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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읽는 행복 함께 나눕니다"

"시낭송이 제 인생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문학과 예술의 장르를 아우르는 특화된 분야로 대중 앞에 당당히 섰습니다."재능시낭송협회 전북지회장인 박배균씨(47)가 시낭송에 대해 갖는 사명감(?)과 자부심은 이렇게 당당하다. 여행사(투어컴 대표)를 생업으로 삼고 있지만, 세상을 살면서 가슴 뛰게 하는 게 시낭송이며, 그 행복함을 세상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단다. 그 희망을 담아 8번의 시낭송 콘서트를 열어온 그가 이번에는 전주시립국악관현악단(지휘 신용문)과 협연으로 9번째 시낭송 콘서트를 연다(5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콘서트 제목은 '징기스칸'.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배운 게 없다고, 힘이 없다고 탓하지 말라.…'는 징키스칸의 어록과 그의 삶을 배우고 싶어서 콘서트 제목으로 삼았다.공연에서는 초혼 시극팀 단원들과 김혜숙·신혜숙 시낭송가가 함께 무대에 선다. 또 소리꾼 안혜란·성악가 고은영씨의 창과 정경희씨의 무용, 김태중·이진숙씨의 무용이 곁들여진다. 피나니스트 임동창씨가 시립국악관현악단과 피아노 협주에 나서 콘서트에 감동을 더해준다.김소월(초혼)·조지훈(사모, 승무)·서정주(자화상)·고은(촛불앞에서)·김용택(섬진강)·복효근 시인(어느 대나무의 고백)이 이날 낭송될 작품이다. 박씨가 좋아하는 '징키스칸'으로 무대가 정리된다.콘서트 연출과 예술감독은 류장영씨(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장)가 맡았다.△박배균 시낭송콘서트=5일 저녁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05 23:02

전라도의 춤과 가락 '代 잇는 명인혼'

(사)마당(이사장 정웅기)이 20년 넘게 이어온 '전라도의 춤과 전라도의 가락'은 역사의 질곡을 담아낸 전라도의 몸짓이며, 곰삭은 혼으로 관객의 애환을 달래는 가락이다. 긴 호흡의 춤사위와 엇가락 타는 멋을 간직한 '전라도의 춤'을 이뤄놓은 최선 선생은 춤으로써 자신의 삶을 응축했다. 최선 선생의 맥을 잇는 호남살풀이춤보존회의 '전북 춤 명무전'(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과 (사)마당의 '전라도의 춤과 전라도의 가락 - 대를 잇다'(7일 오후 7시 전주 전통문화관 한벽극장)를 통해 대를 잇는 예술혼을 만나보자.△전북 춤 명무전=삶이 춤이었고 춤이 삶이었다춤에 홀딱 빠진 열 여섯의 최선(본명 최정철)은 막무가내로 국악단에 들어갔다. 이 마을, 저 마을을 떠돌다가 가설무대가 세워지면 배가 고픈 줄도 모르고 췄다. 막이 내리고 무대 세트와 한묶음으로 트럭에 실려 마을을 빠져오는 날, 너무 배고픈 나머지 배우들의 뒤통수가 다 빵으로 보였다. 그러나 춤이 좋아 눈물 겨운 빵을 먹으면서도 전북 춤의 뿌리를 내리고 일가를 이뤄냈다. 암수술과 뇌경색을 딛고 일어선 그가 팔순을 앞두고 제자들을 불러 모아 '전북의 춤 명무전'을 연다. 이날 출연하는 채상묵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 교수, 장인숙 널마루무용단 단장, 문정근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 이길주 원광대 교수 등은 다들 초등학교중학교 때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에게 와서 무용을 익혔던 제자들. 1부에선 그의 가르침을 받았던, 그러나 이제는 같이 늙어가는 제자들이 동초수건춤부채춤한량무태평무승무 등을 장식한다. 호남살풀이춤을 다룬 2부에선 최선 선생이 직접 선다. 공연을 앞두고 그는 "무대에서 뒹굴고 뛰는 게 전부가 아니라 묵묵히 걸어만 가도 춤이 된다"고 했다. 춤은 몸 안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내 춤이 최고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늙은이가 하는 일이니까, 열심히 하는구나 하고 봐주면 돼!" 자존심 보다는 다시 춤을 출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는 그는 "무대에서 춤을 추다 죽으면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은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기 때문에 '마지막 날'도 미뤄뒀다며 웃었다.△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 대를 잇는 젊은 국악 흔히 '예술은 핏줄을 타고 흐른다'고 하지만, 옛 춤이나 가락을 유독 일가족이 함께 하는 '예가'(藝家)가 많다. 전라도의 숨은 명인을 발굴하고 잊혀져가는 전통을 보존해온 '전라도의 춤과 전라도의 가락'이 준비한 스물한 번째 공연'대를 잇다'는 명인의 아들딸 혹은 계승자를 집중 조명한다. 김귀자(가야금) 김도현(아쟁) 이명훈(부포춤) 장문희(판소리) 정경희(민살풀이춤)가 그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짊어지고자 나섰다. 3대 째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를 이어오는 김귀자는 성금연 명인의 외손녀이자 지성자 명인(전북무형문화재 제40호)의 딸. 역시 김일구 김영자 명창 부부의 아들인 김도현은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연주한다. 판소리에 담긴 인생의 희로애락이 얹어져 눈물을 '쏙' 빼놓을 듯. 고창농악의 산증인이었던 故 황규언 명인의 뒤를 잇는 이명훈 고창농악보존회장은 '업계 선배'인 원로들을 깍듯이 모시며 소리와 가락, 몸짓을 배웠다. 평생 고창농악을 지켜온 어른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고창농악'을 정리해낸 기특한 제자. 스물아홉의 장문희 명창이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2004)에서 최고점을 받고 장원을 했을 때 송순섭 명창은 "대어를 낚았다"고 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내는 소리의 공력. 김연수 오정숙 이일주로 내려오는 계보를 물려받은 장씨는 허공을 가르는듯한 힘차고 짱짱한 목소리로 동초제 판소리를 들려준다. 민살풀이춤의 최고수로 통하는 조갑녀장금도 명인. 민살풀이춤은 살풀이 장단에 명주 수건을 들지 않고 추는 즉흥 춤이다. 멸종 위기의 춤을 부여잡고 있는 조갑녀 명인의 딸 정경희가 무대에 오른다. 한쪽 팔을 든 채 조금씩 회전하고, 손목과 팔꿈치를 살짝 비트는 맵시까지 다 춤이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05 23:02

