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떡 잘라서 제공하지 않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인정돼”
노인요양보호시설 입소자가 떡을 먹다 질식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원장과 요양보호사가 항소심에서도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방법원 3-3 형사부(부장판사 정세진)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노인요양보호시설 원장 A씨(68)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판결인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요양보호사 B씨(66)에게도 원심과 같은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5월 시설에서 행사를 진행하던 중 혼자 떡을 섭취하다 기도가 막힌 입소자 C씨(80대)가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피고인 측은 1심에서 요양원이 관련 법에서 정하고 있는 인력배치 기준을 준수했으며, 피해자는 치아가 일부 있어 평소 음식물 섭취에 장애가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또한 평소 요양보호사들에게 입소자 상태를 고려해 음식물 제공을 하라는 지시와 교육도 진행했다며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과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 B씨에게는 요양보호사로서 피해자에게 꿀떡 등 음식물을 잘게 자르지 않는 방법으로 제공하고 피해자를 지켜보지 않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보인다"며 "피고인 A씨는 원장으로서 당시 행사 현장에 적절한 수의 요양보호사를 배치하지 않고 적절한 방법으로 음식물을 제공하도록 교육‧관리하지 않은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와 B씨는 사실오인과 법리오인,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또한 피고인들이 주의의무를 위반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고령으로 치아가 거의 없어 평소 식사 시 죽과 다진 반찬을 먹었고, 지병인 치매로 음식을 급하게 먹는 습관이 있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이에 상응하는 주의와 관리가 필요했다고 보인다”며 “요양원 정기 직원회의에서는 입소자들의 음식 섭취 관련 사항이 반복해 전달됐고, 떡의 경우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은 행사를 위해 약 30명의 입소자가 한 장소에 모이고 꿀떡 등 외부 음식도 특별히 반입된 상태로 피고인들로서는 이에 따른 혼란과 추가 돌봄 필요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원심이 확정될 시 피고인들의 사회복지사 또는 요양보호사 자격이 취소되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문경 기자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