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으로 다시 열린 호남 카지노 공백과 정책 검토 가능성 전국 16곳 외국인 카지노 체계 속 새만금의 선택지와 제도적 문턱
새만금 카지노 설립 논의가 다시 공론의 장에 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공공성 강화 필요성을 언급하며 호남 지역 카지노 공백을 직접 짚으면서, 그동안 진전 없이 머물던 새만금 카지노 사업이 정책적으로 재검토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새만금개발청이 아직 카지노 유치 신청이나 공식 검토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 발언을 계기로 사업 구상 및 실행 환경 자체가 이전과 달라진 상황인데, 행정도 이에 맞춘 대응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발언은 새만금 사업 전반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인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2일 이 대통령은 새만금개발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새만금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계획은 정리하고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사업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장기간 표류해 온 민자 유치 중심 개발 방식의 한계를 인정하고 관광과 서비스 산업을 통한 현실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이 배경에는 새만금의 냉정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새만금 전체 매립률은 아직 40% 수준에 머물러 있고 관광·레저 용지는 입찰에 나설 민간 사업자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매립 자체도 미완인 데다 관광객을 끌어들일 핵심 콘텐츠가 부족해 민간 자본 유치가 사실상 막혀 있는데, 개발 재원을 뒷받침할 자체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지역사회 안팎에서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16일 이 대통령의 ‘공공형 카지노’ 발언에 따라 현재 호남지역에서 카지노가 들어설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새만금이다.
김관영 지사는 지난 2016년 국회의원과 도지사 후보 시절 새만금 카지노 도입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도전적 도정’을 강조해 온 점을 고려하면, 대통령 발언을 동력으로 삼아 새만금 카지노를 정책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선택지는 제한적이긴 하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돼 있으며, 예외적으로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특례를 적용받는 강원도 정선에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허용 카지노인 ‘강원랜드카지노’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호남을 제외한 전국에는 제주(8곳), 서울(3곳), 부산(3곳), 인천(1곳), 대구(1곳) 등 모두 16곳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다.
내국인 카지노를 확대하려면 관광진흥법과 사행행위 규제 체계를 동시에 손봐야 하고 강원랜드에 부여된 독점 구조 문제까지 함께 다뤄야 해 국회 입법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제도적 여건을 고려할 때 새만금 카지노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경우 외국인 전용 공공형 모델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외국인만 출입하도록 하되 공공이 운영하거나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구조를 전제로 관광·MICE 산업과 결합한 복합리조트 형태가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강원랜드와의 이해 충돌 및 해당 지역 반발을 피할 수 있고 제도 개편 범위도 상대적으로 제한돼 추진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만 전북자치도는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 카지노 유치 신청을 한 사실이 없고 새만금 카지노와 관련한 공식 논의나 내부 검토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며, 개발청과의 협의도 진행된 바 없다는 설명이다.
새만금 관광 콘텐츠 확충과 개발 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여전히 안갯속인 만큼, 카지노를 포함한 대안 사업에 대한 도정 차원의 적극적 정책 검토가 시급한 과제로 요구된다.
한국카지노업협회 관계자는 전북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아시아 국가들이 카지노를 관광·MICE 산업과 결합한 복합리조트 형태로 육성하는 흐름과 비교할 때, 우리 역시 산업 정책 차원의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새만금처럼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지역의 경우, 카지노를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정책적 검토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준서 기자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