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릴 수 있는 자와 없는 자 '구별' 짓는 연말연시 공연·전시
■ 주제 다가서기다음 주가 크리스마스다. 세계적 경제 불황으로 다소 침체된 분위기의 크리스마스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 해 역시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보건데 해피 크리스마스라는 인사가 서로간 무안할 듯 하다. 그러나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굵직굵직한 뮤지컬 공연과 클래식 공연 그리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 등은 경기와는 상관 없다는 듯 높은 예매율과 앵콜 공연 등을 장담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한국소리문화전당이라는 큰 규모의 공연장이 생기면서 각종 뮤지컬과 클래식 공연 등이 열리고 있다. 규모가 큰 공연의 경우 VIP석은 10만원을 상회한다. 결코 적지 않은 돈이다. 4인 가족이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 근사하게 저녁을 먹고, 공연까지 보려 한다면 50만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 대학생이 용돈을 벌기 위해 한 달 내내 편의점에서 일해 받는 돈과 큰 차이가 없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는 고급 문화를 향유하는 사회는 보이지 않는 계층의 벽을 만들고 있는 사회라고 지적한 바 있다. 즉 과거엔 신분으로 나뉘어 지던 계층이 이젠 문화라는 이름으로 감추어진 자본의 많고 적음에 의해 나누어 진다는 것이다. 더불어 같이 산다는 의미가 새삼스러워지는 요즘 누릴 수 있는 자와 누릴 수 없는 자를 구별 짓는 연말연시 공연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주요 개념△소비재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며 가장 마지막에 생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연료처럼 한 번 사용해서 없어지는 소모재와 자동차처럼 반복 사용되는 내구소비재로 나누어진다. 교육 및 의료 등의 서비스도 소비재의 성질을 가진다.△뮤지컬(MUSICAL) 뮤지컬 코미디 또는 뮤지컬 플레이의 줄임말로써 19세기 미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여졌다. 뮤지컬이 탄생하기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유럽의 대중연극, 오페라, 오페레타 등이 꼽힌다. 음악과 춤이 극의 이야기 전개에 긴밀하게 짜 맞추어진 연극이라고 보면 된다.△브로드웨이(Broadway) 미국 뉴욕주(州) 뉴욕의 거리를 의미하고 뮤지컬의 본고장이라 불린다. 사시사철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 곳은 뉴욕 맨해튼 남단의 배터리공원 북동단에서 시작하며, 바둑판 모양으로 배열한 쇼 관련 극장이 많으며, 특히 이 부근의 극장가만을 브로드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가(prices) 여러 상품의 가격을 종합하고 평균한 것을 일반물가라고 한다. 또한 물가에는 화폐가치를 나타내는 척도라는 의미도 있다. 화폐의 가치란 상품을 살 수 있는 힘, 즉 구매력들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물가가 상승하면 화폐의 가치는 하락한다.■ 생각 열기△기사를 읽고, 같은 공연에 대한 티켓 가격은 미국과 한국 중 어느 나라가 더 높다고 볼 수 있는지 쓰시오.△기사를 읽고, 미국과 한국의 공연 사업 여건을 비교하여 정리해보세요.△기사를 읽고 한국의 기획사들이 국내 뮤지컬 티켓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를 찾아 정리해 보세요.△기사를 읽고, 소비자 입장에서 뮤지컬이 비싼 상품인 이유를 찾아 쓰시오.■ 생각 키우기△보몰(William. J. Baumal)과 보웬(William G. Bowen)의 공연예술의 경제적 딜레마보몰과 보웬은 최초로 공연단체의 생산비용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였다. 그 결과 1966년에 매우 흥미로운 내용의 연구를 발표하게 되는데 공연자의 직업이란 다른 상품을 생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목적이며 공연자의 육체적 공연, 즉 노동이 바로 산출물이기 때문에 시간당 산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이란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따라서 공연예술의 가격은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쌀 수밖에 없다. 공연예술 분야의 노동집약적인 구조로 인한 생산성 격차와 이로 인한 비용의 증대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보몰의 비용지병으로 부르게 되었다.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프랑스의 사회학자이자 참여 지식인으로 부르디외 학파를 형성하고, 사회학을 구조와 기능의 차원에서 기술하는 학문으로 파악하였다. 신자유주의자들을 비판하면서 범세계적인 지식인 연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대표적인 저서에는 구별짓기, 호모 아카데미쿠스 등이 있다. △신자유주의(Neoliberalism)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비판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이론이다. 1970년대 수정자본주의의 실패를 지적하고 경제적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자유무역과 국제적 분업이라는 말로 시장개방을 지지하고 있다. 세계화나 자유화란 용어도 신자유주의로부터 비롯된 말이다. 신자유주의 경제는 비능률을 해소하고 효율성 및 국가 경쟁력을 극대화시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실업이 늘어나고 빈부격차가 커지고,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져 사회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생각 더하기△공연예술의 비용지병을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예시〉와 같이 써보세요.〈예시〉 공연작품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여 성공시키고, 무대장치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방법 등이 있다. △다음은 전북일보 2013년 11월 22일자 기사 중 일부이다.군산시와 타타대우상용차(주)가 21일 공동 기획 추진 협약을 갖고 내년 2월 예술의 전당에 뮤지컬 명성황후 공연을 유치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으로 시는 대규모 공연예술작품일 경우 막대한 공연비용이 소요되는 부담을 해결하며 시민에게 고품격 양질의 공연을 제공할 수 있게 됐으며, 타타대우는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이라는 기업이념을 실천하는 기업메세나를 실현하게 됐다.위 기사와 관련하여 사회적으로 어떤 노력이 이루어져야 공연예술문화가 일반시민들과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이 넓어질 수 있는지 생각해 봅시다.