 몽환적 분위기, 천진함과 자유분방함이 주된 특징이다. 어린아이의 낙서처럼 어눌하지만, 기호와 상징으로 가득 찬 화면은 순수한 형태와 색채의 조합을 통해서 원초적인 이미지를 추구했다.스페인의 위대한 화가들인 고야, 피카소, 달리의 뒤를 잇는 세계미술거장 호안 미로(1893-1983)는 1920년대 프랑스에서 일어난 예술 운동인 초현실주의의 매력에 빠졌다."그림을 그리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라 그림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면 모든 것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늘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한 호안 미로는 7세~13세까지 매일같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1.16 23:02

흉내보다는 근성, 그 지치지 않는 열정 "나 다운 촌스러움 녹여냈지"

"감사한 일과 힘든 일이 각각 있었지." 1년 만에 만난 서양화가 유휴열(62)은 에둘러가지 않았다. 직선이었다.1년 내내 쉬지 않고 작업을 한 탓에 그 좋다는 술을 끊다시피 했는데도 몸이 예전 같지 않았다. 제자들은 "이제 작업 그만하실 때도 되지 않았느냐"고 만류했으나, "이 놈아! 작업은 젊을 때 하는 거여!"라는 호통에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공들여 내놓은 작품 덕분에 "당분간 LA 작가가 되겠다"고 맘먹을 정도로 미국 개인전 반응은 뜨거웠다. 밀물과 썰물의 싸움과도 같은 작가의 생활은 여전히 녹록치 않으나, 그는 예정에 없던 개인전을 하게 됐다. 치과에서 열리는 개인전이 의외라는 반응에 "이빨 몇 개를 공짜로 박은 마음의 빚이 있어서"라며 껄껄 웃었으나, 원장의 문화적 안목이 더 끌린 탓이다. 평생 천착해온 '생·놀이'라는 주제는 여전하지만, 작은 공간을 활용한 묘미를 살리는 것이 이번 개인전의 관전 포인트. 한국인의 토속적 생명력을 뽑아내 현대적 회화 안에 그려내며 흥과 한을 탁월하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는 멍청해서 서울로 대학을 못 갔어. 근데 그게 행운이야. 지금의 '촌스러운'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단 말이지."제자 서양화가 이정웅씨는 스승이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말한 것을 받아 "국적 불명의 트렌드를 쫓아 흉내 내 그리기 보다는, 우리 민족의 특유한 근성을 몸으로 체화시켜 토해낼 수 있었다"고 보충 설명을 했다. '무인도'나'리듬'은 한국인의 신명이 자유롭게 넘나들어 다채로운 토속적 생명력을 한껏 살리고 있다. 언제나 관람객들에게 연애편지를 쓰는 심정으로 작품을 만드는 그는 애인이 바람둥이처럼 흔들리더라도 늘 일편단심이다. 작품은 필연적으로 '대중예술'이고, 지난 40년은 관람객들과 만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 이번 개인전만 끝나면 훌쩍 여행을 다녀온 뒤 다시 작업에 매진할 생각. 이 지치지 않는 열정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궁금해졌다. 전시는 16일부터 12월15일까지 전주예치과에서 이어진다. 개막식은 16일 오후 6시.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6 23:02

"도내 한옥 공연, 컨트롤 타워 아쉽다" 마당 수요포럼

올해 첫 단추를 꿴 전북도의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이하 한옥 공연)이 다소 시행착오는 있었으나, 각 지역별 브랜드 공연을 타진하기 위한 포석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였다는 평가다. 그러나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외지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당초 목적에 부합하는 공연과 아닌 공연이 갈렸던 만큼 지역별로 공연 목적을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4일 (사)마당이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연 수요포럼에서 전주(해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익산(백세지사, 가람 이병기)·임실(웰컴 투 중벵이골)·고창(신 도리화가) 한옥 공연 주관자들은 "일단 이 사업은 지속돼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전주를 제외한 익산·고창 공연의 경우 한옥 공연장의 접근성이 떨어지거나 인근에 숙박시설이 없어 관광객들을 끌어오는데 한계가 있었고, 익산의 경우 지역 예술인·주민들이 지역적 소재로 공연을 제작했다는 사실에 더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어 지역별 한옥 공연의 목적을 정교화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공연기획자 양승수씨는 "당초 한옥 공연이 의도했던 목적 외에 각 지역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세부 목적을 설정해 행정에 역으로 제안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교통·숙박·홍보 마케팅 지원이 될 수도 있고, 지역민들이 주최가 되는 브랜드 공연 제작 경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 공연이 제한을 둔 '한옥'과 '야간'을 좀 더 융통성 있게 반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도현 익산연극협회 지부장은 "수우재가 없었다면 익산은 한옥 공연을 못할 뻔 했다. 꼭 한옥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고, 오승일 국악예술단 고창 대표는 "야간 공연이라 늘 대중교통이 잘 끊겼다. 인근에 숙박시설마저 없어 곤란할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또한 "비가 오면 공연을 올릴 공간이 인근에 없는 데다 9월 쯤 되니 날씨가 쌀쌀해져 관객들이 어쩔 수 없이 추위에 떨곤 했다"고 말했다. 공연 주관자들은 특히 지역별 한옥 공연을 기획·홍보 등을 도맡을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강하게 요구했다. 공연이 진행되는 지난 5~6개월 간 컨트롤 타워가 있었다면, 관객들을 공연장에 연결시키고 지역의 문화자원을 연결하는 팸투어를 기획하는 등의 공동 전략을 내세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 송은정 전주문화재단 문화사업홍보팀장은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유료 공연'해 같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 메고'를 발판으로 각 지역에서도 목표로 하는 관객층만 분명하다면 공연·체험·음식 등이 어우러진 문화상품 기획도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여기엔 전북도와 각 시·군이 한옥 공연에 관한 예산 지원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6 23:02

