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에는 '조'라는 것이 있다. 판소리 조에는 우조(羽調), 계면조(界面調), 평조(平調)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 외에도 경조(京調), 덜렁제, 추천목 등도 조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조'는 '길'과 같이 쓰기도 하고, 구분하기도 하는데, 구분할 때는 '조'는 창법적 개념, '길'은 선법적 개념으로 구분한다. 선법이란 선율의 형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전문가가 아니면 들어서 알기는 어렵기 때문에, 판소리 청중들 사이에서는 '조'가 대개 창법적 개념으로 통용된다.
창법이란 노래를 부르는 방식을 말한다. 서양 음악에 보면 악상이라고 해서 악보 첫머리에, '경쾌하게', '슬프게' 등등 어떤 느낌으로 노래를 부를 것인지를 표시해 놓았는데, 바로 이것이 판소리의 조와 가장 가까운 개념이다. 그런데 느낌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어서 사람에 따라서 그 기준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우조', '계면조', '평조'라는 명칭은 본래는 판소리에서 사용하는 명칭은 아니었다. 이것들은 정악에서 사용하는 명칭이었고, 판소리에서는 설음조, 호령조 등의 명칭이 쓰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하층 문화인 판소리가 상층 문화인 정악의 용어법을 차용하기 시작하면서 '우조', '계면조' 등의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역시 설음조, 호령조 등의 명칭이 실체를 직접 지칭하는 효과가 있어서, 훨씬 이해하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조'는 씩씩한 가락을, '계면조'는 슬픈 가락, '평조'는 화평한 가락을 가리킨다. 그런데 보성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이 조를 다시 세분화하여, 씩씩한 가락에서부터 진우조, 가곡성 우조, 평우조, 평조, 평계면, 단계면, 진계면의 순으로 나열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씩씩한 가락 중에서도 가장 씩씩한 느낌을 주는 가락을 진우조라고 하고, 슬픈 가락 중에서도 가장 슬픈 느낌을 주는 가락을 진계면이라고 하여, 그 사이에 다섯 가지의 조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누는 것을 보면 대단히 설득력이 있는 것같이 여겨지지만, 실제로 이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실제로 구분할 때에는 씩씩한 것과 슬픈 것 두 가지만이 유효하다. 나머지는 이들 두 극점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결국 판소리에서는 슬픔과 씩씩함을 양극으로 해서 그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판소리에서 우조와 계면조의 두 가지 극단적인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는 우리 민족이, 삶이란 이 두 가지 정서를 양극단으로 하여 영위되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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