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예산 확보 숨은 조력자 김송일 전북도 행정부지사] "민선6기 마무리 시점, 기존 사업 원만한 진행 돕는 게 내 일"
전북도가 내년도 국가예산 6조 5685억 원을 확보하는 데 숨은 조력자가 있다. 바로 김송일 행정부지사다. 화려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전북도와 국회, 정부부처를 수시로 왔다갔다하면서 주요 인사들에게 부지런히 지원을 요청했다. 행정부지사로 부임한 지 3개월도 안된 시점에서다. 지난 11일 김송일 부지사를 만나 부임 이후 소회, 도정현안과 과제, 행정부지사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일 등에 대해 들어봤다.-전북에 처음 부임한 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얼마 만에 다시 부임하셨는지요.그렇습니다. 지난 2014년에 전주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다가 3년 만에 고향 같은 전북에서 다시 일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고,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이면 전환기적인 시점이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습니다.-전환기적인 시점이란 무얼 얘기하시는 건지요?올해 중순에 정권이 교체됐으며, 그전에 비해 환경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중앙정부와 전북도의 여건도 많이 달라진 상태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평소 때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부임한 지 3개월 만에 국가예산 등 주요 현안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으셨을 것 같습니다.도 자체 사무감사와 국정감사, 국가예산 확보 등이 한 달이 멀다하고 쏟아졌습니다. 특히 도내에서 AI가 발생한 후 초기진화를 위해 정말 숨 가쁘게 뛰었습니다. 이런 주요 현안을 해결하고자 국회와 정부는 물론 시군과 유관기관, 대학, 전문가 등과 수시로 만나 소통하다보니 3개월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 것 같습니다.-예산확보 과정에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으셨습니까?신규사업 억제, 지방비 부담 상향, SOC 감축 등 정부의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 실시로 그 어느 해보다 예산확보가 어려웠습니다. 더욱이 농업기술실용화 이전 사업, 민간연구단지 조성사업 등 384건의 예산이 감축된 상황은 더욱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업들에 대해 국회단계에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타당성 및 사업논리 보강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좋은 성과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수년 간 해결이 안됐던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조성사업과 지덕권산림치유원사업이 전액 국비 추진으로 결정됐습니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동력을 무엇이라 보십니까?송하진 지사님을 필두로 해서 도청 전 직원들, 도내 국회의원들 간 긴밀한 협조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도에서 정부 예산 편성 진행단계별로 선제적인 대응을 한 점도 주요했습니다. 도와 시군이 적극 협력해 새로운 여러 가지 사업들을 발굴한 뒤 검토도 하고, 워크샵 등을 통해 그 사업들을 구체화시켰습니다. 국회 단계에서는 이 사업들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했습니다. 당시 700건 정도의 사업들이 있었지만, 이 사업들이 모두 반영되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핵심사업 위주로 압축시켜 집중적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런 점들이 상당히 유효했다고 보입니다.-기존과 다른 정치적인 여건의 변화도 영향을 끼쳤다고 보시는지요?예 그렇습니다. 전북의 정치구도가 1당 독주체제였다가 3당 체제로 바뀌면서 정당간의 경쟁이 이뤄졌습니다. 이런 상황변화가 예산확보까지 이어진 것으로 판단합니다. 또 야당지역이 여당지역으로 상황이 바뀐 것도 한 몫 했다고 봅니다.-행정부지사로서 전북 현안사업의 실행력과 예산이 가진 문제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주신다면.현재 우리 도 재정자립도는 18.4%로(전국 평균 47.6%)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6위로 매우 열악한 환경에 있는 상황입니다. 중앙정부에서는 복지정책을 확대하면서도 지방비 매칭부담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어, 우리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또 사업계획을 좀 더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형사업들이 국비확보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논리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시간을 지체하게 되거나 보류되는 상황이 왕왕 발생합니다.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낍니다.-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기존보다 한 템포 빠른 계획이 수립돼야 합니다. 지금부터 2019년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세부계획들을 구체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 정부부처 인사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시간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현재 도에서는 2020년, 2021년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업들을 미리미리 구체화시키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합니다.-KTX역 혁신역사 신설 논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역과 역 간 거리가 54㎞정도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중간에 역을 신설하게 되면 애로사항이 크다고 봅니다. 혁신역을 신설할 경우 사업을 지방비로 해야 하는데, 역사 신설와 노선 변경 등에 1조 4000억 원에서 1조 5000억 원 정도 필요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우리가 1년 동안에 자주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이 5000여억 원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역을 신설하기 위해 돈을 투입하면 3년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앞으로 행정부지사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일이 있으십니까?지금 민선 6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왔습니다. 이 때문에 민선 6기에서 시작했던 사업들이 차질 없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하기 보다 기존 사업들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판단합니다. 앞으로도 올해 성과를 낸 삼락농정, 토탈관광, 탄소산업 등 3대 핵심과제를 굳건히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또 올해 국비확보를 하면서 발굴된 사업들에 대해서는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주는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도민들께서 도정에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지혜를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김송일 부지사는] 중앙지방 행정경험정책기획력 탁월전남 화순 출신인 김송일 행정부지사는 조선대부속고,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행정고시(33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중앙인사위원회 재정기획관, 성과기획과장, 총무과장, 행정안전부 자치경찰제실무추진단장, 중앙공무원교육원 연구개발센터장, 행정안전부 정부서울청사관리소장 등을 거쳤다.지난 2014년부터 2월부터 8월까지 제45대 전주시 부시장을 지냈다. 중앙부처와 지방의 행정경험이 있는 김 부지사는 온화한 성격에 꼼꼼한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으며, 풍부한 경험에서 보듯 정책기획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