낱낱이 기록한 일상…그것은 시가 되었다

성실함과 꼼꼼함도 이 정도면 인간문화재급이다.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어김없이 시 한 편은 꼭 써야 직성이 풀리는 김계식 시인(72)이 그렇게 해서 펴낸 시집 '민달팽이의 독백'(신아출판사)은 벌써 열세 번 째. 잠 보다, 밥 보다 시가 더 달았다. "시집을 여러 권 내다 보니, 내가 다 벗겨진 것 같아요. 힘들게 집 걸머지고 다니는 달팽이도 우습고, 제 집도 아닌 소라껍데기 몸 담고 달팽이는 더 가관이고…. 서두를 필요 없이 홀가분하게 살려고 했더니, 내가 민달팽이가 된 것 같습니다."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도 작가는 일상의 낱낱을 기록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시쓰기를 위한 일상'처럼 보일 정도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메모와 스크랩으로 남아 시의 재료로 활용되곤 한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매일 새벽에 쓰던 일기가 시쓰기로 변화된 것이라고 하지만, 기쁘고 슬픈 심지어 원망스러운 순간까지도 관조해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열 두 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질 높은 시를 써보려고 행간을 넓히고 또 깊게 하는 노력을 했으나 허기와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오랫동안 선배의 지도 없이 "이렇게 써도 되는 건가"라고 자문했던 경계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은 '다작'과 '과작'의 사이를 갈지자로 다니며 쌓은 내공 덕분이다. 이번 시집에도 풍·정·한·기·원으로 엮어 풍류, 세정, 회환, 운기, 소원으로 갈래를 탄 뒤 대자연을, 그리움과 사랑을, 한 서린 삶을, 지혜와 용기를 되새겨보는 거울로 만들어냈다. 어떤 가면도 거부한 채 사소한 여담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정직한 서정이 미덥다. 치열하게 살아왔던 스스로에게 피로한 몸을 누이고, 소중한 이에게 편지를 쓰고, 고독과 마주하며 자신을 비우고 채울 공간으로 그의 시를 권한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6 23:02

문광부 우수교양도서, 전북출신 홍지화 '거장들의 스캔들'·조정형'명주보감' 포함

문화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고전 탐독'(정제원·평단문화사) 등 총 418종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선정·지원·사업은 출판계의 양서출판을 진작하고 출판산업의 발전을 위해 196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역점사업. 올해는 2011년 8월 1일부터 2012년 7월 31일 사이에 887개 출판사의 국내 초판 발행 도서 총 5143종이 접수됐다. 각계 학자 및 전문가로 구성된 12개 분야의 심사위원단(위원장인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 71명이 40일 동안 예비심사와 본심사 등 4차례의 심사회의를 통해 279개 출판사의 도서 418종을 선정했다.그중 독창성과 대중적 가독성 등을 따져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다'(이병훈·문학동네),'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김희준·생각의힘),'자연의 미술가'(김해심·존 K 그란데·보림출판사) 등 19종을 최우수 도서로 뽑았다. 전북출신 홍지화씨의 '거장들의 스캔들'(작가와 비평)과 전북무형문화재 조정형씨의 '명주보감'(서해문집)도 우수도서에 포함됐다. 선정도서는 각각 500만원(최우수도서의 경우 750만원) 이내에서 구입해 연말까지 공공도서관, 벽지 초·중·고, 병영도서관, 해외문화원, 교정시설 등 2000여 곳에 배포된다. 선정목록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11.16 23:02