"여름 무더위 속 山공부 덕에 영광"

'제3회 뫼솔 가야금 병창·기악전국대회'에서 '김일구류 아쟁산조'로 종합대상을 탄 홍민주씨(28·경북도립국악원 단원)는 "모든 게 여름 산공부 덕분"이라고 했다. 지난 7월 완주군 경천면에서 지독한 더위 속에서도 산공부를 매진한 끝에 칭찬에 인색한 김일구 명인으로부터 소리가 많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그는 "세찬 비바람이 따사롭던 햇살로 바뀌는 것 같았다"고 떠올렸다. (사)한국공연문화예술진흥회'뫼솔'(이사장 이순심)이 지난 2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연 이번 대회에서는 총 132개 팀이 출전해 예선부터 동점자가 많았으나, 연장자 순으로 본선에 진출했다. 그 결과 고등부 기악 부문 대상은 김연옥(경기도 용인시), 일반부 가야금병창 대상은 강세희(전주시)씨, 고등부 가야금병창 대상은 홍수지(광주광역시 북구 문흥동)씨에게 돌아갔다. 그는 '아쟁 늦깎이'. 어릴 적 가야금을 배운 그는 전주 성심여고에 입학한 뒤 아쟁을 접했다. 김일구 명인으로부터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사사한 뒤 "멋모르고 시작했지만 끝을 봐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고 했다. 부안 출생으로 중앙대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한 뒤 진도 국립남도국악원을 거쳐 경북도립국악원 단원으로 활동 중인 그는 '국창 권삼득 선생 추모 국악대제전'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2006)을 수상하는 등 '정석 코스'를 밟고 있는 연주자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04 23:02

