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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론티어 관객심사단 모집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위원장 김한)는 KB국민은행과 함께하는 '소리프론티어'(이하 소리프론티어)의 관객심사단을 모집한다.소리프론티어 관객심사단은 KB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상금 1000만원과 2012년 전주세계소리축제 단독초청의 특전을 거머쥘 팀을 직접 선정할 수 있는 영예를 안게 된다.소리프론티어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창작국악팀 아홉 팀이 펼치는 릴레이 경연 콘서트.참가팀들은 10월 1일 오후 6시와 2일 오후 6시, 이틀에 걸쳐 한옥마을 향교에서 한국적 월드뮤직을 다양한 모습으로 풀어낼 예정이며 전문가와 관객의 심사를 통해 1등 KB소리상(상금 1000만원), 2등 소리발견상(상금 500만원)의 주인공이 가려진다.만 17세 이상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 축제를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관객심사단에 지원할 수 있다.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오는 26일부터 9월 5일까지 소리축제 홈페이지(www.sorifestival.com)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 받은 후 이메일로 접수(jisf@naver.com) 하거나 소리축제 조직위원회 사무실(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1층)에 직접 방문, 접수하면 된다.관객심사단에 선정된 사람에게는 10월 1일, 2일 이틀에 걸친 소리프론티어에 무료 입장의 특전이 주어지며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된다.내부 심사를 거친 소리프론티어 관객심사단의 선정 결과는 오는 9월 9일 홈페이지 공지 및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11.08.26 23:02

[행복한 금요일] '향기나는 체험' 남원 허브축제

"지리산 자락인 남원 운봉에서 허브의 향기에 빠져볼까"유난히 비도 많고 폭염도 기승을 부렸던 여름이 가고 선선한 가을이 오는 첫머리에 '향기로운 축제'가 있다.'지리산 허브! 자연의 속삭임'이란 주제로 남원시 운봉읍 용산리 지리산허브밸리 일원에서 열리는 허브축제가 바로 그것이다.축제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9일 동안 계속된다.올해로 네번째를 맞는 허브축제는 남원시가 주최하고 허브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오지탁)가 주관한 가운데 지리산 친환경 허브경관과 더불어 다양한 체험행사로 치러진다.허브경관은 2만5000㎡의 면적에 파인애플세이지, 가우라, 민트, 사루비아, 라벤더, 로즈마리, 메리골드, 타임, 동국, 한련화 등 18종의 허브가 저마다 개성을 뽐낸다.또한 주변 4만㎡의 메밀이 지리산 경관과 어우러져 멋드러진 장관을 연출한다.축제는 27일 오전 10시 남원시립국악단의 퓨전국악공연을 시작으로 팡파르가 울려퍼진다.각종 공연과 허브 홍보관, 허브체험장, 제품판매관, 허브식품전시체험관, 허브건강 체험관 등이 9일동안 운영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허브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맛볼 수 있다.주요 공연행사는 국악의 향연, 저글링, 마술, 버블, 마임쇼, 락과 통키타의 만남, 댄스파티 한마당, 아코디언 공연, 해외민속공연이 메인무대인 원형광장에서 행사기간동안 펼쳐져 재미를 더한다.이번 축제의 중심 프로그램인 '축제 속 축제'는 축제가 열리는 9일동안 허브 관련 테마를 가지고, 보는 행사에 그치지 않고 관광객이 직접 참가하고,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허브 재배농가·가공·유통업체·기관단체들이 참여하는'허브인 한마당'을 비롯해 가족사진 콘테스트, 가족 장기자랑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대상으로 한 '가족사랑 콘테스트',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허브건강 페스티벌'등이 펼쳐진다.또한 예술인이 참여하는 '허브예술인 페스티벌', 학생과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허브를 체험하는 '허브체험 페스티벌', '허브벼룩시장' 등이 열린다.특히, 전국 음식관련 단체와 학교, 지역 업체가 참여하는'허브음식 페스티벌'은 지리산 허브 비빔밥 경연대회와 함께 열려 벌써부터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허브 홍보관에는 라벤더, 로즈마리, 페퍼민트, 케모마일 등의 테마가 있는 허브정원과 남원에서 생산되고 있는 15종의 허브와 각종 허브제품이 전시되고, 에센셜 오일 추출 과정도 볼 수 있다.허브제품 판매관에는 허브차, 허브비누, 화장품, 방향제 등 허브를 활용한 기능성 제품과 허브 요쿠르트, 청국장, 빵, 소금, 효소 등의 식품류뿐 아니라 침구류, 한방허브 등 직접 구입할 수 있다.체험행사로는 아로마테라피, 족욕 및 팩, 허브제품만들기, 허브꽃마차 타기 등의 특별체험행사를 비롯해 허브포프리, 허브찻잔, 향초, 비누, 향수, 방향제 등 허브제품만들기가 허브체험장과 허브가공단지에 마련돼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선사한다.허브식품 전시체험관에는 웰빙시대에 맞추어 허브를 활용한 허브 음식 45여종과 지리산허브비빔밥 정식을 전시하고, 쿠키, 피자, 초콜릿, 팥빙수, 허브음료 등 허브음식 6종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부대행사로는 오는 31일 관내 초등학교와 중학생을 대상으로 지리산허브밸리의 경관을 화폭에 담는 허브미술대회가 펼쳐지며, 9월 3일에는 관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허브요정선발대회가 열린다.이밖에도 축제장을 촬영한 디지털카메라 콘테스트가 열려 수상자에게는 디카, PMP 등의 푸짐한 상품이 주어져 사진 동호인들의 많은 참여가 기대된다.해발 500m가 넘는 지리산 바래봉 기슭에서 펼쳐지는 이번 제4회 허브축제를 찾는 관광객들은 지리산 허브의 향에 취하고, 자연의 속삭임을 듣게 될 것이다.오지탁 남원허브축제추진위원장은 "다양한 체험행사와 허브비빔밥, 허브수육, 허브묵 등 20여가지의 허브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연인이나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11.08.26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무능한 무왕·표독스런 선화공주 사실일까