'너~무 느린' 슬로시티 구축 사업

민선 5기 전북도가 핵심시책으로 내세운 슬로시티 구축 사업이 터덕거리고 있다. 일선 시군의 공감과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전북도는 지난해 말 '도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1시군 1슬로시티 구축을 목표로 올해 3개소, 내년 3개소를 선정키로 했다. 당시 개소당 20억~30억 원(도비 30%, 시군비 70%)을 2년간 분할 지원할 계획이었다. 전북형 슬로시티를 육성하기 위해 면(읍)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의 삶과 역사, 문화, 자연환경 자원의 가치를 보존하는 방안이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 8월 시범사업 지역을 선정하고 구체적인 사업을 실시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1곳도 결정하지 못했다. 일선 시군과 사업 단위인 면(읍) 지역에서 정책에 대한 공감을 얻기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14일 도가 슬로시티 관심지역으로 꼽은 면(읍)은 전체 면의 21%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도 차이를 보여 완주남원은 5개 면(읍)이 관심 목록에 포함됐지만 고창무주부안정읍장수는 각 1곳에 그쳤다. 이에 도는 당분간 기본 개념과 추진 방향을 알리는 홍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도는 이날 오후 도청 회의실에서 시군 슬로시티 담당 공무원, 슬로시티 지역공동체 운영요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주 일정으로 전북형 슬로시티 스쿨을 개강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아직까지 적극적인 시군은 없다. 내년 3월 이후 시군당 1~2개소를 추천받은 뒤 추진의지와 역량 등을 심의해 3곳의 시범지구를 선정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면서 "슬로시티는 사업보다는 운동의 개념에 가깝다. 슬로시티 정신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공유해 '느림의 가치'를 일상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이세명
  • 2012.11.15 23:02

③ 군산 울외·순창 고추장 장아찌 - 모든 음식과 찰떡궁합, ' 밥도둑' 납시오~

장아찌와 같은 발효보존식품은 요리사가 아니라 세월과 바람이 만드는 것이다. '발효 과학'에 가까운 장아찌는 어떤 맛과 섞여도 제 맛을 유지하고, 오래 둬도 상하지 않으며,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룬다. '명품 음식, 지역의 식재료의 재발견'에서는 지역 식재료로 만든 짭짤한 밥도둑 장아찌를 소개한다. 다소 희귀한 박과에 속하는 덩굴식물인 울외와 깊은 맛을 자랑하는 순창의 고추장으로 만든 장아찌다.△ 술지게미로 발효시킨 울외 장아찌 밑반찬 울외를 처음 본 사람들은 호박인지 오이인지 헷갈려한다. 기다란 모양과 푸르스름한 색깔 때문이다.'백과'(白瓜)로도 불리는 울외는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어린 열매는 녹색을 띄나 익을수록 흰색이 나타난다. 군산은 울외의 전국 생산량 60~70%를 차지한다. 울외가 군산처럼 습기가 많고 더운 지역에서 잘 자라서다. 울외의 가공 방법은 술지게미 절임. 술지게미는 청주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다. 군산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울외 생산지가 된 이유는 일제 강점기 시절 항구를 끼고 있다 보니 일본에서 생산된 울외 장아찌가 쉽게 전해졌기 때문이라는 추정만 있을 뿐이다. 더구나 쌀을 원료로 청주 양조장이 당시 군산에만 있어 술지게미를 활용한 울외 장아찌가 만들어지기 쉬웠던 것. 현재 군산에는 술지게미 절임으로 울외를 가공하는 공장이 20여 곳이나 된다. 실제로 청주 양조장이 많은 일본 나라(奈良) 지역 역시 술지게미를 활용해 채소를 절여 먹는 식품이 발달했다. 울외를 '나라즈케'로 불리는 이들이 많은 것도 이곳에서 나온 울외 장아찌가 유명해서다. 울외는 오이와 비슷한 향이 나서 생으로 씹으면 아삭아삭하다. 하지만 단맛이 없고 밍밍해 식감이 떨어지는 편. 참외나 오이처럼 깎아 먹기 보다는 절임 형태로 먹는 이유다. 울외 가공법은 반을 잘라 씨앗을 훑어낸 뒤 천일염으로 하룻밤을 재워 다시 물로 씻어 꾸덕하게 말린다. 잘 건조된 울외를 설탕을 넣은 술지게미에 두면 장아찌가 되는 것. 일본에서는 술지게미를 세 번 바꿔가며 몇 년 간 숙성시키지만, 한국에서는 한 두 번만 시키는 경우가 많다. 3대 째 울외 장아찌를 만들고 있는 황정안 삼학식품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대개 햇것(신선한 것)을 선호하다 보니 오래 묵힌 것을 내놓으면 잘 시판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그러나 삼학식품은 일본식과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술지게미를 두 번 정도 바꿔 발효시켜 깊은 맛이 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명품으로 통하는 울외 장아찌는 국내에선 소규모로 생산되는 데다 조리법이 표준화 되지 못해 대중화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 메주 가루로 숙성시킨 순창 고추장으로 만든 장아찌 고추장은 매우면서도 달착지근한, 감칠맛의 세계로 이끄는 우리 밥상 음식에 안 들어갈 때가 없는 주된 양념이다. 조선시대 영조는 순창이 본관인 조종부가 만든 고추장이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였다. 숙종의 어의 이시필이 쓴 '소문사설'에는 순창 고추장은 메주를 쓰지 않고 그 속에 전복대하 등 어패류를 넣어 삭혀 만든, 장조림 혹은 장아찌 같은 음식에 가깝다고 기록됐다.순창 고추장이 맛있다고 소문이 난 이유는 깨끗한 섬진강 상류의 오염되지 않은 지하 암반수와 사계절 습기가 많은 분지로 둘러싸인 환경이 고추장 발효균을 활성화시키기에 적당해서다. 박영수 순창장류사업소 발효미생물 주무관은 "늦여름에 띄운 메주를 가루로 만들어 겨울에 고추장에 담그는 게 특징"이라면서 "늦여름은 메주의 콩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바꿔주는 바실러스 균이 활성화되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순창 고추장의 명성이 높아지자 대기업도 순창에 식품 공장을 지어 '순창 고추장'이라는 브랜드를 팔기 시작했다. 순창군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드는 순창 고추장 제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1997년 '순창 고추장 민속 마을'을 조성한 뒤 2004년 '순창 전통 고추장'의 지리적 표시를 등록했다. 현재 이 마을에는 54가구(39곳 영업)가 고춧가루와 콩쌀 등 모든 재료를 순창의 농가에서 공동 구매를 한 뒤 전통적인 방식으로 고추장을 담그고 있다. 순창 고추장이 귀한 대접을 받는 이유는 최소한 8개월 이상 발효 기간을 거쳐 제대로 숙성시키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추장 소스'에 가까운 공장 고추장이 1㎏당 5000원이면, 순창 고추장 민속마을의 고추장은 1㎏당 2만원으로 가격이 비싼 편. 박영수 주무관은 "학교 급식이나 군 부대에 납품하고 싶어도 단가가 맞질 않아서 못한다"면서 "소비자들은 가격이 싸면서 맛있고 품질이 좋은 식품을 내놓길 원하지만, 그러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곳 민속마을에서는 순창 고추장을 응용한 장아찌가 인기 상품이다. 특히 소금에 절여 씨앗(매실감마늘무 등)을 뺀 뒤 설탕에 재운 장아찌 원료에 2~3년 동안(3~4개월 주기) 새로운 고추장을 바꿔 넣는 과정을 반복해 짜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드러나 서울 롯데호텔(본점잠실점)과 대구 인터불고 호텔(본점 등 3곳) 등에 납품되고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5 23:02