꽃을 주세요

오래 가뭄과 폭염 그리고 거센 태풍이 산천을 훑고 지나갔지만 가을꽃들이 피어난다. 문득 한 소식 전해 오는 선선한 바람이 나의 세상을 새롭게 한다. 새로 보이면 그게 사랑이다. 아니면 이별이거나. 달라진 세상으로 우리의 발걸음을 옮긴다. 그 곳에 구절초 꽃이 피어나더니, 쑥부쟁이 꽃도 피어난다. 마타리 꽃도 피었다 이르고 물봉선 꽃도 피었다 일러라. 고마리 꽃이 피었구나. 억새도 피었다고 이르고 깊은 골자기에 싸리 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가을이구나! 가을! 이 세상 모든 풀과 나무가 다 초록의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던 봄여름이 지나 이제 이 세상 모든 풀과 나무가 열매를 맺는 가을이다. 어느 봄날 나는 차 안에서 바람에 날리는 벚꽃을 보며 하루라는 시를 썼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간다./이러다 보면 이틀이 사흘이 되겠지./너의 하루는 어떤 꽃이 지고/또 어떤 꽃이 피어나더냐.//꽃피는 일이 얼마나 힘 드는 일인지./꽃 지는 일은 또 얼마나 힘든 일인지.//하필이면,/이 봄날이/왜 내 일이 되었는지.//오동 꽃은 지고/이러다가 이레하고 여드레/그러다가 아흐레 열흘 그리고 또/하루' 그러다가 달라진 계절의 문턱을 넘으며 나는 '일자소식'이라는 시를 썼다. '선선해 졌어요./좋아요. 새벽이면/귀뚜라미들이/ 내 홑이불을 밑으로 발을 디밀고/운답니다./그 곁에, 가는 비가 서서/부슬거려요/부슬대는 소리를/잡아 다녀 덮습니다./한 소식 받아, 한세월 건너 디딜/끝이/따스한 그대 발 밑 온기를/찾아가네요./문득 일어나, 그립다고/ 일자 소식/ 받아씀'나는 오랜 세월 시골에 살며 초등학교를 6년 동안 강 길을 걸어 다녔다. 차가 낸 길이 아니고 사람의 발길이 낸 길은 좁은 오솔길이었다. 강변 풀밭으로 난 길은 구불구불 휘어지고 굽이가 많았다. 길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걸으면 쉼 없이 나타나는 길을 걸어 가다보면 호수가 나타나고 징검다리가 나타났다. 봄부터 가을 끝까지 길에는 풀꽃들이 피어났다. 그 길은 나의 학교였다. 선생이 되어 결혼을 하고도 나는 그 길을 걸어 다녔다. 길은 변했지만 그 꽃들은 변함없이 피어났다. 붓꽃! 나는 붓꽃을 좋아했다. 반쯤 핀 붓꽃과 활짝 핀 붓꽃을 꺾어 들고 집으로 갔다. 집 가까이에 이르면 아이들이 나를 보고 달려왔다. 아이들에게 꽃을 주면 아이들은 꽃을 받아 들고 집으로 뛰어가 부엌문을 열고 나오는 엄마를 부르며 엄마에게 꽃을 내밀었다. 꽃을 받아 들고 엄마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던 아이들과 아내의 환한 얼굴은 생생한 폭의 그림이었다. 가을이면 나는 구절초 꽃을 그렇게 꺾어 들고 집으로 갔다. 우리 방에는 봄부터 가을 끝까지 꽃들이 꽃병을 떠나지 않았다. 겨울이면 찔레열매나 장구 밥 열매가 꽂혀 있었다.아파트에 살면서 나는 시골에서 꽃을 꺾어 왔다. 어느 날은 내 머리 위에 벚꽃 잎이 몇 잎 얹혀 있었다. 꽃을 꺾어 들고 집으로 오거나 그렇게 꽃잎을 머리에 이고 오는 나를 보고 동네 아주머니들은 "역시 시인을 달라." 라고들 했다. 아이들이 자랐다. 어느 봄 날 집으로 돌아 온 큰 아이가 꽃송이가 서너 개 달린 개나리 꽃가지를 가방 속에서 꺼내어 아내를 주는 것을 보았다. 아내는 환하게 웃으며 그 꽃가지를 유리컵에 꽂아 싱크대 위에 놓아두었다. 직장을 그만 둔 뒤로는 꽃을 꺾어올 수 없어 베고니아를 기른다. 학교에 근무할 때도 나는 일 년 내내 그렇게 꽃병에 꽃을 꽂아놓거나 겨울이면 베고니아 꽃을 키웠다. 내가 꽃을 꽂지 못하면 아이들이 얼른 학교 뒤안에 가서 개망초 꽃을 꺾어 꽂아 두곤 했다. 예술은 극장엘 가거나 전시실에 가거나 날을 받거나 시간을 내어 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는 일 지금 당신이 바라보고 하고 있는 모든 삶의 행위가 다 예술이다. 삶의 예술, 그 작은 풀꽃 한 송이의 감동이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문득, 그렇게 세상이 달라 보이는 힘이 예술이다. 삶의 힘을 주세요. 꽃을 주세요. /본보 편집위원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04 23:02

1만 전북 예술인, 남원서 하나 된다

전북 예술인들의 종합예술축제인 제51회 전라예술제가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남원 사랑의광장에서 열린다.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이하 전북예총·회장 선기현)가 주최하고 전북도와 남원시가 후원하는 이번 예술제는 전북예총 설립 반세기를 넘어 새로운 반백년을 시작하는 원년의 의미를 담아 '함께한 반백년, 치솟는 예술전북!'이라는 기치 아래 1만여 회원들이 펼치는 축제의 장이다. 전북예총은 올 예술제에 처음으로 중국 호북성민족가무단을 초청해 국제예술교류의 원년으로 삼은 것이 눈에 띈다. 전북예총은 이번 예술제 기간 글로벌시대 국제교류를 위해 중국 호북성과 문화예술교류 협약을 가질 예정이다. 또 시군 순회 개최를 이어가고 있는 이번 예술제에서는 전통예술의 도시인 남원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과 야외무대를 선택한 것도 특징이다. 올 전라예술제와 관련, 선기현 회장은 "예술제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대중성과 축제성을 염두에 두었으며, 시군예총 회원들의 참여를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했다.올 예술제 역시 10개 장르의 협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7일 개막공연은 전북음악협회(회장 박영권) 주관 클나무필하모니오케스트가 연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과 전북음악협회 빅밴드, 성악가들이 출연해 남원에서의 예술제 개막을 알린다. 음악에 이어 매일 저녁 차례로 무용협회(회장 김숙)·국악협회(회장 김학곤)·연극협회(회장 류경호) 주관으로 무용과 국악·연극·연예예술 등 공연 무대가 열리며, 도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전라예술가요제가 연예예술인협회(회장 김용철) 주관으로 진행된다. 또 건축가협회(회장 유남구) 주관 건축포럼(7일), 문인협회(회장 정군수) 주관 문학특강·시낭송회(8일)가 진행된다. 행사장인 남원 사랑의광장 야외전시관은 미술협회(회장 김두해)·사진작가협회(회장 방덕원)·건축가협회·문인협회 등이 주관하는 미술·사진·건축·시화전이 예술제 기간 5일간 펼쳐진다.또 전북영화인협회(김득남)는 '댄싱퀸' 등 4편의 영화를 무료 상영한다. 개최지 지역 특성을 담을 수 있게 남원예총이 주관하는 '남원의 향기 종합발표회'에서는 남원농악판굿과 실버난타예술공연, 국립민속국악단 등이 흥을 돋우고, 일반 시민들이 춤으로 하나되는 춤 페스티벌이 준비된다.선기현 회장은 "전북예총은 반백년 동안 전북예술문화를 이끌어온 전북문화예술단체의 중심이고 자부심"이라며 "예술제를 통해 깊고 그윽한 예술의 향을 피워 함께 공유하는 예술, 신명나고 행복한 예술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04 23:02

