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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장에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 내정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 신임 조직위원장에 이왕준(59)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내정됐다. 29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김한 전 소리축제 조직위원장 후임으로 이 이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 출신인 이 이사장은 전라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의료 경영인으로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평소 국악과 클래식 등을 즐겨 듣는 음악 애호가로도 전해지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감염병 대응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으며 지난 1998년 인천사랑병원에 이어 2009년엔 경영난을 겪던 일산 명지병원을 인수해 회생시키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재단을 통해 서남대 인수전에 뛰어든 이 이사장은 당시만하더라도 국악의 성지인 남원에 위치한 대학 내 국악과 신설을 염두에 두는 등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 이사장이) 문화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고 김관영 도지사에게도 조직위원장 적임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내·외에서 K방역 전도사 역할을 맡았던 그가 이번엔 K소리 전도사 역할도 무리 없이 수행할 수 있을지 지역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자리를 제안받고 며칠 간 고민했는데 개인적으로 고향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했다”며 “소임을 맡게 되면 향후 국악 네트워크를 활용해 판소리 등 침체된 지역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소리축제 신임 조직위원장은 2월 중에 개최될 조직총회를 통해 최종 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1.29 18:00

전북문화관광재단 ‘인생나눔교실’(2) 개인이 아닌 함께 하는 시간

“인생 나눔 교실이란 개인이 아닌 함께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의 멘토로 활동한 이명란 멘토는 인문학 강사, 시인, 마을 활동가, 유튜버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특히 유튜브에는 주로 아이들을 촬영한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는데 이를 보면 그들을 담아내는 이 멘토만의 사랑스러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그를 2년차 멘토의 길로 이끌었다. 이명란 멘토는 ‘인생나눔교실’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삶에 생긴 가장 큰 변화로 인생관이 젊어졌다는 것을 꼽았다. 아이들과 함께 책도 읽고, 글쓰기 공부를 하며 알차게 시간을 보냈다. 멘티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재밌고 유쾌한 프로그램을 매 시간 고민하고 연구한 덕에 삶을 대하는 태도도 변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명란 멘토는 2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인생나눔교실에서 겪어보니 아이들과 세대 차이를 허무는 가장 좋은 방법이 거듭 칭찬하고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인생나눔교실은 멘토가 주도하는 시간이 아니라 참여자들과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는 철학을 담는 계기가 됐다. 이명란 멘토는 “아직 멘티들이 어리다 보니 문해력이 부족하고 받아쓰기를 해도 모르는 낱말이 많아 틀리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며 “그럴 때면 잘하는 아이가 못하는 아이를 놀리지 않도록 ‘사람은 누구나 다 꼴등인 거야. 한 단계 한 단계 배워가며 1등이 되는 거야’라고 용기를 북돋아주곤 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1.29 17:58

황실문화재단-한국전통문화전당, 전통문화 발전 '맞손'

(사)황실문화재단과 한국전통문화전당이 한복문화 활성화 등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한국전통문화전당과 황실문화재단은 최근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이석 황실문화재단 이사장, 주재민 황실문화재단 초대 이사장, 최권상 전주지회장, 최인호 전북지회 사무처장, 최미경 전주지회 재무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문화 진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한복 진흥과 황실문화 활성화 등 다양한 전통문화 분야에서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전통문화 콘텐츠 제공 및 활용, 시설의 이용 및 편익 제공, 기타 다양한 교류와 상호 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안에 대해 다뤘다. 특히 오는 2월 말 예정된 한복문화창작소 개소식과 더불어 지역의 한복문화 진흥과 발전, 나아가 대한민국의 황실문화와 한복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양 기관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석 황실문화재단 이사장은 “조선왕조 500년이 발상지이기도 한 전주는 그 어느 곳보다 역사인식에 대한 근본적 물음이 요구되는 곳이다”며 “한국전통문화전당과 전주의 전통문화 진흥, 그리고 전통의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손을 맞잡겠다”고 말했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한지와 한식, 한복, 수공예, 전통놀이를 육성 보존하고 있는 전당이 이번 협약을 계기로 500년 조선 황실의 위엄과 정체성이 담긴 황실문화, 귀족문화를 융합해 개성 있고 특성 있는 전주 문화로 승화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1.29 17:58

