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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품앗이 문화' 떠올리게 하는 닥무지 작업·전통한지 제조 체험기

과거 '한지골'로 불렸던 전주 흑석골의 마을 행사인 '닥무지 작업'이 수십 년이 지나서야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재현됐다. 닥무지 작업은 전통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솥에 넣고 쪄서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이다. 전통한지 제조 과정 중 닥나무 수확 이후로 가장 먼저 행해지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매년 12월 초부터 2월까지, 즉 김장철이 지나면 각 마을에서 품앗이 형태로 닥무지 작업에 나섰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닥나무를 수확하고 닥무지 작업을 했던 것이다. 이는 '한지골 문화'로 불렸다. 22일 흑석골에 위치한 전주천년한지관에서 진행된 '닥무지 재현 행사'에 기자가 직접 참여했다. 이날 눈이 펑펑 내려 추운 날씨에도 한지관 앞을 지나던 지역주민, 체험객 등 너나없이 천막 아래 자리 잡고 앉아 닥나무 껍질을 벗겨냈다. 닥나무 껍질은 최대한 손상되지 않도록 벗겨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체험객들의 서툰 솜씨에 곽교만·박신태·오성근 초지장은 연신 "껍질을 뒤로 젖히면 안 돼. 다 찢어져. 들춘다는 느낌으로 해야 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후 실내 작업장으로 자리를 옮겨 전통한지 제조 체험에 나섰다. 제조 과정 중 일부인 흑피 벗기기, 한지 뜨기(초지), 온돌건조 등을 체험했다. 우리가 아는 한지 형태가 눈에 보이는 것은 한지 뜨기(초지) 과정부터였다. 초지장이 닥섬유가 풀어진 초지통에 발을 놓고 앞 물질, 옆 물질을 반복하자 온전한 한지 형태가 완성됐다. 초지장의 손길은 확실히 달랐다. 초지장처럼 나무판자 위에 올라가 앞 물질, 옆 물질을 해 봤다. 기술과 경험이 없어 자꾸 한지가 울었다. 결국 온전한 한지 형태는 하나도 보지 못한 채 온돌 건조장으로 자리를 옮겨 건조 체험 후 행사를 마무리했다. 체험객들은 처음에는 어색한 듯 체험에도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전통한지 제조 체험 과정을 하나씩 하나씩 해 내면서 체험객끼리 "못해도 괜찮아요"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 생소한 체험에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한지를 만들었다. 대부분 한지 만들기가 어려운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운지는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지관 앞을 지나가다 들렸다는 지역주민 신금용(56) 씨는 "한지관에서 행사가 있다고 해서 들렸다. 사실 평소 한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야기만 들었는데, 직접 만들어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2.22 17:16

CNN, 아시아서 가장 저평가된 관광명소는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바다 위 징검다리 섬을 이룬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일대가 세계에서 저평가된 관광명소라는 주장이 나왔다. CNN은 20일(현지시간) 48개 국가로 구성된 아시아 대륙 곳곳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면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숨은 관광명소 18곳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 곳이 대한민국 전북 군산 고군산군도 일대로 전북의 보배로 불리는 고군산군도 일대 관광명소가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CNN은 한국의 고군산군도에 대해 “도심을 벗어나 휴양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서해 바다의 아름다운 섬, 고군산군도는 지금 눈꽃이 뒤덮힌 온통 하얀 세상이다. 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0km 떨어진 해상에 위치해 있는 고군산군도는 선유도를 포함해 신시도, 무녀도, 방축도 등 63개 섬이 펼쳐져 있다. 이 중 16개 섬이 유인도로 인구는 약 2000명이다. 대부분의 섬들은 높이 150m 이하의 낮은 구릉성 산지를 이루며, 기반암은 편암과 편마암으로 이뤄져 있다. 기후는 대체로 겨울에 북서계절풍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눈이 많이 오며, 여름에는 온난하고 습하다. 식생은 온대낙엽수림과 상록활엽수림의 혼합림이 대부분이다. 연안에서는 조기·갈치·민어·삼치 등이 잡히고, 김·굴 등이 양식된다. 신시도의 고군산염전, 무녀도의 무녀염전을 중심으로 소금 생산도 활발하다. 이들 섬은 해안의 기암절벽과 낙조 등 자연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선유도 명사십리해수욕장이 유명하고, 조선시대 수군절제사가 주둔한 유적지로서 해상관광지로도 개발될 전망이다. 특히 고군산군도 선유도는 ‘신선들이 노니는 섬’으로 잘 알려져있으며, 지난 2017년 새만금방조제가 조성돼 배를 타지 않아도 차를 타고 고군산군도에 갈 수 있게 되면서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아직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말도(末島)는 총면적 0.36㎢, 해안선 길이 3km의 섬이다. 고군산군도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 바다는 고군산군도에서 황금어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1909년 11월 일제에 의해 세워진 고군산군도에서 가장 큰 말도 등대는 여행객들의 관광 명소다. 고군산군도는 앞서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명소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뽑히기도 했다. 한편 CNN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된 관광명소’ 18곳에는 한국의 고군산군도 외에도 △말레이시아 이포 △태국 이산 △중국 러신 △파키스탄 스카르두 △일본 닛코 △베트남 달랏 △필리핀 다바오 △인도 메가할라야 △싱가포르 팔라우 우빈 △인도 사모서섬 △라오스 팍세 △방글라데시 △중국 텅총 △대만 컨딩 △캄보디아 반티 △스리랑카 자프나 등이 이름을 올렸다.