'수필과비평문학상' 박옥근·오승휴 수상

지난 2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왼쪽 네번째부터) 수상자 이난호 박옥근 오승휴씨가 지인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수필과비평사(발행인 서정환·회장 라대곤)와 수필과비평작가회의(회장 이현수)가 주최하고 제주 서귀포시가 후원한 '제12회 수필과비평문학상'과 '제7회 황의순 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2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문학평론가 안성수씨의 '수필작법의 서사시학적 탐구'를 주제로 한 강의가 어우러진 '수필과비평 하계 수필대학 세미나'와 함께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수필과비평문학상'을 받은 박옥근(수필집 '글의 씨앗')씨와 오승휴(수필집'내 마음을 알 거야')씨, '황의순 문학상'을 탄 이난호('나의 푸른 것들아')씨가 기쁨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문인협회 정종명 이사장과 진동규 부이사장, 이상문 국제펜클럽 부이사장, 백시종 한국소설가협회 회장, 김재봉 서귀포시장, 김길웅 제주문인협회장, 정수현 한국문화원연합회 제주도지회장, 문학평론가 유안근, 정윤택 제주수필문학회장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종명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축구선수 박지성씨의 일그러진 발가락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글을 쓰는데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가 되돌아보게 됐다"면서 "앞으로 작가들은 뼈를 깎고 피를 말리는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단 한 편을 쓰더라도 명작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수필과비평문학상'은 '수필과비평'으로 등단한 수필가 중 문학성이 뛰어나고 수필과비평작가회의 발전에 공헌한 작가(2명)를 선정해오고 있으며, '황의순문학상'은 '수필과비평'의 씨앗을 뿌린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의 먼저 떠난 아내 황의순 여사를 기리기 위해 만든 상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03 23:02

"미술작품 하나 소장해 볼까"

'5만원 대에서 2200만원까지'.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전북미술시장에 나온 그림과 공예품에 붙은 가격이다. 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회장 김두해·이하 전북미협)가 올해로 아홉 번째 열고 있는 '2012 JBAF 전북아트페어'에 주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미술 작품에 관심을 보였다.지난달 31일 개막 이후 주말까지 3일간 아트페어에 다녀간 관람객이 1000여 명. 소리전당의 공연 관람객, 인근 체육공원에 나온 시민,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관람층도 다양하다. 사진 작품이 추가되는 등 예년에 비해 출품 장르가 다양해지고, 공예관에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많아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면서다.홍성훈 전북미협 사무국장은 "일반 시민들에게 작품 소장의 기회를 주는 것도 아트페어 개최의 한 취지인 만큼, 눈을 크게 뜨면 좋은 작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판매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작가와 작품에 대한 문의가 계속 돼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도 함께 했다.이번 아트페어에 참여한 작가는 공예를 중심으로 서양화·한국화·수채화·문인화·서예·사진 등에 총 32명. 김정숙 박금숙 신재승 윤성식 이나무(공예) 이순희 이영재 조 윤(문인화) 곽풍영 김송호·고정순 김미나 김순영 박삼영 박운규 양병건 양재호 오중석 이경로(서양화) 임지선 한병선(서예) 김계순 조숙(수채화) 김선경 김유화 송영란 송태정 이명자 최옥선(한국화)씨 등이다. 한편, 개막식에는 김완주 도지사와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 김두해 회장, 원로 작가, 참여 작가의 가족·친지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전시는 6일까지 계속된다.

