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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전라예술제, 도민체전과 결별 후 새로운 길 모색⋯‘절반의 성과, 절반의 과제’

제64회 전라예술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올해 처음으로 전북도민체전과의 연계를 끊고 독립 개최에 나선 예술제는 ‘변화’라는 화두를 던졌지만,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예술문화의 창달은 전북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주제로 막을 올린 이번 전라예술제는 지난 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개막공연 코리아 판타지-전라도 천년의 춤으로 시작을 알렸다. 무대에는 널마루무용단, 무리춤사람예술원, 깃’s, 라발레댄스컴퍼니, 어사랑전통무용연구원, 전주시무용협회, 최상철현대무용단 등 7개 팀이 올라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춤과 음악을 선보였다. 이날 전당 모악당의 객석 1층은 가득 채워지며 흥행에 성공한 듯 보였지만, 작품 수준은 전북무용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더불어 순수 예술인들의 성과 발표의 장이라는 예술제 본연의 성격과 달리 일부 외부 초청 무대가 포함되면서 정체성이 흔들렸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향후 예술제의 방향성을 어떻게 확립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2일 차부터는 관객 수요의 불균형이 두드러졌다. 같은 소리문화의전당 내부에서도 일부 전시는 북적였지만, 낮 시간대 주요 전시장은 관람객이 거의 없어 텅 빈 전시장을 작품만이 지키고 있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같은 날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도민과 함께하는 전라가요제 한마당’(전북연예예술인총연합회 주관) 역시 객석이 썰렁해 ‘도민과 함께’라는 행사명이 무색해졌다.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은 올해부터 야외 행사를 줄이고 실내 중심 무대로 전환해 전문예술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예술제의 본래 취지인 ‘예술인들의 큰 잔치’를 살리고,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 성과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기획과 운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독립 개최가 단순한 물리적 분리에 그치지 않고, 예술제의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개막식에는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을 비롯해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 서현석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남관우 전주시의회 의장, 김정태 전주상공회의소 소장,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전북예총 회장단과 9개 협회장, 13개 시·군 예총 회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와 지역 기관·단체 관계자들이 함께해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제64회 전라예술제는 오는 9일까지 전주·완주 일대 문화시설에서 공연·전시·문학·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행사를 이어간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9.07 16:22

주목할 만한 기획 전시가 한가득, 9월에 즐기는 미술전시회

주목할 만한 기획전시가 잇따르고 있다. 색다른 시도로 감각적 경험을 선사하고 장르와 의미를 전복시켜 신선한 사유를 전달하는 전시들이다. 9월에만 즐길 수 있는 미술 전시회를 소개한다. △전북도립미술관 ‘B와 초콜릿의 게릴라 파티’ 전북도립미술관과 수원시립미술관 교류‧협력 특별기획전 ‘B와 초콜릿의 게릴라 파티’가 28일까지 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전북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서완호부터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화제를 모은 클레어 퐁텐, 선능경, 천근성, 서태원, 에르빈 부름 등 6팀이 참여한다. 이들은 기성의 것들, 이미 고정된 것들의 정당함에 대해 질문하고 일상과 예술, 관람자와 작품, 제도와 유머 사이의 긴장감을 17점의 작품으로 표현한다. △전주서 즐기는 미디어아트 ‘안동, 이 아름다운 동쪽’ 한국국학진흥원은 관광거점사업의 일환으로 ‘안동, 이 아름다운 동쪽’ 미디어아트 전시를 우진문화공간에서 26일까지 전시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봉정사, 한글문화를 꽃피운 간경도감의 분사 광흥사,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마을 하회까지 안동의 아름다움을 소개한다. △유휴열미술관 ‘이철규 合-금과 수묵의 조화’ 이철규 작가의 세월의 궤적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28일까지 유휴열미술관에서 열린다. 투박하면서 간결한 작가의 작품은 민화를 연상케 한다. 단순한 선과 오방색으로 이루어진 형태는 질박한 맛을 풍기면서도 섬세하고 세련미가 있어서 장르적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한 ‘금과 한지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작업 과정은 이철규의 창의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작가는 한지의 원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형상들을 제작하고 이에 금박을 입히는 독특한 조형물을 선보인다. 얇은 금박은 수공 과정을 거쳐 화면에 덧붙인다. 시간과 공력이 필요한 작업방식으로 작가의 정신성이 감동스럽다. △미술관 솔, ‘살롱 드 완산 1925년 첫 시작 전북 서양화’ 전북에서 양화가 시작된 지 100년을 맞아 서양화가의 변천사를 알아보는 ‘살롱 드 완산 1925년 첫 시작 전북 서양화’ 기획전이 마련됐다. 미술관 솔에서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전북 1세대 서양화가인 금릉 김영창의 작품부터 고창 출신 작가 진환, 하반영, 박민평, 소훈, 윤학철 등 총 45인의 작품을 조명한다. 미술관 솔은 전북지역 서양미술이 지닌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예술적 영감과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02 17:38