MBC 드라마 '계백'이 백제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쟁점은 "무능한 무왕, 표독스러운 선화공주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하는 데 모아진다.드라마는 비운의 영웅 계백과 삼천 궁녀를 거느린 방탕한 왕으로 묘사된 의자왕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하지만 재위 42년간 쉴새없이 신라를 공격하는 등 왕권 강화를 위해 노력해온 무왕이 우유부단한 인물로 그려져 사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무왕의 제1왕후가 선화공주, 제2왕후가 사택부인이란 설정도 사실관계가 불분명하며, 의자왕의 어머니 선화왕후의 자살도 갑작스럽다는 점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익산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최완규 위원장은 "신라의 선화공주는 백제 무왕과 결혼해 두 나라의 화합을 이끌어낸 상징적 인물"이라고 전제한 뒤 "표독스러운 야망가로 묘사된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무왕은 '삼국사기'에도 기골이 장대한 왕으로 묘사될 정도로 강력한 군주였으나 나약한 군주로 그려져 백제사가 왜곡될 수 있다"고도 했다. 최 위원장은 "백제사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드라마 기획 의도는 좋으나, 시청률이나 재미를 강조하다 보니 역사를 임의대로 비틀거나 뒤집어 무책임한 역사교육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25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⑥세계유산 등재위한 가치 규명-진정성·완전성