무주산골에 둥지 튼 예술창작인들, 도시 나들이 나섰다

무주군에 새 둥지를 튼 예술창작인들의 요람,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 소속 작가들이 전주에서 특별 기획전시회를 열어 관심을 끌고 있다. 첩첩산중 덕유산 자락에 위치한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에서 창작 예술의 맥을 이어오고 있는 시골 예술인들이 전주시 한복판에 자리한 청목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갖게 된 것. 이번 전시회는 청목미술관이 전북도내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마련한 기획전시회로 전시기간은 31일부터 2월 13일까지 2주간이다. 전시를 갖는 무주예술창작스튜디오는 무주군이 문화예술인에게 예술창작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2001년 폐교된 안성면 공정초등학교를 활용해 개관한 작업실로 현재 9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공간에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무주군 덕유산 골짜기 칠연계곡을 따서 ‘칠연의 예술혼 전‘ 이라는 주제로 여는 전시회는 시골작가라지만 예술계에서는 내노라하는 쟁쟁한 멤버가 포진돼 있다. 최 원(서양화) 관장을 비롯해 나순녀(자수공예), 나운채(도예), 선환두(한국화), 안영옥(린넨인형공예, 생활도자기), 양규준(서양화), 이윤승(사진), 이호영(서예) 작가 등이 그 주인공이다. 참여 작가들은 매년 개인전과 삼인 삼색전, 공동 전시회 등을 열어오면서 산골 한지붕 밑에서 작품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최 원 관장은 "무주군에 예술적 기초를 세워서 무주를 예술의 고장으로 만들고 싶다“며 ”운영의 안정화가 이뤄지면 ‘겨울의 왕국’으로 불리고 있는 무주에 아름다움을 담은 ‘국제 겨울 미술제’ 등 대규모 행사를 꿈꾸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 문화일반
  • 김효종
  • 2023.01.29 10:37

12년간 전주세계소리축제 이끈 김한 조직위원장 용퇴

전주세계소리축제를 10년 넘게 이끌었던 김한(70) 전 조직위원장이 최근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서 새로운 조직위원장 선출에 따른 향후 조직 내부의 대대적인 쇄신과 변화가 예고된다. 26일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3년 임기가 만료된 김 전 위원장이 더 이상의 재연임 없이 조직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JB금융 회장을 역임한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1년 중도 사퇴한 김명곤 전 조직위원장의 잔여 임기에 이어 2013년부터 재연임하며 소리축제의 경영과 조직 안정화에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9년 재연임을 앞두고 소리축제 내부는 물론 지역 문화예술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사실상 고사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전 위원장이 이번에 재연임 없이 물러난 배경으로는 3년 전과 마찬가지로 조직에 더이상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차원에서 뜻을 접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명예조직위원장으로 하고 있는 소리축제 조직위는 2월 중에 신임 조직위원장 선출을 위한 조직총회가 열리기 전까지 사실상 수장이 없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소리축제 집행위원장도 김 전 위원장과 함께 손발을 맞췄던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말 물러나게 되면서 공석이다. 차기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으로는 후보군을 가린 끝에 현재 최종 후보가 1명으로 압축된 것이 확인됐다. 지역에서는 차기 조직위원장으로 최동현 조직위 부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데 중량감 있는 외부 인사의 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 소리축제 관계자는 “조직위원장 최종 후보가 1명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2월초에 발표만을 앞두고 있다”며 “신임 조직위원장은 2월 중순에 개최될 소리축제 조직총회를 통해 최종 의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1.26 19:00