박보현 소리발표회 '삶에 소리가 물들여지다'

박보현 김제의 소리 발표회 '삶에 소리가 물들여지다' 공연이 3일 오후 7시 김제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인 김제만경농요 전승단체 (사)김만경외애밋들노래보존회 대표인 그는 이날 무대에서 오랫동안 연마해 온 농악의 상쇠 부포놀이와 설장구놀이, 북놀이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김제 지역에서 전해오는 상여소리를 통해 상여나가는 모습도 재현한다. 박보현 대표는 "전통예술은 문화와 역사의 산물이며 우리 민족의 정신이 담겨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부족한 공연이지만 많은 관객들이 함께 자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김만경외애밋들노래보존회는 지역의 무형유산 전승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세계 무형유산인 '꽌호 민요'와 교류를 맺어 하노이에서 한·베 민속예술 교류 공연을 펼쳤다. 올 6월에는 일본 히로시마 세계 무형유산인 '미부의 하나타우에(일본의 모심기 의식)' 공개 행사에 초청되어 현지에 가서 농악과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였다. 일본 공연을 계기로 9월말에 북히로시마 의회 의장을 비롯해서 관광협회장, 무형유산 관계자등 북히로시마 대표단이 김제시를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으며 매년 1∼2회 해외 공연을 추진해 우리 지역의 민속예술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한편, 박보현 소리 발표회 '삶에 소리가 물들여지다'는 전북문화관광재단의 2025년 지역문화예술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되 열리는 공연이다. 전석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사)김만경외애밋들노래보존회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01 18:55

정읍에서 만나는 왕실의 품격, 국보 '청화백자' 순회전 개막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보물급 청화백자 5점이 정읍시립박물관에서 전시된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과 정읍시립박물관(시장 이학수)이 함께 ‘국보순회전 : 모두가 함께하는 180일의 여정’ 을 12월 7일까지 연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주최하는 지역 순회전으로 정읍에서 왕실 도자의 품격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국보순회전은 국보·보물 등 지정문화유산이 지역 공립박물관으로 직접 찾아가 국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국보와 보물을 직접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다. 올 상반기에는 고흥 분청문화박물관, 봉화 청량산박물관, 논산 백제군사박물관, 의성 조문국박물관에서 국보순회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조선 왕실의 권위와 미감을 상징하는 청화백자가 중심이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보물로 지정된 ‘백자 투각 모란무늬 항아리’다. 원통형 내호와 화려한 모란꽃 무늬가 투각된 작품으로 교과서에도 소개된 국가 보물이다. 이 외에도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형태의 문양이 새겨진 청화백자가 함께 전시돼 조선 왕실의 위엄과 미감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전시와 함께 체험을 더한 교육공간도 마련됐다. 조선시대 도자기의 종류와 변천 과정 역사를 소개하는 시청각 자료와 퍼즐, 촉각 체험물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된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만지고 스스로 해석하는 과정을 제공해 청화백자의 제작 과정과 예술적 가치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박경도 관장은 “이번 국보순회전을 정읍시립박물관과 함께 열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정읍시립박물관이 지역 문화의 거점으로서 수행해 온 역할이 이번 전시를 통해 더욱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01 17:40

"어린이 문화적 경험 확장 기대"…전북예술회관 어린이 상설공연 개막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경윤)이 어린이의 문화적 경험 확대를 목표로 '어린이 상설공연'을 열기로 해 눈길을 끈다. 어린이 공연을 상설화함으로써 도내 아동과 가족의 문화 접근성을 높일수 있고, 지역 공연예술 단체의 안정적인 창작활동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일 재단에 따르면 9월부터 10월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전북예술회관 어린이 상설공연'은 총 3편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유아부터 초등학생, 중학생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창극과 뮤지컬, 인형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첫 번째 공연은 사단법인 꼭두의 '백개의 부채'이다. 3일부터 18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무대에 오르며 전통 부채와 성황신 설화를 모티브로 공동체의 정의와 용기를 따뜻하게 담아낸 한지 인형극이다. 두 번째 공연은 극단 두루의 '후크선장과 탐정 별주부' 이다. 별주부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환경오염과 미디어 중독 문제를 지혜롭게 풀어낸 어린이 창작극으로 24일부터 27일까지 공연한다. 이후 10월 1일부터 2일까지 다시 무대에 오른다. (주)페르소나경주플라잉의 '뮤지컬 비밥'이 어린이 상설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10월 15일부터 18일, 22일과 23일에 펼쳐지는 '뮤지컬 비밥'은 비트박스와 비보잉을 결합한 음식 퍼포먼스이다. 한국문화의 다양성과 조화를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다. 재단 관계자는 "어린이를 위한 공연작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운영해 전북예술회관을 어린이 친화적 문화 중심지로 조성할 예정"이라며 "전북 문화 예술 거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연예매는 나루컬쳐를 통해 가능하며, 공연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재단 예술회관운영팀(063-230-7495)으로 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9.01 15:10