기해년(己亥年·639년) 11월, 벼락으로 제석사지는 화마(火魔)에 휩싸였다. 불당과 탑이 맥없이 무너졌다. 탑 아래 초석에 불사리병, 금강반야경이 든 목칠함이 남았다. 불사리병에는 사리 6개가 있었다.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에 따르면 왕은 불타버린 절을 다시 짓고 자신을 탄복하게 만든 이 보물들을 모신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면 이게 과연 사실일까.익산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은 백제 무왕의 '익산 천도설'을 입증하는 일과 직결돼 있다. 익산역사유적지구에 남아있는 문화유산이 역사적 사실과 같은가('진정성'), 궁성·국가사찰·왕릉·산성 등을 갖춘 고대 왕도인가('완전성')를 살펴야 할 것이다.▲ '관세음응험기', 무왕의 '익산 천도설' 입증중국 육조시대 불교의 관세음신앙 관련 문헌'관세음응험기'의 발견은 백제사의 판도라 상자에 비유될 수 있다. 1953년 일본에서 발견된 이 응험기는 교토 소재 천태종 계열 사찰인 청련원이 소장한 문헌으로 중국에서 편찬됐으나 사라지고 일본에서 발견됐다. 여기서 뜻밖에도 '백제 무광왕이 지모밀지(枳慕密地)로 천도하고 새로이 제석정사(帝釋精舍)라는 사찰을 세웠다'는 기록이 나왔다. 이로 인해 무광왕(武廣王)은 무왕이란 점에서 의심이 없으며 제석정사 터가 익산에 남아 있고,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를 통해 '제석사'라는 명문이 적힌 기와와 목탑터를 찾아내 관세음응험기 기록이 믿을 만하다는 근거가 확보됐다.'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무왕의 '익산 천도설'에 관한 단서는 찾을 수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법왕은 즉위 12년에 금살령을 내리고 왕흥사를 창건해 도승 30명을 뒀다. 법왕 2년(600)에 창건하고 무왕 35년(634)에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발굴조사가 이뤄지면서 목탑 심초석에서 발견된 사리기 명문에 왕흥사가 위덕왕 24년(577)에 창건됐다는 기록이 발견됐다. 그렇다면 여기에 기록된 왕흥사는 과연 부여 규암면에 있는 절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런데 '삼국유사'에는 미륵사 창건에 '국사원왕흥사(國史元王興寺)'라고 쓰여 있어 미륵사와 왕흥사를 동일한 사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왕흥사 목탑지와 미륵사 목탑지 규모만 비교해 봐도 미륵사 목탑이 월등하다. 삼원 가람의 미륵사와 일탑식 가람의 왕흥사의 비교해 봐도 차이가 많다. 따라서 35년이나 걸쳐 완성된 사찰은 부여 왕흥사가 아닌 익산 미륵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선화공주 실존 논란'도 '진정성' 해결 과제"선화공주를 버리기는 아깝다." "억지로 연결하는 게 말이 되나."2009년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굴된 사리장엄구로 인해 '선화공주 실존 논란'이 촉발됐다. '진정성'의 또다른 쟁점은 "'삼국유사' 속 선화공주를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에 집중됐다. 사리봉안기에 적힌 백제 무왕의 왕비가 선화공주가 아닌 좌평 사택적덕의 딸이었기 때문이다.'무왕·선화공주 합작설'을 주장해왔던 학계는 곤혹스러워하면서도 여전히 선화공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분리설'을 내세웠다. 미륵사 창건시기는 물론이고 창건주체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 미륵사는 상당한 시일에 걸쳐 조성됐기 때문에 서원(西阮·서탑)이 축조된 639년에는 선화공주가 미륵사 창건에 관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무왕은 재위기간(40년) 내내 사택적덕의 딸이 계속 왕후였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초반에 선화공주가 왕후로 활동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백제사를 연구해온 노중국 계명대 교수도 비슷한 맥락에서 사리봉안기 발굴로 인해 선화공주를 완전히 내쳐서는 안된다며 '선화공주 실존설'을 부인하진 않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삼국유사'에 나타나는 무왕의 기록은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서동(무왕)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는 설화로서 의미는 크지만 역사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하고 있다.▲ 익산역사유적지구, 고대 왕도로 완전성 갖춰익산역사유적지구는 백제사의 비밀을 안고 있는 퍼즐 같다. 백제 무왕과 왕비의 묘로 추정되는 익산쌍릉(사적 제87호)과 같이 온전하게 보존된 문화유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나 왕궁리 5층석탑(국보 제289호)·연동리석불좌상(보물 제45호)·익산 토성(사적 제92호)처럼 부분적으로 남아있는 문화유산, 왕궁리유적(사적 제408호)·미륵사지(사적 제150호)·제석사지(사적 제405호) 등과 같이 기단부 이하만 남아있는 사적 등도 있다. 이같은 매장문화재의 경우 세계유산 등재 요건인 완전성에 의문을 갖기 쉽다. 하지만 고대 왕궁이나 사찰 대부분이 목조 건축물인 까닭에 석조 건축물에 비해 보존이 어렵다는 점에서 백제 왕도의 성격을 입증해주는 터로서도 '완전성'를 갖는다.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이 일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신효 왕궁리유적전시관 학예사는 "왕궁터와 무왕이 태어난 곳으로 추정되는 곳 등을 길로 연결한 '무왕길'만 놓고 보더라도 공주나 부여처럼 도심 가운데 존재했다면 재개발로 인해 벌써 사라졌을 것"이라며 "익산역사유적지구는 주변에 산림이 있기 때문에 문화재보호법뿐만 아니라 자연보호법, 산림법, 도시계획법 등 적용을 받아 주변환경까지 잘 보존 돼 완전성이 확보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25 23:02