  • 문화일반
  • 김원용
  • 2012.09.03 23:02

판소리 '광대전' 1라운드 가보니 - '나가수' 못지 않은 열기와 감동

부채가 '쫙' 펼쳐졌다. 왕기철 명창(국립창극단 부수석)의 목에는 핏대가 섰고, 객석에서는 '얼쑤'하는 추임새가 터져나왔다. 왕 명창은 '흥부가'의 '박타는 대목'을 선택했다. '시르렁 슬근' 톱질로 흥겨운 박을 타자 분위기는 확 달아올랐다. 쩌렁쩌렁 공연장을 메우는 소리에 귀명창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지난 1일 오후 5시 전주 전통문화관 경업당에서 열린 전주MBC(대표 전성진)의 '광대전'(廣大戰). 판소리 '나가수'로 전국 국악대회에서 대통령상을 탄 명창들이 자존심을 내건 한판 대결을 펼쳤다. 하늘이 내린 소리 앞에 '광대'란 칭호가 아깝지 않았다. 추첨제로 진행된 1부 공연의 첫 순서는 박애리 명창(국립창극단 단원). 긴장감이 엄습한 탓에 부채 끝이 흔들렸다. 박 명창이 부른 '심청가'('눈뜨는 대목')는 10년 전 하늘로 먼저 간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정 공연.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에서 방자 역으로 열연한 김학용 명창(국립창극단 부수석)은 '심청가'의 '섰던 자리 대목'에 경기 민요 '창부타령'을 '깜짝 선물'했다. 2002년 전주대사습 최초로 스물아홉 나이에 장원을 차지한 염경애 명창 역시 '춘향가'의 '옥중가 대목'을 저음과 고음을 드라마틱하게 넘나드는 소리로 여유 있게 연출했다. '하늘이 내린 소리'라는 평가를 받는 장문희 명창(전북도립국악원 수석)은 2부 첫 순서를 장식했다. "안했으면 몰라도 도전한 이상 꼭 우승하고 싶다"는 야문 답변을 내놓은 그는 '춘향가'의 '오리정 이별 대목'을 선택했다.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 공력을 무대에 충실히 옮기려는 노력이 돋보인 무대. 반면 왕기석 명창(국립창극단 단원)은 깊은 소리에 연기가 더해져 관객들이 환호했다. 형인 왕기철 명창과 마찬가지로 '흥부가'의 '박타는 대목'를 택하는 베짱을 내보인 그는 무릎을 꿇고 눈을 끔뻑거리며 열연했다.오후 5시에 시작된 공연은 오후 9시가 넘겨서야 최영란 권하경 소주호 명창까지 마무리됐다. 어둑어둑해진 무대 위로 조명이 흐르고, 전광판에서는 명창들의 얼굴이 번갈아 비추며 마치 '나가수'의 생중계를 보는 듯 했다. 가운데 무대를 빙 둘러싼 객석은 400명 남짓한 시민들은 의자와 계단에 기대거나 바닥에 편안히 앉아 경청했다. 특히 예를 중시 여기는 판소리 공연장 분위기와 달리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공연 도중에 대화를 나누고,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꺼내 자유롭게 촬영하면서 먹고 마시는 분위기까지도 자연스럽게 여겨졌다. 처음 시도하는 행사이다 보니, 운영상 미숙한 점도 있었다. 100명을 채우기로 했던 귀명창 청중평가단이 결원이 생기자 현장에서 갑자기 충원 돼 신뢰도가 옅어졌고, 채점표를 받지 못한 일부 외국인 평가단의 경우 뒤늦게 평가가 이뤄지기도 했다. 방송 중계를 위한 준비로 2부 공연이 20~30분이 지연됐으나, 진행을 맡은 전주MBC 아나운서 주혜경씨의 재치있는 멘트로 무리없이 넘어갔고 관객들도 "귀가 호강하는 날"이라며 특별한 불만을 표출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날 제일 아쉬웠던 것은 이런 무대를 가장 반겨야 할 판소리 명창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광대'라는 칭호는 잔재주를 부리지 않고 무대 위에서 신나게 놀 때 관객들로부터 주어지는 영예 아니던가. 4시간 가까이 북을 잡아준 조용안 고수와 탈락한 4명의 명창들마저도 이날만큼은 진정한 광대였다. 1일 공연의 녹화 방송은 10일 오후 11시15분에 만나볼 수 있다. △ 광대전 제2라운드 = 9월22일 오후 5시, 제3라운드 = 9월22일 오후 6시, 제4라운드 = 10월6일 오후 5시, 제5라운드 = 10월6일 오후 6시, 제6라운드 = 10월20일 오후 5시 전주전통문화관.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2.09.03 23:02

강인한 남성상 강조 "클래식 룩이 대세다"

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문턱에 왔다. 가벼운 '쿨비즈'룩을 정리하고 직장에서 맵시를 뽐낼 수트 한 벌을 마련할 때다.패션업계는 올 가을겨울 남성정장에서 강인한 남성상을 연출하면서도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는 '클래식룩'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절제된 컬러에 기교를 뺀 복고풍 디자인의 남성수트가 이번 추동시즌 콜렉션에서 대거 등장한 것이다.△남성수트, 톤 다운된 남색회색이 주류= 지난해 동 시즌에 비해 남성정장의컬러감은 한층 차분해졌다. 남성복에 널리 쓰이는 남색과 회색에 블랙 컬러를 머금은 톤 다운된 색깔이 정장라인에서 대거 선택된 것이다.제일모직의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에서 출시한 네이비색 남성정장이 그 대표적인예.이 브랜드의 이현정 디자인 실장은 "네이비는 신뢰감을 줘 면접 의상으로도 많이 추천된다"며 "뿔테 안경 등을 함께 매치하면 지적인 느낌이 더 강조된다"고 설명했다.이 밖에도 아날드바시니의 회색 계열의 재킷을 비롯해 업계는 다크블루, 와인 컬러의 재킷 등을 다양하게 출시했다.△기본으로 '회귀'한 디자인에 영국신사의 멋 더해= 이번 추동시즌에는 재킷의 기장은 길어지고 좁았던 라펠도 넓어진다. 몸에 딱 붙는 스타일을 추구한 지난 시즌의 디자인에서 과장과 기교를 빼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했다.LG패션 마에스트로에서 선보인 남성수트는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된 결과다.어깨에 딱딱한 패드를 넣고 허리선을 깊이 파 실루엣을 강조하는 대신 바지폭을다소 넓히는 등 적당한 핏감을 살린 것이다.브랜드 관계자는 "이번 시즌 남성복 시장의 가장 큰 흐름은 복고풍 복식"이라며 "그동안 남성복 시장을 장악했던 슬림핏을 대신한 자연스러운 멋이 이번 시즌 인기를 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또 여기에 더블 브레스트(재킷의 좌우가 겹쳐지도록 단추를 두 줄로 단 모양)와체크무늬를 더하면 남성 정장의 '클래식룩'이 완성된다.더블 브레스트가 단정하게 갖춰 입은 느낌을 강조하는 데다 작은 격자무늬가 블랙이나 차콜그레이로 수놓아지면 복고풍의 스타일이 완성되기 때문이다.이같은 디자인은 중후한 느낌의 '영국신사'의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연합뉴스