전북문화관광재단 ‘인생나눔교실’ (1) 긍정적인 삶 변화 유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인생나눔교실은 변화하는 시대정신에 맞춰 사회 공동체의 성숙한 구성원으로서 개인 삶의 긍정적 변화를 유도하는 인문·정신·문화 사업이다. 인생나눔교실은 만 50세 이상 선배 세대(멘토봉사단)가 자신의 인문적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후배 세대(멘티기관·그룹)와 소통, 공감, 나눔, 배려의 인문 가치를 실현하는 인문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전북일보는 총 3회에 걸쳐 지난해 인생나눔교실에서 활동한 이순주, 이명란, 송재영 멘토의 활동상을 소개해 연재한다. 이순주 멘토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후 다년간 독서 지도와 글쓰기 활동을 진행해왔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관의 인문활동가 양성 사업을 통해 취미로 즐기던 손바느질과 인문학을 접목해 ‘손바느질로 군산을 그리다’란 전시를 동료 활동가들과 열기도 했다. 그는 ‘2022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을 통해 활동 근거지인 군산에서 3년차 졸업 멘토로 지역과 인문학을 탐색했다. 멘토로 활동하는 마지막 해였던 만큼 지난 시간이 아쉽기만 하다는 그는 “지난해 멘토 워크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반면 현장에서는 아동 멘티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즐겁기도 했지만 한계도 있었다고. 찾아가는 인생나눔교실의 주된 멘티가 아동과 지역아동센터란 점에서 성인이나 청소년 등으로 넓혀 향후 보완돼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그가 멘토로 활동하면서 멘토링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많이 발생했는데 그때마다 옆에서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줬던 이들은 전북문화관광재단 튜터(tutor)들이다. 이순주 멘토는 “인생 나눔을 통해 내가 하는 일, 가는 곳들이 모두 의미와 이유가 있는 것 같고 종교는 없지만 항상 나의 뒤를 받쳐주는 존재가 있는 것 같다”며 “인생을 나누고 또 누군가의 인생을 나눠 받으며 또 다음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1.26 16:33

한국전통문화전당, 한복 원복 도입 어린이집·유치원 모집

한국전통문화전당이 한복의 일상화를 위해 한복 원복을 도입할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모집한다. 모집기간은 오는 30일부터 31일까지 이틀간이다. 한복에 대한 친밀감을 조기에 형성하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한복의 다양화를 실천하기 위해 한복 원복은 지난해 ‘세 살 한복 여든까지’라는 주제로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선정돼 제작됐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되는 이번 사업은 만3~5세를 대상으로 한복 원복을 시범 보급할 예정이다. 어린이집·유치원당 하복과 동복 한 세트 기준 최대 40세트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전주시 소재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접수 방법은 네이버 폼을 통해 가능하다. 한복 원복 지원기관 선정은 다음 달 3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직접 추첨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한복이 대한민국 고유의 의복임을 일깨워주는 일은 한민족의 정체성을 알게 하는, 또 여타 교육 못지않은 소중한 가치라 생각한다”며 사업 참여를 독려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전통문화전당 누리집(http://www.ktcc.or.kr/)에 확인, 전당 전략기획팀(063-281-1574)으로 문의하면 된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01.26 16:33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지하철 환승음악 ‘풍년’