400호 발간하는 문학과지성 시인선

창작과비평사의 '창비시선'과 함께 한국 현대시의 흐름을 이끌어 온 문학과지성사의 시인선이 400호를 맞는다. 1978년 황동규 시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1호로 낸 '문학과지성 시인선'(이하 문지 시인선)은 현재 397호인 '눈앞에 없는 사람'(심보선 지음)까지 냈다. 내달 400호가 나오면 1호가 발간된 지 33년 만인 셈이다. 34년간 해마다 평균 11.8권의 시집이 나왔으며 국내 시집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호수를 기록하고 있다.'문지 시인선'은 1977년 계간 '문학과지성' 편집동인이던 문학평론가 김병익 김치수 김주연 김현이 주축이 돼 만든 '젊은 시인선'이 모태다. 이후 1970~80년대를 거치며 전통 서정시에서 전위적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과시하며 숱한 스테디셀러를 냈다.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김광규의 '우리를 적시는 마지막 꿈', 이성복의 '남해금산',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 정현종의 '한 꽃송이', 유하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등이 '문지 시인선'을 통해 독자와 만난 책들이다. 400호는 301~399호에 실린 시로 꾸미는 기념 시선집으로 발간된다. 문태준, 장석남 등이 '시인의 초상'이라는 주제에 맞게 시를 골랐으며 80여 편가량 실릴 예정이다. 100호 단위로 황토색, 청색, 초록색, 밝은 고동색으로 표지색을 바꾼 이 시리즈는 400호부터 또 다른 색으로 바뀐다. 표지에 실리는 캐리커처는 이제하 시인이 계속 그린다. 문지 시인선 400호 시대를 맞아 '문학과 사회'는 지면 좌담을 실었다. 문학평론가 정과리, 시인 황인숙 이원 문태준 하재연, 문학평론가 강계숙이 좌담에 참여했다. 이원은 "문지 시인선의 상징성은 전위의 언어로 최극단의 세계를 400권이나 이루어냈다는 데 있다고 본다"며 "문지 시인선을 두고 현대성을 우위에 둔 모더니즘만 옹호한다, 리얼리즘은 잘 수용하지 않는다라는 고정관념이 있기도 하고, 같은 맥락에서 서정시보다는 관념적 세계가 우세한 시선이다라는 인식을 가진 독자도 꽤 있다고 알고 있는데 이것은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400호를 맞는 의의를 전했다. 강계숙은 여성 시인과 관련된 부분에 주목하며 "오랫동안 지속되어왔던 여성 시인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렸다"며 "1981년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과 김혜순 시인의 '또 다른 별에서'가 나오면서 더 이상 한국문학에서 '여류 시인'이라는 말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문학평론가 백낙청, 이제하, 소설가 조경란, 변호사 강금실 등이 '나와 문지시인선'이라는 코너에서 각자 짧은 감상을 전했다. 오랫동안 창작과비평을 이끈 백낙청은 "창비가 자유를 덜 중시한다기보다 자유와 평등의 뗄 수 없는 관계를 인식하기에 문지와는 다른 차원의 고민을 안고 있는입장"이라며 "문학지로서의 실행이라는 면에서 창비가 못한 일을 문지가 많이 해왔음을 문지 시인선 400호 출간을 계기로 새삼 실감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조경란은 "내 독학 시절의 문학의 선생이자 말벗, 그 시작이 문지 시집들이었다. 내게 필요한 모든 밝은 빛은 거기에 담겨 있었다"며 "시인선 첫번째 시집이나왔을 때 나는 아홉 살이었고 400호가 나오는 지금 마흔세 살이 된다"고 소회를 전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1.08.25 23:02

"문화바우처 뮤지컬·연극·영화 편중…지역문화계 위축 우려"

저소득층에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문화바우처가 인기있는 뮤지컬, 연극, 영화 등에 집중 돼 지역 문화예술계에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23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2011 전북문화바우처 실무자 워크숍'에서 기조 강연자 김기봉 지역문화네트워크 공동대표(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전국적으로 블록버스터급 영화에 문화바우처 신청이 몰려 배를 불리는 곳은 극장과 제작사"라며 "상당 부분 예산이 상업시설에 지원되다 보니, 지역 문화예술계가 대중문화에 흡수 돼 더 위축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김 대표는 또한 "문화바우처 지원을 관한 근거 규정이 없기 때문에 문화예술진흥법에 문화바우처를 포함하는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역문화진흥법에 명문화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제시했다.전북도와 (사) 문화연구 창 전북문화바우처사업단이 공동 주최한 이번 워크숍은 올해 새옷을 갈아입은 문화바우처의 이해를 돕고,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날 워크숍에는 채성태 문화공간싹 대표, 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 참사랑낙원 생활복지사 유재인씨가 발제했으며, 토론자로 김성주 도의원, 김영배(사)전북도광역자활센터장, 김성훈 예비사회적기업 문화포럼 나니레 대표, 강현정 전주효자문화의집 관장이 참여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24 23:02