제64회 전라예술제, 도민체전과 결별⋯예산, 규모 줄고 관객 모객 '시험대'

도내 순수 예술인들의 지난 1년 성과를 발표하는 무대인 전라예술제가 올해부터 전북도민체전과의 연계를 끊고, 전주·완주 문화시설 5곳에서 독립 개최된다. 도민체전 하루 전 개막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던 ‘순회형 예술제’의 기조를 내려놓고, 도심 중심의 ‘집중형 운영’으로 새판을 짠 것이다. 그러나 그간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라예술제가 예산과 규모까지 축소된 상황에서 모객 난항과 지역 연계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로 64회를 맞는 전라예술제는 다음 달 5일 전북무용협회의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9일까지 5일간 열린다. 공연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을 비롯해 △전주덕진예술회관(연예·음악) △전주우진문화공간(연극) △완주 고산미소시장(국악) 등에서 진행되며, 사진·문인·건축·미술협회의 회원전은 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 2·3층에서 선보인다. 개막공연은 ‘코리아 판타지: 전라도 천년의 춤’. 널마루무용단의 ‘논개 충절무’, 강선영류 태평무를 선보이는 우리춤사랑예술원 등 7개 무용단이 참여한다. 한국무용·현대무용·발레가 어우러진 무대를 통해 전문 예술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올해 전라예술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문 예술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웠지만, 현실적인 고민도 적지 않다. 한 장소에서 집중적으로 열렸던 과거와 달리 전주와 완주 5곳으로 분산되면서 관객 동원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문화기획 관계자는 “한 곳에서 열릴 때도 관객 모으기가 쉽지 않았는데, 공연장과 전시장이 흩어지면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독립 개최를 선언하면서 예산 구조도 달라졌다. 과거 도민체전과 연계될 때는 개최 시·군에서 약 1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올해는 이 지원이 사라지면서 전체 예산이 3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줄었다. 전북예총이 영화인협회 해체로 남은 1600만 원의 여유 자본을 확보했지만, 운영에 숨통을 틔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도내 13개 시·군 예총이 함께했던 기존 구조 대신, 올해는 전북예총 산하 9개 협회(건축·국악·무용·문인·미술·사진·연극·연예·음악)만 행사를 주관하면서 프로그램 다양성도 일부 줄었다. 군 단위 예술인 A 씨는 “도민체전과 함께할 때는 문화 소외지역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예술제를 즐길 수 있었지만, 전주 중심 운영으로 지역과의 접점이 약화될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예산과 규모는 줄었지만, 전북예총은 완성도로 승부하겠다는 각오다. 최무연 전북예총 회장은 “도민체전과 함께할 때는 열악한 외부 무대 환경 탓에 사진·미술·문학·건축 등 전시 부문은 작품 훼손 우려로 양질의 작품 출품이 어려웠고, 공연도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올해는 실내 공연과 전주·완주 중심의 운영을 통해 진정한 ‘예술제다운 예술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28 18:03

“올여름, 바보가 돼볼까요?”⋯참여와 실험의 예술 잔치 ‘스테이 풀리시’