우리나라 수도 서울의 지하철은 세계적으로 여덟 번째로 긴 도시철도망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가 중국 상하이, 여섯 번째가 미국 뉴욕의 지하철이란 순위에서 보듯 여덟 번째의 대한민국 서울 지하철 또한 국토에 대비하여 넓은 교통편을 자랑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서울시민이 애용하고 있는 교통수단으로 세계적인 메트로시티로서의 자부심을 담고 있다. 지난 13일이었다. 서울교통공사는 16일부터 2월까지 순차적으로 지하철 1~8호선의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 귀에 익은 “다 딴 따다 다다 따다 다 단 따다 닫, 단!”의 가야금 소리. 즉 ‘얼씨구야’라는 제목의 음악이 바뀐다는 것으로 궁금하고도 내심 기대가 되는 소식이었다. 국악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도 그리고 해외에서 온 외국인도 이제 지하철 환승음악 소리만 들으면 한국 전통음악이라는 반가운 화답을 나누던 우리 지하철. 이제 또 다른 신비로움으로 화려한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은 2009년 3월 작곡가 김백찬의 ‘얼씨구야’란 곡으로 14년간 사용해 왔다. 이번에 변경되는 환승 안내방송 배경음악은 국립음악원이 무상으로 제공한 것인데 지난해 10월12일부터 2주간 공사 누리집을 통한 시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작곡가 박경훈의 ‘풍년’이 최종 선정되었다. 선정된 ‘풍년’은 경기도 토속민요 풍년가를 소재로 원곡의 주선율인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 4박자 구조의 단순하면서도 흥겨운 곡조로 재해석된 국악 창작곡이다. ‘얼씨구야’에서 ‘풍년’이란 음악의 순환은 우리 민족의 흥과 희망을 담은 현실 삶의 변곡점이라 생각된다. 바쁘게 정신없이 달려가는 현대 사회의 구조 속에 하루 출·퇴근 시작과 끝을 알렸던 흥겨운 우리 민족의 선율. 그 짧은 1분여 남짓의 국악 선율이지만 우리네 희망은 그렇게 지하철 속에서 설레는 기쁨을 담고 또 다른 애환과 역경도 이겨냈다. 이제 아픈 시련은 털어버리고 흥겨운 풍년가 소리를 함께 부르며 우리의 맘을 넓은 대지와 하늘로 보내어 보자. 서울교통공사는 코로나19로 지친 고객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새로운 환승음악으로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무서운 전염병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힘찬 미래의 찬가가 될 수 있게 우리 귀와 마음도 희망찬 기대와 설렘으로 새로운 지하철 환승 음악 ‘풍년’을 맞이하자. 모든 사회가 풍년을 이뤄 부자가 되는 그날을 기약하며 우리 수도 서울의 지하철은 힘을 내어 달린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 문화일반
  • 기고
  • 2023.01.26 16:29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작가 - 김도수 산문집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