  • 문화일반
  • 이강모
  • 2022.12.22 17:15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전주 행원

전주 풍남문을 뒤로하고 30m쯤 걷다 보면 우측 골목에 "행원"이란 나지막한 전통 한옥 카페가 있다. 필자에게도 36년 전 어설픈 국악을 뽐내며 드나들던 추억이 담긴 곳. 지금은 전주 미래유산 제1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국악인의 음악회가 열리는 전주 전통예술이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94여 년 전인 1928년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진 행원은 원래 '낙원권번'이란 전주국악원이 있던 자리였다. 그러한 건물을 1942년 전주의 여류 화가인 남전(藍田) 허산옥(1926~1993)이 인수하였고 전주를 대표하는 요정(料亭)으로 탈바꿈하여 오랜 시간을 보냈다. 건물 앞마당에 정원을 둔 행원은 우리나라 전통 구조와 달리 ‘ㄷ자’ 건물 안쪽에 작은 연못과 정원을 둔 일본식 한옥으로 설계되어 독특한 일본식 한옥 구조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전주 풍남문 인근에 있어 서울의 '삼청각'처럼 지방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 기업인 등 지역 유지들의 연회 장소로 많이 활용되기도 했다. 정치인과 기업인 등 지역 유지들이 자주 애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주의 대표적인 요정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던 '행원'은 한편으로는 예술가들의 슬픈 역사가 담긴 곳이기도 하다. 국악 활동 중 생계 자체가 어렵거나 피난을 온 내로라하는 당대의 예술인들을 후원하였고 창작활동에도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행원은 많은 예술인의 방문이 있었고 식객들이 줄을 이었다. 1983년 무렵, 전북무형문화재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 성준숙 명창으로 주인이 다시금 바뀌면서 2000년대 중반, 사라진 요정문화를 현대에 맞게 되살린 한정식 음식점으로 탈바꿈한다. 전통음악과 춤의 명맥을 이으며 옛 전통문화를 복원한 한정식집 행원은 건전한 국악공연을 보며 식사할 수 있는 '전주의 풍류 명소'로서 그 명성을 이어갔다. 그러한 요정에서 한정식집으로 이어온 행원은 이제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장소에서 벗어나 전통문화의 시대정신으로 잇고 있는 한옥 카페로 현재 변모해 있다. 과거 요정이란 의미를 돌이켜보면 어원적 의미인 "고급 요릿집"을 별개로 우리는 은밀하고 퇴폐적인 장소로 인식하여 참으로 부끄러운 역사의 장소로만 그 뜻을 알고 있다. 일제강점기, 우리 말과 역사를 말살하던 일본은 한민족 전통예술의 가치도 펌하하려 조선 궁중의 음악 및 무용을 관장하던 장악원이란 조직을 이왕직아악부란 명(名)으로 축소,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게 했던 슬픈 과거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궁 밖의 민간 전통예술도 식민사관에 의해 하대하기에 이르렀으며 그러한 이유로 민간 전통예술가들 또한 설 자리를 잃고 경제적인 이유로 요정이란 장소에서 삶을 유지하기에 이른다. 전문 극장이나 동네 판의 무대를 떠나 어려운 삶을 전전했던 시대 그리고 전통예술가들의 고된 삶이 녹아있는 ‘요정’이란 슬픈 역사의 현장. 이제 그러한 역사와 현장 속에서 녹록지 않은 차 한잔을 마시며 우리 전통예술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다시는 그러한 역사와 현장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 문화일반
  • 기고
  • 2022.12.22 17:13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있는 지역이야기] (120)간절한 기도가 닿는, 나바위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이 계절 마음 가는 장소를 꼽으라면, ‘나바위 성지’를 들 수 있다. 나바위 성지는 익산 망성면 화산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성당이 자리하고, 김대건 신부가 사제 서품을 받고 귀국하여 발을 디딘 가톨릭의 역사적인 장소이다. 하여, 나바위 성지를 김대건 신부의 아름다운 여정이 깃든 축복의 땅으로 ‘첫 마음의 성지’라 부른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1821-1846) 신부는 당진 솔뫼마을에서 태어나, 천주교 가정에서 자라며 사제의 꿈을 꾸었다. 열여섯 살에 마카오로 유학을 가, 스물다섯 살이 되는 1845년(헌종11) 8월 상해 금가항 성당에서 한국인 최초로 사제서품을 받았다. 