‘Stay foolish(어리석음을 유지하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남들이 어리석다고 여겨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태도를 지향하는 실험적 예술 축제 ‘스테이 풀리시(Stay foolish)’가 29일부터 31일까지 전주 모이장과 청년몰 일부 공간에서 열린다. ‘싸우는 것 빼고는 뭐든지 가능하다’는 이 축제는 참여·예술·자기표현·체험을 핵심으로, 자발적인 참여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무계획 예술 잔치’다. 2015년 소규모 실험으로 시작된 스테이 풀리시는 올해로 8회를 맞았다. 기획자 중 한 명인 이산 작가는 “예술가뿐 아닌 자기 방식으로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놀자는 데서 시작했다”며 “누구나 잠시 바깥세상의 일들을 내려놓고 예술과 음악을 즐기며 자기만의 바보짓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축제 역시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과 창작자들이 모인다. 첫날인 29일에는 노아·모아·e편한밴드·아우리, 30일에는 박종훈 퀄텟·이동운·라쳇·뮤즈그레인·여운밴드,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10to4·느린말·글로이·원조밴드 등이 무대에 올라 지역과 세 개를 넘나드는 공연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실험적인 공간 디자인, 시각예술 전시,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스테이 풀리시의 원칙은 ‘무지원·무정산·무상성’이다. 국가나 지자체 지원을 받지 않고, 참가자 간 금전 거래 없이 진행되는 운영 방식이 특징이다. 그 때문에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까다로운 자격요건도 없어, 무대에 오르길 희망하는 모든 뮤지션은 참여가 가능하다. 이산 작가는 “무지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지원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다”며 “과거 고산 지역에서 열렸던 축제에서는 목수 팀이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간을 만들어주거나 소고기를 대접하는 식의 도움을 받았다. 그런 협력이야말로 저희가 진정으로 지향하는 지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축제를 즐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창작자들이 재밌게 꾸려둔 공연을 마음 가는 대로 관람하고 평가하면 된다. 작가는 “누군가 공연을 즐기라고 지시하거나 안내하는 사람 없이 자연스럽게 방문해 누워 있다가 춤추고, 음악을 즐기는 자리”라며 “처음 방문하는 관객들은 낯설겠지만, 그냥 마을 잔치에 놀러 온다는 마음으로 오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보다, 여름이면 자연스럽게 ‘바보 세상’에 가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며 “예술과 놀이, 그리고 공동체를 경험하고 싶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28 18:03

2025 전주국제춤페스티벌, ‘GAZE: 서로를 바라보다’⋯춤으로 세계와 하나 된다

예술가들의 땀과 열정이 빚어낸 춤으로, 전주가 다시 한번 ‘춤의 도시’로 숨을 고른다. ㈔금파춤보존회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매일 오후 2시, 치명자산성지 평화의전당 유항겸홀에서 ‘2025 전주국제춤페스티벌(JIDF)’을 열고, 춤으로 세계를 잇는 무대를 선보인다. 올해 주제는 ‘GAZE: 서로를 바라보다’다. 단순히 무대 위에서 시선을 교환하는 행위를 넘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 세대가 어우러지는 예술적 선언을 담았다. 이번 페스티벌은 ‘사색무: 인생을 그리다’(28일), ‘풍남춤樂페스티벌–국제안무가전·국제무용대전’(29일), ‘전주국제춤페스티벌’(30일)로 이어진다. 특히 첫날 무대인 ‘사색무(四色舞): 인생을 그리다’는 이번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사색무’는 인생을 다섯 가지 색으로 풀어낸다. △흑(黑)-삶의 시작과 진혼, 인간의 근원 △적(赤)-불꽃처럼 타오르는 생명과 열정 △청(靑)-젊음과 꿈, 이상을 향한 도전 △황(黃)-풍요와 평화, 공동체의 울림 △백(白)-귀소와 회귀, 그리고 희망을 춤으로 표현한다. 무용가와 일반인, 청년, 학생, 어린이 무용수가 한 무대에 올라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의 의미를 더한다. 둘째 날 열리는 ‘풍남춤樂페스티벌–국제안무가전’에서는 해외 안무가들의 창작 작품을 통해 새로운 춤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마지막 날의 국제무용대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무대로, 전주가 ‘무용 허브 도시’로 도약하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애미킴 ㈔금파춤보존회 이사장은 “춤은 언어 이전의 언어이며, 세대를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원초적인 예술”이라며 “이번 페스티벌은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 서로를 바라보고 존중하는 무대가 될 것. 세대를 잇는 교류, 전통과 현대의 융합, 그리고 지역과 세계의 연결이 이번 축제의 핵심이며 지역과 국내 예술계가 세계와 호흡하기 위한 문화적 선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북은 한국전통예술의 본산으로 우리 민족의 정신과 미학을 품고 있는 땅이다”며 “전통을 기반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미래지향적 축제인 이 무대에서 지역의 ‘문화자부심’, ‘예술의 고향’을 넘어 ‘세계와 소통하는 글로벌 문화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국제춤페스티벌을 주최·주관하는 ㈔금파춤보존회는 전북춤의 원류 고(故) 금파 김조균 선생 전북무형문화재 제17호 한량무 및 수백편의 춤유산을 계승하고 재해석하며, 한국 춤의 미래를 개척하는 문화적 전위대로 활약하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28 07:16