'자랑스런 전북인 대상' 시상 분야 재조정 필요

전북도가 수여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의 일부 시상 분야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전혀 이질적인 분야가 하나로 묶여져 있는가 하면, 성격이 비슷한 경제 부문은 3개로 나눠져 있기 때문이다.전북도는 매년 전북의 명예와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한 이들을 찾아 경제, 문화예술·체육, 학술·언론, 농림수산, 효열·봉사 등 6개 부문에 걸쳐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을 수상하고 있다.도는 지난 2007년부터 '문화예술·체육'과 '학술·언론'을 통합시켜 시상하고 있다. "지나치게 상을 남발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하지만 일부 통합으로 인해 각 분야의 공로자에게 수상 기회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성격이 거의 비슷한 '경제'와 '농림수산', '근로'는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그렇다면 타 지자체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서울특별시민의상'을 수상해오고 있는 서울특별시는 봉사, 환경, 문화, 복지, 여성 등 9개 분야로 나눠 해당 분야의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인천광역시도 인천의 위상을 높이고 명성을 알릴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하기 위해 재정·경제, 정치, 스포츠, 예술, 환경 등 8개 분야로 나눠 '자랑스러운 인천인'을 선정하고 있다. 서울시와 인천시 모두 시상 분야의 성격이 중복되는 곳은 없다.역대 문화예술·체육 부문 수상자인 진동규 시인은 '문화예술·체육'이 묶여 수상자가 선정되는 것을 두고도 "문학과 체육 혹은 미술과 체육은 전혀 다른 분야인데, 왜 같이 평가받아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서로 다른 분야의 공로자들을 묶어 시상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인 발상 아니냐"고 꼬집었다.역대 학술·언론 부문 수상자인 신효균 JTV 전주방송 사장은 "서로 다른 시상 분야가 묶여 있다면, 수상이 한쪽에 치우칠 수도 있다"며 "수상자를 선정할 때 융통성 있게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상을 남발해선 안된다는 여론에 따라 불과 수년 전 통합했는데 또다시 늘리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올해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은 지난 7월1일부터 이달말까지 후보자 모집을 마감한다. 시상식은 10월25일 '제31회 전북 도민의 날'에 맞춰 열린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24 23:02

경제학자 우석훈, 문화산업을 해부하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연예계 지망생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쉴새 없이 문을 두드린다. 영화계에는 돈 한 푼 못 벌어도 영화판을 떠나지 못하는 '낭인'이 가득하고 신춘문예와 각종 장편 공모에 매달리는 작가 지망생은 숫자가 줄어들 줄 모른다. 문화로 먹고살기를 원하는 젊은 세대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경제학자 우석훈 씨의 새 책 '문화로 먹고살기'(반비펴냄)는 이 같은 상황 진단에서 출발한다. 우씨는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문화 소비자가 아니라 문화 생산자나 기획자로 살고 싶어한다"며 "문화 부문에서 더도 말고 지금보다 딱 두 배만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다면 한국을 지배하는 토건 경제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다음 세대 일자리 문제도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흥행 여부에 집착하는 영화감독이나 판매부수에 연연하는 작가는 덜 '문화적'인것으로 여겨진다. 문화ㆍ예술을 돈과 결부시키는 것은 불경스럽게까지 생각되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학자가 쓴 이 책은 문화를 철저히 '숫자'로 분석한다. 저자는 방송과 출판, 영화, 음악, 스포츠 등의 분야별로 한국의 문화산업이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짚어보며 문화로 먹고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가령 TV 드라마와 관련해 획일적인 스토리와 낮은 완성도, 현장 제작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대안으로 보조금을 제안한다. 드라마와 같이 상업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분야에 굳이 보조금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에 대비해서는 문화다양성, 지역 드라마, 청년 고용 지원이라는 문화 공공성 명목을 제시한다. 특히 "지역 드라마 이야기는 서울의 중앙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담론을 끌어낸다"며 "부산 청년의 가슴 떨리는 사랑, 울산 노동자의 일상적 삶, 광주 아저씨의 좌절과 극복, 그런 이야기도 보고 싶다"고 말한다. 열악한 영화 시장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뒤에서 5등'인 고등학생들에게 카메라를 쥐어준다는 흥미로운 방안을 내놓는다. 공부와 담쌓은 아이들에게 교육과 지역 예산으로 장비를 지원하고 학생들에게 단편영화 한두 편을 만들게 한다면 교육적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고 영화계에 좋은 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씨는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당당하게 선택할 수 있고, 또 그 선택이 비참한 경제적 고통으로 귀결되지 않는 경제,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고, 그 수단 중의 하나가 문화경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즐기면서 돈도 벌기'라는 이상적인 개념이 지극히 현실적인 대안과 함께 제시된 이 책은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오늘과 내일을 폭넓게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 문화일반
  • 연합
  • 2011.08.24 23:02