조선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뜻을 품은 김대건 신부는,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와 11명의 한국인 신자와 함께 작은 목선 ‘라파엘호’를 타고 한양으로 향한다. 하지만, 김대건 신부 일행은 제주 뱃길에서 풍랑으로 표류하며 방향을 잃게 된다. 제주 용수리에서 배를 수리하며 생사의 고비를 넘긴 이들은, 천주교인을 색출하는 눈길을 피해 금강을 거슬러 올라갔다. 1845년 10월 12일 밤, 유명한 포구인 황산포 인근 화산 아래 조용히 닻을 내린다. 화산이 있는 익산 망성면은 천주교 신자가 많은 강경과 맞닿아 있는 곳이다. 망성(望娍)’은 일제강점기 면 소재지 마을에 헌병이 주둔해 ‘망을 서’ 유래된 지명이나 ‘아름다운 곳을 바라 본다’는 의미도 지녔다. 예로부터, 산천이 아름다워 그 모습 따라 불린 지명이 여럿 있는 고장이다. 비단 자락 푼 듯 유려하게 흐르는 금강 옆 산 이름도 화산(華山)이다. 우암 송시열이 황산 팔괘정에서 후학을 양성할 때 나지막한 산이 사철 아름다워 화산이라 칭한데 이른다. 인근에는 송시열 선생의 글씨라 전해지는 ‘화산’ 각자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김대건 신부의 착지처(着地處), 처음 발을 내디딘 곳으로 추정되는 근처에는 십자가 모양의 바위도 있다. 하지만, 고국에 돌아온 지 1년 채 못된 1846년 9월, 김대건 신부는 한양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안타깝게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김대건 신부는 가톨릭 역사의 초석이 되었다. 1897년에는 ‘화산본당’이 설립되고 베를모렐(한국명 장약실) 신부가 초대 주임신부로 임명된다. 이후, 베를모렐 신부는 1906년 중국인 기술자를 데려와 신자들과 힘을 모아 김대건 신부를 기념하는 성당을 짓기 시작한다. 1907년 12월 완공된 성당은 한국 정서에 맞게 한옥 목조 건물로 지어졌다. 흙벽 기와지붕에 나무로 만든 종탑이지만, 프랑스에서 제작한 종을 가져와 종탑에 설치했다. 이후 해외교회의 도움을 받아, 1916년과 1917년에는 흙벽을 양식 벽돌로 바꾸고 기존 종탑을 헐고 고딕식 종각을 세우며 서양과 한국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형태의 성당 모습이 되었다. 성당 앞면은 고딕양식의 3층 수직 종탑과 아치형 출입구로 꾸며져 있고, 2층 건물과 비슷한 팔작지붕으로 벽면은 전통 목조 한옥의 느낌을 자아낸다. 기와지붕 처마가 2단으로 되어, 높이 솟은 지붕이 본당을 이루고 외곽 처마는 회랑을 이루는 낮은 처마로 이채롭게 구성되었다. 기와지붕 아래 처마에는 십자가들이 세워져 있고, ‘팔괘’를 상징하는 팔각 채광창이 나 있다. 당시 남녀부동석의 풍습을 존중하여 ‘남녀 신자 자리’을 구분 삼아 한 경계가, 제대를 중심으로 중앙에 기둥으로 세워져 있다. 그리고, 제대에는 전주교구청에서 1995년 옮겨온 김대건 신부의 성해(목뼈) 일부가 안치돼 있다. 김대건 신부가 상륙한 것을 기념하여 지어진 이 특별한 양식의 건물은, 1987년 그 가치를 문화재청으로부터 인정받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오랫동안 ‘화산 천주교회’로 불러오다가, ‘화산 돼재성당’ 있는 완주 화산면과의 혼동을 피하고자 1989년부터는 ‘나바위 성당’으로 부르게 되었다. 나바위(나암,羅巖)는 화산의 너른 바위가 비단처럼 아름답게 널려 있어 오래전부터 불린 이름이다. 화산 나바위 아래는 금강물이 흐르던 뱃길이었다. 이 지역 평야에서 나는 곡식을 뱃길로 실어 나르기 위한 보관 창고가 있어서 ‘나암창’이라고도 불렸다. 성당 뒤편을 따라 화산 정상 너른 바위에 오르면 금강과 일대의 평야가 한눈에 내려 보이는 ‘망금정(望金亭)’과 ‘김대건 신부 순교 기념비’가 있다.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는 정자’ 망금정은 베를모렐 신부가 드망드 주교의 피정을 위해 지은 정자이다. 망금정이 올려져 있는 바위 아랫길로 내려오면, 통일신라 시기에 암벽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마애삼존불’을 만날 수 있다. 마애삼존불은 성당이 설립되기 전, 금강을 지나던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 오랜 흔적이다. 한 해를 보내기에도, 모두의 간절한 기도가 닿는 나바위는 더 없는 위안의 장소다. 나바위에 올라 이해인 수녀님의 시, 겨울 편지를 읊는다. “네가 사는 곳에도 눈이 내리니? / 산 위에 바다 위에 장독대 위에 하얗게 내려 쌓이는 눈 만큼이나 그리움이 눈사람 되어 눈 오는 날 / 눈처럼 부드러운 네 목소리가 눈처럼 깨끗한 네 마음이 하얀 눈송이로 날리는 것만 같아 / 자꾸만 네 이름을 불러 본다” 두고두고 기억해야 할 이름들을 조용히 불러보고 내내 평안하기를 기도한다.<끝> ※윤주 소장의 사연있는 지역이야기는 이번 회를 끝으로 마친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2.21 16:15