도수 씨 글은 시골 툇마루에서 먹던 호박죽 냄새가 난다. 헐렁하게 보여도 뭉글뭉글 입에 당긴다. 강변의 염소들이 풀 뜯는 소리와 갯버들 적갈색 꽃밥이 서서히 올라오는 소리도 들린다.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쌓이면서 ‘씨잘데기 없는 보따리’도 늘었다. 그 보따리에선 먼 산 아지랑이처럼 가물거리는 온갖 이야기가 여문다. 이가 흔들거릴 때마다 찾던 광섭이 작은어머니, 딸 셋을 낳고 아들 셋을 내리 낳은 두만이 형님, 쇠죽을 끓일 때면 아궁이에 고구마를 넣어두었다가 나눠주던 정용이 형, 자신의 목숨을 걸고 범람한 강물에 뛰어들어 이웃의 생명을 구했던 오금이네 아버지, 그날 밤 긴박한 목소리로 방송했던 지준이 형님과 조각배 짊어지고 달려오던 지순이 누나 아버지, 군대 갈 때 닭서리를 해다 바쳤던 동생 우길이, 흑백 TV를 보러 가면 “우리 껏 고구마 좀 묵어봐. 겁나게 달아. 좀 팍팍할 턴디 싱건지나 좀 내와야 쓰겄고만.” 하시던 오금이네 어머니, 들독을 단번에 어깨너머로 던져 순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기를 죽이던 힘이 센 최센 어르신…. 산문집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전라도닷컴·2015)에 하나둘 보따리를 풀어낸 도수 씨 마음은 “아이고, 도수네 밭에 깨가 안 나서 내가 요새 얼매나 속이 탔는지 몰라. 혹시 내가 깨 씨를 잘못 줘서 안 나는지 참말로 애타 죽겄고만.” 하면서 마음 닳던 아랫집 점순이 어머니와 같다. 사람이 사는 마을의 인연들은 임실군 진뫼마을 산허리와 골짜기에 내려앉았다가 하나씩 하나씩 섬진강 푸른 물이 되고, 징검다리가 된다. 도수 씨 글이 더 삭고 익을수록 지금은 비어 있는 집들에도 불빛 환하게 켜지는 날이 올 것이다. ‘난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이고 싶다. 강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 얼굴에 흐르는 땀과 손발에 묻은 흙도 씻어주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고 싶다.’(본문 중에서) 도수 씨의 보따리 매듭은 ‘우리 사우가 조깨 특이허긴 혀.’ 하면서도 말없이 사위를 품어 주던 장모님의 속 깊은 정이 있어 더 단단하다. 그런데도 도수 씨 글에서 악역은 늘 아내다. 허구한 날 고향 타령에 엄니 손맛 타령만 하는 남편이 달가울 수는 없는 일. 그러나 도수 씨가 ‘김치 하나에 밥 묵어도 이보다 배부른 상이 또 어디 있을까.’ 자랑하는 것은 모두 아내 덕이다. 그 아내는 “저기 저 동태는 얼매요? 좀 싸게 줏쇼.” 하며 동네 어르신 대접할 음식을 먼저 챙기고, 돼지 앞다리 하나는 충분히 낼 줄 안다. 냉랭하게 토라져 있다가도 못 이기는 척 어머니가 키우던 솔밭에서 솔을 베어다 양념을 넣고 무쳐서 밥상에 올리고, 수술한 동네 어머니의 ‘몸빼’에 봉투를 넣고는 잽싸게 돌아서기도 한다. 품삯 안 나오는 일들의 보람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흐드러지게 피어 강물에 어린 ‘저 건네’ 밤나무와 감나무의 흰 꽃들은 모두 아내 덕이다. 도수 씨는 그 품에서 포근히 내린 눈 속 까치밥. 새들 먹이 주려고 남겨놓은 먹감처럼 마음만 곱다. ‘고향사랑 기부제’가 시행되며 ‘고향’이란 단어가 부쩍 분주해진 요즘, 기부보다 더 소중한 것은 고향 마을 산마루에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을 맞으러 가는 일이다. 강물에 비친 걸음걸음이 마을을 한층 더 기운 나게 할 것이다. 최기우 극작가는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한 이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설화, 인물과 언어, 민중의 삶과 유희, 흥과 콘텐츠를 소재로 한 집필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 인문서 『꽃심 전주』, 『전주, 느리게 걷기』 등을 냈다. 현재 최명희문학관 관장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3.01.25 17:39