100년전 호남의병장 사진, 日 황궁서 발견

'호남 의병의 정신적 지주'인 전해산(1879~1910·임실 출신)을 비롯해 심남일(1871~1910·전남 함평 출신) 강무경(1878~1910·무주 출신) 의병장의 사진이 일본에서 새롭게 발견됐다.13도 창의병(13도 연합 의병대) 관련 논문을 집필하고 있는 이수경 도쿄 가쿠게이대 교수가 최근 일본 황궁 서릉부에서 호남 의병장의 처형 전 모습과 가족이 담긴 흑백사진을 발견했다고 본보에 전해왔다.체포 직후 결연한 표정으로 말끔한 옷을 입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볼 때 일본 황궁 보고용으로 제출됐던 사진이었을 것으로 추론된다. 이수경 교수는 "일본은 항일 투쟁에 목숨을 거는 의병들의 사투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고, 이강년(1858~1908) 허위(1854~1908)와 같은 13도 창의병 의병장 등이 사형을 당하자 그 파장으로 항일 세력이 전국 규모로 확대되고 있어 민심을 자극시키지 않는 한편, 일본의 이미지를 위해 깨끗하게 예우를 갖추게 한 뒤 사진을 남긴 것 같다"고 밝혔다.한국 여성 최초로 일본 국립대 교수가 된 역사학자인 이수경 교수는 교토 리츠메이칸대 대학원 사회학 박사과정을 졸업, 일본 리츠메이칸대·야마구치 현립대를 거쳐 2005년부터 도쿄 가쿠게이대·동대학원 교육학부 준교수를 맡고 있으며,'제9회 일본 여성 문화상(2005)'을 수상했다.학계에서는 이 교수가 발견한 사진이 독립기념관 소장 사진 보다 보관상태가 좋은 데다 여기에 '전남 폭도 대수괴 전해산' 등 설명이 쓰여 있어 일본이 기록한 가치있는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홍성덕 전주대 교수(역사문화컨텐츠 학과)는 "호남 의병장의 처형 직전이나 가족의 모습은 거의 남아있지 않아 이번에 발견된 사진은 실제적인 사료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호남 의병장 전문가'로 알려진 홍영기 순천대 교수(역사학과)는 "전남 장흥과 화순 접경의 바람재(풍치)에서 체포된 심남일 강무경 의병장, 부하 의병, 심남일의 첩과 강무경의 처 등이 나온 사진은 체포된 장소에서 특별히 촬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일본 궁내청 서릉부 자료실에는 앞으로도 공개해야 할 한말 의병에 관한 자료와 사진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그러한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홍 교수는 아울러 재일 사학자들이나 한말 의병 연구자들을 통해 그러한 자료를 발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전해산의 본명은 전수용. 임실 출생으로 조경환의 의병군에 가담하여 싸우다 호남의병 연합체'호남동의단'을 조직해 의병대장으로 추대, 전라도 전투를 진두지휘했다. 경성결사대의 간부였던 정원집이 유배지에서 탈출, 투항해 오자 그를 선봉장으로 삼아 광주·장성 등에서 일본군을 격파했으며, 정원집의 전사로 전열이 무너져 패했다. 1910년 일본군이 부모를 볼모로 잡아가자 자수한 뒤 처형됐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이 추서됐다.본명이 심수택인 심남일은 전남 함평 출신으로 동학농민운동에 앞장섰던 선각자적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강무경 의병장 등과 함께 700여 명의 의병을 모집, 호남을 중심으로 결사적으로 일본군과 항쟁했다. 무주 출생인 강무경은 심남일의 권고로 의병을 일으키고 1907년 전남 영암·장흥·함평·보성과 전북 남원 등에서 일본군과 수십 차례 교전을 벌여 수많은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1909년 장성군 동치싸움에서 패한 뒤 일본군에 체포 돼 강무경은 바로 총살됐으며, 심수택은 대구 감옥으로 호송 돼 다음해 7월 교수형 당했다. 심수택은 다수의 우국시를 비롯해 '접전일기(接戰日記)','진지록(盡知錄)' 등 항일투쟁기를 남겼다. 심수택과 강무경은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23 23:02