'한국 음식의 거장' 고 유계완 선생 재조명 발표회 개최

1940∼1980년대 한국 음식을 연구한 전주 출신의 '한국 음식의 거장' 고 유계완 선생의 연구 업적과 삶을 재조명하는 발표회가 열린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오는 22일 전당 공연장에서 전주 음식의 뿌리를 찾고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전주 음식 문화 인물 재조명 연구' 발표회를 개최한다. 유계완 선생의 연구 업적을 객관적 시점에서 고찰하고 가족들이 들려주는 어머니의 삶을 통해 유계완 선생의 삶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 한국음식 발전을 위해 애쓴 1세대 음식 연구자를 조사·발표·기록해 오늘날 후배 음식 연구자들이 가져야 할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마련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유계완 선생의 삶을 고찰한 2개의 연구 주제 발표와 전시로 구성·운영할 예정이다. 연구 주제 발표에서는 전당 한식창의센터 소속 송영애 한식문화진흥팀장이 '한국 음식에 전주 음식을 녹여낸 선구자, 유계완'을 제1주제로, 유계완 선생의 차남인 이상진 전 숭실대 교수가 '음식과 어머니의 삶'을 제2주제로 발표한다. 전시에서는 한식창의센터에서 재현한 유계완 선생 집안의 내림 음식 10종에 대한 영상, 생전 선생의 업적이 담긴 연구 결과물 일체 전시를 통해 내실을 더한다. 참석자에게는 유계완 선생 집안의 내림음식 10종이 담긴 엽서 등 소정의 기념풍이 제공된다. 행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전주음식이야기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당 한식문화진흥팀 전화(063-281-1580)로 문의하면 된다. 김도영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이번 발표는 한국 음식의 1세대 연구자이자 한국 음식의 거장으로 불린 고 유계완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고 시민들에게 전주음식의 자존감을 높여 주고자 마련했다"며 "유계완 선생의 삶을 통해 한국음식, 전주음식을 이해하는 좋은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식창의센터는 전주 음식 문화 관련 뿌리를 찾을 수 있는 연구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전주음식 아카이브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2.20 17:02

