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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섬

수많은 섬이 있지요. 저 아래 남쪽에 마라도, 동해 울릉도 밖 독도, 서해 최북단 백령도, 우리나라에만 삼천 개가 넘는다고 외웠던 기억이 납니다. 섬은 고립이지요. 뭍에서 불과 수백 미터 밀려난 섬부터 수백 킬로미터 나앉은 섬까지, 거리와 크기 상관없이 고독하지요. 물에도 분명 길이 있건만 쉽게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지요. 하여 그 옛날 중죄인들을 섬에 유배 보냈을 거고요. 담도 없고 대문도 없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섬보다 낮은 물 울타리만 있을 뿐인데 탱자나무를 둘러친 듯 멀고도 멀지요. “바다가 육지라면 배 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지 않을” 것이라, “바다가 육지라면 눈물은 없었을 것”이라 애가 타 부르던 노래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뭍이기도 섬이기도 합니다. 섬으로 내몰기도, 섬처럼 내몰리기도 한다는 말씀이지요. 외따로이 떨어져 앉은 섬처럼 외로운 시절입니다. 사람들 사이에만 섬이 있는 게 아니라 한 개 섬인 내 안에도 또 섬이 있습니다. 나조차 다가설 수 없는 ‘내 안의 나’, ‘나 아닌 나’이지요. 내 안의 유배지 그 섬에 가닿고 싶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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