  • 문화일반
  • 연합
  • 2012.08.31 23:02

11. 익산 왕궁리 5층 석탑 출토 사리장엄구

1960년대 전주에서 논산으로 가는 국도 1호변에 자리한 낮은 언덕.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그 언덕에는 북쪽으로 기운 석탑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제는 어엿한 국보인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의 옛 모습이다. 그렇게 기울어 있던 석탑은 1965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있었던 석탑 중수를 통해 오늘날의 번듯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중수하던 중 1층 지붕돌 윗면과 심초석에서 국립전주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품이자 우리 고장의 자랑거리인 금강경판과 함, 금제 사리함과 수정병 등 사리장엄구가 발견되었다. 왕궁리 5층석탑은 흔히 불국사 석가탑과 같은 통일신라 석탑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나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처럼 백제 석탑을 연상시킨다. 이 때문에 석탑을 삼국시대 백제에서 조성하였을 것이라는 견해, 통일신라 초에 조성되었을 것이라는 견해, 이와 달리 나말여초에 조성되었을 것이라는 견해 등 다양하게 의견이 제기되었다. 언뜻 보기에 백제 석탑과 같아 보이지만, 이 기단부는 통일신라 후기에 조성한 문경, 봉화 등 경북 북부지역 석탑과 유사하다. 이는 왕궁리 오층석탑을 조성할 때 경북 북부지역 석탑의 기단을 모방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하필 멀고 먼 경북 북부지역의 석탑을 따라했을까. 주지하다시피 문경은 후백제 견훤의 고향이다. 왕궁리 5층석탑 조성 시 견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였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900년 완산주에 이르러 백제 의자왕의 숙분을 씻겠다고 공언한 견훤이 백제의 또 다른 도읍이었던 '왕궁평'에 세운 기념비적 조형물이 바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아니었을까.이곳에서 나온 사리장엄구와 금강경판 역시 석탑과 마찬가지로 그 조성시기와 관련하여 논란이 있다. 특히 최근 미륵사지 석탑에서 사리장엄구가 발견된 뒤에는 삼국시대 백제에서 만들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아울러 왕궁리 5층석탑에서 발견된 금강경판은 '관세음응험기'에 기록된 백제 무왕이 제석사지 탑에 봉안하였다는 '반야경'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과 함께 10세기 초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여겨지는 금동불입상이 함께 출토되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금강경판과 사리함이 백제통일신라 혹은 후백제에서 만들었을 것이라는 식의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 탑에 이러한 사리장엄구를 봉안한 시기가 후백제가 익산지역을 경영하던 10세기 초라는 점이다. 최근 왕궁리 5층석탑 조사에 참여하였던 정명호 전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왕궁리 5층석탑 중수에 참여하였던 선생의 보고서가 익산 왕궁리 5층석탑과 사리장엄구의 진실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정환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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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31 23:02

"캔버스 앞에선 장애가 장애물 안 돼"

불어라, 희망아!아트그룹 '아띠'가 '하나창작미술교실'과 인연을 맺은 뒤 기성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희망의 바람전'을 열고 있다. '하나창작미술교실'은 중증 장애에도 불구하고 수년 간 그림 공력을 쌓아온 단체로 '아띠' 창단에 힘을 보탠 한국화가 이문수(전주 교동아트센터 큐레이터)씨 덕분에 작가들과 만남을 가졌다. 이문수씨는 "충분히 교감했다고 말하기엔 어패가 있겠으나, 장애인을 대상으로 치유를 위한 예술교육이 아닌 그들이 문화예술교육의 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는 기회로 접근하고자 한다"면서 여전히 진행형임을 강조했다.때론 작가에게도, 그림을 전혀 접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캔버스는 망망대해. 몇 년 전부터 미술수업을 해온 이씨를 중심으로 한 작가들은 "미술 이론을 설명하기 보다는 떠오르는 대로 아무 것이나 그려볼 것을 권유했다. 화면에 두려움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강정이(조각) 김미라 이광철(서양화) 이문수(한국화)씨는 선생님으로, 작가를 꿈꾸는 김금순 서점례 손옥자 이길성 장유(서양화)씨가 각각 공을 들인 작품을 내놓으면서 다들 흐뭇해했다. 작가들은 "지속하는 것과 즐기는 게 가장 좋은 지도 방법"이라면서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의 의미를 가슴 깊이 새겼다. 이번 전시는 전주시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으로 이뤄졌다.△ 아띠, '희망의 바람전' = 9월2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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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8.31 23:02