전주문화재단, '전주예술난장' 거리공연·공공미술 참여자 모집

(재)전주문화재단이 오는 10월 팔복예술공장에서 열리는 ‘2025 미래문화축제 전주예술난장’에 함께할 거리공연팀과 공공미술프로젝트 참여자를 모집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전주예술난장은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다. 17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팔복예술공장 곳곳이 무대가 돼 다양한 거리공연이 펼쳐지고, 시민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이어질 예정이다. 전주에술난장은 2023년 ‘도시의 거리와 공간이 곧 무대가 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지난해에는 전국에서 170여 팀이 공모에 지원하는 등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전주의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공모는 거리공연과 공공미술 프로젝트 두 분야로 진행된다. 거리공연 부문에 선정된 팀은 공연 기회와 함께 중규모 작품 기준 최대 800만 원의 제작 지원비를 받는다. 공공미술 부문에 선정된 창작자에세는 프로젝트 당 최대 500만 원의 제작 지원비가 지원된다. 예술가들에게는 창작의 기회이자, 시민들에게는 일상 속에서 예술을 만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전주예술난장은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 도시의 공간과 일상이 예술로 확장되는 현장을 보여줄 것”이라며 “거리공연과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많은 예술가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3회 전주예술난장은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문화재단 주관하며, 미래문화축제와 연계해 추진된다. 자세한 내용은 전주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27 16:06

순수한 하모니로 전하는 희망과 치유…전북 어린이예술단이 선사하는 감동의 두 무대

도내 어린 연주자들이 선율로 희망을 수놓는다.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교향악단과 어린이국악관현악단이 오는 29일과 31일, 각각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무대에 올라 도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감동의 정기연주회를 선보인다. 광복 80주년의 의미와 2036 전주올림픽 유치의 염원을 담은 이번 무대는 어린이들의 맑은 열정과 순수한 하모니로, 음악이 전하는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깊게 울려 퍼뜨릴 예정이다. △제28회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물너울’ 도내 예술적 역량이 있는 꿈나무들의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2000년 3월 창단된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교향악단이 오는 29일 오후 7시 30분, 정기연주회 ‘물너울’을 열고 관객을 맞는다. 이날 무대는 도내 어린이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에게도 풍성한 공연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며, 아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많은 위로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자리로 마련됐다. 무대는 클래식 공연부터 한국 창작곡까지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을 여는 첫 곡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피치카토 폴카’로, 밝고 경쾌한 주법을 통해 유머와 생동감을 전하며 관객에게 활기찬 무대의 시작을 알린다. 이어 피아노의 화려한 기교가 어우러져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감동을 선사하는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b♭단조, Op.23 제1악장’을 군간대 음악과 김준 교수와 함께 연주한다. 세 번째 무대는 에드바르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1번’으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위로와 휴식을 누리는 시간을 선사한다. 이날 공연의 마지막은 우리 전통 아리랑을 환상곡 풍으로 편곡한 최성환 작곡의 ‘아리랑 환상곡’으로,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선율 아리랑을 주제로 서양 음악의 화성과 결합해 아리랑의 정서를 세계적 감각으로 풀어낸다. △제21회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 ‘달 아래 피어난 해’ 도내 전통음악에 재능 있는 어린이 음악교육을 위해 2004년 4월 창단된 전북특별자치도 어린이국악관현악단은 오는 31일 오후 4시 정기연주회 ‘달 아래 피어난 해’를 연다.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광복 80주년과 2036 전주올림픽 유치 염원을 담아 정성껏 준비한 다채로운 레퍼토리가 무대에 오른다. 약 60분 동안 진행될 이날 무대는 광복 80년 2036 전주올림픽을 그리다 – 넌버벌 타악 퍼포먼스 ‘북장대소’로 힘차게 막을 연다. 다음으로는 중학교 3학년 단원들이 중심이 돼 열정과 활력, 그 광대한 에너지가 춤을 추는 실내악 ‘프로티어’로 진취적이고 힘찬 분위기를 자아낼 예정이다. 세 번째 무대에서는 우리 후손에게 남긴 안중근의 피에 맺힌 격동기를 국악관현악 ‘하늘의 뜻’으로 표현하며,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곧추세우고 세계 만방에 대한민국의 의기를 떨쳤던 안중근 의사의 행적과 사실들을 음악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어 어사가 된 이몽룡과 춘향의 만남을 담은 판소리 협주곡 ‘춘향가 중 어사상봉’으로 도민들의 지친 일상 속 휴식처를 전하고, 마지막으로 현대 사회에서 잃어가는 따뜻한 소리를 되찾는 국악관현악 ‘소리놀이1+1’로, 복잡하고 시끄러운 현대사회를 당당하게 살아내는 우리에게 따뜻한 용기를 전한다. 두 공연 모두 무료로 진행되며, 티켓 예매는 전북도립국악원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남는 좌석은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25 18:00

