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입주 대기업도지역인재 채용 말뿐
대기업들이 올해 사상 최대 인력을 채용하면서 지역대학의 인재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도내 대학의 인재 채용에는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더구나 현재 지역에 입주한 대기업조차 지역 인재를 외면하고 있어, 지방대생을 안정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13일 도내 주요 대학들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도 졸업 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우수 인재를 추천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해온 것은 전북대를 제외하곤 사실상 전무하다.원광대와 우석대, 군산대 등은 최근 대기업들로부터 우수인력을 소개시켜달라는 공문이나 협조문 등을 받지 못했다. 호원대와 비전대 등도 마찬가지 상황이다.전주 비전대 학생 121명이 삼성LCD와 LG디스플레이, 일진그룹, 넥솔론, OCI 등 국내 주요 대기업체에 취업이 결정됐지만, 이는 사무직이 아닌 기술직이다.그나마 전북대가 LG전자 등 20개 기업으로부터 총 90여 명을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받은 게 전부. 전주대도 롯데그룹으로부터 한명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도내 대학생들이 삼성이나 현대, LG 등 국내 주요기업에 이따금 들어가고 있지만, 이는 지역적 배려 없이 순전히 학생들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열매다.이처럼 지역대학이 외면 받는 것은 외지업체 뿐만이 아니다. 지역에 입주한 대기업이나 주요 향토기업조차 지역인재를 채용하는 데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군산에는 현대중공업과 OCI, 두산중공업 등 막강 대기업이 포진해있지만, 이들 중 군산대에 지역인재를 추천해달라는 공문서를 보내온 곳은 전무하다.규모 있는 지역업체 중에서는 전북은행이 우석대에 지난해와 올해 우수인력 20여 명을 추천해줄 것을 요구해온 것이 사실상 지방대생 채용의 전부나 다름없다.이는 대기업들이 '대학 간판' 보단 '실무 능력 위주'로의 인재 선발을 내세우며, 지역 대학생들에 대한 채용 폭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해온 것과 배치된다.대표적으로 롯데는 올 하반기부터 신입사원 공채 시 장애인과 지방대생 채용 비율을 늘리기로 했고, SK C&C도 지방대생 채용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또한 삼성, 현대, LG, SK, 롯데 등 5대 그룹이 최근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각 지역에서 지역인재 채용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해온 것에도 부합하지 않는다.정부가 오는 2013년까지 지방대 취업률을 현재 51.3%에서 60%로 끌어올리고 공공기관 채용도 지방대생출신을 30%이상 채우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염불에 그친 것.따라서 지역 인재 채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체의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지방대생을 일정정도 배려하는 '할당제' 등이 필요한 것으로 요구된다.도내 모 대학 관계자는 "그나마 전북대는 지역 거점대학이어서 추천 요구가 들어오는 것이다"라며 "지방대생의 취업문제는 정부차원의 제도적 장치 마련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13일 현재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도내 주요 대학들의 취업률은 전북대 52.3%, 우석대 52.0%, 전주대 48.1%, 원광대 45.2%, 군산대 48.1%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