5년 공들인 ‘전라도 천년사’ 봉정식 앞두고 역사 왜곡 논란

5년간 24억 들여 완성한 전북·전남·광주 등 호남권 역사서 ‘전라도 천년사’가 오는 21일 봉정식을 앞둔 가운데 역사를 왜곡해 작성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북도는 향후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라도오천년사바로잡기 전라도민연대(이하 도민연대)는 19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라도 천년사 편찬사업은 그 내용에 있어 상당 부분이 ‘일제 식민사관’에 기초해 서술됐다”며 “오는 21일 예정된 ‘전라도 천년사’ 봉정식을 취소하고 최종본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공개 검증 실시 후 출판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일본의 최초 사서인 ‘일본서기’와 일본 야마토왜가 4세기 후반 한반도 남부지역을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에서 우리나라 옛 지명과 관련해 남원을 ‘기문국’으로 장수는 ‘반파국’으로 표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명이 전라도 천년사에서 사용돼 역사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도민연대는 “전라도 천년사가 잘못된 역사관에 의해 만들어졌다”며 “전북도는 식민사관으로 만들어진 전라도 천년사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도가 계획대로 봉정식을 오는 21일 개최할 경우 추가 집회도 진행하겠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전라도 천년사 발간을 주관한 편찬위원회 자문을 통해 관련 지명 표기가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전북도는 “편찬위원회 자문 결과 기문국과 반파국이란 표현은 일본서기뿐만 아니라 중국 양나라 때 양직공도 기록에도 존재한다”며 “오는 21일 예정된 ‘천년사’ 봉정식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향후 잘못 쓰인 부분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라도 천년사는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전남·광주 호남권 광역 지자체가 협동 추진한 역사 기록 프로젝트로 AD 3세기부터 총 5000년의 전라도 역사를 담았다. 전북·전남·광주는 오는 21일 라한호텔에서 전라도 천년사 봉정식을 개최한다.

  • 문화일반
  • 박현우외(1)
  • 2022.12.19 17:34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윤철규 '그래도 희망은 있다'