울외 장아찌 3代째 만드는 황정완 삼학식품 대표 "오래 삭혀야 제맛"

울외는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작품이다. 그러나 3대 째 울외로 장아찌를 만들어 가공 공장을 운영 중인 황정완 삼학식품 대표(45)에게는 효자 상품이다. "조금만 더 달면 참외처럼 깎아 먹어도 좋을 텐데. 장아찌로만 내놓는 게 아쉽긴 합니다."외할머니 어깨 너머로 보던 울외 장아찌 만드는 법을 배웠던 어머니에 이어 그가 2004년 바통을 넘겨 받으면서 장아찌의 맛이 현대인 입맛에 맞게 변화됐다. 짠맛이 유독 강하던 울외 장아찌는 다소 싱거워진 편. 청주 양조장에서 나온 술지게미는 울외 장아찌를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하지만 울외가 고소득 작목으로 인식되면서 울외 공장이 늘어 술지게미 구하는 게 어려워진 상황. "1년 동안 얼마를 생산해야 겠다고 계획을 세워도, 술지게미가 제때 나오지 않아 수출을 포기한 적도 있어요. 아무리 좋은 울외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지게미를 구하지 못하면 쉽게 물러지거든요."특히 일본식으로 술지게미를 여러 차례 바꿔주면서 숙성시키는 법을 고수하고 있는 황 대표는 국내 사람들이 이 맛에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오래 삭힌 곰삭은 맛을 선호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신선한 것을 좋아해 더 오래 삭힌 것은 잘 판매되지 않는다는 것. 결국 이 품질 좋은 울외 장아찌는 물가가 비싼 일본에선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고 명품으로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 같은 울외 장아찌라 하더라도 맛이 제각각 달라요. 울외 장아찌를 만들고 있는 다른 공장이 소규모인 데다, 조리법이 체계화 되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울외 장아찌가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명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11.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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