'무왕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 다음달 실시

익산시 왕궁리유적전시관(관장 박정배)과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소장 안승모)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무왕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여름 무더위 휴식 기간을 끝내고 다음달부터 다시 시작된다.오는 9월24일에 실시되는 이 여행은 백제 무왕의 발자취를 따라 떠나는 역사 기행이다.익산 천도와 관련해 남아 있는 왕궁터인 '왕궁리 유적'과 왕실사찰인 '제석사지', 국립사찰인 '미륵사지', 방어를 위해 지어진 '익산토성', 무왕과 왕비의 능인 '익산 쌍릉', 서동이 태어난 '마룡지'와 서동이 사용한 우물터인 '용샘' 등이 주요 코스다.답사 여행길에는 유적지 전문 해설가도 함께 동행한다.'무왕 길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지난해 문화재청에서 실시한 '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산 여행길' 공모에 당선되는 등 전국 많은 둘레길 가운데 주제가 있고 의미 있는 여행길로 널리 알려져 있다.참가 희망자는 다음달 9일부터 19일까지 왕궁리유적전시관 홈페이지(http://wg.iksan.go.kr)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왕궁리유적전시관 이신효 계장은 "익산 백제 무왕 유적은 무왕이 태어난 곳에서부터 자라고, 성장하여 왕위에 오른 후 익산경영의 흔적과 사후 안식처까지 모든 유적이 이야기로 연결되어 있다"며 "가는 곳마다 국보, 보물, 사적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남아 있어 백제 무왕의 익산 경영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엄철호
  • 2011.08.22 23:02

전주역사박물관, '조선왕실…' 체험프로그램 참가자 모집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은 조경묘 창건 240주년 특별전인 '조선왕실의 뿌리, 조경묘·조경단'전시와 연계한 특별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다문화가정 및 문화소외계층 초등학생을 모집한다.'우리의 뿌리, 그리고 나'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연계교육 프로그램은 조선왕실의 뿌리가 되는 조경묘에 담긴 조선왕실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시간.또한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다문화가정의 뿌리의식을 다지는 의미도 있다.경기전 일원과 어진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연계교육은 특별전 관람과 경기전 탐방, 채운선(조경묘 감실내 의장물) 부채만들기, 가계도 그리기, 만든 작품에 대한 작품발표 순으로 진행된다.9월말까지 총 14회(1회당 40명)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특별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전주역사박물관(228-6485·6)으로 접수하면 된다. 참가비는 모두 무료며, 전주 이외 다른 지역 단체희망자의 경우 왕복 버스편도 제공한다.'조경묘 창건 240주년 특별전'은 전주역사박물관과 어진박물관이 한국박물관협회로부터 기획재정부가 후원하는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전북대박물관·삼척시립박물관·예수병원의학박물관·금구원야외조각미술관과 함께 지역에서 조경묘와 조경단을 집중 조명한 첫 전시로 오는 10월 3일까지 계속된다.

  • 문화일반
  • 위병기
  • 2011.08.22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대"

백제 최대의 사찰인 익산 미륵사 발굴은 1400년 전 타임캡슐을 꺼낸 것과 같다. 정재윤 공주대 교수(50)는 "서기 639년 탑을 만들 때 창건내역을 밝힌 사리봉안기를 비롯해 사리를 넣은 병과 머리장식용 액세서리, 유리구슬 등 505점은 문헌의 부족함을 보완해주는 유물들"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의 왕후가 자기 재산을 털어 세웠고, 639년에 동·서탑 중 적어도 서탑을 세웠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미륵사의 창건시기를 639년으로 확정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유추 가능한 기록이 나왔다는 사실 만으로도 익산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중요 구성요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가 있다"고 평가했다.정 교수는 또한 미륵사지 창건 배경이 미륵사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논란의 여지는 있더라도 사상적 배경을 추정할 수 있다는 데서 가치가 있다고 봤다. 발견된 사리봉안기에는 미륵사상에 대한 흔적이 없어 현세불인 석가모니 부처에 대한 돈독한 신앙심이 원천이 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로 인해 법화경과 미륵사상을 접목시키는 입장과 미륵사상에서 법화경으로 옮겨갔다는 주장 등이 공존하게 됐다. 하지만 법화경에 미륵신앙이 나오기 때문에 미륵사를 창건한 불교신앙은 여전히 미륵신앙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정 교수는 "최근 익산의 왕궁리 유적과 미륵사지 유적이 함께 발굴되면서 백제사의 비밀을 상당 부분 밝혀지고 있다"며 "익산이 백제의 고도였는가 하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풍부한 문화유적들이 더 나오고, 거기에 바탕을 둔 복원이 이뤄지고 있어 문화유산 등재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22 23:02

[백제 왕도의 중심 익산] ⑤고대 도성 체계 갖춘 옛 도읍-(2)