감동의 소리·몸짓…전통의 뿌리 되짚다

오랫동안 지역에서 전통의 뿌리를 되짚는 기획을 시도해온 (재)우진문화재단(회장 김경곤이사장 양상희)이 주목할 만한 시선을 준비한다. 이번 주말 올려질 2012 판소리 완창 무대 - 방수미 강산제 심청가(10월2일 오후 2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와 널마루무용단의 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 바탕 소극장 시리즈 Ⅲ -제비제비 흥부야(9월1일 오후 7시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가 그것이다.△ 울고 웃는 4시간30분 완창 4시간 30분. 강산제 '심청가'는 슬픔의 극치다. 우진문화재단과 (재)전주문화재단(이사장 유광찬)이 내년 판소리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10주년을 앞두고 마련한 '2012 판소리 완창 무대'는 방수미 명창(국립민속국악원 단원)의 강산제 '심청가'로 꾸며진다. 방수미 명창은 결기 곱고 애잔한 미성을 갖고 있다. 오페라와 국악 칸타타의 주역으로 숨가쁜 활동을 소화하고 있는 방 명창은 자신에게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다. 강산제는 조선 후기 서편제의 시조격인 박유전 선생이 만년에 여생을 보낸 전남 보성의 강산마을을 따서 붙인 이름. 서편제와 마찬가지로 애절한 가락이 특징이다.특히 박유전은 '심청가'를 완성할 때 애절한 가락을 추가해 슬픈 장면은 한없이 슬프게, 비통한 장면은 끝모를 정도로 침통하게 표현했다.판소리 다섯 마당 중 슬픈 장면이 가장 많은 게 '심청가'라면, '심청가' 여러 소리 중 가장 슬픈 형식이 강산제 '심청가'지만, 마지막 심봉사 눈뜨는 대목에선 반전의 쾌감이 있다. △ 작지만 감동 가득한 흥부가"'제비제비 놀부야'라고 해도 될 뻔 했어요."'춤으로 풀어내는 판소리 다섯바탕'을 소극장 시리즈로 새롭게 풀어내고 있는 널마루무용단의 장인숙 단장 이 공연'제비제비 흥부야'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무리지어 살아가는 제비를 선과 악에 둘러쌓여 이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의 나약한 모습에 빗댄 '제비제비 흥부야'가 본래 흥부나 놀부 보다 제비에 비중을 둔 색다른 연출이었다면, 이번엔 눈대목을 중심으로 착한 흥부 보다는 나쁜 놀부에 초점을 맞췄다. 흥부 역은 송형준, 놀부 역은 판소리 도창을 겸하는 정민영이 맡고, 박현주 박희영 오정은 박희연 박미나가 제비들의 군무로 '제비춤'을 춘다.제비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려가며 욕심을 챙기려한 놀부를 용서하는 착한 아기 제비들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 널마루어린이무용단 조시흔 박소정 장세인 주하임 최예린 임예빈 김효정 조시후 조아람이 함께 한다. 2012 전북도 상주단체 육성 지원사업 일환으로 우진문화재단과 널마루무용단이 준비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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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8.31 23:02

11. 대전의 '배달 강사제' - 주민이 부르는 곳 달려가는 강좌

△ 대전 대덕구 첫 시도 "무료 강좌 배달이오" "자장면처럼 강좌도 배달해 줍니다."대전 대덕구는 2009년 전국 최초로 강좌를 배달해 주는 평생교육 서비스 '배달 강좌제'를 시행했다. 대덕구가 평생학습센터를 건립하려다 재정 여건상 어렵게 되자 주민들이 원하는 곳에 강사를 보내자는 역발상으로 제안된 것. 반응은 물론 폭발적이었다. 이번주 '전북 문화예술 대중화, 길을 찾다'는 대전의 '배달 강좌제'를 통해 평생교육으로 접근하는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돌아본다.'배달강좌'는 주민 5명 이상이 모여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강좌를 배달해준다. 문화·예술부터 인문·교양, 건강, 생활·스포츠, 어학 등 분야에 제한이 없다. 구민의 주문에 의해 개설되는 강좌는 1인당 연 2개 강좌로 20번까지 무료 서비스가 제공된다. 수강생은 재료비만 부담하고, 강사료와 기자재 사용료는 전액 무료. 이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장소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전체 강좌의 73.4%는 집에서 이루어졌을 정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 외에도 육아 등의 이유로 발이 묶여 있는 30대 주부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주부들은 "학원에 나가서 뭔가 따로 배울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는데, 선생님들이 이곳까지 와서 원하는 수업을 해주니 정말 좋았다"고 전한다.집 근처에 강좌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구민들에겐 인근 초·중·고교와 협의해 학교 교실에서 배달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신경썼다. 경로당·기업체 등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면 된다. 공간을 스스로 마련하지 못하는 구민들에게는 주민자치센터 등 공공기관의 공간을 연결시켜주기도 했다.대덕구는 이 제도를 통해 '배달강사'라는 작지만 새로운 일자리창출도 이뤄졌다. 각종 분야의 자격이나 면허를 갖고 있는 구민들이 대덕구 평생학습홈페이지에 강사 등록을 하면 심사를 거쳐 배달강좌 참여자를 정한 뒤 강사비를 지급하기 때문이다. 비록 정규직은 아니나 고학력 경력 단절 여성들을 포함한 1500여 명의 유휴인력을 경제활동인구로 유입시키고 있다. △ 대전 광역시 전반 확대…전담기구'대전평생교육진흥원' 개원이같은 호응에 힘입은 배달강좌제는 연속 세 차례 전국 최우수 평생학습도시 대상, 전국 6대 광역시 지자체 중 유일하게 창조지역산업 선정(2010) 등 화려한 성적표를 남겼다. 대전광역시가 지난해 배달강좌제를 동구·중구·서구·유성구까지 확대 시행하게 된 결정적 이유다. 시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를 관리할 전담팀이 필요하다고 보고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조례'를 제정해 지난해 7월 (재)대전평생교육진흥원(원장 김춘겸)까지 열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일부에선 전액 세금(총 10억여 원)으로 운영되는 강좌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복지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기초생활수급자나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계층에 대한 분명한 지원기준이 없어 세금이 무분별하게 쓰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같은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체계적 관리를 위해 조직된 '모니터링단 딜링'은 상시 모니터링 활동을 하고 있다. 대전시 배달강사로 37명으로 구성된 '딜링'은 학습자와 강사, 진흥원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배달강좌 개선·보완점에 대한 회의를 매월 정기회의를 통해 △ 매월 100강좌 방문 점검 △ 블로그 등 온라인 네트워크 형성 및 사례 홍보 등을 하는 방식.또한, 평생교육진흥원은 우수 배달강사 양성을 위한 수준별 맞춤형 직무연수·워크숍, 학교폭력 예방 혹은 쉬는 토요일 활용을 주제로 한 우수 강의안 공모전, 우수 배달강사 선발·시상, 배달강사 자격요건 강화·전문 선정위원회 특별 관리 등을 통해 보완해가고 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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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8.30 23:02