중년의 사내들이 혼자서 짜장면을 우걱우걱 먹거나 술잔을 들고 있다. 하나같이 음침하고 흐릿하게 앉아 초점 없는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하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의 정신노동자이지만 현실적으로는 프롤레타리아들이다. 프롤레타리아는 무산계급 또는 노동계급이라고도 한다. 정치상의 권력이나 병력의 의무도 없고 자식만 낳는 무산자라는 뜻에서 파생된 말이다. 그림 속의 한 사람, 평생을 교사로 살아온 단 한 사람은 기타를 연주하고 있어 그림에 나타난 유일한 부르주아로 존재한다. 생활이 안정되지만 결코 부자일 수 없는 교사직인데도 그에겐 밝은 원색으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표현하여 부러움까지 보인 것을 보면 그는 밝고 통쾌한 원색을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원색을 쓸 일이 별로 없는 것이다. 그의 주조색들은 거의 모두 탁색이다. 원색 옆에서 재롱을 떨며 원색을 더 원색답게 해야 하는 역할을 버리고 무채색에 가까운 탁색이 주조색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슬픔의 색이다. 자신도 모르게 즐겨 쓰는 슬픔의 색이다. 그림 속의 중년의 사내들은 집에 가면 누군가의 아버지이지만 이 땅의 소시민들이다. 이 땅의 소시민들은 어딘가에서 억울함에 통곡이라도 하고 싶지만 집에서는 아버지이기에 울음소리마저 참아야 한다. 울음을 참고 아이들에게만이라도 희망을 말한다. 아무 희망도 없는 중년의 사내가 습관처럼 희망은 있다고 항변한다. 그는 절규하고 있었다. 팸플릿 한쪽에다 "누구에게나 희망은 있겠죠? 그래도 희망을 품고 즐겁게 사시게요."라고 표기하면서 누군가 희망은 없다고 이야기하듯이 "그래도"라는 말로 은연 중의 심상을 드러냈다. 작가의 저변에 실패와 슬픔을 깔고 무심코 표현된 "그래도"이다. 최소한 자신의 아이에게만이라도 희망을 주고 싶은 희망이 없는 중년의 한 맺힌 희망이다. 외로움에 혼자 소주를 마시며, 혼자 국밥이나 짜장면 같은 서민의 싸디 싼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우기는 이 눈물겨운 아이러니를 어쩔 것인가? 그의 그림 하나하나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이었다. 그는 사실주의 작가이다. 모델을 닮게 그려 사실주의가 아니고 이 비참한 현실을 직시하는 능력이 무한해서 사실주의자다. 윤철규 작가 전시 '그래도 희망은 있다' 기간: 12월 15일 ∼ 12월 21일 장소: 우진문화공간

  • 문화일반
  • 기고
  • 2022.12.19 17:31

[남노송동 시간마을 축제 가 보니] 지역과 주민, 청년이 함께 어울려 사는 작은 세상

남노송동에는 지역주민과 청년이 상생하는 특별한 마을이 있다. 바로 '남노송동 시간마을'. 지역과 주민, 청년들이 필요한 시간을 발굴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함께 성장하는 특별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문화통신사협동조합이 조성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이 마을에서는 청년의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경제적·사회적 가치로 전환해 시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청년 50여 명은 폐지 줍는 어르신을 돕고, 길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 주는 등 소소한 선행을 베풀며 마을 화폐인 품(시간)을 모았다. 한 달 동안 모은 품을 마음껏 쓸 수 있는 남노송동 시간마을 축제가 지난 17일 남노송동 시간마을 일대에서 개최됐다. 폭설이 내린 17일께 찾은 남노송동 시간마을. 걷잡을 수 없이 내린 눈에 마을 내 경사진 도로는 마비됐다. 이에 마을 청년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도로로 나와 쌓인 눈을 치우고 교통정리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정리되자 청년들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한 손에는 와인잔을 들고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한 달 동안의 프로젝트를 추억했다. 하루를 30분 단위로 촬영한 청년들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전시부터 지역 청년들이 직접 생산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작은 장터, 지친 마음을 상담으로 위로하는 마음치료약국, 신묘한 자판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지역 주민들이 준비한 남노송동 인형극과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의 토크 콘서트도 이어졌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청년 우석현(29) 씨는 "전에는 시간이라는 것을 흘려보내는 느낌이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시간의 소중함을 느꼈다. 특히 품(시간)을 모으면서 지역주민과 청년이 함께 살고, 서로 도우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계기"라며 "축제 날인데 눈이 많이 내려 아쉽긴 하다. 하지만 이 또한 시간 중 하나니까 특별하고 소중하다. 그냥 즐기고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눈이 내려 더 특별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훈 문화통신사협동조합 대표는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전북 청년들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새로운 지역 삶의 방식을 전주에서 시도하고자 했다. 패배와 낙오에 두렵고 경험에 목말라 있는 지역 청년들이 '시간'이라는 새로운 매개체를 활용한 지역과 청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고 활용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2.18 17:22