8월 끝자락 풍성하고 다채로운 미술전시회로 떠나볼까

눈으로 감상하고, 일상에서 느끼는 미술 전시회가 전북에서 열리고 있다. 단순히 그림 감상을 넘어 작품의 질감과 감각이 살아있는 작품들은 신선한 자극과 흥미를 유발한다. 8월의 끝자락 풍성하고 다채로운 미술 전시회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교동미술관, 일상에 숨겨진 것들 26일부터 교동미술관 본관 1전시실에서 열리는 ‘일상의 숨겨진 것들’은 일상의 틈새에 숨어 있는 기억과 감각, 그리고 사유의 흔적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낸다. 김미소, 김미영, 데릭 핀, 정은경, 한준 등 다섯 명의 작가가 함께 참여해 익숙한 사물과 풍경 속에서 지나치기 쉬운 순간들을 새롭게 조명한다. 회화, 섬유, 자수 등 여러 매체가 어우러져 반복되는 하루의 풍경 속 아름다움의 의미를 되짚는다. 전시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엄수현 개인전 ‘HAPPY HAPPY LAND’ 전주문화재단이 마련한 릴레이전시 ‘동문그림가게’두 번째 주인공은 엄수현 작가다. 평소 환경문제를 자신만의 화풍으로 재치 있게 그려 주목을 받아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라져 간 존재와 사라져 갈 존재에 대한 시선을 담아냈다. 작품 속 생명들은 동화처럼 밝게 웃고 있지만, 사실은 멸종 위기에 놓은 동물들이자 잘려나간 나무들이다. 끝없는 파괴 속에서도 치유와 공존의 가능성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9월 4일까지 동문거리 공유화음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북수채화협회 회원전 전북 최대 수채화 잔치인 제21회 전북수채화협회 회원전이 2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감성을 자극하는 61명의 수채화 작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종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원초의 색들을 통해 수채화만이 지닌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최인수 전북수채화협회장은 “전북수채화협회 회원들께서 땀 흘려 이룩한 작품들이 한데 모여 있다”며 “수용과 창조라는 수채화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껴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연석산우송미술관 기획전 ‘풍경채집’ 연석산우송미술관에서 9월 11일까지 김온·주인영 초대기획전 <풍경채집>을 만날 수 있다. 살아 숨 쉬는 자연과 자기 눈으로 보고 느끼는 자연을 무한한 호기심과 애정으로 포착해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김온의 ‘마이가든’은 동상골에 살면서 만난 산과 바람, 무지개와 바위 등 돌보지 않아도 스스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것들의 생명력을 조명한다. 작가는 자기 주변에서 더불어 사는 것들을 차분하게 채집해 작품화했다. 주인영은 나무와 숲 등 명확한 경계를 허물고 변화하는 과정의 것, 찬란한 순간을 포착했다. 작품 제목 ‘Growing’처럼 항상 우리 곁에 있을 법한 이름 없는 나무들이 모여 있는 숲을 보여준다.

  • 전시·공연
  • 박은
  • 2025.08.25 17:58

국립민속국악원, 도법스님과 함께하는 삶의 성찰 8월 '다담' 개최

국립민속국악원이 오는 27일 오후 7시, 남원 예음헌에서 국악콘서트 '다담(茶談)'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차와 음악, 그리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어우러지는 자리로, 8월 이야기 손님으로 도법스님을 초청해 삶과 수행, 공동체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나눈다. 도법스님은 청정불교운동과 귀농학교, 생명평화 탁발순례 등으로 잘 알려진 사상가이자 수행자다. 이번 공연에서 스님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자기 성찰과 명상, 그리고 공동체의 의미에 대한 사유를 관객과 공유할 예정이다. ‘우리 음악 즐기기’ 순서에서는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의 박원배 연주자가 대금 독주곡 '청성곡'을 들려준다. 가곡의 선율을 기악화한 이 곡은 대금 특유의 섬세한 시김새와 긴 호흡으로 고요하고 사색적인 무대를 완성한다. '다담'은 매회 차 한 잔과 함께 인문학적 이야기와 국악 무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 기획공연으로, 깊이 있는 주제와 품격 있는 연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국립민속국악원 관계자는 “도법스님의 진솔한 이야기가 불확실한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울림과 위로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공연은 50석 규모로 무료로 진행되며, 예약은 13일 오전 10시부터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 카카오톡 채널 또는 전화(063-620-2329)를 통해 가능하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24 16:38