고독 자양분 삼아 詩로 승화시켰다

지난 28일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김동수 시인(66백제예술대 교수) 정년 퇴임식. 태풍'볼라벤'이 전북을 할퀴고 간 을씨년스러운 날씨였으나 전국의 제자들은 '목숨 걸고' 이곳을 찾았다. 백제예술대는 학교 발전에 공헌한 시인에게 시선집'흘러'(Inter being백제예술대)를 헌정했다. 눈물까지는 아니어도, 누구라도 감동해 고개를 주억거릴 법한 이 분위기에 그러나 시인은 퇴임사를 밝히며 어깃장을 놓았다. 이날 제자들이 그의 대표작을 낭송한 것을 두고 "내 마음을 온전히 읽어주질 못한다"는 푸념이었다."아마도 전생에 내가 옥황상제의 아들이나 됐는데, 무슨 말썽을 일으켜서 하늘로 내려온 게 아닌가 싶어. 평생 이방인으로 살게끔. 참 외로워." 시인을 아는 지인들은 '그러려니'하는 얼굴로 대꾸했다. 툴툴대는 시인이 싫지 않은 기색이었다. '응당 어른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체면을 벗어던지고 사는 시인은, 그래서 좀체 늙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시인의 본분은 맨살 그대로가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자양분 삼아 성찰의 시편과 문장을 빚어내는 것. 그는 가난으로 인한 방황과 결핍으로 가득했던 자신의 젊음을 시인의 언어로 고백해왔다. 가끔 술잔을 기울이며 털어놓는 속 얘기는 '고독이야 말로 시인의 양식이고 뮤즈'라는 말을 연상시켰다. 그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는 '병상의 아버지 대신 집안을 꾸리기 위해 교육대학에 진학해 산골과 외진 섬에 초중고 교사로 시작해 대학교수로 정년을 맞았다'면서 '그간에 시인이 되어 있었고, 못다한 학업에 대한 집념으로 대학원까지 마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니 그 고초야 어떠했으랴'라고 적었다. '나의 시는 / 내 영혼의 사당 // 그 속에 / 전생의 내가 들어있다 // 뱀이 이브를 꼬여내기 전 // 새끼 새 한마리 / 숲속을 종종거리고 // 무리에서 낙오된 / 말 한 마리 // 바이칼호의 밤하늘에서 / 홀로 빛나던 // 나의 시는 / 전생에 두고 온 내 영혼의 푸른 눈망울이다.' ('나의 시' 중에서) 시인은 종종 "시는 현실이 아니라 꿈이기에 늘 외로웠다"면서 "내 전생에 두고온 내 영혼의 사당을 찾아다니는 것 같다"고 했다. 빠른 시간과 속도 속으로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리는 시대. 그의 시편들은 그 속도와 시간에 저항하며 실존적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여기서 파생된 고독은 시 창작의 불쏘시개가 되어 정갈한 말의 무늬로 일렁이는 우리의 마음을 위무해준다. 시인은 뭐든 연연해하지 않는다. 설사 시간이 험한 상처를 남긴다 해도 날씨 좋을 때 찾아주는 인연이 있고, 비록 절망에 빠지더라도 족쇄에 차이지 않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면 삶은 그 소명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가을의 무늬는 이렇게 새겨지고 있다. 남원 출생으로 전주대 국어교육과, 원광대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졸업한 시인은 (사)한국미래문학연구원장전국대학 문예창작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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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8.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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