계묘년 설 연휴 전북 곳곳 다양한 문화 행사장 가보니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해인 설 명절 연휴 기간을 맞아 전주 등 전북지역 곳곳에서는 가족단위로 즐기는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진행돼 인파로 북적였다. 24일 오전 11시께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에 위치한 전주어진박물관. 경기전과 박물관에서는 영하권 날씨에도 한복을 빌려 입은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명절인 만큼 이날 경기전과 어진박물관은 모처럼 나들이에 나서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관광객 이슬아 씨(26·여)는 “경기전을 구경하다 추운 날씨를 피해 박물관에 들어와 보니 생각지 못한 전시와 체험 코너를 즐길 수 있어 방문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설 연휴 기간 국립전주박물관과 전주역사박물관 역시 가족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기 위한 발걸음으로 가득했다. 명절 기간 국립전주박물관에서는 활쏘기,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와 사물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어린 아이들이 맷돌, 절구 등 도량형 기구를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 마당도 꾸며졌다.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 익숙하지 않은 전통 놀이 기구에 어리둥절한 반응이었지만 가족과 어우러져 전통놀이를 하며 정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시민 김한별 씨(34·전주시 평화동)는 “긴 연휴 기간 아이들과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며 “평소 어른들도 낯선 전통 기구를 아이와 함께 체험하니 더욱 뜻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역사박물관 역시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는 방문객들로 가득했다. 역사박물관에는 전시실에서 검은 토끼를 찾기 위한 관람객들의 움직임이 분주해보였다. 동장군의 기세를 피해 실내에 모여든 가족들은 전통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며 명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설맞이 특별행사’로 공예, 전통 놀이, 한복 입기, 쌀 강정 만들기 등 체험을 진행했다. 쌀 강정 만들기 체험에선 평소 집에서 접해 보지 못한 전통 음식을 가족과 함께 만들며 명절 분위기를 느꼈다. 체험에 참가한 김수정(40·전주시 송천동) 씨와 김도현(5·전주시 송천동) 군은 “방학 기간에 집안만 있기 아쉬웠는데 가족과 맛있는 전통 요리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재희(45) 전통향토음식 전문강사는 “코로나19로 그동안 명절 기간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대면 행사가 중단됐다”며 “전통 요리 시간에 참여한 가족단위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아 이런 기회를 자주 마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영호외(1)
  • 2023.01.24 17:24

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7명 모집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은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예술 실천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7명을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팔복예술공장은 예술가들의 교류와 실험의 장으로서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지역민과 소통하기 위해 2018년부터 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창작스튜디오를 통해 국내·외 예술가 48명의 새로운 창작과 실험을 지원하며 입주작가의 창작활동과 역량 강화에 노력해왔다. 창작스튜디오 6기 모집 인원은 7명으로 입주 기간은 올해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12개월이며 접수는 25일부터 31일까지다. 지원 대상자는 모집공고일 기준 만 24세 이상 국내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인이며 대학 재학생은 지원할 수 없다. 접수는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3차의 심사를 거쳐 2월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선발된 7명에게는 창작 공간 제공을 비롯해 전시 실현 기회, 리서치 투어와 비평가 매칭 등 창작지원 프로그램, 국내 네트워크 교류, 온·오프라인 홍보 및 출판물 제작 지원과 전주 외 타지역 입주작가에게는 숙소를 제공한다. 팔복예술공장 창작기획팀 김진 차장은 “예술가에게 안정적인 창작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멈추지 않고 체계적인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을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에서 작가들 간의 교류를 통해 마음껏 창작 활동을 펼칠 예술가들의 많은 지원을 바란다”고 밝혔다. 기타 문의사항은 전주문화재단 및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김영호
  • 2023.01.24 17:24

전북문화관광재단, ‘2023노상놀이야’ 사업 공모 진행

전북문화관광재단이 도내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2023 전라북도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 공모를 진행한다. 다음 달 1일부터 8일 동안 접수가 진행된다. 선정발표는 다음 달 17일로 최종 선정된 도내 5개 시·군과 수행단체에는 1개 시·군 당 2400만 원이 지원된다. 주요 프로그램은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거리공연으로 주말 낮 시간대 시·군별 14회 상설 공연과 통합퍼레이드 1회 운영으로 도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단원 예술 등을 지역별 관광 형태와 계절별 상황을 반영해 유동적으로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 2023 전라북도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는 도내 대표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에게 연극과 거리극 등 문화예술 기반의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목적으로 지역 문화관광과 공연예술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이경윤 재단 대표이사는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 새만금 세계잼버리 등 도내 메가 이벤트와 거리극축제 노상놀이야 사업을 연계해 코로나19에 위축됐던 지역 문화관광에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www.jbct.or.kr)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기타 사항은 공연기획추진단(063 230 7406, 7469)에 문의.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3.01.24 17:24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