2009년, 백제 최대 사찰인 익산 미륵사지(사적 제150호)의 '비밀의 문'이 열렸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사리봉안기를 비롯한 505점의 유물 발굴을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미륵사의 창건 과정이 당시 발굴을 통해 소상히 밝혀졌다.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익산역사유적지구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를 증명해내야 한다.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사리를 담은 용기) 발굴로 백제사의 판도라 상자가 된 미륵사지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가 된다.▲ 미륵사, 3개의 탑·3개의 금당을 갖춘 백제 최대 절터미륵사는 백제 무왕(600∼641)이 세운 절로 동서 260m, 남북 640m, 대지 면적 16만5300여㎡(5만평)이 넘는 백제 최대 규모의 가람(伽藍·절)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폐사지가 돼 무너진 석탑과 당간지주만이 이 광활한 빈터를 지키고 있었다.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에 이어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6년간에 걸친 대대적인 발굴로 미륵사가 3개의 탑과 3개의 금당을 갖춘 3원 병렬식 가람임을 확인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 결과 미륵사는 '삼국유사'의 기록과 같이 중앙에 목탑, 동·서쪽에 석탑을 두고 긴 복도로 연결된 것으로 확인됐다. 복도에는 각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중문이 있고, 탑과 금당은 중원(中院)·서원(西阮)·동원(東院)으로 구분됐다. 백제 가람의 대표 양식인 1탑 1금당이 3개로 연결된 독특한 구조다. 이는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에도 유례가 없는 특이한 형태로 백제 문화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입증하는 가장 빛나는 유산이다.▲ 목탑의 양식을 잘 구현한 미륵사지 석탑1400여 년 전 백제 무왕이 지었다는 미륵사에 남겨진 것은 동·서쪽에 있었던 두 석탑이었다. 동탑과 중원의 목탑은 대부분 소실됐으나, 남겨진 서탑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은 현존하는 동양 최고·최대 석탑이다. 정교한 백제의 나무탑을 돌로 재현해 정교한 기술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석탑의 이중 기단 위에 각각 4개 초석을 세우고 민흘림(기둥 밑동에서 꼭대기까지 직선으로 조금씩 가늘게 한 흘림), 안쏠림(기둥의 머리를 안쪽으로 약간씩 기울인 양식), 귀솟음(양쪽 끝이 중심보다 높게 올려주는 기법)이 있는 돌기둥으로 벽면을 만들었다. 이는 미륵사지 석탑이 목탑에서 석탑으로 변화되는 중요한 단계를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미륵사 사리장엄구 유물은 백제 공예 유물의 연대를 밝혀주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사리공(舍利孔·사리장엄 안치 공간) 안에서 발견된 금으로 된 사리호(舍利壺·사리를 담은 병)와 석탑 조성 내력을 적은 금판인 사리봉안기(舍利奉安記), 원형 사리합, 장식용 칼, 유리구슬 등은 우아하면서도 정밀한 세공기법을 자랑하는 백제 후기 문화를 보여주는 국보급 유물이다. 미륵사지 발굴 조사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된 귀중한 유물 중 하나가 금동풍탁(절이나 석탑, 누각 등 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이다. 금동풍탁은 당좌(종을 칠 때 망치가 닿는 자리)에 연화문이 새겨지는 등 우리나라 범종의 시원 양식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왕과 선화공주 러브 스토리… 사회통합을 위한 통치 원리의 산물사리봉안기로 인해 서동(무왕)과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노래한 '서동요'가 허구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륵사를 창건한 백제왕후는 선화공주가 아닌 좌평 사택적덕의 딸인 것으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그간 학계에서 삼국 통일을 놓고 격전을 치르던 백제의 왕과 신라의 왕이 사돈을 맺는 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고려 후기 일연(1206~1289)이 편찬한 '삼국유사'는 삼국 통일 후 수백 년 후에 쓰여진 데다, 통일을 이뤄낸 신라의 역사 담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역사적 사실과 설화적 내용을 분리해서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서동요' 자체의 의미가 퇴색될 이유가 없다는 입장도 있다. 무왕의 출생, 결혼, 선화공주와의 로맨스 등 무왕의 일대기가 스토리텔링으로 살아있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갖는다는 해석이다. 이들의 로맨스가 미륵사의 연기설화라기 보다는 무왕의 사회통합 원리를 담고 있는 정치적 사상이라는 해석까지 나아간다. 문이화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무왕이 빈번하게 신라를 공격해 정치적 기반을 다졌으나, 선화공주와의 결혼을 통해 화합의 논리를 펼쳤다고도 볼 수 있다"며 연기설화에만 갇힌 제한된 해석을 경계했다.

  • 문화일반
  • 이화정
  • 2011.08.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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