판소리의 진면목, 김봉영 ‘박초월제 수궁가’로 만난다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되살아나는 전통 판소리의 진면목을 만나볼 수 있는 무대가 전주에서 펼쳐진다. 소리꾼 김봉영이 깊이 있는 판소리의 매력을 선사하는 무대가 오는 24일 오후 3시 전주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유파별 해설이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 시리즈의 네 번째 무대로, 이우성 고수의 장단과 국립남도국악원 박경정 원장의 해설이 더해져 판소리의 예술성과 현대적 가치를 한층 풍성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번 무대에서 김 소리꾼은 박초월 명창의 가락을 잇는 ‘박초월제 수궁가’를 선보인다. 고전 판소리의 해학과 풍자를 가장 잘 담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단순히 충(忠)의 서사를 넘어, 병든 권력의 상징인 용왕, 충성을 가장한 자라. 그리고 이용당하는 토끼를 통해 인간 사회의 권력구조와 탐욕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특히 ‘토끼 배 가르는 대목’을 통해 약자가 희생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지며, 재치와 기지로 위기를 탈출하는 토끼로 억압받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김 명창은 박초월제 소리 가운데서도 서늘한 풍자와 깊은 감정선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박 원장이 곁들이는 해설은 작품의 구조와 인물, 역사적 맥락을 친절하게 풀어내며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김 소리꾼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판소리 ‘수궁가’ 이수자로 활동 중인 실력파 소리꾼이다. 그는 제20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금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입증했고, 다양한 창작 판소리 작품과 복합장르 공연에 참여하며 판소리의 저변을 넓혀왔다. 또한 수원화성문화제, 궁중문화축전 등 다채로운 무대에서 주목받으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젊은 소리꾼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판소리의 사회적 메시지와 예술적 의미를 탐구하는 시간으로도 주목된다. 공연은 우진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전석은 1만 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와 전화(063-272-7223)를 통해 가능하다. 이번 무대는 판소리 애호가는 물론 판소리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21 19:20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예술’⋯제22회 전북민족예술제 개최

사단법인 전북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전북민예총)이 오는 30일과 31일, 양일간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제22회 전북민족예술제’를 개최한다. 올해 예술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예술’을 주제로, 동학농민혁명 131주년과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 민주주의의 역사와 예술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지난해 겨울 계엄 정국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2030 여성 세대와 민주 시민의 연대를 기리는 자리로, “예술을 통해 오늘의 위기를 새로운 희망으로 바꾸겠다”는 기획 의도가 담겼다. 첫날인 30일은 기념식을 시작으로, ‘2025, 아름다운 사람’이 무대에 오른다. 녹두꽃 시민합창단과 전주소년소녀합창단이 세대와 세대를 잇는 합창 무대를 선보이고, 국악그룹 센티멘탈로그와 재즈밴드 바람처럼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크로스오버 공연을 펼친다. 특히 올해는 대한민국 민중가요의 상징인 고(故) 김민기 1주기를 맞아 추모 무대가 마련돼 의미를 더한다. 둘째 날인 31일에는 기획공연 ‘우리는 빛’이 이어진다. 민요씨스타_즈 춘삼월은 전통 민요를 현대적 리듬으로 재해석해 흥을 돋우고, 민속악단체 율마가 깊이 있는 가락을 전한다. 또한 무용단 퍼포밍 폼은 몸짓으로 민주주의의 정신을 표현하며, 음악제작단체 ‘음악의 틀’이 실험적인 사운드로 무대를 완성한다. 이창선 전북민예총 이사장은 “민족예술제는 단순한 기념 행사가 아니라, 과거의 정신을 오늘의 현실 속에서 되살리고 미래의 길을 제시하는 예술적 전환의 장”이라며 “예술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주성을 지켜온 전북의 역사적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고 전했다. 전북민예총은 1970~80년대 반독재 민주화운동과 민족통일운동 과정에서 ‘예술로 사회를 변혁한다’는 정신으로 탄생했다. 현재 문학, 미술, 음악, 연극, 풍물, 영상, 사진, 서예, 문화기획 등 13개 분야 예술인들이 함께 활동하며, 민주주의 확립과 지역 정체성 강화, 청년 예술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 전시·공연
  • 전현아
  • 2025.08.21 19:20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 리뷰] 보이는 창극, 들리지 않는 마음