[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솥뚜껑이 날라다녀

“솥뚜껑이 날라다녀”란 제목은 SF 마당놀이의 작품명이다. 너무나도 궁금했다. 명명(命名)한 주제 콘텐츠가 기존 전통공연 형식을 깨는 신선한 소재이고 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과학적 주제 요소를 빌렸기 때문에 작품의 궁금증은 이내 큰 기대감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SF’란 과학적 사실이나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과학 소설 또는 영화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일반적으로 SF 영화는 미래가 배경이 되기 때문에 고도의 특수 효과를 이용하며 때론 미래의 공상적인 장면을 위해 특별한 배경, 무대, 조명 등 차별화된 제작과정을 거친다. 지난 14일 전주 한벽문화관에서 공연된 SF 마당놀이 “솥뚜껑이 날라다녀”는 창의적 가상 현실에서 우리 전통생활의 일부를 투영하여 극으로 만든 작품이다. 특히 202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중장기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이라 타 사업의 심의위원으로 참여했던 필자로선 바라보는 애정이 컸다. 지역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연사업으로 선택받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전통문화 창작 가능성의 신선한 바람이 될 수도 있으며 전라북도 전통예술가를 대표하며 지역창작의 미래를 논할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극을 이끌었을까? 마당극의 내용은 조선 시대 어느 시골 마을의 미확인비행물체인 UFO 불시착 장면으로 시작된다. 전통 마당이란 장소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모아 외계인의 동력원으로 사용한다는 작품의 시놉시스는 가히 출중한 스토리의 전개였다. 하지만 작품의 관건은 스토리와 함께 나타나야 할 예술성이었다. 제작자인 합굿마을은 본 작품에 대해 대사를 최소화하고 전통연희와 민속공연의 동작을 재구성하여 극의 재미에 중심을 두었다고 공연 전 소신을 밝혔다. 일찍이 일렉트로닉과 국악의 만남은 종종 있었지만 두 종목의 정체성을 모두 온존케 유지하며 존재감을 함께 부여하기엔 무리수가 많았다. 창의융합 작품에 대한 성공 여부는 예술적 접목과 포용이란 핵심에서 좌우된다. 작품에 나타난 전통예술의 유희성. 그리고 융합하는 과학적 기법의 친근감과 유대감이 어떠한 울타리 안에서 얼마만큼의 감각적 울림으로 표현되는지가 중요하며, 전통예술의 가치를 SF란 동력으로 상승시킬 수 있느냐? 또한, 중요한 제작의 역량으로 나타난다. 더욱이 해당 작품에 대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선정 기준은 대중성이 아니고 예술성이었기에 바라보는 관객으로의 시각은 높고 컸다. 특별한 소재와 창의적인 구성에 따른 스토리는 매력을 끌었지만, 외계인과 마을주민 사이에 펼쳐지는 음악 구성 및 예술성은 이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외계인과 마을사람의 만남, 다툼, 화합 등 줄거리의 핵심은 마임(mime)보다는 일렉트로닉과 융합된 전통음악으로, 후반부의 전통연희 부문은 극의 말미보다 중심에 두어 그 화려함을 더 빛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도와 시련, 실패와 역경도 있었을 것이다. 같은 전통예술 공연물을 제작하고 평가받는 동종업의 선배로서 애정의 마음이 앞선다. 누구도 걷지 않는 길을 가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외로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름다움이 있다.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다. SF 마당놀이는 그대들의 특별함과 믿음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12.15 17:39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장인 공예옥션 수익금 전액 기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장인들이 사랑나눔 공예옥션을 통해 모인 수익금 전액을 결식아동에 기부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지난 11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장인들의 작품 8점을 경매하는 '사랑나눔 공예옥션'을 개최했다.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으며, 시작 1시간여 만에 모든 작품이 낙찰돼 수익금 108만 원이 모였다. 기부에 참여한 장인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5호 윤규상 우산장, 제50호 최대규 전주나전장, 제51호 이신입 전주낙죽장, 제43호 이종덕 방짜유기장, 제58호 김종연 민속목조각장, 제10호 엄재수 선자장, 제61호 김선애 지승장, 제53호 안시성 부거리옹기장 등 8명이다. 수익금은 전주시에 거주하는 결식아동 5인에게 따뜻하고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김종연 장인은 "뜻깊은 행사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결식아동들이 끼니 걱정 없이 올 겨울을 따뜻하게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도영 원장은 "이번 '사랑나눔 공예옥션'에 마음을 모아 주신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장인 분들과 기부를 위해 경매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문화일반
  • 박현우
  • 2022.12.13 17:35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