■ 신문 읽기(자료 기사)11일 저녁 미국 뉴욕 앰배서더 극장의 뮤지컬 시카고 티켓 평균가격은 84.61달러(약 9만 4000원)였다. 최고가는 186달러(약 20만 7000원). 같은 날 서울 국립극장의 시카고 관람객은 4만~12만 원을 지불했다. 한 뮤지컬 기획사 대표는 브로드웨이의 VIP석 가격은 대개 20만원을 넘는다. 40만~50만 원 받는 경우도 있다. 한국 뮤지컬 티켓은 결코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앰배서더 극장은 총 1080석. 최고가인 1층 중앙 프리미엄 존은 전체의 10%인 112석이다. 바로 아래 등급인 A존은 약 250석. 가격은 프리미엄 존의 절반 가까이로 뚝 떨어진다. 반면 1549석 규모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12만 원 짜리 VIP석이 294석으로 전체의 19%이다. 예매가 늦으면 최고가를 내고도 맨 뒤에서 5번째 줄에 앉아야 한다. 10만 원 받는 R석은 2층 맨 뒷줄을 포함해 총 578석에 이른다. VIP석과 R석 비중이 전체의 56%다. 2층 중앙 맨 앞자리는 해오름극장에서 R석이지만 앰배서더 극장에서는 4번째 등급인 C존으로 분류된다. 스칼렛 핌퍼넬을 공연 중인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역시 총 1018석 중 13만 원 VIP석이 340석, 11만 원 R석이 350석으로 전체 68%가 R등급 이상 좌석이다.기획사들은 또 최근 10여 년간 국내 뮤지컬 티켓 가격이 거의 오르지 않았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기간 물가 상승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것. 하지만 김소영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 같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할 수 있는 기회 비용을 감안하면 뮤지컬은 여전히 비싼 상품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급 문화상품이란 이미지를 위해 처음부터 고가 전략을 택했기 때문에 물가가 뛰어도 가격을 더 올리지 못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중략) 소비자는 비싸다 하고 공급자는 그렇지 않다고 하는 상황에서 활성화된 것은 음성적인 개인 티켓 매매 행위다. 13일 한 포털사이트 와인동호회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18일 오후 6시 반 시카고 S석 50% 할인한 4만원에 팝니다. 24일에는 스칼렛 핌퍼넬 R석과 S석을 45% 할인합니다. 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하이스쿨뮤지컬을 관람한 장진호 씨(44?자영업)는 가족들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초대권이나 할인권을 얻지 못한채 제값 다 주러 온 관객이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중략)〈출처: 동아일보 2013-08-20〉■ 학생글- 행복한 공연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에는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 다양하고 많은 문화공연이 있다. 하지만 이런 날일수록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는 걸 느낀다. 요즘은 뮤지컬이나 공연 등이 많이 비싸져서 부담이 된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시는 걸 들었다. 예전엔 공연을 많이 봤는데 요즘엔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보기 어렵다는 말씀 같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때때로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무료공연을 보러간다. 나는 길거리에서 열리는 무료공연도 좋다. 이런 공연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선 비싼 공연료를 낮춰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학교나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 재능기부 같은 걸 통하여 다양한 공연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돈이 많다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고 돈이 없다고 문화생활을 할 수 없다면 앞으로 우리 미래엔 경제도 문화도 같이 누릴 수 없는 불평등한 세상이 될 것 같다. 내가 만약 커서 공연을 기획하는 사람이 된다면 비싼 공연보다 여러 사람이 즐기고 공유하는 그런 공연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김현지 (우전초 5학년) - 문화 향유할 수 있는 사회 만들기올해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 전등을 켜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경제 불황이 우리 사회 속에서 많은 작용을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렇게 침체된 분위기의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뮤지컬 공연이나 클래식 공연 등 유명가수의 콘서트는 경기와 상관없이 10만원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예매율과 앵콜 공연 등을 장담하고 있다. 이런 연말연시 공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보고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한다.우리나라 공연문화의 큰 단점을 먼저 지적해보겠다. 외국 공연이나 외국 가수를 초청하기 위해 우리나라 공연기획사끼리 경쟁하면서 가격을 마구 올리는 모습은 없어져야 한다. 또한 비싼 공연일수록 더욱 흥행한다는 문화 자본주의도 사라져야할 단점이다. 그러나 공연문화를 통제하는 것은 반대한다. 예전에는 가방을 팔고 운동화를 팔았다면 지금은 문화산업인 공연이 커다란 산업이다. 많은 일자리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 100만대를 수출한 것보다 쥬라기 공원 영화 수익이 더 높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공연의 가격을 낮추어 질을 떨어뜨리는 것보다 세금혜택을 주거나 문화진흥 정책을 펼쳐서 저소득층도 부담 없이 공연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리 국가가 보조를 해 준다고 해도 내가 실업자이거나 월급이 적다면 쉽게 공연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시민들이 자신의 일을 가지고 생계를 유지하며 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만큼을 돈을 벌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문화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많고 적음에 의해 계층의 벽을 만들어 간다면 침체된 연말연시가 아니라 소돔과 고모라와 같은 멸망으로 가는 어두운 사회가 될 수 있다.김미르 (익산부천중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