2025년 8월 13일, 제24회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막을 연 개막작 창극 《심청》은 국립극장과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가 공동 제작한 대형 프로젝트였다. 독일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 상임 연출가 요나 김이 극본과 연출을 맡고, 작창은 한승석이 참여했다. (음악감독은 당초 최우정으로 알려졌으나, 최종 프로그램북에서는 그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 총 157명의 출연진이 무대를 채웠으며, 제작비는 1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역대급 규모의 창극이었다. 이 작품은 전통 판소리 《심청가》를 바탕으로 하되, 효녀 심청이라는 상징을 벗겨내고 억압받는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려는 시도를 했다. 심청은 더 이상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순종적 인물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존재들의 상징으로 재구성되었다. 무대 디자인과 영상 활용, 의상, 어린이 합창단의 도입 등은 시각적으로 신선했고, ‘보이는 창극’으로서의 완성도는 높았다. 특히 라이브 카메라를 활용해 배우의 표정을 실시간으로 스크린에 송출하는 연출은 관객의 몰입을 돕는 인상적인 장치였다. 최근 창극 무대에서 이런 효과는 처음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영상의 역할이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았고, 특히 심청이 극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장면 영상은 위트가 있어 좋았다. 무대는 시각적으로 풍성했지만, 청각적으로는 아쉬움이 컸다. 창극의 모태인 판소리는 본래 눈물 속에 웃음이 있고, 웃음 속엔 풍자가 있으며, 줄거리와 상관없는 소재까지 음악화하여 사실과 상상이 뒤섞인 소리예술로 승화된다. 청중들은 이야기의 비상식이나 사실성 여부를 따지기보다, 소리꾼의 창 너머에 담긴 의미망을 헤아리며 예술미에 감동한다.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는 그런 판소리의 본질적 미학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배우들의 절창은 기술적으로 훌륭했지만, 그 소리가 청중의 마음까지 와닿지 않았다. 소리의 기승전결과 극적 맥락은 희미했고, 지나치게 단순화된 제창과 반주단의 연주는 감정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새롭게 짜 넣은 타악 구성조차 밋밋하여 전체적으로 늘어질 수밖에 없는 공허한 구조만 드러냈다. 음악이 이렇게까지 양보되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이것이 연출가의 어떤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면, 그 의도는 청중에게 충분히 전달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서사의 해석 역시 뼈아프게 공감되는 이야기였지만, 그것이 새롭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심청을 사회적 약자로 재구성하는 시도는 이미 최인훈의 희곡 《달아 달아 밝은 달아》(1978), 황석영의 장면소설 《심청, 연꽃의 길》(2002), 젊은 소리꾼 권송희의 《인당수》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그러므로 이번 작품의 서사 변화에 놀라고 찬사를 보내라 한다면, 그 요청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겠다. 이 지점에서 오늘, 우리가 창극을 보는 마음을 헤아려보지 않을 수 없다. 1인창의 ‘소리’만으로 자유롭게 해석해 오던 심청 이야기를, 풍성해진 청각 요소들과 눈으로 보여지는 시각장치를 동반하여 ‘이렇게 봐주세요’라는 권유를 받았을 때, 그 ‘친절함’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음악적 감동이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우리는 그런 변화에도 환호하고 응원해왔다. 문제는 이번 공연이 ‘이렇게 보고 들으셔야 해요’라고 말하면서, 반복되는 서사에 음악이 뒷전으로 밀려난 듯한 인상을 주었다는 점이다. 공연을 보고 난 뒤 뒷맛이 씁쓸했던 청중들이 있다면, 그것은 연출자의 서사 해석 때문이 아니라 음악적으로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전주소리축제 운영위원회와 국립극장이 공동으로 이 작품을 제작한 목적에는 백번 공감한다. 창극의 외연을 넓히고 시대와 호흡하려는 시도는 분명 의미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창극의 정서적 기반과 음악성의 본질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금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지만, 그 감정은 왜 우리의 가슴까지 와닿지 않았을까요?” 창극 《심청》을 향한 이런 질문에, 음악극으로서 충분한 ‘창극’으로 답해주기를 기대한다 송혜진(음악평론가, 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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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18 18:30

‘본향의 메아리'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 5일간의 여정 마무리

2025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7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는 이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로비에서 ‘제24회 전주세계소리축제 폐막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성과를 발표했다. ‘본향의 메아리’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축제는 닷새간 77개 프로그램, 91회 공연으로 꾸며졌다. 집계 결과 8256석 중 6635석이 예매돼 80.4%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전주의 아침 등 6개 프로그램 10회차가 매진됐다. 올해 개막작 판소리 씨어터 ‘심청’은 국립창극단과 공동 제작됐으며, 독일 출신 연출가 요나 김의 새로운 해석으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재탄생했다. 모악당 1층 좌석 점유율은 98.5%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모았다. 또 전통음악 유통 플랫폼 ‘소리 넥스트’가 처음 선보여 신인과 전문가 추천팀 12개 팀의 쇼케이스를 통해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했다. 연지홀에서는 ‘판소리 다섯바탕’, ‘청춘예찬 젊은판소리’, ‘산조의 밤’ 등 다양한 전통음악 공연이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야외 공연 ‘소리썸머나잇’과 세계 음악가들의 협업 무대 ‘고잉홈프로젝트’는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고, 폐막 공연 안은미컴퍼니의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는 지역 광복둥이 어머님들의 참여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왕준 조직위원장은“올해 축제는 임기 중 맡은 최고의 작품들을 선보여 많은 자부심을 느꼈다”며“축제를 찾아주신 모든 관객분들에게 감사하고, 내년에도 더 나은 축제, 함께 만드는 축제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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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5.08.17 18: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